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 <학관에 방문한 불청객(3)>
톡. 톡. 톡. 톡. 톡.
철순직은 규칙적으로 탁자를 두들겼다.
깊은 생각에 빠졌을 때 나오는 그만의 버릇.
한참을 두드리던 그의 손가락이 멈췄다.
“어찌 된 일일까.”
사천에서 돌아온 뒤, 먼저 말을 꺼낸 건 남화성이었다.
[철 형…… 내가 대표 간부단에 들어가는 건 어떻게 생각하오?]
예상치 못한 말이었기에 철순직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다른 이들도 들어가려고 하지 않겠소? 내가 미리 들어가서 내부 분위기를 파악하겠소.]
물론 흔들리는 진소운의 대표단이 자리를 잡아버린다면 그 전에 간부석 하나라도 차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래야 남은 학사 기간 조금이라도 12봉성에 도움이 될 만한 일들을 할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
그렇다 한들 적진에 들어서서 정치질을 해야 하는 자리에 남화성을 쓰는 게 옳은 판단인가?
[왜, 왜 그렇게 보시오? 나를 못 믿소?]
유달리 당황하며 말을 더듬거리는 모습만 봐도, 그가 모략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장비한테 모사의 자리를 맡길 수 없는 것 아닌가.
남화성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마음이 여린 면이 있고, 상대가 무작정 밀어붙이면 자신의 고집을 꺾는 경우가 왕왕 있다.
장수로서는 괜찮은 패라 할 수 있지만…….
더구나 철순직이 궁금한 부분은 따로 있었다.
[정말 하고 싶은가?]
남화성은 자신의 두뇌를 믿지 못하기에 어떤 일에도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그런 남화성이 직접 나서서 어울리지도 않는 간자 노릇을 하겠다는 게 철순직으로선 사뭇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었다.
[내, 내가 이번 사천에서 놈을 겪어보니. 아주 거칠기 이를 데 없더이다. 12봉성 중에 내가 아니면…… 크흠, 이런 고된 일을 버틸 수 있겠소?]
주어가 생략되어 있지만 그게 누구를 이야기하는지 곧장 알아차렸다.
결국 남화성은 대표간부단 모집에 신청서를 냈다.
다른 12봉성들은 남화성의 선택에 우려를 표하거나 걱정하기도 했지만 단지 그뿐이었다.
그의 선택이 남화성 본인뿐 아니라 나아가 삼원문 전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잘 알고 있었으니까.
“재밌군.”
톡. 톡. 톡. 톡. 톡.
다시금 손가락이 움직인다.
진소운과 남화성이 함께 움직였던 기간은 일주일이 채 넘지 않았다.
과연 남화성은 그사이에 진소운에게서 무엇을 본 것일까?
“남화성이 내 성격을 모르지 않을 텐데.”
계획적이며 완벽을 추구한다.
변수와 변칙을 경계하며, 일이 예상한 대로 흘러가도록 통제한다.
즉, 갑작스러운 제안을 달가워하지 않는 성격.
그럼에도 저 겁많은 녀석이 스스로 나섰다.
자신도 진소운에게서 특별함을 보긴 했지만, 그것이 사문의 명운을 걸 정도로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톡. 톡. 톡─
철순직의 손가락이 움직임을 멈춘다.
“아니면, 나를 신경 쓰지 못할 정도로 대단한 무언가를 느낀 것인가?”
과연 남화성은 볼 수 있고, 자신은 보지 못하는 진소운의 면모란 무엇일까?
“푸핫! 그런 것이 있을 리가…….”
철순직이 보고서를 하나 펴 들었다.
12봉성의 인원들이 정기적으로 보내오는 동향분석.
그곳에는 이번 사천의 일로 인해 정도회가 혼란에 빠졌다는 이야기와 백도회가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적혀있다.
겉으로 드러난 것들에 불과했지만, 이런 정보들이 철순직의 손에 들어오면 다르게 바뀐다.
“백도회가 나선다 이거지.”
정도회가 없는 틈을 영악하게 노렸다.
하지만 조금 섣부르단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이번 일로 세간의 평가가 높아진 진소운의 힘이 아직 빠지지 않은 상태이건만…….
“조급한 것이겠지. 후후.”
방휼지쟁(蚌鷸之爭)의 상황.
12봉성은 조개와 도요새가 지치기를 기다렸다 줍기만 하면 된다.
“그땐 이미 삼원문의 자리는 없겠지만 말이야…….”
12봉성의 자리란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의 것과는 다르다.
언제든 백팔봉의 인원들은 12봉성이 될 수 있고, 경쟁을 통해 위에 오를 수 있다.
그것을 알기에 다른 12봉성의 인원들도 남화성을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은 것.
“후후…… 앞으로 상당히 바빠지겠군. 조직 개편도 새로 해야 하고 말이야.”
톡. 톡. 톡. 톡. 톡.
다시금 철순직의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감찰각.
맹법 최고 집행기관.
세상 무서운 것 없는 맹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곳이며, 동시에 대외적으로도 악명이 널리 퍼진 곳.
사실상 맹 안의 또 다른 절대 권력 기관이라 칭하기도 한다.
“감찰각?”
불리는 어감 자체만으로도 거북함을 느끼게 하는 그 단어에 사내는 눈을 부라린다.
“따라와라.”
우악스럽게 잡아당겨진 옷가지가 금방 찢어질 듯 팽팽하게 늘어난다.
정말, 무식하기가 이를 데 없다.
“……이거 놓지.”
내가 한숨을 쉬자, 놈의 눈썹이 위로 치솟는다.
“말을 못 알아먹은 것인가?”
그의 손에선 당연함이 느껴진다.
이렇게 해도 된다는.
이게 당연하다는.
전생에 이곳저곳으로 끌려다닐 때마다 이런 우악스럽고 거친 손길을 숱하게 느꼈다.
처음엔 지레 겁을 먹었었지만, 나중엔 깨달았다.
죽음 앞에선 누구보다 먼저 도망치는 자들의 비겁하고 나약한 손에 지나지 않는단 사실을.
나는 고개를 까딱거려 놈의 손을 내려다본 후, 다시 놈의 눈을 응시했다.
“놓으라, 말했을 텐데.”
“…….”
내 말에 심기가 거슬렸는지 놈의 미간에 혈관이 도드라진다.
꽈악.
옷은 금방이라도 찢어질 듯 뚜둑── 소리를 낸다.
“알량한 학관 대표 권력이 네놈을 보호해 줄 거…….”
놈은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어억!”
내 옷깃을 부여잡은 힘을 이용해 놈을 들친 후 바닥에 내던졌으니까.
쿵.
흙바닥에 등을 부딪힌 놈은 폐가 놀랐는지 숨을 쉬지 못한다.
놀라서 숨을 못 쉬면 뭐 어쩌겠나.
난 여기서 끝낼 생각이 없거든.
퍽. 퍽. 퍽. 퍽. 퍽.
녀석의 입에서 하얀 조각이 튀어나올 때까지 면상을 밟아주었다.
“크흑── 네놈 감히 감찰각의…….”
아직 살 만한지, 감찰각을 운운하는 꼴을 보니 헛웃음이 나온다.
난 녀석의 머리채를 잡아 엉망이 된 얼굴을 들어 올렸다.
“악가의 사람이냐?”
“……뭐?”
놈의 눈빛이 흔들린다.
역시나였군.
“감찰각에 대한 사칭은 중죄다.”
“그게 무슨──.”
“감찰각은 홀로 다니지 않는다.”
주위를 둘러봐도 갑자기 일어난 싸움에 구경꾼들만 몰려들었을 뿐, 이자의 일행으로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놈의 눈에 당황한 빛이 스쳐 지나가는 순간을 난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신분패를 가장 먼저 보이지. 그것만으로도 상대를 옥죌 수 있으니까.”
“…….”
“이름이 뭐냐?”
“…….”
“말하지 않겠다 이거지?”
난 곧장 녀석의 안면에 주먹 두 방을 날려주었다.
코에선 피가 줄줄 흐르고 입에선 하얀 조각이 하나 더 튀어나왔다.
“이익!”
봉황조풍수를 흩뿌린 놈이 뒤로 물러났다.
놈은 허리춤에 있는 철봉 세 개를 재빨리 연결하더니 하나의 창으로 만들어 냈다.
“역시나 악가의 사람이었군.”
“난 감찰각의 대리로 온 것이다.”
말 같지도 않은 핑계에 조소가 흘러나온다.
“누가 대리로 보낸 것이냐?”
“…….”
놈이 데굴데굴 눈알을 굴린다.
여기서 누군가의 이름을 내뱉기는 결코 쉽지 않을 터.
“사람들 있는 곳에선 말할 수 없는 거겠지?”
‘감찰각’의 이름은 모든 이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사람들은 ‘감찰각’이란 이름만으로도 벌벌 떨며 쉽게 휘둘린다.
전생의 나도 그랬고, 소정대도 그랬고, 백호각도 그랬다.
“그리고 네놈들은 그 점을 이용했을 테고.”
감찰각의 절대 권력이 외부로 이양된다는 건 절대 용납받지 못할 일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에겐 함부로 사칭하지 못했을 터.
‘내가 그리 만만하게 보였다는 것이겠지.’
현생에선 나름대로 될성부른 떡잎으로 그리 출세를 했건만, 그들 눈에 여전히 나는 소정대 출신이었던 전생의 나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나 보다.
“진소운! 이따위 짓을 하고도 뒷감당이 두렵지 않더냐!”
“뒷감당?”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감찰각을 사칭한 자가, 대리인의 이름도 밝히지 않았고, 자신의 소속도 밝히지 않았다.”
“…….”
“네가 흑도의 간자일 수도 있지 않은가?”
“그게 무슨…….”
나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듯, 주위에 쩌렁쩌렁 울리도록 일부러 큰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넌 감찰각을 사칭해서 무림학관의 대표를 납치하러 온 흑도 무림의 간자인 것이야. 아니면 사천에서 살아남은 혈교의 간자일 수도 있겠군.”
주위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일기 시작한다.
분위기는 만들어졌고.
스르릉.
나는 흑룡검을 뽑으며 내기를 끌어올렸다.
퍼펑.
무복이 터질 듯한 위압감을 풍겨내자, 사방을 둘러싼 채 구경하던 이들이 뒤로 물러났다.
나는 목소리에 최대한 의기를 담아 외쳤다.
“감히 무림맹의 영역 안에 겁도 없이 드나들다니. 무림학관의 대표로서 네놈을 단죄한 후 감찰각에 넘겨주마!”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자, 놈이 최후의 발악이라도 하듯 몸을 비튼다.
“……이익! 난 산동악가의 사람이다!”
사내의 창에서 봉황비상창법이 펼쳐진다.
열기를 품은 창극이 쏘아지며 요혈을 찔러 들어오지만. 그게 뭐 어쨌다는 건가.
본래 선동이란 한 문장으로도 충분하다. 해명을 위한 숱한 증거들은 얼마든 가짜로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
“악가의 창법까지 훔쳐서 악가 행세를 하다니. 실로 무서운 놈이구나.”
나는 흑룡검으로 쌍천검결을 흩뿌리는 한편, 남은 왼손으로 만화무적권을 펼쳤다.
채채채채채챙.
뒤로 물러서며 쌍천검결을 받아치던 그는, 이내 뒤이어 날아드는 만화무적권을 봉황비천장으로 해소했다.
하지만──
만화무적권 사이로 쏘아낸 비룡조는 제대로 해소하지 못했고, 경악한 눈빛으로 내 팔에 둘둘 감긴 천잠사를 바라보았다.
“어, 어느새……!”
“역시나 간자가 확실하군. 산동악가의 출신이 이리 어설플 리 없으니.”
촤르르륵.
비룡조가 팽팽하게 당겨지자 고통을 이기지 못한 사내가 결국 내 쪽으로 끌려온다.
그러다 이내 추진력을 이용해 되려 창극을 찌르는 시도를 한다.
나는 몸을 살짝 틀어 가볍게 흘려내었다.
“임기응변은 좋았다만…… 이런 단순한 움직임은 상대에게 먹잇감이 될 뿐이지.”
흑룡검에 연화의 묘리를 담아 창과 함께 놈을 반 바퀴 들어 올린 후 내려친다.
퍼퍽.
두 번째 흙바닥에 구른 놈은 더 이상 일어날 힘이 없는지 끙끙대며 몸을 비튼다.
그리고 나는 흑룡검을 고쳐잡아 검날 부분으로 사내를 내려치기 시작했다.
퍼걱- 퍼걱- 퍼걱-
일순 고요해진 사방으로 살이 뭉개지는 소리만이 울려퍼진다.
사내는 일각을 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실신해 버렸다.
실력도 명분도 없는 상태에서 상대를 우습게 보는 건 무인이 할 수 있는 가장 멍청한 짓이다.
“아니면 제가 가진 배경을 과신했거나.”
놈의 품 안을 뒤져보니 아니나 다를까 악가의 명패가 나온다.
사(四)조 오운경.
무슨 기관 소속인지는 나와 있지도 않고 성도 ‘악’씨가 아닌 걸 보면, 산동악가의 직계는 아니었다.
난 마저 품을 뒤져 전낭을 챙기고는 전표가 없는지도 뒤져 보았다.
구경꾼들 사이에서 여러 말이 오가기 시작한다.
“저 사람 진짜 흑도 간자가 맞아?”
“그렇기엔 무공도 옷도 너무 악가의 것이잖아?”
“저거, 진짜 악가 사람 아니야……?”
자신들의 일도 아니건만 괜히 불안해하는 사람들.
나로선 크게 걱정되지 않았다.
‘애당초 알고 벌인 일이기도 하고.’
놈들에겐 일상이었겠지만, 감찰각의 행세를 해온 사실은, 다른 기관의 사람들이 알게 되면 크게 문제 삼을 만한 일이다.
사실은 일을 크게 키우고 싶지 않은 것이 진심일 터.
“그나저나 귀찮게 되었군. 악가가 직접 움직였다라…….”
이제 좀 일을 마무리하고 평화롭게 학관 생활을 해보나 했더니 또 일이 터진다.
진짜 전생은 그렇다 치고, 현생의 팔자까지 이리 드센 것일까?
“……이게 다 야율극 그 싸가지 없는 새끼 때문이야.”
난 기숙사에서 울혈을 빼내며 끙끙 앓고 있을 놈을 한번 욕해준 뒤 약속 장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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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소이에 안내되어 별채 안으로 들어섰는데, 먼저 와있던 이들의 분위기가 요상했다.
“크흠…….”
“…….”
“…….”
이유가 뭐지?
흐음, 장우재야 악양에서 함께 싸운 인연도 있고, 애당초 서로 간 원한 같은 건 없었으니까.
그렇다면, 지금 이 엉망진창인 분위기의 원흉은 바로…….
“남화성 진짜 왔네.”
“……시부럴.”
뭐가 불만인지 얼굴을 종잇장처럼 구기는 남화성.
“네, 네가 오라 연락하지 않았냐!”
하여간 저 새끼 눈치하고는.
“그거야 네가 대표 간부단 소속이니까. 근데 진짜 올 줄은 몰랐지.”
“……빌어먹을.”
금방이라도 터질 듯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남화성.
근데 나로선 진짜 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사천의 일이 있기 전만 해도 남화성은 우리 대표단과 직접적으로 각을 세우던 존재였으니까.
“뭐, 네놈한테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는 것이겠지?”
“…….”
내가 자리에 앉자 어수선한 분위기는 얼추 정리가 되었다.
나는 모인 이들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기존 대표 간부단의 인원들은 다들 서로 알고 있겠지?”
장우재와 남화성 건너편에 앉은 인원들은 차례차례 의례 자신들의 이름을 밝히며 인사를 해주었다.
역시나 우리 일행들은 어딜 가나 흠 잡힐 일 따윈 하지 않는다.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건너편을 바라보았다.
“이쪽은 다들 알고 있지요? 유장문의 장우재.”
“다시 한번 인사드리겠습니다. 유장문의 장우재입니다. 악양에서의 일은……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자, 기존 일행들이 환히 웃으며 손사래를 친다.
“별말씀을요. 문 내의 어른들은 잘 지내고 계시죠?”
“네. 다시금 유장문의 기틀을 세우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고 계십니다.”
“다행이네요.”
남궁선화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지만, 악양에서의 일을 모르는 남화성만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 되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
“…….”
“…….”
남화성이 질문을 했지만, 대답해 주는 사람은 없었다.
머쓱한지 고개를 숙이며 뒷머리를 북북 긁어대는 남화성.
그러게 왜 불편한 자리에 괜히 끼어서는.
어차피 그냥 둘 수도 없기에 나는 재빨리 남화성의 소개를 이어갔다.
“이쪽은 삼원문의 남화성.”
갑자기 남화성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포권을 쥔다.
“반갑소이다. 삼원문의 남화성이올시다. 지난 일은 장강에 흘려보내고 새로운 역사를 쓰도록 합시다.”
별채에 쩌렁쩌렁하게 음성이 울려퍼진다.
하지만 어색하게나마 박수를 쳐주는데.
나는 남화성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12봉성 출신으로 대표 간부단엔 간자로 들어온 녀석입니다. 그러니 녀석의 앞에서 기밀은 이야기하지 마세요.”
“…….”
순식간에 싸해진 공기.
남화성이 여물을 빼앗긴 소가 된 마냥 눈을 꿈벅거리며 나를 쳐다봤다.
“뭐? 왜?”
“…….”
간자로 집어넣으려면 좀 똑똑한 놈을 넣던가.
철순직도 당최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