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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기억하는 천재무사-19화 (19/357)

#<소녀를 구하는 삼류무사(6)>

“대체 어디 있는 거냐 소소야.”

왕가장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왕부(왕가의 마을).

이곳은 벌써 삼 일째 불이 꺼지지 않고 있었다.

전국에 퍼져있는 스무 개의 지부에선 모든 업무가 모두 중단된 채 왕소소 나이 또래의 여아에 대한 정보 수집만이 시행되었고, 그 아래 수없이 많은 상점들도 왕소소를 찾기 위해 모두 문을 닫아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위협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방금 전 왕소소의 건강을 살피는 전임 의원의 말에 왕금산이 대경했다.

“빙각(왕소소의 집)을 벗어나도 일주일은 버틸 수 있다 하지 않았나!”

전임 의원은 뒤에 의각의 사람들을 바라봤다.

그들은 말없이 고개를 숙인 채 전임의에게 눈치만 줄 뿐이었다.

지금 이야기하지 않았다간 차후에 더 큰 치도곤을 당할지도 모르니까.

“그게……. 평소라면 그렇습니다만…….”

“…….”

“태양지체는 주기적으로 기운이 극양으로 치솟는 시기가 있는데. 마침 지금이 딱……”

전임 의원은 차마 뒷말을 이을 수 없었다.

숱한 환자가 죽어 나가는 걸 두 눈으로 보았고, 그들 보호자에게도 이야기해 봤지만 결코 좋은 답변이 돌아온 적은 없었으니까. 더구나 상대는 왕가장의 주인인 왕금산.

“그렇다면…… 얼마나 버틸 수 있다는 건가?”

“…….”

끝내 숨이 다하는 기한을 알려달라는 보호자의 말에 전임 의원은 입술만 달싹였다.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 말이야!!”

“……이미 늦었습니다…….”

“어어억!”

“자, 장주님! 장주님! 어서 침을 가져와라!”

왕금산이 무너졌다.

#

깨어났던 왕소소는 금세 다시 기절해 버렸다.

원인은 온몸을 태울 듯 달아오른 열기가 분명해 보였지만, 그렇다고 단순한 고뿔이 이런 증세를 가졌다는 건 또 처음 들었다.

“의선 공약춘 그 양반이 쓴 의서가 어디 있었는데.”

화타의 재림이라 불린 의선 공약춘.

그가 일생을 집대성하여 엮은 필생의 의서 ‘만병통치서’가 만통부에 기밀 문서로 분류되어 있었다.

이유는? 나도 모른다.

분명 세상에 풀면 훨씬 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서적이었지만 만통부는 그것을 한 번도 고려하지 않았다.

난 만병통치서를 샅샅이 뒤적였고, 그 안에서 왕소소의 증상에 관한 것을 찾아냈다.

병에 관한 부분을 한참 지나 체질에 관한 부분까지 가서야 증상의 원인을 알 수 있었다.

“여자의 몸에 태양지체라. 하필 이런 상황에.”

만병통치서에도 증상에 대한 진단과 기운을 안정시키는 법만 적혀있을 뿐이었다.

“일단 안정은 시켜 놓자. 이대로면 죽는다…….”

공약춘의 의서대로 혈도 이십여 곳을 찍자, 왕소소의 열기가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고 곧이어 왕소소가 깨어났다.

“으음…… 누, 누구세요!”

“전 태을문의 진소운이라 합니다. 소저는 누구십니까?”

여기서 아는 척을 했다간 의심을 피할 수 없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왕금산의 외동딸이다. 나라도 구하러온 사람이 납치당할 걸 알고 있었다고 한다면 의심부터 하고 볼걸.

“저, 전 왕소소라고 해요.”

“흠…… 혹시 왕…소소라면…….”

“……맞아요. 왕가장의 여식이에요.”

“어쩌다 이런 일에…….”

“저도 모르겠어요. 여긴 어디죠?”

“여강 근처의 산속입니다. 웬 수상한 자들과 함께 계셨죠.”

“그, 그자들은…… 그자들은 어떻게 되었죠.”

“제가 잘 처리했습니다.”

“…….”

당황할 거란 내 예상과는 달리 그녀는 금방 안정을 찾았다. 아버지가 왕금산이니 이런 일도 있을 거란 교육을 받은 걸까?

“일단 움직이는 게 좋겠습니다. 일당이 더 있었던 거 같거든요.”

“아, 안 돼요!”

“네?”

“우, 움직일 수 없어요.”

난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 오늘이 며칠이죠?”

“오늘은 신사월 계묘일일 겁니다.”

“그, 그럼 태양기가 올라오는 날이에요. 본래는 빙각에서 빙환을 품고 있어야 하는데.”

그러고 보니 공약춘의 의서에는 그런 것들이 적혀있었다. 태양지체는 주기적으로 태양기가 치솟아 올라 막대한 내공을 얻을 수 있다지? 이거 완전 사기 아닌가.

근데 지금 왕소소의 입장에선 언제 독약이 온몸에 퍼질지 몰라 불안한 상황. 여러모로 골치가 아파왔다.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겁니다만 태양지체가 맞습니까?”

왕소소는 대답을 할까 말까를 잠시 망설이다 말했다.

“네. 맞아요.”

“잠시도 움직일 수 없습니까?”

“조금이라면 상관없겠지만, 격하게 움직였다간 태양기가 온몸의 혈도를 태울 거예요.”

첩첩산중이다.

아까 이야기를 들어본 건데, 다른 일당이 올 시간이 머지않은 상태였다.

‘어쩐다…….’

그러다 만병통치서와 함께 분류되어 있던 ‘만초보록’이 떠올랐다.

들판에 굴러다니는 흔한 약초와 독초로 뛰어난 약 효과를 내며 치료 못 하는 병이 없다는 희대의 보물.

“소저, 이런 상황에서 이런 말 조금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체질을 바꿀 수 있다면 바꾸시겠습니까?”

“네?”

침술에 의선 공약춘이 있다면 약술엔 생사신의가 있었다.

이름 당원호. 약 이백 년 전 당가 출신으로 대부분의 당가 출신들이 가문 내에서 연구만 하다 여생을 보내는 것과 달리, 일찌감치 강호로 나와 평생을 주유하며 살았던 괴협이다.

약으로 못 고치는 병이 없고, 독으로 못 죽이는 자가 없어 생과 사의 결정이 그의 손에 걸려있다 하여 붙여진 별호 생사신의.

어찌하여 만초보록이 당가가 아닌 무림맹에 있고, 당가는 그 존재 자체를 모르는지 알 수 없었으나.

지금은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다행히 만초보록엔 왕소소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생사신의와 같은 시대를 풍미했던 절대 고수 소수옥녀.

태음지체를 타고난 그녀는 자신의 체질 덕분에 빙공의 절대 경지에 다다랐지만 그 때문에 임신을 할 수 없었다.

이에 소수옥녀는 생사신의를 찾아가 체질을 바꿔달라는 허무맹랑한 부탁을 했고, 생사신의는 기쁘게 받아들였다.

그렇게 극양과 극음의 체질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았지만 단점이라면…….

“할래요! 하겠어요!”

왕소소는 내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반색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왕금산의 자식이면 그래도 사기꾼에 대한 교육 때문에 경계를 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런 것도 일절 없다.

“분명 저를 납치했던 사람과 다른 분이시잖아요. 저를 위하는 분과 해하려는 분을 구분 할 수 있어요.”

그게 아니라 벌써 머릿속으로 계산이 다 끝난 거였나?

왕소소가 살아나가면 앞으로 강호의 상계가 또 어떻게 변할지 기대되었다.

“마저 들어주십시오. 이 시술은 한번 행하면 평생 매일 특별히 제조된 단환을 먹어야 하고, 다시는 본래의 체질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소수옥녀도 결국 후손을 낳았지만 더 이상 빙공을 쓸 수 없었다.

“더구나 약은 독하기 때문에 매일 운기조식을 해야 하며, 정순함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한번 익히면 다른 내공심법은 익힐 수 없습니다.”

체질을 바꾸는 단환의 주재료는 독이다.

중독되면 몸을 차게 식히는 독이 태양기를 좀먹기 시작한다.

그리고 몸 안에 남는 독의 잔재는 내공으로 중화시켜야 한다.

정순함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다른 내공심법은 익힐 수 없었다.

정순하면서 내공도 많이 모이는 내공심법이라면 무당파나 소림사의 상승무공이 있겠지만, 지금 구할 수 있는 건 태을문의 태을심법 밖에 없다.

“하겠어요!”

“……그러니까 지금 태을심법을 익히면 다른 상승무공은…….”

“전, 무림인이 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원하는 건, 봄에 꽃이 피는 것을 보고, 여름에 더위 속에서 부채질하고, 가을에 가족들과 뱃놀이를 하는 거예요. 원할 때 사랑하는 가족을 안고 싶고, 사모하는 사내의 손을 잡고 대화하고 싶어요. 아이도 낳고 싶고, 천천히 늙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제가 바라는 건 딱 거기까지만이에요.”

세상의 모든 것을 가졌지만, 정작 남들이 다 누릴 수 있는 건 가질 수 없었던 왕소소의 절박한 심정이 알알이 박혀 온다.

“알겠습니다.”

“정말 해주시는 건가요! 제가 아버지께 꼭 말씀드려서…….”

“일단 그건 집에 돌아간 다음에 이야기하죠. 추적자가 올 때가 다 돼서.”

난 최대한 왕소소를 조심히 업고 천천히 달려 조금이라도 은거지에서 거리를 벌렸다.

#

“무슨 말이냐?”

“그게 마지막 전서구에서 왕소소의 상태가 이상하다고…….”

보고를 듣던 밀궁대주 방이남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

“내가 누누이 말했거늘. 감히 내 말을 어기고 그 아이를 건드려?”

안 봐도 뻔했다.

이성보다 본능에 충실한 놈들.

그 충동적인 행동 때문에 남궁세가 출신으로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거겠지만, 그렇다 해도 남궁상원의 명이었다. 그게 누구 명이라고 어기고 그 따위 짓을 한단 말인가.

“아닙니다! 그 부분에 대해선 제가 철저하게 말했습니다. 그저 처음부터 뭔가 지병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합니다. 그 납치하러 갔을 때의 그 방의 온도도 기이할 정도로 낮았다고 합니다.”

“온도가 낮았다?”

생각해 보면 이상했다.

여자아이라곤 하나 왕가장이 뭐가 두려워서 집안에만 꼭꼭 숨겨둔단 말인가.

어쩌면 저들의 말이 맞을지도 몰랐고, 그로 인해 일이 더 어그러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감돌았다.

“그래서, 지금 은신처에 대기하고 있다고?”

“네. 의원과 함께 와달라는 당부였습니다.”

“멍청한! 의원이 함께 가면 증인이 남지 않느냐.”

이 일은 내부 사람들 외엔 아무도 몰라야 했다.

창궁상단 내에서도 남궁상원에게 충성을 맹세한 자들.

이들 외에는 누구도 알아서는 안 될 일이었다.

이게 들키는 날엔 남궁상원과 자신들의 목숨이 날아가는 게 문제가 아니었으니까.

“그, 그럼 어찌할까요?”

“일단 그냥 간다. 정 안 된다면 살인멸구를 하라 하셨다.”

살려두고 인질로서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게 안 된다면 깔끔하게 죽여야 한다.

최소한 왕소소를 귀하게 생각하는 왕금산을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상대를 뒤흔들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런 방이남의 낙관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 이게 무슨 일이야!”

“주위를 둘러봐! 생존자! 생존자를 탐색해!”

“없습니다. 모두 숨이 끊어졌습니다.”

“왕소소의 모습도 보이지 않습니다.”

“…….”

방이남의 머리가 복잡하게 엉키기 시작했다.

일이 어그러져 버렸다.

단순히 납치사건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상관인 남궁상원과 남궁세가 방계 전체의 대계(大計)가 전부 어그러진 것이다.

“여, 여기 흔적이 있습니다. 발자국이 하나이지만 깊이를 보아하니 왕소소를 안고 간 것 같습니다.”

복잡하게 타오르던 방이남의 머리가 차갑게 식었다.

“너희 둘, 시체를 처리해라. 나머지는 모두 나를 따른다. 놈들을 확실히 죽일 게 아니면 절대 남궁의 검은 써선 안 된다.”

동료를 잃은 무사들의 분노도 남궁상원 못지않았다.

이들은 명백하게 자신들의 일을 방해하고 동료를 죽인 누군가에게 원한을 쏟고 있었다.

밀궁대의 무사들이 안내인을 따라 숲으로 들어섰다.

산의 숲은 달빛조차 비치지 않는 어둠으로 가득했고 이들 또한 은밀한 일을 행해야 했기에 횃불 같은 건 들지 못했다.

그때.

“큭.”

피거품을 뿜어내는 소리와 함께 첫 번째 사상자가 나왔다.

“놈이다!”

“어디야?”

“몇 놈이야!”

“커흐윽.”

남궁세가에서 뛰어난 무공을 익혔다곤 하나, 잠행과 암살에 관한 훈련을 받지 않은 이들이 어둠이 내린 숲속에서 대응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금세 또 한 명의 비명이 들렸고, 방이남의 머릿속엔 긴급한 종소리가 울렸다.

이대론 안 된다. 왕소소를 놓치는 것도 문제지만 자신들이 여기서 죽는 건 더 문제다!

“부싯돌! 부싯돌을 사용해!”

방이남의 외침에 무사들이 재빨리 품에서 부싯돌을 꺼내어 찰칵찰칵 불빛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 순간.

쐐액!

바람을 가르는 검날의 소리와 함께 또 한 명의 무사가 쓰러져 버렸다.

“대주님! 이대로 가다간 전멸입니다.”

“불을 켜라! 그리고 창궁을 펼쳐라.”

“커흑!”

불을 켜는 동안 또 한 명의 무사가 명을 달리하고, 이제 겨우 다섯 명의 인원만이 남았을 때, 숲속을 가로지르는 불빛이 생겨났다.

“나와라! 모습을 드러내라!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곧장 왕소소를 죽이러 가겠다.”

남궁상원은 과연 이 외침에 놈이 나올까 회의적이었지만.

“예전에도 네놈들이 착한 놈은 아니라 생각했거든. 근데 이 정도로 나쁜 놈일 줄은 몰랐어.”

얼굴엔 복면을 썼고, 옷은 낡은 무복. 검은 세력을 특정할 수 없는 어느 대장간에서든 살 수 있는 청강검이었다.

“정체를 밝혀라.”

“정체? 그쪽도 피차 이렇게 복면 쓰고 있는 게 편하지 않나? 그리고 난 이미 그쪽을 알고 있는데.”

“……밝히지 않으면 강제로 밝히겠다.”

“우리가 몇 명이나 될 줄 알고?”

“몇 명이든 우린 지지 않는다.”

“왜? 대 남궁세가라서?”

“!!!!”

“아! 정확히는 남궁세가의 창궁상단 소속이지? 남궁상원의 비밀 따까리들.”

“!!!!”

“!!!!”

얼마나 놀랐는지 밀궁대의 무사놈들은 눈치도 없이 고개를 돌려 모두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방이남의 인상이 완전 구겨졌다. 이거야 순 맞다고 인정한 꼴이나 다름없지 않나.

“두말할 필요 없다 쳐라!”

남궁상원의 외침이 떨어지기 무섭게 무사들이 창궁무애검법을 펼쳤다.

이미 정체가 들킨 이상, 최고의 검법으로 최대한 빠르게 적을 제거하는 것이 일을 빠르게 매듭지을 수 있는 법.

하지만.

“커흑.”

“크헉.”

부지불식간에 두 명의 무사가 당하고, 남은 두 사람의 검도 그렇게 날카롭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럴 리가!! 대(大) 남궁세가의 검법이!’

밀궁대 무사들의 검은 불청객에 닿기는커녕 그 근처도 못 가 픽픽 넘어가고, 녀석들은 검을 쥐고 있는 것조차도 무척이나 힘들어하고 있었다.

마치 힘이 하나도 없는 사람인 양. 도저히 창궁상단의 정예라고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크헉!”

“컥!”

그렇게 위태하던 이들이 결국 죽고 불청객이 천천히 방이남에게 다가왔다.

“노, 놈! 네놈 정체가 무엇이냐!”

“내 정체?”

“피, 필시! 무당이거나, 그래! 화산! 화산파 놈이구나!”

“화산이라…… 내가 그쪽하고 조금 인연이 있지.”

“제 아무리 화산이라 할지라도 남궁세가의 일을 방해하고 무사할 듯싶더냐?”

“화산이라곤 얘기 안 했는데.”

쐐액.

아찔한 감각과 함께 목을 지나는 서늘한 감정.

방이남이 필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오…….”

“이, 빌어먹을 놈이.”

“참 아쉬워. 남궁상원이랑 오늘 만났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니지, 아직 방계의 역모가 시작되지 않았으니 오히려 지금 만나면 좀 그런가?”

“네놈은 대체…….”

목덜미에서 흐르는 피.

방이남은 머릿속이 어지러운 상황에서 자세를 다 잡고 창궁무애검법을 십이성의 수준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

하지만 초식은 채 삼초식이 이어지지 못했다.

알수 없는 미증유의 힘이 초식을 뚝뚝 끊어내고, 내기를 마구 뒤엉키게 만들었던 것이다.

“방금 부하들이 죽는 걸 보고도 못 배운 거야?”

“……어, 어떻게 무적의 창궁무애검법이…….”

“창궁무애검법은 무적이 아니야.”

힘없이 쓰러지는 방이남.

죽어가는 그는 검은 복면인의 표정을 알 수 없었지만 왠지 그 불청객이 소름 끼치게 웃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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