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모든 걸 기억하는 천재무사-118화 (118/357)

#118. <황금 옷을 입은 흑염룡(3)>

무림정시의 결과가 천하에 공표된 후, 안휘성 합비는 결과에 올라있는 이름으로 떠들썩했다.

“태을문? 그런 문파가 있었나?”

“태을무관 이야기하는 거 아냐?”

“태을무관이라니, 이 사람이! 정통 있는 태을문에 대해서 모르나?”

“야, 인마! 넌 맨날 태을검제 어쩌고 하면서 비아냥거린 거 내가 모를까 봐?”

갑작스레 관심도가 높아졌지만, 태을문이 현판을 내리고 봉문에 들어간 탓에 사람들의 호기심은 채워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태을문 내부에서도 모른 척 지나간 것은 아니다.

아니 되려, 태을문 내부엔 제법 커다랗다고 할 만한 잔치가 열렸다.

“크흐흐, 우리 소운이가 결국 수석이라니.”

“강채석 당주님은 소운 대사형을 맨날 욕하지 않았습니까?”

“야, 인마! 그건 다 그만큼 애정이 있어서 그런 거야!”

“그럼 소소 사저에게는 애정이 없으신가 보다. 소소 사저 앞에선 욕 한 번도 못 하셨잖아요.”

“너 이리 와봐. 쌍천검결 다 익혔어?”

“잔치에 누가 수련을 합니까?”

당주들과 제자들 모두가 한자리에 모였고, 더불어 제자의 학부모들도 모두 초대되었다.

그중에서도 단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건, 방앗간을 운영하는 금·은·동 형제의 부모.

“축하드립니다. 어떻게 세 형제를 모두 무림학관에 넣으셨어요? 그 비결 좀 알려주세요.”

“아……, 그게 저흰 그냥 일만 했는데…….”

“어머, 아이들 스스로 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동기부여가 된 거군요. 어떤 식으로 하셨어요?”

“아…… 그게, 그냥 사형들 말, 사부님들 말 잘 들으라고…….”

방앗간을 운영하며 평생 은근히 멸시당해 왔던 금·은·동 형제의 부모는 당금의 사태에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한 채, 그저 고개만 끄덕이고 있을 뿐이었다.

“휴…… 대사형이 수석으로 입관했으니, 앞으로 저희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겠군요.”

“응? 무슨 소리야?”

곽삼남은 닭꼬치를 먹고 있는 왕소소와 제갈천기를 바라봤다.

“앞으로 태을문 출신이 대사형 정도의 성적을 내지 못하면 욕을 먹지 않겠습니까?”

“난 무림 정시 안 치를 건데?”

“네?”

왕소소의 말에 곽삼남이 토끼눈을 떴다.

자신보다 늦게 무공을 익히기 시작했지만, 왕소소의 성취는 가파르게 상승하지 않았던가, 특히나 내공의 성취가 말도 못 하게 압도적이다.

분명 검법과 보법으론 이길 수 있음에도, 압도적인 내공을 파도처럼 쏟아내는 통에 곽삼남은 단 한 번도 왕소소를 이겨본 적이 없었다.

그런 왕소소가 정시 시험을 치르지 않는다니?

“난 의무복무로 무림맹에 갈 거야.”

“……하급 무사로 말입니까?”

왕가장에선 왕소소가 너무 소중하여 평생 방에만 꼭꼭 숨겨놨다고 들었다.

더불어 최근엔 가문의 일에 손을 얹어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다는 소문까지 들었는데. 그런 왕소소가 어찌 무림맹의 하급무사로 들어간단 말인가?

“그래야 대사형하고 같이 활동할 수 있으니까.”

“…….”

그때, 제갈천기가 닭꼬치를 오물거리며 말했다.

“나도 하급 무사로 들어갈 거다. 삼남이 너의 어깨에 올려진 짐이 많구나.”

“그게 무슨…… 아니 그럼 저도…….”

“안 돼! 우린 속가제자잖아. 넌 무림정시 쳐야 해.”

“그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여기 있지 어디 있어?”

“그럼 저 대신 유성이 보내겠습니다.”

“네?!”

자신의 여동생들에게 음식을 챙겨주던 강유성이 화들짝 놀랐다.

“넌 나보다 늦게 입문했지만, 나보다 훨씬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잖아.”

패검과 함께 모용세가에 교환제자로 갔던 태을문의 아이들은 일취월장한 실력이 되어 돌아왔다.

더구나 강유성은 다른 제자들보다 늦게 태을진경에 입문했음에도 이미 강채석과 성취를 겨룰 수준이었다.

곽삼남이 강유성의 어깨를 두드렸다.

“너야말로 다음 회차의 태을문의 이름을 널리 알릴 제자다. 잘 부탁한다 유성아.”

“아니, 전, 저도 하급 무사로….”

유성은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표정지었고, 곽삼남과 왕소소, 제갈천기는 서로를 보며 키득거리며 웃음 지었다.

네 사람과 조금 떨어진 곳.

“왜 홀로 있습니까.”

즐거운 잔치 분위기에 스며들지 못하고 홀로 앉아 있던 진태산에게 누군가 말을 걸었다.

“아, 오셨습니까. 장주님.”

왕금산은 일어서려는 진태산을 말리고 그의 옆에 앉으며 술병 하나를 내려놓았다.

“백화옥로주라는 겁니다.”

진태산의 두 눈이 부릅떠진다. 백 가지 꽃을 재료로 만든다는 황궁의 명주 아닌가. 좁은 입구에서 벌써부터 묘한 향기가 난다.

“오늘 같은 날에 마시기에 적당하지 않습니까.”

“과, 과분하지요.”

백화옥로주를 받는 진태산의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술꾼에겐 그만큼이나 귀하디귀한 술이었던 것. 그 모습을 보던 왕금산이 피식 웃는다.

“기쁘지 않으십니까?”

백화옥로주를 반쯤 마시던 진태산의 몸이 우뚝 멈췄다.

잔에 남은 술을 다 마셔야 하나, 일단 멈춰야 하나 고민하던 진태산은 결국 술을 다 마셨다.

그리곤 술의 향의 감탄한 것인지, 깊은 생각에 빠진 것인지 한참이나 빈 잔을 들여다보았다.

“……자식의 출세를 기뻐하지 않는 아비가 세상 어디 있답니까.”

빈 술잔을 바라보는 진태산의 눈빛에 아쉬움이 가득하다.

“그래도, 녀석이 너무 높이 올라갔다가 떨어져 크게 다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들 뿐이지요.”

자식의 출세는 부모의 불안과 연결된다.

자식이 추락할 때 안전망이 되어주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

본래 더 날 수 있는데 자신이라는 족쇄 때문에 한계가 지어져 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

자식이 성큼 자랄 때마다 부모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너무 걱정이 빠른 거 아닙니까. 이제 막 날기 시작한 것 같은데.”

“저는 녀석이 외당 당주의 직책도 잘할까 걱정했던 사람입니다. 그 정도의 그릇밖에 되지 않는 사람이지요. 그런데 자식놈은 날개를 한번 퍼덕였을 뿐인데 천하를 쩌렁하게 울리니, 저로선 불안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정상적인 방법으로 오를 수 없는 사다리였다.

그랬기에 무리수를 던지고 도박수를 던졌을 것이 분명하다.

인생이란 도박판에서 걸 수 있는 거라곤 자신의 목숨밖에 없는 걸 생각해 보면, 녀석이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몇 번의 목숨을 걸었는지 짐작조차도 하기 싫었다.

“흑도 무림과의 연관 때문에 그러십니까.”

“…….”

그 단적인 예가 흑염룡이라는 별호인 거겠지.

진태산은 씁쓸하게 웃으며 백화옥로주를 스스로 잔에 따랐다.

“그래도 다행 아닙니까. 흑도의 거물들이 자신들과 전혀 상관없다고 증언해 주지 않았습니까.”

“푸후.”

“아니, 왜 아까운 술을?”

내뱉은 술 때문에 입가가 향기로워진 진태산이 황망한 눈으로 왕금산을 쳐다본다.

세상 어떤 멍청이가 그 광경을 보고 진소운과 흑도 무림이 관계없는 거라 생각할까. 당장 자신만 해도 진소운 이 썩을 놈이 흑도놈들과 어떻게 연관이 되었는지 궁금한 마당에.

“…….”

“농담입니다. 농담.”

어깨를 다독이며 백화옥로주를 따라주는 왕금산.

“…….”

이 사람 처음 봤을 때와는 점점 모습이 다르다.

자꾸 실없는 농담을 친다.

그가 가진 특유의 근엄함과 진중함 때문에 헷갈려서 농담을 칠 때도 쉬이 웃을 수가 없다.

“그러니 진 당주가 더 열심히 하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언제 떨어져도 안전한 좋은 안전장치가 되어주면 되는 것이지요.”

“학관의 대표가 되면 학관대표로서 간부진을 꾸려야 한다더군요. 돈도 배경도 없는 녀석에게 과연 도움을 줄 이가 있겠습니까?”

당장에 광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전부 보내준다면 간부진쯤이야 돈으로 꾸릴 수 있겠지만, 그랬다간 이제 막 자리 잡기 시작한 태을문의 기둥뿌리가 다 뽑힐 판이니 그것도 불가능하다.

“그게 힘들다면 조금 편한 방법도 있습니다.”

“어떤 방법 말입니까?”

왕금산이 잠시 뜸을 들이며 술을 따른다.

마실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향이 정말 끝내준다.

조금 전에 내뱉은 것들을 다시 핥아먹고 싶을 정도로.

“한잔 드시지요.”

“어떤 방법입니까?”

“…드시면서 들으시죠.”

진태산은 황금빛 영롱한 술을 천천히 음미했다.

“왕가장의 사위로 들어오는 것은 어떻습니까? 그럼 좋은 배경이 될 것 같은데.”

“푸후!!!”

#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

“…….”

무림학관의 생활이 쉽지 않을 거란 건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학기가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이런 협잡을 꾸밀 줄이야.

정말이지 무림맹과 무림학관은 그 뿌리부터가 썩어있는 게 분명하다.

“재미없군요. 그만 멀쩡한 옷을 주시지요.”

“……이게 그 옷입니다.”

“……미리 말씀드리지 못한 게 있군요. 전 농담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

무뚝뚝한 얼굴로 가만히 서 있는 시비들의 얼굴을 보니 농담이 아닌 것 같아 더 불안해졌다.

“이게 진짜 연회에서 입어야 할 옷이라고요?”

시비들이 가져온 옷은 하얀 비단 천에 금빛 실로 수가 떠 있는 화려한 모양이었다.

더구나 행사용 관과 금박을 입힌 요대. 실생활에선 전혀 쓸모없을 것 같은 하얀 신발까지, 꼭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들이 입는 옷 같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하지만….

“진짜? 맹세하고?”

문제는 가슴팍에 대문짝만 하게 새겨진 ‘수석’이라는 금빛 글씨.

당최 아무리 봐도 벌칙에 불과한 이 옷이 역대 수석 입관생들이 입는 예복이라는 데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냥 제 무복을 입고 가죠.”

이딴 걸 입느니, 차라리 발가벗고 돌아다니는 게 낫다.

연회에 참석하기 위해 시비들을 지나쳐 가려 하는데, 가장 나이가 들어 보이는 중년 여성이 내 앞을 막았다.

“역대 모든 수석 입관자들이 필히 입어야 하는 예복입니다. 이것을 입지 않고선 이곳에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연회에 참석하지 않겠습니다.”

저걸 입고 나갔다간 그간 쌓아온 내 사회적 명예(?)가 바닥에 내팽개쳐지고, 동시에 사제들이 존경하는 대사형으로서의 권위도 바닥을 칠 것이다.

난 절대 안 입는다.

“뭣들 하느냐, 공자님 옷 갈아입으신단다.”

“어어허! 뭐, 뭐 하는 짓이오! 이거 놓으시오! 내 미리 말하는데, 난 최근에 3갑자의 내공을 얻었소!”

저항해보았지만, 거침없는 시비들의 손속을 결국 막을 수 없었다.

“자, 보십쇼. 얼마나 헌앙한 대장부 같습니까.”

“…….”

시비가 자랑스럽게 동경을 비춰주었다.

“이 모습 어디서 본 것 같소.”

“어디서 말씀이십니까?”

“길거리 연극에서, 주로 바보가 된 왕자들이나, 귀족가 자식들이 이런 옷을 입고 나오더이다.”

시비장은 내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즐겁게 연회를 즐기십시오.”

“이미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만…….”

“……아마 공자님을 우러러보는 다른 이들의 모습을 보시면 생각이 달라지실 겁니다.”

#

“풉!”

“크윽!”

금표와 은호가 내 모습을 보자마자 얼굴이 붉어진 채로 입술을 꽉 깨문다.

거봐, 분명 비웃음거리가 될 거라 했지.

“웃냐?”

“아, 아닙니다. 이리 자랑스러운 모습을 문주님과 태을문의 사람들이 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감정이 그만…… 어흑.흑-.”

금표는 우는 건지 웃는 건지 알 수 없는 묘한 음성을 내며 고개를 돌렸다.

옆에서 은호가 말했다.

“대사형, 은전 좀 빌려주시겠습니까?”

“무슨…… 어디 쓸데라도 있는 것이냐?”

“지금 빨리 가서 화공을 하나 불러오려면…….”

“다물어라.”

동룡과 모용재화는 멍한 눈동자로 바라보고 있다.

“그렇게 이상하냐?”

머쓱함에 물으니 동룡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꼭 하늘에서 내려온 왕자님 같습니다.”

“형님, 진정 어울리시는 옷을 입으신 것 같습니다.”

“…….”

진심을 한껏 담은 녀석들의 말에 나는 더욱 부끄러워지고, 금표와 은호는 끝내 한바탕 웃음을 터트렸다.

나는 더욱 참기 힘들어져 얼른 화제를 넘겼다.

“소저들은?”

“여자는 본래 준비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습니까?”

다행히도 금은동 형제와 모용재화는 한방을 쓰게 되었다. 본래 성적순으로 기숙사를 배정받는데, 입관패를 가진 모용재화가 사 인실을 금은동 형제와 함께 쓰기를 원해서 그렇게 배정되었다.

남궁선화와 성모란은 이 인실로 배정받았지만, 각기 다른 이들과 쓰게 되었단다. 그나마 거리가 멀지 않아서 둘 다 그리 아쉬워하진 않았다.

“사련이는?”

나는 무림학관에 들어서자마자 사련이를 만나려 했다.

하지만 금은동 형제들에겐 얼굴을 보였던 사련이는 내게만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있었다.

처음 보는 건 연회장에서 하자는 말에 무슨 영문인지 알지 못했지만,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걸 알기에 잠자코 기다렸던 것.

“사련 사저도 곧 오실 겁니다.”

“다들 늦는구나.”

“일단 들어가실 가시죠.”

“그러자.”

연회장 외부에서 오가는 사용인들의 눈초리가 신경 쓰인다. 어둠이 가득 찬 일대에 혼자 빛을 발하고 있으니 시선이 모이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었지만, 동경인지 비웃음인지 모를 요상한 웃음은 신경을 쓰이게끔 만들기에 충분했다.

연회장으로 향하자 연회장 입구부터 길게 줄이 서 있다.

차례차례 시비들의 안내를 받아 들어가려고 기다리는 것 같은데, 다들 복색이 심상치 않다.

나를 비롯한 금은동 형제들은 학관에서 내어준 것이 분명한 예복을 입고 있지만, 다른 학관생들은 자신들의 가문, 혹은 사문을 상징하는 문양이 들어간 고급스런 옷을 착용한 상태였다.

그 화려함은 ‘수석’이라고 금박되어 있는 내 옷에 못지않았다.

금은동 형제들이 입은 옷에는 ‘태을’이라는 글자가 안 새겨져 있는 것을 보면, 학관생들은 각자 예복을 주문하여 입고 온 듯했다.

“이래서야 누가 주인공인지 모르겠군요.”

은호의 말마따나 나는 그들의 광대가 된 듯했고, 그들이야말로 이 연회를 즐기러 온 당사자처럼 보였다.

“진소운님 되십니까?”

줄의 맨 끝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관리인으로 보이는 이가 말을 걸었다.

“이쪽으로 가시지요. 수석님의 자리는 따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제야 주인공 같군요.”

나와 금은동 형제가 관리인의 안내에 따라 줄을 무시하고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길게 줄을 서 있던 학관생들의 시선이 쏠린다. 하지만 시선이 곱진 않다.

“여기서 잠시 기다려 주시면, 시비가 자리로 안내해 드릴 겁니다.”

그렇게 말한 관리는 다시금 사라졌다.

맨 앞으로 나온 금은동 형제들은 입구에서 슬쩍 보이는 연회장의 거대한 규모와 화려함에, 넋을 놓고 보고 있었다. 나 또한 티를 내지 않고 감탄을 하고 있을 때.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림맹 최고 교육기관치고는 시설이 너무 열악하지 않습니까?”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한 나는 흥분한 기색을 죽이고 말했다.

“……결국 합격하셨군요.”

“그러게 말 입니다. 진 공자에게 관문패를 빼앗겼을 때는 꼼짝없이 탈락했다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겨우 복수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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