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영약을 모으는 삼류무사(4)>
계룡상단이 설매단을 탈취당한 후.
추혼객의 흔적도 말끔하게 사라졌다.
도적놈들이 여러 개의 신분을 가지고 사는 거야 놀라운 일도 아니지만, 의문은 설매단을 섭취한 것으로 보이는 인물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
다른 보물도 아니고 영단이다.
돈을 주고도 못 구하는 귀한 영단이니 팔 수 있다 쳐도, 설매단을 섭취한 것으로 보이는 신진 고수의 등장은 없었다.
그야말로 설매단과 추혼객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말이 안 되지.”
그렇게 장서고의 임무 보고서를 뒤지다가 두 사람이 눈에 띄었다.
점창오검 구일무.
점창오검 장한기.
본래 다섯이서 함께 다니던 점창오검은 서서히 셋과 둘로 나뉘어 임무를 보기 시작했고, 둘로 나뉜 구일무와 장한기의 임무 완성률이 다른 세 사람보다 훨씬 높았다.
“점창쌍검의 비극이 여기서 시작이었구나.”
훗날에 점창이 둘로 갈라져 자멸하게 되는 사건의 시작이 여기였던 것이다.
‘합비에 오는 임무를 내린 사람또한 점창파의 인물. 아주 오래전부터 이 일을 계획했다고 봐야겠지.’
어쨌든 사건의 내막을 파악했으니 문제는 어떻게 탈취하는 것이냐인데.
아무리 제갈삼식을 포함해 점창파의 무공을 알고 있다고 한들, 점창오검 중의 두 명을 홀로 상대할 순 없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덫.
제아무리 고수라도, 제 발밑을 신경 쓰며 움직인다는 건 쉽지 않으니까.
“멍청한 놈. 우리가 그리 호락호락 당할 것 같더냐?”
정한기의 발이 붕 떠올랐다.
극상의 신법 중 하나인 초상비.
확실히 초상비라면 덫이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의 어떤 무사가 초상비를 시전하면서 싸울 수 있지? 천하백대 고수에 벌써 이름을 올렸나?”
초식도 필요 없이 삼재검법에 내공을 가득 담아 때리자, 섣불리 발을 움직일 수 없는 정한기의 몸이 중심을 잡기 위해 기이하게 꺽였다.
“네놈, 우리를 알고 있구나.”
“그럼 잘 알고 있지.”
“감히 우리 대(大)점창과 무림맹의 복수가 두렵지 않더냐?”
“점창오검이 강도짓을 하다 만난 또 다른 강도를 신고할 수 있다고?”
“…….”
구일무가 겨우 덫을 박살 내고 말했다.
“놈만 덫의 위치를 알고 있어. 한기. 장을 쏘아 주변을 뒤집어.”
“네, 사형.”
말과 함께 시선을 마주친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곤 동시에 뛰어올랐다.
퍼버버버벅.
철컥. 철컥. 철컥.
통렬히 작열하는 낙영장에 바닥의 거죽이 마구 뒤집히며, 발목을 노리던 덫들이 망가진 채 모습을 드러냈다.
낙영장에 의해 나뭇잎과 가지들이 마구 엉켜, 일대는 기존의 모습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이제 놈도 어디에 덫이 있는지 모른다.”
망가진 덫을 밟고 몸을 날려 오는 두 사람의 손에서 사일검법이 쏟아져 나왔다.
나는 감히 사일검법을 대응할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뒤로 수 걸음이나 물러났다.
“어찌!”
내가 몇 걸음이나 뒤로 물러나면서도 덫을 한 번도 밟지 않았다는 사실에 놈들은 기함을 금치 못했다.
“놈이 밟은 곳. 그곳만 밟아!”
“네!”
주변을 어지럽힌 후, 상대가 밟은 곳만 밟아 나간다.
확실히 점창오검에 이름을 올릴 만큼 뛰어난 머리를 가진 이들이었다.
“크악!”
이번엔 정한기가 비명을 지르며 발목을 파고 들어간 덫을 억지로 부쉈다.
“발자국 하나 차이로 덫이 작동할 거란 생각은 못 했나?”
같은 곳을 밟더라도, 이쪽은 한 사람이고 저놈들은 두 사람이다. 당연히 둘 중 하나는 덫에 걸릴 수 밖에.
“개자식! 네놈의 정체를 밝혀 친족들을 모두 찢어 죽여 주마!”
“여기서 살아나갈 수 있다면.”
구일무가 사일검법을 극성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더 이상 덫 따위는 어떻게 돼도 좋다는 생각이 분명해 보였고, 난 사일검법의 파쇄식을 동시에 펼쳤다.
타타타타탕.
순식간에 여섯 합을 부딪친 순간.
구일무의 얼굴이 잔뜩 찌푸려 지며 자신의 검을 바라봤다.
“대체…….”
파쇄식은 단순히 상대의 무공을 막는 방어식이 아니다.
무공의 길을 막고 기운을 틀어 상대가 힘도 쓰지 못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당연히 파쇄식에 맞서다 보면 내기가 끊기고 몸이 제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을 느낄 것이다.
본래라면 악으로 깡으로 내공으로 밀어붙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어디에 살벌한 덫이 묻혀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
“그렇게 넋 놓고 있을 시간이 있나.”
파쇄식에 밀려 뒤로 떠밀린 구일무의 반대쪽 발이 덫을 밟았다.
“크아악!”
“구 사형!”
뒤이어 정한기가 백금검법을 펼치며 들어오는 때에 녀석의 발 닿는 부분에 설치한 덫에 돌을 던져 작동시키자, 정한기의 발이 이상하게 엉켜 들어갔다.
“큭!”
“눈을 떼지 말아야지.”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검을 찔러 넣었다.
소천검법의 상승식.
사일검법에 비하면 떨어지지만, 쾌검의 기반인 소천검법의 속도는 당황한 상황에서 쉽사리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쐐액.
푹.
“컥.”
정한기의 입가에서 붉은 핏물이 터져 나오고 정한기는 핏발 선 두 눈을 부릅뜬 채 바닥에 쓰러졌다.
“한기!”
정한기의 죽음이 충격적이었던 듯 구일무는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조금 시간이 지난 뒤 정신을 차린 구일무는 품 안에 넣어 두었던 목갑과 비급을 바닥에 던지며 말했다.
“이대로 보내준다면 이곳에서 있던 일은 잊겠다.”
“좋아. 그럼 보내주도록 하지.”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고 목갑을 집으려고 시늉하자, 구일무가 무형권과 칠절수를 펼쳤다.
동시에 내 검은 기다렸다는 듯 권과 수의 형상을 가로지르며 구일무의 목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
“어, 어떻게…….”
“네놈들이 얼마나 약속을 지키지 않는지는 전생에 지긋지긋하게 겪었거든.”
구일무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차가운 바닥에 쓰러졌다.
“하아, 하아.”
숨이 간신히 잦아들고, 한참이나 정한기와 구일무를 바라보았다.
비참하게 죽어있는 모습.
“이겼다…….”
사람이 죽은 끔찍한 장면이었고 한번 눈에 들어 온 이 장면은 영원히 잊히지 않겠지만 고개를 돌리고 싶지 않았다.
나와 같은 삼류 무사가 아닌, 저들과 같이 선택받은 이가 죽은 모습은 처음이기에.
난 설매단이나 비급을 챙길 생각도 하지 않고 이 장면을 더욱 선명하게 기억하기 위해 시간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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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비의 태을문?”
그런 문파가 있었나? 라는 생각을 하던 제갈소명이 이내 ‘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백팔봉 중에 하나 아니오?”
“합비에도 강대한 무문들이 많이 있지 않았습니까. 이제 슬슬 새로운 봉우리로 교체할 때가 되었지요.”
합비에 세를 넓히고 있는 무문이라면…… 철검문이 있는 곳이고, 남궁태원이 최근 철검문을 밀어준다고 하더니 그것 때문이겠군.
제갈소명은 눈앞에서 시침을 떼고 고아한 척 차를 마시는 장로를 지그시 바라봤다.
“태을문이 뭔가 잘못을 저질렀소?”
원칙상 한번 백팔봉에 이름을 올린 문파는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이상 교체하지 않는다.
그것이 혈맹의 의미이니까.
“잘못이라…… 발전 없이 하루하루 퇴보하는 것 또한 무림맹의 혈맹으로서 큰 잘못 아니겠습니까?”
제갈소명은 남궁태원의 말에 대답을 미룬 채, 차를 마시기만 했다.
무림맹의 장로.
맹 내에서도 삼십 석밖에 존재하지 않는 의결기관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본인은 능력뿐만 아니라 뒷배경 또한 만만치 않다는 말이다.
제갈소명이 무력이나 배경에서 누구에게 질 일은 없지만, 장로가 이렇게 떼를 쓰는 것을 받아치기 위해선 어느 정도 명분이 있어야 한다.
머릿속으로 정리를 끝낸 제갈소명이 입을 열었다.
“백팔봉이 퇴보하는 것 또한 무림맹의 잘못일 터인데. 흠, 그렇다면 지금 무림맹…… 아니지 내가 뭔갈 잘못하고 있는 거구료.”
남궁태원의 얼굴이 슬쩍 찡그려졌다.
“제 말은 그런 말이 아니지 않습니까.”
금방 제 속을 드러내 보이는 남궁태원.
그 모습을 보며 제갈소명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태하 그놈은 왜 이 녀석에게 장로 자리를 맡긴 것이지?’
본래라면 남궁세가의 가주인 남궁태하가 앉아야 할 자리.
같은 남궁세가의 혈육이긴 하지만 엄연히 방계인 남궁태원이 쉽사리 앉을 수 있는 자리는 아니었다.
“나 또한 많은 백팔봉들의 세가 점점 기울고 있다는 점은 알고 있소. 하지만 애당초 백팔봉은 무림맹에서 줄 세우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오. 과거 가장 위험하고 힘들던 시기, 함께 싸웠던 그 의미를 이어가고자 만든 것이오.”
“끙…….”
남궁태원은 이미 텄다고 생각했는지 입맛을 다시다가 입을 열었다.
“그래도 백팔봉이 변하지 않는 안정적인 직위에만 머물면 고이고 썩지 않겠습니까?”
“그랬기에 비정기적으로나마 계속 관리를 하고 있는 참이오.”
“흠…… 알겠습니다. 헌데 태을문에서 ‘특별 전형’ 권리를 가지고 장사를 한다는 말이 있더군요.”
“…….”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 오던 문제점.
허나 큰 부작용은 없었고, 의무만 가득한 백팔봉에 그런 이득이라도 없다면 어쩔까 하는 생각에 그냥 두었다.
“아아, 뭐 그냥 그렇다는 이야깁니다. 제가 어딜 백팔봉에 넣고 싶다거나 그런 건 아니라.”
“흠. 용무는 다 끝났소?”
“이번에 합비의 철검문주가 환갑을 맞이하여 잔치를 연다고 하더군요. 환갑인 만큼 총군사께서 참여해 주시면 어떨까 해서 이렇게 초청장을 보내왔습니다.”
“허허. 허.”
무림맹의 총군사가 그렇게 한가한 자리였던가?
“물론, 바쁘신 건 잘 압니다. 헌데 총군사님께서도 좀 쉬셔야지요. 이러다 병나십니다. 방금 제가 말씀드린 ‘특별 전형’ 비리 사건을 조사할 겸 철검문에 함께 가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무림맹의 총군사를 초청해 달라고 철검문은 얼마나 많은 돈을 남궁태원에게 먹였을까?
애당초 남궁태원의 목적은 이것이었겠지.
당연하게도 거절할 수 있는 이유를 백까지 정도 만들어 낼 수 있었지만 이내 관두었다.
이놈에게 백날 말해봐야 들어 먹지 않을 테니. 이런 놈을 갖다 꽂은 놈을 조져야 일이 바로 선다.
“흠, 나쁘지 않은 생각이군. 그래 환갑이 언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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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마대전은 지옥 그 자체였다.
하나하나가 괴물 같은 마인들과 그들을 향해 달려 나가며 끊임없이 갈려 나가는 하급 무사들.
대비책이나 작전 같은 것도 없었다.
무림맹은 강호에 절대적인 지배력을 이용해 무인들을 모으고, 그들을 전쟁터에 밀어 넣었다.
공을 세워 무림맹에서 출세하겠다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전장에 떠밀려진 하급 무사들은, 자신의 검이 속절없이 부서지는 것을 보며, 자신이 순진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그땐 이미 한참이나 늦은 순간이었다.
그렇게 갈려 나간 무인들에 대한 보상?
없었다.
그나마 기존에 무림맹의 일원으로 등록되어 있던 이들은 집으로 전사 통지서라도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정마대전 초창기의 일.
맹에 소속되어 있었으면서도 끝내 어디서 죽었는지 알 길이 없는 사람이 넘쳐났다.
그리고 그 책임을 물어야 할 무림맹은 북해로 옮겨진 뒤였다.
점창오검이라면 무림맹 내에서 5~6급의 등급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실종은 무림맹 내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이며 그들의 흔적을 찾기 위해 합비 전체에 맹원들이 파견될 것이었다.
그래서 난 추혼객이 묻힌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깊은 구멍을 파고 점창오검을 묻은 후. 그 위에 다시 산에서 잡은 짐승 한 마리를 넣고 바닥을 다졌다.
최소한 사체 냄새로 인해 그들의 시체가 발견될 일은 없을 것이다.
점창오검과의 일전으로 인해 피로해진 몸을 회복할 겸, 설매단을 흡수하기 위해 객잔을 하나 잡고 며칠이나 묶었다.
끼니를 떼우기 위해 식당에 내려올 때마다, 사람들은 이번에 계룡상단이 잃어버린 설매단에 대한 이야기를 하느라 바빴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계룡상단주와 계철영은 통곡을 했고, 화산의 고수들은 책임을 계연석에게 떠넘기곤 화산파로 돌아갔다.
사라진 설매단이 어디로 갔느냐 하는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좋은 안줏거리였다.
자신이 가질 수는 없어도 그런 귀한 보물이 주인도 없이 사라졌다는 데 흥미를 느끼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다만 자신들이 술을 먹는 위층에서 그 설매단을 흡수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을 뿐이지.
“후우.”
가만히 눈을 떴을 땐.
주위에는 깊은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다.
어둠에 적응된 두 눈은 빛 한점 없는 작은 방 한편 구석에 쌓인 먼지도 볼 수 있을 정도로 밝아졌고, 팔과 발을 움직이는 동안 근육이 부딪치는 소리 한번 나지 않았다.
며칠이나 운공에 빠져 있었던 탓에 속은 텅 비어있었지만 배는 고프지 않았다.
‘대략 반 갑자를 조금 넘는구나.’
단전에 만져지는 내공은, 손가락 하나만 하던 크기에서 이제 손가락 두 개 크기로 자라났다.
전생에 평생 모았던 내공의 수준이었다.
급격하게 모았지만 하나같이 귀한 영약과 영단으로 모은 것이고, 정순한 태을심법으로 모은 덕에 신체의 탁기가 많이 빠졌다.
“크으. 냄새.”
손가락으로 피부를 밀자 금세 검은 때들이 밀려 나왔고, 대경한 나는 곧장 목욕탕으로 향했다.
“나오셨습니까?”
밤새 식당을 지키고 있던 어린 점소이가 꾸벅꾸벅 졸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곤 머리를 흔들었다.
“며칠이나 나오지 않으시길래 무슨 일 일어난 줄 알았습니다.”
영단 흡수를 방해받지 않기 위해 숙박비를 미리 결제하고 사례까지 했더니, 점소이의 행동이 공손하기 그지없었다.
“지금 먹을 만한 게 있나?”
“소면과 만두는 가능합니다.”
“그걸로 부탁하지.”
잠시 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소면과 만두가 상 앞에 놓였다.
“근데 원래 이 시간에 이렇게 사람들이 없나?”
식당 내부는 한적하기 그지없었다.
“아뇨. 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계룡상단에서 갑자기 잔치를 취소하는 바람에 평소보다 더욱 사람들이 많이 모였었죠.”
“아…….”
“무슨 일 때문인지는 아시죠?”
“뭘 잃어버렸다고 들었어.”
“네. 진짜 누군지 몰라도 대단합니다. 그 사람 많은 곳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영단을 훔쳐 갔으니. 무림맹에서 조사단이 나왔는데 범인을 추적했으나 금방 흔적이 끊겨 찾을 수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 거참 안 됐네.”
“그렇죠? 어쨌든 덕분에 뺏긴 손님을 좀 되찾나 했는데. 이번엔 철검문에서 또 잔치를 연답니다.”
“철검문에서?”
“네. 이번에 철검문주가 환갑이라고 아마 칠주야 내내 잔치를 열고 각종 행사를 시행하겠다고 인근 마을의 술꾼들이 모두 합비로 가고 있답니다.”
“아, 벌써 그렇게 됐나?”
“모르셨습니까?”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다.
철검문주의 환갑잔치.
숱하게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나와 내 아버지는 무릎을 꿇고 철검문주에게 사죄를 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