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모든 걸 기억하는 천재무사-122화 (122/357)

#122. <기회를 주는 흑염룡(2)>

질문을 했던 학관생도 피식피식 웃던 교두도, 모두 얼굴을 딱딱하게 굳힌다.

“자네, 농이 지나치군.”

“제가 이런 분위기에서 농을 할 수나 있겠습니까?”

내가 반의 인원들을 가리켰다. 누구 하나 빠짐 없이 적대적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농이 아니란 말인가?”

“전 책임질 수 있는 말만 합니다.”

“허…….”

교두가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짓는 동안, 질문을 했던 학관생이 씩씩거리며 연무장으로 나왔다.

“대표님 눈에 나는 보이지도 않는다는 건가?”

종남파의 제자 장석도.

분광검의 고수이며 미래 백호각 각주의 자리까지 올라가는 인재.

“내가 누군가와 실없는 이야기를 할 상황 같나?”

“흥! 한 명에게 지는 것보다 다섯 명에게 지는 편이 덜 창피하다 생각하는 걸 수도 있는 거겠지.”

장석도가 검을 꺼내 든다.

교두는 나와 장석도를 보다가 천천히 연무장 아래로 내려간다.

장석도는 이내 분광검의 기수식을 펼쳤다.

“검을 뽑아라.”

“그냥 와라.”

“…….”

장석도의 얼굴이 붉게 변한다.

이내 눈빛에 살기가 감돌더니 북두천강보를 밟고 거리를 좁혀 검을 내려친다.

분광검 일초식 개창망월.

하늘 높이 쳐든 검이 두 개로 나뉘어 양팔을 자를 듯 낙하한다.

나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기다렸다가 소천검법을 이용해 분광검의 파쇄식을 펼쳤다.

챙.

탱그르르. 퍽.

장석도의 검이 연무장 밖으로 날아가며 요란한 소리를 내었다.

스르르릉.

나는 일부러 천천히 검을 검집에 넣었다.

웃음기 가득하던 장내의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듯 내려앉았고, 장석도는 귀신이라도 본 사람처럼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다.

“네 명이 더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내가 교두를 보고 말했지만, 교두는 여전히 멍한 눈동자로 장석도의 검과 나를 번갈아 볼 뿐이었다.

#

정시 간엔 문파를 가리지 않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가도 정시가 끝난 후엔 서로 다시금 친목을 다지는 것이 그간의 무림학관 분위기였다라고 하면, 이번 기수의 분위기는 살얼음이 얼어있는 강 위를 한 발 한 발 걷는다는 느낌이 들 만큼 차가운 분위기였다.

무림맹에서는 물론이고 아직 어른이 덜 된 학관생들도 서로 간의 소속을 따져가며 집단 행동을 하기 마련이었기에, 세 개의 집단으로 통용되는 정도회, 백도회, 12봉성 그중 누가 대표가 되어도 다른 두 개의 세력은 서로 간의 이익을 따져 협력하거나 견제하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어찌 되었건 학관을 이수한 후에 사 년간 활동하게 되는 용봉지회의 자리를 하나라도 더 차지해야, 자신의 경력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사문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라는 존재로 인해 협력 관계가 형성될 수 없었던 세 개의 세력은, 나라는 불순물의 제거만을 위해 똘똘 뭉쳐있는 상황이었고, 이런 상황은 나와 함께 정시를 치렀던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건물 뒤로 끌려갔다 왔다고?”

동룡의 말에 남궁선화의 두 눈에 쌍심지가 켜진다.

“대체, 누가? 어떤 새끼가 감히! 걔들 지금 어딨어?”

“아, 의원전에 있어요.”

“뭐?”

“팔이 하나씩 부러졌거든요.”

“……다섯 명에게 끌려갔다 하지 않았니?”

“저의 형제는 셋이잖아요. 그리고 정시 때 상대한 인원들에 비하면 뭐 다섯은…….”

별것 아니라는 듯 당과를 먹는 동룡을 보며 남궁선화가 기가 막힌 눈으로 은호를 보았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교두들에게 이르지 않기로 약조를 하고 싸웠기 때문에…….”

“아니…… 지금 내 말은 그게 아닌데…….”

“태을문의 제자로서 이런 시비받는 건 합비에서부터 흔한 일이어서.”

은호는 과거 합비에 위치한 무관 소속들과 싸웠던 이야기를 했지만, 남궁선화는 전혀 안심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남궁 소저는 괜찮으십니까?”

내 물음에 남궁선화가 작게 한숨을 내쉰다.

“뭐, 우리라고 다르겠어요. 같이 수업을 듣는데 꼭 없는 사람 취급한다니까요. 물론 금은동 형제처럼 시비가 생기진 않는데.”

다행히도 남궁선화, 성모란, 모용재화는 무시당하는 것 말고는 직접적인 시비는 걸리지 않는 듯했다. 애당초 그들의 배경을 생각해 보면 태을문과 같이 만만하게 상대할 수 있진 않을 테니까.

학사 일정에서 이런 일들이 빈번이 일어나지만 교관과 교두들은 학관생의 일에 전혀 참견할 생각도 없어 보였다.

아니 되려 다른 학관생들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진 공자, 임명식에 갈 시간이에요.”

“가시죠.”

#

“……흠, 정말 받을 생각인가?”

학관 대표 임명식.

간부진이 완전히 꾸려지지 않은 나는, 일부의 간부들을 이끌고 임명식에 참석한 참이었다.

“문제가 있습니까?”

무림학관 관장과 행정원들 그리고 교두들만이 모여든 임명식에서, 관장은 몇 번이나 같은 질문을 반복하고 있었다.

“자네가 이걸 받아버리면, 정말로 학관에 융화되기 힘들 거네.”

“제가 이걸 받지 않는다 한들, 지금 학관생들이 절 인정할 것 같진 않은데요.”

“……내 경험이 있기에 하는 말일세.”

삼청무상검의 전인이 학관 대표를 스스로 포기했다는 이야기는 나도 알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자소단

-백향옥

-뇌성비

무당의 영약인 자소단. 진기한 향을 내는 백향옥. 금속을 두부처럼 잘라낼 수 있다는 비검, 뇌성비까지.

어느 것 하나 하찮다 말할 수 없는 보물들이였다.

“……후, 내 말 잘 듣게, 자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대표의 일이 만만한 것이 아니야. 만통부와 나눠야 하는 서류들도 수천 장에 달하고…….”

그리고 내 시선은 관장이 무슨 말을 하건 보물들 사이에 가 있었다.

내가 무조건 수석을 차지해야 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눈앞에 있었으니까.

“알겠나? 당장 자네의 업무에 구멍이 생긴다면 학사 일정이 모두 엉망이 되어버리네. 그때 가서는 우리가 자네를 구제해 주고 싶어도 구제해 줄 수 없다는 말일세.”

“알겠습니다.”

“응? 그럼 포기하는 건가?”

“걱정하시는 바를 알겠다는 말이었습니다.”

관장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진다.

“만통부의 부원 하나가 내게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지금 만통부의 부장이 자네를 상대로 무슨 원한을 품었는지 일을 잔뜩 만들고 있다더군. 그런 것들도 모두 감당 가능하겠나?”

며칠 전 만통부의 일을 도우라는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원한을 품었나 보다.

“상관없습니다.”

“……아니, 좀 잘 생각…….”

나는 기다릴 것 없이 손을 뻗어 자소단을 입 안에 넣어버렸다.

단지 두어 번 씹었을 뿐인데, 입안에서부터 청아한 향기가 사방에 풍긴다.

“아아…….”

무림학관 관장은 마치 제 살이 씹히는 양 고통스런 표정으로 내 입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겨, 결국…….”

“나머지도 잘 쓰도록 하겠습니다.”

뇌성비와 백향옥을 품에 넣고 관장실을 나오자, 간부로 함께 따라왔던 이들도 전부 멍한 표정이었다.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가도 되는 건가요?”

남궁선화의 말에 내가 걱정 말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정면 돌파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렇다면 주저할 필요는 없겠죠.”

남궁선화는 어쩐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나마 이번 보물 중에는 보석이 함께 있어서 다행이네요. 그걸 팔면 꽤 많은 돈을 벌게 될 테니. 그걸로 사람을 고용할까요?”

“무슨 말씀을, 이건 절대 팔 수 없습니다.”

백향옥.

이름 그대로 향기를 흘리는 하얀 옥을 말하는데, 천축 너머 색목인들이 사는 곳에서만 생산되는 귀한 물건이다. 생산량 자체가 많지 않아 중원에 수입되는 숫자 자체가 적기에, 고관대작가 부인들이 서로 돈을 쥐여주고 사려고 하는 보석이다.

“……보석으로 뭘 하려고요?”

“이걸로 만들 게 있습니다.”

백향옥의 가장 큰 효과는 피독파사의 효과다. 적은 양으로도 백독쯤은 중화할 수 있고 특히나 사기에 정신이 흘리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어, 마교인들이나 사도인들을 상대할 때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하는 물건이었다.

“대사형…….”

옆에서 무언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던 은호의 얼굴엔 의문이 가득했다.

“아까 관장님이 이야기하신 것 말입니다.”

“마음에 담아두지 말거라. 이미 내가 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한들 그들이 좋아할 리 없을 테니.”

“아뇨, 아뇨. 그게 아니라. 만통부 부장님을 만난 적이 있으십니까?”

은호의 질문에 시무룩해져 있던 세 여자가 동시에 나를 본다.

“학관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숙소에 방문한 적이 있다.”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나누셨습니까?”

“별거 아니었다. 만통부의 일을 미리 배워둘 겸 자신의 일을 도우라 하더구나.”

“!!”

“!!”

“!!”

세 여자와 은호의 눈이 토끼처럼 동그랗게 떠졌다.

은호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그, 그런데 왜 원한을 품고 있다는 겁니까?”

“그건 나도 모르겠다. 난 그저 일을 거절한 것뿐인데 말이다.”

“네엣?”

“지, 진 공자 지금 무슨…….”

“진 공자님 제가 잘못들은 거죠? 만통부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거절하셨다고요?”

“아니라고 해줘요…… 아니라고 해줘요!”

이들의 반응에 오히려 놀란 건 나였다.

“만통부가 그렇게나 대단한가?”

내 기억에 의하면 역대 학관 수석들은 누구도 만통부에 지원하지 않았다.

“그거야 만통부에서 받아주지 않으니까 그렇죠!”

“아…… 그런 거였습니까?”

“총군사께서 얼마나 까다롭게 사람을 뽑으시는데요. 심지어 만통부에서 일개 잡일만 해도 어지간한 문파 총관 자리는 잡을 수 있다는 게 세간의 평가인데.”

“그런 거였습니까?”

“정말 몰랐던 거예요?”

“알았어도 들어가지 않았을 겁니다.”

“왜요?”

“그곳에 들어가면 사제들과 함께 있지 못하지 않습니까.”

“…….”

“…….”

“…….”

“…….”

난 그저 솔직하게 말했을 뿐인데 또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요즘 어딜 가나 내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나 보다.

#

“여기에 두면 되겠습니까?”

행정원이 서류가 가득 담긴 작은 지게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책상 위에 두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그래도 만통부 서류인데.”

남궁선화가 이야기하자 행정원이 고개를 저었다.

“이런 지게가 10개는 더 올 겁니다. 일일이 책상 위에 쌓았다간 감당이 안 될 거 같은데. 괜찮습니까?”

“……그냥 거기에 내려두세요.”

행정원의 말처럼 서류가 가득 담긴 지게는 이후로 열두 개가 더 왔다.

학관대표단의 업무로, 간부실은 이미 가득 쌓인 서류로 인해 발 디딜 곳 하나 없었다.

일을 돕겠다며 금표와 동룡, 모용재화까지 왔지만, 당장 간부진에 있는 이들 중에 이런 서류 작업을 해본 이라곤 남궁선화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들이 할 일은 지게에 있는 서류들을 책상 위에 탑처럼 쌓는 것 뿐이었다.

“이런, 이거 가능한 겁니까?”

간부실 안으로 고개를 빼꼼 내미는 낯선 방문자는 다름 아닌 12봉성의 철순직이었다.

“여긴 어쩐 일이시죠?”

남궁선화의 날카로운 반응에도 철순직은 여전히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다.

“업무를 시작하셨다고 들었는데, 그게 잘 돌아가는지 걱정되어서 말입니다. 아무래도 대표단이 제대로 일을 못 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학관생들에게 미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걱정이시라면 간부진에 들어오시지, 그러세요?”

“제가 왜 그래야 하죠? 어차피 현 대표는 금방 짤리고 남은 이들끼리 새로운 대표단을 구성할 텐데요.”

“……할 말이 그거뿐이면 이제 돌아가 주실래요? 안 그래도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말이죠.”

“견학하면 안 됩니까?”

빙글빙글 웃는 철순직의 얼굴에 남궁선화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보라고 하세요.”

“네?”

말을 한 사람은 다름 아닌 진소운.

대표의 자리에서 서류를 보던 진소운이 별일 아닌 듯 말했다.

“뭐, 일이 잘 돌아가는지 보고 싶어서 온 것 아닙니까? 이쪽 정세를 파악해서 다른 이들에게 정보도 공유해야 하고 말이지요. 안 그런가요?”

“…….”

진소운의 말에 철순직의 얼굴이 미비하게 굳었다.

“하지만 진 공자님. 이 사람이 여기 있으면…….”

“어차피 대표단의 일은 학관생들이 원할 때 얼마든지 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냥 마음대로 하게 두세요.”

“알았어요.”

남궁선화는 철순직을 노려보며 말했다.

“견학하는 건 상관없지만, 일을 방해하거나 했다간 용서치 않을 거예요.”

“예,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한 철순직은 간부실 한편에 느긋하게 앉았다.

“혹시 차 같은 건 없습니까?”

“……우물에 처박히고 싶어요?”

“이런 남궁 소저께서 그런 과격한 말을 하실 줄 몰랐군요.”

“직접 당해보면 더 뼈저리게 느끼게 될걸요.”

“그럼 그냥 참겠습니다.”

남궁선화는 한숨을 쉬고 주변을 둘러보지만, 산처럼 쌓인 서류들에 한숨부터 나온다.

정리부터 시작해 분석과 결정의 과정까지 마치자면 최소 오십 명의 인원이 있어도 부족한 업무량.

더구나 대표인 진소운은 업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도 모른 채, 벌써부터 서류에 글씨를 써넣기 시작했다.

“……에?”

남궁선화가 깜짝 놀라 진소운에게 다가갔다.

“진 공자님. 이 서류들은 그렇게 막 하는 게…….”

진소운이 작성하던 서류를 보던 남궁선화의 눈이 서서히 커지기 시작했다.

“만통부 부장이라는 사람. 어지간히 속이 좁은 인간인가 봅니다. 쓸데없는 격식을 다 갖춰서 서류를 보냈네요.”

“……진 공자님. 이거 어떻게 알고 계신 거예요?”

남궁선화는 놀람을 금치 못했다.

평범한 피복 계획에 대한 서류지만, 처리하기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

금액에 맞춰 학관생들에게 지급해야 할 예산을 짜고 그것에 대한 근거를 세워 만통부로부터 돈을 받아내야 하는 까다로운 서류다.

이런 서류는 남궁세가 내에서도 부총관 급의 사람이 행정원 스물을 데리고 일주일을 꼬박 새워야 짤 수 있는 예산안인 것이다.

헌데 진소운은 그것을 일필휘지로 작성했고, 예산 금액과 그 금액에 관한 근거까지 모두 완벽하다 느껴질 만큼 탄탄하게 짜냈다.

“저희 아버지가 태을문의 외당 당주시지 않습니까.”

진소운은 그렇게 이야기하곤 그다음 서류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요.”

남궁선화가 멈칫하는 사이, 진소운은 이미 부식 관련 예산안 서류 작성까지 모두 마쳤다.

“…….”

옆에서 이 사태를 모두 지켜보고 있던 철순직이 천천히 남궁선화에게 다가가 그녀가 보고 있던 서류를 보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눈을 부릅떴다.

“이게 무슨…….”

진소운이 작성한 서류는 그야말로 군더더기 없이 완벽한 것이었다.

간부진이 모두 갖춰지고, 각 문파에서 행정 일을 맡아본 제자들 모두를 데려와서 해야 하는 일.

대표단의 규모만 기본 100명으로 구성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그걸 진소운은 혼자서 처리해 내고 있는 것이었다.

철순직도 사문에서 행정 일을 해봤기에 이 일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고 있었다.

진소운은 별것 아니라는 듯 또 하나의 서류를 마무리하여 옆에 쌓아두었고, 남궁선화와 철순직은 또 놀라며 서류를 보는 일의 연속이었다.

“이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사람까지 부릅니까.”

사실 진소운에겐 업무 처리는 애당초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이미 만통부의 모든 서류가 머릿속에 들어있으니, 이 당시 만통부와 무림학관 간에 오간 서류들의 완성본 또한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 전생의 기억들을 현생에 알맞게 숫자만 조금 변경하여 작성하면 업무는 끝.

“대체…… 당신은…….”

철순직과 남궁선화가 믿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진소운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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