89화
한편.
데스매치가 진행 중인 시각, 최근식 이사는 전남일 대표와 함께 중요 미팅 자리를 향하는 중이었다.
“전 대표님, 피곤하진 않으십니까?”
“예, 괜찮습니다.”
최 이사는 오른편 창가에 앉아 있는 전 대표의 눈치를 한번 살피고는 조심스레 제안을 건넸다.
“혹시 그렇다면 이동하시면서 K-싱어스타 영상 한 번 보시겠습니까?”
“한 번 봐야지 하고 시간이 없어서 못 봤었는데 잘됐네요. 좋습니다.”
전 대표는 흔쾌히 수락하며 말을 이었다.
“HS 씨가 메인 심사위원으로 출연하고 있다고 전달받은 것 같은데.”
“예, 맞습니다.”
“방송 출연은 사절이라던 사람이 무슨 심경의 변화인지 궁금하군요.”
최 이사는 눈치를 한번 살피고는 재빠르게 휴대폰을 꺼내 들며 물었다.
“김 실장 통해 한번 알아볼까요?”
그 물음에 전 대표가 천천히 고개를 좌우로 내젓고는 턱짓으로 가리켰다.
“아닙니다. 우선 영상 한번 틀어 주시죠.”
“예, 잠시만요.”
나이대에 비해 신식 문화에 익숙한 최 이사가 금세 뉴튜브를 통해 영상을 찾아냈고.
[K-싱어스타] 박 터지는 조합, 강하준VS윤제이 본선 라운드! 과연 승자는?
라는 제목의 영상 클립이 뒷좌석 천장에 달린 스크린을 통해 재생되었다.
“지금 이 친구가 1팀 연습생인 강하준입니다.”
그리고는 화면에 나오는 강하준을 가리키며 부연했다.
“1팀에서 걸고 있는 기대가 아주 큰 모양이더라고요. 저도 몇 번 모니터링 차원으로 시청했었는데 스타성이 아주 확실한 친구로 보였습니다.”
비록 박 전무가 관할하고 있는 1팀 소속 연습생이었지만, 회사에 이익을 안겨다 줄 인재라 판단되어 근래 최 이사 또한 관심을 두고 바라보는 중이었다.
“안 그래도 박 전무님이 요즘 입이 마르도록 이 친구 얘기만 하던데, 외적인 요소만 놓고 보더라도 확실히 성공 확률이 상당히 높은 친구 같군요.”
“듣기로는 벌써 팬카페도 개설되어 제법 많은 팬덤이 구축되었다고 합니다. 아마 큰 투자금을 태우지 않고도 성공적인 데뷔를 할 수 있으리라 사료 됩니다.”
그 말에 전 대표가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스크린으로 시선을 옮겼다.
머지않아.
LS 엔터 식구들에게는 친숙하고, 익숙한 곡이 내부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왔고.
“음?”
전남일은 눈매를 좁히며 집중하기 시작했다.
─ 오늘만큼은 나랑 같이 걷자.
강하준은 서지니의 ‘같이 걷자’라는 곡이 지닌 본연의 잔잔하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해치지 않고, 노래를 이어 나갔다.
직접 듣지 않고, 스크린으로 봐서 그런 걸까? 듣는 내내 뭔가 크게 때리는 한 방이 느껴지지 않았다.
뭐랄까…?
‘잘한다, 딱 거기까지.’
하나, 요즘 가요계는 얼굴 반반한 애들을 라이브 AR(LAR)만 믿고 데뷔시켰다가 음방 앵콜 무대에서 라이브 실력이 역력히 드러나 화두에 오르는 경우가 빈번한데….
비주얼과 보컬 실력 모두 평균 이상 값을 갖추고 있으니, ‘라이브 실력 논란’ 같은 문제로 시끄러울 일도 없거니와 요즘 가요계에서 더욱 돋보일 수 있을 터였다.
“바로 데뷔해도 크게 손색은 없겠군요.”
전 대표가 짤막한 감상평을 남겼다.
“예, 저도 그렇게 생각…어, 바로 나왔네요.”
그때 최 이사는 다시금 손가락을 뻗어 스크린을 가리켰다.
“전 대표님, 이 친구가 이번에 2팀에서 영입한 윤제이라는 참가자입니다.”
“그렇군요. 김 실장이 영입해 온 겁니까?”
“아뇨, 계약서를 김 실장이 제출한 건 맞지만 영입은 민현승의 요청입니다.”
그 말에 전남일 대표는 고개를 돌려 “민현승 씨?”하고 작게 되물었다.
“네, 윤제이를 아주 좋게 본 모양입니다. 탈락할 뻔했던 걸 슈퍼패스로 살려 내기도 했거든요.”
이내 대표가 주먹으로 입가를 가리며 피식 웃어 보였다.
“HS 씨가 점찍은 사람이라….”
최 이사는 전 대표가 무언가 더 말을 이을 줄 알고 기다렸지만, 그는 더 말을 잇는 대신 스크린 속 윤제이를 뚫어져라 바라볼 뿐이었다.
“음?”
머지않아 윤제이가 기타를 가지고 걸어 나왔고, 동시에 전 대표가 눈썹을 들썩이며 알 수 없는 침음을 흘렸다.
‘역시.’
최 이사는 그럴 줄 알았다는 양, 고개를 작게 주억거렸다. 자신 또한 처음 봤을 때 같은 반응을 했었다.
아마….
전 대표가 지금 느끼고 있을 감정은 ‘당황’일 터였다. 기존의 ‘같이 걷자’와 아예 정반대의 다른 분위기를 지닌 반주가 흘러나왔으니까.
색다른 것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이랄까?
귀에 딱지가 나도록 듣고, 또 들어 본 곡이었으나, 들어 본 적 없는 듯 미시감(未視感)이 느껴지니 처음에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나.
그것도 잠시였다.
노래가 끝이 날 무렵에는 당황이란 감정이 충격으로 바뀌어 있을 테니까.
─ 오늘만큼은 모두 잊고, 나랑 같이 걷자.
윤제이의 무대가 끝나고, 영상 클립이 다음 목록으로 넘어갈 때까지 둘은 아무런 말도 오가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최 이사는 전 대표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기에 잠자코 기다리는 중이었다.
아까처럼 짧은 피드백이라도 해 주실 줄 알았는데….
최 이사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그 안에 들어 있는 동전을 꿈지럭거렸다.
그가 무언가를 애타게 기다릴 때마다 하는 습관이었다.
한동안 전 대표는 깊은 상념에 잠긴 얼굴로 손가락을 까딱이며 다리를 톡톡 두들겼다.
이내.
결심이 섰다는 양 가볍게 무릎을 탁 두들기며 말했다.
“그 친구가 선택한 사람이니 의심할 여지 없겠죠. 무엇보다 회사에 가져다준 성과가 많으니, 이번에는 우리가 보답할 차례 같군요.”
그리고는 무언가 골몰히 생각한다는 양 눈매를 좁히더니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
“그래야 장기적으로 사 측에 도움이 될 테니까 말이죠.”
그의 말뜻을 눈치껏 이해한 최 이사가 더 묻지 않고 알겠다며 답하자, 대표도 만족스럽다는 얼굴로 주억거렸다.
최 이사는 더 말을 이어 나가는 것은 대표를 피로하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스크린을 꺼 버렸다.
차 안으로는 다시 적막이 드리웠고.
어디론가 문자를 보내는 최 이사의 손이 빨라져만 갔다.
* * *
김 실장은 마지막 데스매치를 보기 위해 무대 아래편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이렇게 촬영장에 오래 개겨 보기도 간만이네.”
바삐 움직이는 스태프들 사이에서 팔짱을 끼운 채 무대 위를 끈덕지게 바라봤다.
‘윤제이….’
이제 곧 그녀의 무대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제대로 봐야겠어.’
현승이 슈퍼패스로 살려내고 TOP 11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참가자이다.
아니, 이젠 같은 식구지.
현승의 청감(聽感)을 못 믿는 건 아니다. 이미 서지니와 정아린이라는 사례로 입증해 보이지 않았던가?
작곡 실력이야, 두말하면 입 아플 정도이고.
다만.
윤제이라는 사람을 아직 믿지 못할 뿐이었다.
김 실장은 재미로 사람을 영입하는 인물도 아닐뿐더러, 아주 냉정하게 얘기하자면 대중들에게 팔릴 만한 ‘상품성’을 지녔는지, 수많은 상품 중 살아남을 만한 경쟁력과 가치를 가졌는지를 살펴 적합한 인재를 영입한다.
모니터링 과정에서 목소리나 실력을 확인했다지만, 아직 그녀에게서 ‘스타성’이나 ‘상품성’을 지녔는지는 찾아내질 못했다. 물론, 정말 없다고 한들 계약을 무르진 않을 거지만 직접 한번 찾아내 보고 싶었다.
두 귀로, 두 눈으로 직접 말이다.
김 실장이 비장하게 눈을 번쩍거리기도 잠시.
터벅, 터벅-.
윤제이가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오고 옅은 박수 소리와 함께 무대가 암전(暗轉)되었다.
이내 푸르스름한 빛의 조명이 그녀의 머리 위로 쏟아지고….
다시 조명이 켜진 무대 위로는 윤제이가 자신의 시그니처 자세랄 수 있는 아빠 다리를 하고 앉은 채였다.
탁, 탁, 탁-.
머지않아 박자를 맞추기 위해 기타 바디를 두들기며 시작된 기타 반주 위로 MR 반주가 절묘하게 섞여들었다.
새하얀 얼굴 안에 자리 잡은 붉은 입술이 열리고.
작은 체구와 상반되는 묵직한 목소리….
아련한 숨소리가 공기를 타고 귓가를 간지럽힌다.
쉴 틈 없이 움직이는 손가락이 단순한 MR 반주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내고.
매번 위축된 모습을 보이던 그녀는 노래할 때만큼은 자기만의 세상인 듯 보였다.
‘음악 자체를 사랑하는구나.’
으레 이 바닥에 살아남은 자들은 누군가를 꺾고 넘어서고자, 인정받고자, 아등바등 애쓰는 마음을 원동력 삼아 쉴 틈 없이 달린다. 종착지가 어딘지도 모르는 채, 그저 달린다.
이 프로그램에 임하는 참가자들도 다 비슷하겠지.
옆에 참가자가 떨어지길 바라고, 자신이 이기길 바라고, 심사위원들에게 인정받기를 바라고, 표독스럽게 이를 바득바득 걸며 우승이 전부인 줄 알고 앞만 보고 달리고 있을 테지.
하나.
윤제이는 달라 보였다. 품에 안은 기타를 아기 바라보듯 내려다보자 눈동자 안으로 행복감이 잔뜩 묻어났다.
‘아….’
김 실장은 일순 넋을 놓고 그녀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봤다.
‘찾았다.’
윤제이가 조명을 향해 고개를 치켜들자, 새까만 밤하늘을 닮은 눈동자 속에 은하수가 쏟아졌다.
누가 뭐라 해도….
적어도 지금만큼은 윤제이가 가장 밝은 빛을 냈다.
“현승이 녀석 말대로, 좋은 악기네.”
가수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스타성’과 ‘상품성’은 무대 위에 올랐을 때, 비로소 판가름이 나는 거였는데.
각자 승부수를 두는 그라운드가 조금씩 다를 뿐.
윤제이의 ‘스타성’이 제일 빛나는 곳은 무대 위였고, ‘상품성’이 가장 빛을 발하는 때는 노래를 부를 때였다.
‘직접 보기를 잘했어.’
진심이다.
정말 무대를 직접 보기로 한 건 잘한 일이었다.
지이이잉-!
그때 별안간 휴대폰이 연달아 진동했다.
[ 최 이사님: 대표님이 윤제이 확실히 밀어줄 것 같아. ]
[ 최 이사님: 한번 제대로 키워봐라, 우현아. ]
[ 최 이사님: 제2의 정아린이 될지도 모를 일이니까. ]
김 실장은 문자를 보며 다짐했다.
그래.
윤제이를 잘 한번 이끌어 봐야겠노라고.
* * *
“이유주 대 윤제이, 윤제이 대 이유주의 데스매치까지 모두 끝이 났습니다.”
MC는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와 이유주와 윤제이에게 간략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유주 양, 데스매치를 끝내셨는데 심경이 어떠세요?”
“연습 때보다 만족스러운 무대를 선보여 드린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합니다.”
물론 인터뷰의 비중은 이유주가 더욱 높았지만….
“그럼 윤제이 양은 지금 심경이 어때요?”
“저, 저도 열심히 진심을 담아 불렀기에 후회는 없어요.”
이제 윤제이도 차차 카메라에 적응해 나가는지, 묻는 말에 대답을 잘 내놓았다.
이내 MC는 심사위원석을 바라보며 시간을 벌고자 말을 끌기 시작했다.
“아, 이번 두 참가자의 무대가 상당히 박빙이긴 했나 봅니다. 심사가 꽤 길어지고 있는데요-.”
심사위원들은 자기들끼리 모여 긴급회의라도 하는 양 연출했다지만 사실은….
“아니,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가?”
“뭐, 어쩌겠어. 까라잖아.”
“이럴 때가 제일 현타 오는 것 같아요.”
그저 심각하게 회의하는 시늉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도 이번 라운드는 참가자들이 거의 다 잘하기는 했어.”
“맞아. 조작이라고 말 안 나올 정도로 잘했지.”
“아까 강하준 보고 깜짝 놀랐잖아. 고새 더 잘 부르더라.”
원진섭의 말에 모두가 동의한다는 양 고개를 끄덕였다. 현승 또한 보일 듯 말 듯 주억거렸다.
강하준은 짧은 기간 안에 아주 드높은 도약을 해낸 듯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무대를 선보였다.
비단 심사위원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었다.
스태프들도 그의 무대가 끝나자 “와.”하는 감탄사를 저마다 내뱉을 정도였으니까.
“조금 전, 제이 양의 무대는 또 어떻고?”
김광진이 미소를 머금은 채 넌지시 무대 위에 서 있는 윤제이를 바라봤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자신의 색깔을 만들어 가고, 그 색의 채도가 점점 짙어지고 있어.”
모두 그의 시선을 따라 윤제이를 향해 시선을 옮겼고.
“그렇기는 해요. 특히 목소리가 질리기는커녕,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아.”
“솔직히 윤제이는 진짜 내 콘서트에 게스트 가수로 초대하고 싶어질 정도야.”
“그럼 지금 미리 말해 둬야 콘서트 섭외 예산 아낄 수 있는 거 아니야?”
“그러게요. 나중에는 바빠서 안 된다고 할 수도 있으니까 미리 말이라도 해 놔야 하나?”
원진섭과 이영아가 차례로 너스레를 떨어댔고.
‘맞지.’
제이블이 고개를 작게 끄덕이는 걸로 말을 대체했다.
“음….”
이내 시선을 거둔 김광진이 고민에 빠진 듯 침음을 흘려 보였고,
“뭐랄까…?”
턱을 긁적이며 뜸을 들이기도 잠시.
“오늘은 하나같이 모두 무대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별들 같아 보이더라고.”
무대를 선보인 참가자들을 ‘별’이라 일컬어 칭한 김광진이 다시금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근데 그중 두 개의 별이 유난히 밝은 탓인지 계속 눈앞에 잔상이 남아.”
심사위원들은 ‘두 개의 별’이라는 말을 들은 동시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같은 인물들을 떠올렸다.
‘윤제이와 강하준.’
아마….
자신들의 짐작이 맞을 터였다.
이윽고.
김광진은 세월의 흔적에 따라 주름이 잡힌 입가에 인자한 미소를 머금은 채 덧붙였다.
“그 별들만큼은 모쪼록 오래오래 보고 싶단 욕심이 드네.”
심사위원들의 입가에도 덩달아 미소가 떠올랐다.
그래.
정말, 그의 말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바였다.
.
.
.
짧다면 짧은 긴급회의가 끝이 나고…
“자, 드디어 두 참가자 중 과연 누가 진출하게 될 것인지 결정이 되었습니다.”
스태프의 손에 쥐어진 발표 카드가 MC에게 전달되었다.
“제 손에는 이번 데스매치의 승자이자, 이번 TOP 10 선발 라운드의 마지막 진출권을 거머쥘 참가자의 이름이 적힌 종이가 들려 있는데요.”
이미 MC도 짜고 치는 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번에 이유주와 윤제이가 둘 다 붙게 될 거라는 것도.
이전의 데스매치들 또한 무대를 보기 전부터 누가 이길 것인지 대본을 통해 받아 본 터라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을 업(業)으로 삼은 이가 아니던가?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뻔뻔하게 멘트를 이어 나가는 건 일도 아니었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처음으로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궁금증을 자아내는 멘트와 함께 점차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두 참가자 모두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쩌렁쩌렁한 성량을 자랑하며 정해진 결과를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원래 예정했던 열 명이 아니라 총 열한 명의 참가자가 TOP 11로써 최종 라운드에 진출합니다!”
이유주는 이미 자신이 내정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카메라가 제 얼굴 쪽으로 줌을 당기는 게 느껴져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는.
연신 고개를 꾸벅거리느냐고 정신없는 윤제이의 등짝을 두들기며 낭랑 18세의 소녀처럼 까르륵거렸다.
물론 혼신의 연기였다.
“자, 여기 모두 서 주시면 됩니다.”
한바탕 떠들썩했던 결과 발표가 끝이 나고, 이미 약속된 총 11명의 참가자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
“결승 무대를 선보일 TOP 11의 얼굴들을 공개합니다-!”
이윽고.
무대 뒤로 설치된 거대한 전광판에 총 열한 명의 생존자 얼굴이 떠올랐고, 카메라는 그들의 면면을 쭉 훑어 나갔다.
하나.
심사위원들은 전광판에 떠 오른 두 명의 ‘별’을 번갈아 바라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