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모든 걸 기억하는 천재무사-191화 (191/357)

191. <과거로부터 온 전령>

저벅저벅

무림맹 최고 인사 두 사람이 학관을 나와 맹으로 향하고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호위들은 은밀하게 암경을 뿜어, 사람들이 스스로 두 사람이 걷는 거리를 피하게 만들었다.

덕분에 두 사람은 방해 없이 편안히 걸을 수 있었다.

“어떠셨습니까?”

제갈소명이 물었다.

진소운의 이야기만 나오면 조잘조잘 질문을 연신 해대던 혁무강이 아니던가.

“흠…….”

혁무강은 질문에 대답도 않은 채로 몇 걸음이나 더 걷더니 이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

“흥미로운 아이더군요.”

“흥미롭다고요?”

깊은 생각에 빠져있던 혁무강이 제갈소명을 보며 빙긋 웃었다.

“그간 총군사에게 말로만 전해 들었기에 확실히 느끼지 못했습니다만……. 직접 보고 나니 한 가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무엇입니까?”

“총군사께서 제게 진소운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셨다는 걸요.”

제갈소명의 얼굴이 종잇장처럼 구겨진다.

“그건 이미 다 끝난 이야기 아닙니까!”

혁무강이 허허롭게 웃으며 수염을 쓰다듬었다.

“농입니다. 농.”

“…….”

“아무튼 그런 걸 떠나서 분명 신기한 부분이 많은 아이더군요. 저는 특히…….”

혁무강이 제갈소명을 보며 의미심장하게 웃는다.

“무림맹주와 총군사를 앞에 두고 그리 뻔뻔하게 연기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더군요.”

“…….”

역시나 맹주는 알고 있었다.

혼탁한 정치권의 귀계와 모략에 관해선 자신보다 한 수 위가 아니던가.

혁무강은 정말 놀랐다는 듯이 눈썹을 들썩거렸다.

“그래도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정말로 속을 뻔했습니다.”

“아주 맹랑한 놈이지요.”

총군사의 동조에, 혁무강은 뭔가를 그리듯 눈을 감았다.

“그래서 정말로, 정말로…… 기대가 됩니다.”

그러곤 이내, 번쩍 떠진 그의 눈가가 초승달처럼 휘어진다.

“지금 자라는 신성들과 그 아이가 이끌어갈 무림맹의 모습이 말입니다.”

“…….”

혁무강의 말에 제갈소명의 미간에 내 천(川)자가 그려졌다.

어찌하여 신성과 진소운을 나누어 말한 것일까?

당금의 신성들이라 하면, 용소아를 비롯한 용봉지회와 그 윗대의 칠성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 중 그 누구와 비교해 봐도 진소운의 재능이 대단하다 볼 수는 없었다.

“진소운에게…… 너무 이입하시는 것 아닙니까?”

합리적인 의문에 혁무강이 고개를 끄덕인다.

“어쩌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군요.”

“그건 진소운에게도 별로 좋은 일이 아닙니다.”

혁무강이 잠시 고민하더니, 제갈소명을 향해 물었다.

“흠…… 총군사께선 진소운이 어디까지 가리라 보십니까?”

갑작스레 들어오는 요상한 역질문에 제갈소명은 말이 턱 걸렸다.

질문을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다만, 그저, 그에 대해 한 번도 본격적인 그림을 그려보지 않았기 때문일 뿐.

“글쎄요. 전 심현각을 녀석에게 맡길 생각이었습니다.”

“만통부가 아니라요?”

“보셔서 알겠지만, 사람의 심계를 보는 눈도 깊은 녀석입니다. 놈이 활개를 치기엔 심현각만큼 좋은 놀이터도 없겠죠.”

고개를 끄덕이던 혁무강이 계속 질문을 이어간다.

“그 아이가 그 자리에 멈춰 있을 거라 생각하십니까?”

“…….”

재차 이어진 질문엔 답을 하지 못했다.

처음 철검문에서 봤을 때만 해도 만통부에서 쓸 만한 직원 정도로 판단했고, 정시를 통과하는 모습을 보았을 땐 심현각이나 만통부 둘 중 하나를 맡겨도 되겠다 생각했다.

진소운 또한 저 자신을 위해, 나아가 사문을 위해 그 정도면 충분히 만족할 것이라 생각했다.

만통부와 심현각이 지닌 존재적 상징성은, 강호의 널린 수많은 무인들이 바라는 최고의 위치나 다름이 없으니까.

하지만 지금, 과연 진소운이 그에 만족할 것 같냐고 묻는다면…….

“역시나 대답을 못 하시는군요.”

“…….”

혁무강의 말대로였다.

자신은 도저히 가늠할 수가 없었다.

“그럼 맹주께선 그놈이 어디까지 나아가리라 보십니까?”

혁무강은 제 손에 들린 보따리를 들어 시선에 맞추었다.

“글쎄요. 저도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삐이익──

하늘에 울리는 매의 울음소리에 혁무강이 고개를 든다.

이렇게 시의적절하게 매가 나타난 것이 우연일까?

“새장에 들어갈 새로는 안 보였습니다.”

혁무강의 말에 제갈소명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아이는 권력을 무척이나 우습게 보더군요. 마치 도구라도 되는 양.”

“그게 무슨…….”

갑자기 혁무강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명현 도장 말입니다…….”

“갑자기 그는 왜……?”

“진소운에게 심하게 구타를 당했다고 합니다.”

순간, 제갈소명의 미간이 일그러진다.

“네? 그게 무슨…….”

“다른 장로들과 달리 명현 도장만 칩거 중이지 않습니까. 아직 얼굴에 멍이 다 빠지지 않아 그렇답니다.”

“……이 미친놈이…….”

아무리 꼴 보기 싫은 놈이고, 이야기를 듣는 순간 속 시원하긴 했지만 그래도 장로원의 장로를 두들겨 패다니.

제갈소명이 너무 놀라 멍한 표정을 짓는 사이, 혁무강이 말을 이었다.

“방금 전 제 앞에서 연기를 한 것도 그렇고……, 권력이란 그 아이가 동경하고 쟁취하고 싶은 대상이 아니란 이야기겠지요.”

제갈소명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냥 미친놈 아닙니까?”

혁무강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잔잔하게 미소 지었다.

“참으로 재밌지 않습니까. 권력을 우습게 보지만, 자신이 가진 권력은 손에서 절대 놓지 않습니다.”

일순 그의 안광이 명료하게 빛난다.

“결국 권력이란, 그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무언가를 충족시키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뜻이겠지요.”

제갈소명은 그런 식으로 사람의 심계를 읽어보려 한 적이 없었기에, 혁무강이 한 말을 곰곰이 되새겼다.

혁무강은 고뇌에 빠진 총군사를 바라보며 읊조렸다.

“그렇게 지켜낸 권력으로 그 아이가 하는 일이란 게, 결국 누군가를 구해내는 것…….”

잠시 말을 멈춘 혁무강의 얼굴에, 왠지 모를 기대감이 어린다.

“참으로 신기한 아이가 아닙니까.”

“……맹주께선, 비약이 너무 심하시군요.”

제갈소명 역시 어느 정도 일리 있는 말이다 싶지만, 가슴에 쉽게 와닿진 않는다.

워낙에 진소운이 하는 미친 짓거리를 많이 봐와서 그런 걸까.

혁무강의 단호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렇기에 진소운은 다른 신성들과 분리해서 봐야 한다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론 조금 궁금하기도 하고요.”

“어떤 것이 말입니까?”

“그 아이에게 충분한 힘과 권력이 주어졌을 때, 과연 어떤 지도자가 될지 말입니다.”

“…….”

제갈소명은 대답할 수 없다는 듯 입을 꾸욱 다물었다.

맹주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는 걸 맹의 사람들이 안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테니.

“…….”

혁무강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이내 다른 화제로 말을 돌린다.

“그나저나 생각보다 너무 큰 공을 세워 이를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혈교의 소교주라니…….”

“별수 있겠습니까? 그러게 영민한 놈이 어째 가장 큰 공훈을 나중에서야 말했을까요.”

“역시나 총군사는 솔직하지 못합니다.”

“무, 무슨 소릴 하시는 겁니까?”

“입술을 씰룩거리고 있지 않습니까.”

제갈소명이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길게 쉰다.

“사천의 일이 끝난 후에 함께 공을 치하하시죠.”

“그걸로 끝입니까?”

아무래도 맹주가 진소운에게 단단히 꽂힌 모양이었다.

제갈소명은 결국 생각했던 바를 구체적으로 털어놓았다.

“……안휘성의 지부들 구매처를 태을문의 대천상단으로 몰아줄 생각입니다. 그 정도면 상단이 자리를 잡는 데 큰 도움이 되겠지요.”

그제야 혁무강이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거참 잘됐군요. 혹여나 불만의 소리가 흘러나오거든 제게 보내십시오.”

“됐습니다. 저라고 그 정도도 대처하지 못할 거로 생각하십니까?”

툴툴거리는 제갈소명을 보며 혁무강이 씨익 웃었다.

손자의 앞날을 걱정하는 노부부처럼 두 사람은 나란히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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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관장실을 나온 나는 기숙사로 돌아가다가 발걸음을 돌렸다.

딱히 목적지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바로 기숙사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을 뿐.

학관 외부를 통째로 두르고 있는 산책로를 천천히 걷자니 짙은 녹음의 향기가 폐부를 가득 채운다.

평소에 항시 넓게 펼쳐 놓는 기감을 모두 수습하여 몸의 긴장을 풀었다.

그렇게 얼마간 산책을 이어가니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왔다는 실감이 났다.

이름 모를 산새들의 울음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리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튀어나온 작은 야생동물들이 나무 사이를 뛰어다닌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피 말리는 추격전과 전투를 벌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곳은 평화로웠다.

산책로를 걷다 애정 어린 말을 나누는 이들부터, 공터에서 검론을 나누는 이들까지.

학관생들은 평범한 일상을 누리고 있었다.

사천에서의 일이 이들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건, 곧 사천의 일이 전생과 같이 ‘혈사’로 번지지 않았다는 반증.

나는 왠지 모르게 가슴이 간질거렸다.

‘정말로 바꾸었다…….’

물론, 그전에도 많은 것을 바꾸었다.

하지만 대부분 나 자신과 관련된, 더 나아가면 내 주변인들, 그리고 사문에 대한 것들이 대부분.

실제로 처절한 전쟁으로 번질 일을 막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간 내 나름대로 정마대전에 대비하여 많은 것들을 바꾸고 준비했지만, 그 노력이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할 수도 있다 생각했었다.

수많은 역사 속 일들이 그러했듯, 한 사람의 행동이 거대한 장강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는 거니까.

스스로 회의적인 시선을 품고 있었음에도 계속 무언가를 바꾸기 위해 애써왔다.

오직 그것만이 전생에 내가 겪었던 죄책감 가득한 악몽들을 지울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무작정 사천으로 향했던 일이 처음으로 역사를 바꾼 것이다.

‘사천혈사’라는 역사는 이제 세상에서 지워지리라.

아마도 늘상 그랬듯, 무림맹의 수많은 정적 중 하나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라고 기록되겠지.

때문에 그 누구도 ‘사천혈사’에 대해서 모를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구했는지, 얼마나 많은 희생을 막아냈는지 기록되지 않을 것기에.

아무도 내가 한 일에 공치사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쁘지 않은 기분이다.’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간다.

이로 인해 무고한 민간인들이 평안한 자신의 삶을 이어 갈 것이고, 사천엔 무사들의 피가 조금 덜 흐를 것이다.

더 나아가 소정대와 같이, 머릿수로 적을 상대하는 이들의 허무한 죽음도 조금은 줄겠지.

‘그렇게만 되어도 더 바랄 게 없지.’

전생에서의 정마대전 시절.

혈마대의 폭풍 같은 공격 세례에 소정대원 둘을 잃고 허무한 마음을 금치 못했던 나는, 소정대원들에게 우리가 왜 싸우고 있는지 물었다.

[무림의 안녕? 뭔 개소리야! 난 그냥 예전처럼 판판이 놀면서 월봉이나 받고 싶은 건데!]

[아, 홍월루 정향이 보고 싶어서. 걔는 내가 무림맹원인 게 좋대.]

[내가 이 새끼한테 받을 빚이 있거든. 근데 이 새끼가 무림맹에 돌아가면 갚는다네?]

천하의 쌍놈들답게 돌아오는 대답도 하나같이 천박하기 그지없었다.

근데 생각해 보면 내 대답 또한 그들이 한 대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냥 살고 싶어서.

돌아오지 않을 예전의 평화를 다시금 누리고 싶어서.

단지 그뿐이었다.

우리 중 누구도 전쟁 이후에 부귀영화를 약속받지 못했다.

운이 좋으면 정마대전이 끝날 때까지 살아남는 것이고, 안 좋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죽을 수 있는.

그냥 지랄맞은 삶.

그것을 막아냈다는 것만으로도 내게 충분한 의미가 되었다.

‘앞으로도…… 앞으로도…… 계속 벌어질 역사를 지워나가야겠지.’

몇 번이나 지울 수 있을지는 나도 알 수 없다.

혼자서 장강의 물살을 막아낸다는 건 불가능한 일일 테니까.

그래도 내가 전생에 사문과 그 빌어먹을 놈들에게 진 빚을 비싸게 되갚는다 생각한다면, 설사 불가능한 일일지라도 물러설 생각 따윈 깡그리 사라진다.

“후우…….”

옛 생각을 더듬다 보니 소정대원들의 얼굴이 하나둘 떠오른다.

다들 출신도 제각각, 신분도 제각각이었지만 공통된 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우리보다 잘난 놈들을 극혐했다는 것.

특히나 무림학관 출신의 정예들을 질리도록 싫어했는데.

어디 하나 기댈 데 없는 밑바닥 출신 놈들에게, 번듯한 문파의 촉망받는 후기지수가 좋게 보일 리 만무하지 않겠나.

더구나 학관 출신들은 기본적으로 대주 직책에서부터 시작하니, 소정대원들의 입장에선 자신들이 몇 년을 복무했건 파릇파릇한 놈에게 굽신거려야 하는 게 여간 열 받는 일이 아니었다.

“학관 대표가 된 지금 내 모습을 보면 다들 아연실색하겠군. 후후.”

어쩐지 소정대 놈들의 똥 씹은 표정을 상상하니 더욱 기분이 좋아졌다.

머리가 얼추 정리된 나는 발걸음을 기숙사로 돌렸다.

단전의 내기는 이미 성도에 있는 동안 다 채웠지만, 사천을 오가며 몸에 켜켜이 쌓인 피로는 오직 휴식으로만 풀 수 있을 테니.

그렇게 천천히 학관 내부를 둘러보며 기숙사가 있는 곳으로 가고 있을 때.

퍽, 퍽, 퍽, 퍽.

꽤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뭐지?’

거둬들였던 기감을 펼치자, 건물 사이에서 무인들의 기감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 골목 안을 살펴보니, 오대세가의 소속으로 보이는 네댓의 인원이 망을 보듯 주변에 빙 둘러서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는, 두 사람이 바닥에서 뒤엉키고 있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뒤엉키는 게 아니구나.’

한쪽이 일방적으로 맞고 있는 모습.

어디 소속인지 알 수 없는 작은 체구의 학관생은 어떻게든 반격을 하려 하지만, 덩치 큰 상대는 작은 체구의 학관생을 농락하듯 가지고 놀았다.

‘쯧.’

아무리 백도를 표방한다 해도 혈기 왕성한 무인들이 모인 곳인 만큼, 싸움이 일상인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 또한 소정대에 처음 들어갔을 땐, 소정대원들과 몇 번이나 시비가 붙어 싸움을 하기도 했으니까.

그렇다 해도 사천에서 뼈 빠지게 사람을 구하고 돌아온 날에 이런 장면을 보게 되다니…….

이거, 썩 유쾌한 일은 아니란 말이지.

‘이 새끼들이 감히 내 눈에 띄어?’

잡친 기분을 되돌리기 위해선 정의 구현이 필요한 시점.

게다가 불의를 참지 못하는 내 앞에서 다대일로 비겁하게 굴어?

뚜둑뚜둑.

“야, 이 새끼들…….”

손가락을 풀며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텁.

작은 체구의 학관생이 덩치의 손을 잡더니.

휘릭. 부웅- 퍽!

딱딱한 바닥에 내팽개치는 것 아닌가?

“……!”

나는 뜨악하는 심정으로 입을 쩍 벌릴 수밖에 없었다.

작은 체구 학관생의 신위에 놀랐다기보단 그가 펼친 무공에 기함을 금치 못한 것.

‘이게 무슨?’

전생에 소정대의 야율재에게 배워 현생에 요긴하게 써 왔던 유운신공.

그 유운신공의 연화(蓮花)가 방금 펼쳐졌다.

‘저게 왜 여기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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