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모든 걸 기억하는 천재무사-182화 (182/357)

#182. <다시 쓰는 사천혈사(2)>

피융──

혈교의 부대 내부에서 갑자기 쏘아져 오른 신호탄.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밤하늘을 날아오른 신호탄에 혈교인들은 난리가 났다.

“침입자다!”

“저쪽이다!”

“반드시 죽여!”

수백의 인원이 내 쪽으로 미친 듯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적진의 한복판에서 이럴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고도 신호탄을 쏜 이유는 단 하나.

‘가랏! 모용재화!’

퐁──

이백 장이나 떨어진 곳에서 간신이 작은 폭음이 들려온다.

이어, 바람을 찢어발기는 소리와 함께 화살 한 대가 혈교의 부대 한가운데 떨어진다.

펑!

본래의 벽력시가 아닌, 화살촉의 폭발을 사용하는 미완의 벽력시.

하지만 수십 개로 비산한 화살 조각의 위력은 연약한 인간의 몸에 구멍을 뚫기에 충분했다.

“끄아아악!”

“커흑!”

“캬학!”

좁쌀만큼 작은 구멍이지만, 신체의 운용을 멎게 하기엔 충분한 관통력.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진 날벼락은, 살기 등등하게 침입자를 노리던 혈교인들에게 끔찍한 공포를 선사했다.

“바, 방패! 방패 가져와!!!”

“도망쳐! 또 온다!”

“피해!”

펑!

또 한 발의 벽력시가 떨어지며, 그야말로 부대는 혼란에 젖었다.

사방에선 혈의인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고, 제때 도망치지 못한 술사들도 철 조각에 큰 부상을 당했다.

‘어…… 어?’

그러다 화살 한 대가 내 쪽으로 떨어졌다.

나는 기겁하는 심정으로 천하독행신을 펼쳐 자리에서 벗어났다.

펑!

나의 존재를 파악하고 다가오던 혈교의 인원들 사이로 철 조각이 튀며, 우후죽순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나는 정말 찰나의 차이로 피한 것.

“……일부러 그런 건 아니겠지?”

불안감이 머릿속을 스쳤지만, 이내 털어냈다.

“암, 우리 재화가 나한테 그럴 리 없지. 은호나 금표면 몰라도.”

첫 만남에서부터 유달리 잘 따랐던 재화다.

막돼먹은 금표나 은호와는 다른 아이였다.

그래, 그럴 것이다.

아무튼 재화가 적절한 곳에 벽력시를 꽂아준 덕분에 혈교놈들의 시야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되지 않았는가.

나는 비명이 난무한 혈교의 주둔지 내부에서 그림자만을 찾아다니며 귀식행보를 펼쳤다.

그리고 예의 특이한 모양의 막사에 다가갔다.

온통 붉은색의 천으로 만들어진 막사.

모서리 공간들에는 황금색 줄무늬가 들어가 있었고, 결정적으로 혈교를 상징하는 황금색 괴조가 막사의 꼭대기에 놓여있었다.

“바로 여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놀리던 나는, 갑작스런 소란에 우뚝 멈춰 섰다.

수십의 인원들이 이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던 것.

‘설마, 귀식행보를 알아차렸다고?’

나는 얼른 귀식행보에 이어 귀식대법까지 펼치며 최대한 기척을 숨겼다.

#

혈해진기를 주둔지 전체로 펼치던 변호성이 번쩍 눈을 떴다.

방금전까지 느껴지던 이질적인 기척이 서서히 사라진 것이다.

“잡았군.”

분명, 혈교의 것과는 다른 기척을 지닌 존재가 주둔지 내에 나타났었다.

그러곤 이곳의 위치를 까발리려는 듯 신호탄을 쏘고는, 잠시 후 사라졌다.

“어리석은 짓이야. 이 위치를 안다 한들, 혈해환상무진을 통과할 수 있는 자는 없을 테니.”

과거 신교 내에서 분석하기론, 백도 위선자들 중 가장 똑똑한 집단이라는 제갈세가의 기문진식도 혈해환상무진에 비할 바가 아니라 했었다.

제갈세가의 기문진식도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는 이들이 혈교의 혈해환상무진을 통과할 수는 없을 터.

그때, 막사 밖으로 커다란 폭음이 들린다.

펑!

폭음이 터진 후에는 자랑스런 혈교인들의 처절한 비명이 들려왔다.

‘죽일 놈들…….’

하지만 저 빌어먹을 화살에는 이가 갈린다.

겨우 한 대의 화살이 떨어질 뿐인데, 그 화살에 의해 최소 서너 명이 전투 불능 상태에 빠져버린다.

더구나 그나마 적이 어디 있는지 가늠이 됐던 어제와 달리, 오늘은 아예 어디서 쏘는지조차 구분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누구보다 용맹한 혈의인들이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

우드득.

책상 모서리가 가루가 되어 바닥에 쌓인다.

분노를 이렇게밖에 표출할 수 없는 것이 무엇보다 분했다.

그때, 수십의 인원이 막사로 우르르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교주님!”

“괜찮으십니까!”

수십의 인원이 한 번에 들어서면서 커다란 막사가 금세 가득 찼다.

변호성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

“이 무슨 소란이냐! 내가 저따위 화살에 두려워하리라 생각한 것이냐?”

변호성의 일갈에 혈의인들이 난색을 표했다.

“그, 그렇지 않사옵니다.”

“저 빌어먹을 궁사는 잡은 것이냐?”

“그건 지금 수색 중이옵고…….”

쾅-!

보고가 채 끝나기도 전에, 변호성이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이 쓸모없는 것들! 그 명령 하나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아, 아닙니다! 소교주님. 그것보다, 지금 부대 내에 침입자가 있습니다.”

“뭐?”

수하의 말에 변호성의 얼굴이 샐쭉하게 변했다.

“놈을 잡은 것이 아니었다고?”

“네! 그, 그렇습니다. 놈이 혼란한 틈을 타 포위망을 벗어났는데, 그것이…… 어디로 사라진 지 도무지 알 길이 없어…….”

“…….”

변호성은 다시금 혈해진기를 끌어올렸다.

이미 이갑자에 이른 그의 내공은 이 정도 주둔지 내에선 개미 한 마리도 놓치지 않을 정도였다.

잠시 집중하던 변호성의 미간이 일그러진다.

‘없는데……?’

하지만 아무리 주둔지를 샅샅이 살펴도, 예의 그 이질적인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펑!

크아악!

크윽!

사, 살려줘!

그사이 막사 밖에선 혈의인들의 비명이 또다시 들려왔다.

변호성의 이마 위로 핏대가 선명하게 불거졌다.

“당장 저 빌어먹을 화살을 쏘는 놈부터 잡아!!!”

“하, 하지만 소교주님!”

“내가 살수 따위에게 당할 사람으로 보이느냐!”

“…….”

소교주는 혈교 내에서는 물론이고, 서장 내에서도 동 나이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경지에 오른 이였다.

저 멀리 강호에서도 용소아 정도나 되어야 그와 비교할 수 있다는 말이 종종 돌곤 했었다.

혈의인이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최소 호위 인력만 남기고 나머지는 바로 활을 쏘는 놈을 추살하도록 하겠습니다.”

“놈을 단매에 쳐 죽이지 마라. 한 조각 한 조각 포를 떠서 제 몸의 살이 모두 사라지는 걸 목도하게 한 후에 죽이도록 해라.”

“존명!”

혈의인들이 모두 막사에서 나간 후에도 변호성의 분은 풀리지 않았다.

“어쩌다, 어쩌다 이런 꼴이……!”

본산에 계신 아버지가 봤다면 뭐라 불호령을 내리셨을까.

“으아아악!”

드드드드 떨리던 탁자가 결국 변호성의 격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가루로 화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과거 할아버지가 신교를 나서며 끌고 왔던 철강시 중 하나를 어처구니없이 잃었다.

이제 철강시는 본 산에 두 구밖에 남지 않았다.

무엇보다 분이 삼켜지지 않는 점은 최소 무림맹의 본대를 만나야 어려움을 겪으리라 예상했던 바와 달리, 학관생들의 손에 철강시가 무력화되어 버린 것.

“그놈은 대체 뭐였지?”

일각이 금강력을 쓴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뒤늦게 나타난 그놈이 상승기력을 쓰리라곤 혈교 내의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무당은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으니 태극력일 리는 없고…… 그렇다면, 삼청문?”

삼청문의 후예가 있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계획이 어그러지는 기분이었다.

이대로라면, 강호 정벌의 대계가 모조리 흔들릴 수도 있었다.

변호성이 흥분을 가라앉히며 나직이 수하를 불렀다.

“추혈…….”

호위를 서고 있던 흑의인이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는다.

“넷!”

“부대를 재정비하라 일러라.”

“…….”

쉬이 대답하지 못하는 수하를 향해 변호성이 단호한 음성으로 명령했다.

“추격대가 궁사를 잡는 동안, 우리는 소림과 점창의 뒤를 친다.”

추혈이라 불린 사내는 여전히 대답이 없다.

이를 이해한다는 듯 변호성이 말을 이었다.

“아직 혈해옥과 환상지가 있다. 그 정체불명의 놈만 잡아 놓으면, 그들을 이곳에서 모조리 죽일 수 있을 것이다.”

추혈은 잠시 고개를 들어 변호성을 바라본 후 고개를 끄덕였다.

“존명!”

대답과 동시에 추혈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하지만 막사 내의 그 누구도 그 모습을 신기하게 여기지 않았다.

변호성은 자신의 손가락에 끼워진 붉은 괴조 반지를 바라보며 읊조렸다.

“제아무리 삼청문의 후예라 한들 혈해환상무진과 시혈사령혼세진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혈교의 대계를 망가뜨려 버린 그놈은 저 빌어먹을 궁사보다 더욱 고통스럽게 죽일 작정이다.

아니, 더 나아가 그놈의 가족과 친구들까지 모두 하나하나 포를 떠 죽일 테다.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모습을 꼭 두 눈으로 보…….

“정말?”

갑자기 낯선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변호성이 고개를 든 순간.

그는 보았다.

허공에 생겨난 기다란 흑검이 호위들의 등을 꿰뚫는 광경을.

“꺼억…….”

“억…….”

“큽…….”

폐가 단번에 뚫린 건지, 호위들은 한 모금의 비명도 내지르지 못한 채 요절해 버렸다.

이어 목을 찔러 들어오는 서늘한 칼날의 기운.

그리고 그보다 더욱 서늘한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든다.

“음음…… 움직이지 마, 조금만 움직여도 바로 찔러 죽일 거니까.”

“…….”

변호성은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쓰며, 귓가에 바짝 다가온 낯선 이를 향해 물었다.

“네놈은 누구냐?”

“정확하진 않은데, 방금 얘기한 삼청문의 후예 어쩌고 한 사람이 바로 나일 거야.”

태연한 음성에 변호성이 꿀꺽 침을 삼켰다.

철강시를 죽인 그놈이란 말인가?

“나도 궁금한 점이 있는데 방금 말한 혈해환상무진이란 게, 여기 주둔지에 펼쳐진 것 맞아?”

“맞다.”

“오! 그래? 근데 방금 그 혈해환상무진을 이야기하면서 그 이상한 반지를 바라보던데. 그거랑 관련 있는 건가?”

“잘 봤구나. 이것이 바로 본교의 신물인 환상지다.”

“어떻게 쓰는 거지?”

“그게 왜 궁금하지?”

“내가 주인이 되면 사용법을 알아야 할 것 아냐?”

당당한 대답에 변호성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어떤 기문진이든 환상지의 기운을 불어넣으면 끝이다.”

“진짜?! 대단한 신물이네.”

“본교의 역사와 함께한 물건이니까.”

철상시를 죽인 놈은 의아한 듯 물어온다.

“근데 그렇게 쉽게 이야기해 줘도 돼?”

“후훗, 네놈이 이걸 가져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느냐?”

“응?”

변호성이 말과 함께 혈해진기를 끌어올렸다.

낯선 음성의 주인은 곧장 변호성의 동맥에 칼을 박아넣었다.

하지만.

“어라?”

손쉽게 피부를 가르고 동맥에 상처를 줘야 할 칼이 더 이상 박히지 않았다.

아니, 되려 상처가 빠르게 회복되며 칼날을 밀어내고 있었다.

“광혈인 시술을 받은 것인가?”

침입자의 입에서 터져 나온 말에 변호성이 탄성을 터트렸다.

“네놈이 어찌 광혈인에 대해서 아느냐?”

평범한 백도인이 알 수 있는 정보가 아니었다.

하지만 침입자는 태연하게 말했다.

“붉게 변하는 피부와 머리카락만 봐도 광혈인이잖아.”

“……아니, 네놈이 그걸 어찌 알고 있냐는…….”

그러나 변호성은 말을 잇지 못했다.

어느 순간, 그의 손이 닿은 목으로 진기가 빨려 들어가기 시작한 것.

“커흑…… 이, 이건…….”

“쫌 당황스럽지? 이건 우리끼리만의 비밀이야.”

“흐, 흡혈종? 네놈 마교에서 보냈더냐?”

“아니, 난 마교 출신이 아냐. 정확히 말하면 마교를 증오하는 쪽 출신이지.”

광혈인으로 변하면 잠력이 폭발하며 내공이 세 배로 늘어난다.

하지만, 이 눈앞의 침입자는 장강과도 같은 거대한 내공을 끝도 없이 빨아들이고 있었다.

덕분에 붉게 변하던 피부마저 본래의 색깔로 돌아오고 있었다.

“어쨌든 설명 고마워. 전생에선 이런 물건 없었는데. 이번 생에선 큰 도움 받게 생겼네.”

암전하는 시야 틈으로, 놈이 귀찮다는 듯 손을 흔드는 모습이 보인다.

“잘 가고, 먼저 가서 지옥에서 자리 잡아놔. 너네 혈교 놈들에 이어 마교 놈들도 곧 따라갈 테니까.”

“어으…… 어으…….”

#

광혈인으로 변하던 놈의 목을 단매에 잘라낸 후, 목내이가 될 때까지 청룡환을 발동시켰다.

‘혈해진기는 그래도 마기보다는 흡수하기 쉽네.’

더구나 대대로 이원진기를 통해 내공을 물려받았는지, 녀석의 내공을 흡수하는 와중에 마치 영약을 먹은 것처럼 내공의 양 자체가 늘어나는 느낌도 들었다.

“이렇게 많이 퍼줄 줄 알았으면 유언이라도 들어 줄 걸 그랬나?”

뭔가 마지막에 말을 하고 싶어 했던 것 같은데…….

“어쨌든 땡잡았군.”

혈해옥은 물론이고, 환상지라는 말도 안 되는 신물을 손에 넣었다.

정시 때의 일을 생각하면, 앞으로의 전투와 전쟁에서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역시 사람은 착한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니까.”

나는 성화멸마수를 일으켜 목내이의 사체에 하나, 호위들의 몸에 하나씩 놓아주었다.

녀석들의 몸에서 사기를 연료 삼은 성화멸마수는 평소보다 더욱 맹렬한 불꽃을 피우며 사방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부, 불이야!”

“불이야!”

“소교주님의 막사가!”

사람들이 하나둘 기겁하며 모여들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금 귀식행보를 펼쳐 놈들의 주둔지를 빠져나왔다.

“흐흐…….”

한참이나 놈들에게서 떨어진 후에야, 참았던 웃음을 마구 터트렸다.

“음화화화화화! 빌어먹을 혈마종은 이제 시작이다! 마신 놈아 기다려라!”

나는 목소리가 밤하늘을 쩌렁쩌렁하게 울리도록 포효했다.

#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진소운의 목소리가 닿지도 않을 먼 곳.

절벽 위에 선 사내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먼 곳의 무언가를 바라보며 피식 웃음을 내뱉었다.

“웃긴 놈이군. 혈마종이 신교의 전력이라 생각하는 건가?”

오연하게 선 사내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허공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감히 마신님을 욕한 놈입니다. 잡아 올까요?”

분명 사내 말고는 아무도 없었건만, 선명하게 들리는 목소리.

사내는 괜찮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됐어. 본래 내가 할 일이었는데, 대신해 준 거잖아.”

“하지만, 환상지는 신교의 신물입니다.”

“진짜 신물이면 이미 본교가 가지고 있었겠지. 너도 알잖아. 저런 반쪽짜리는 본교의 진짜 신물에 비할 수 없다는 걸.”

“…….”

사내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허공에서 누군가 보이는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래도 신기하네. 삼청문의 힘도 쓰는 데다, 잠입할 때는 죽은 사람처럼 기척을 죽이다니. 너는 이런 거 본 적 있어?”

여전히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답변이 흘러나왔다.

“본교의 암흑…….”

“에이, 그건 마향이 남잖아. 쟤처럼 흔적을 죽일 수 있냐고?”

“…….”

침묵이 내려앉자, 사내는 정말 궁금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정체가 뭐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엥? 아이고 왜 이래. 내가 천마흑검대한테 그런 일이나 시키는 사람이야?”

“소교주께서 원하시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저희의 일입니다.”

소교주라 불린 사내는 허공을 향해 손을 내저으며 여유로이 웃었다.

“하하 됐어. 저 정도의 인물이면 굳이 우리가 나서지 않아도 정보는 들어오겠지. 한번 천천히 알아보자고.”

“존명!”

말과 함께 사내는 다시금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바라보며 웃음 지었다.

“다시 만날 때까지 살아 있었으면 좋겠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