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 <원수의 은혜(3)>
나는 파진을 위해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사부님도 모시고 오라 하셔서 함께 왔습니다.”
우선은 모용재화와 그의 무공사부로 와있는 귀궁문의 여삼통.
이어, 일각과 남궁선화, 그리고 12봉성의 철순직을 불러오라 지시했다.
사람들이 오는 것을 기다리는 동안, 제갈세가의 진법가에게 양의팔괘만상진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다.
아마 지금으로선 진법가보다 내가 양의팔쾌만상진에 대해서 더욱 잘 알고 있었지만, 일단은 순순히 듣는 척을 했다.
“양의팔괘만상진은 애당초 생진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생진이라니요?”
나는 마치 처음 듣는 것처럼 표정 관리를 했고.
진법가는 자부심으로 인해 어깨가 들썩였다.
“양의팔괘만상진 전체의 기운이 고갈되기 전까지. 양의팔괘만상진은 절대 무너지지 않습니다. 내·외부에서 충격이 발생하면 기운이 자연스레 움직여 진을 수복합니다.”
확실히 이 생진이라는 개념이 나타나면서 기문진의 판도가 바뀌긴 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 이 상황에서조차 득의양양하는 꼴은 보기 싫단 말이지.
나는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는 듯, 일부러 과장된 손짓으로 이마를 탁 쳤다.
“아! 그것으로 인해 강제로 부수려 하다간 학관생들이 다 죽을 수도 있는 거로군요.”
“…….”
똥 씹은 표정이 된 진법가가 설명해 주는 양의팔괘만상진에 대해 듣고 있는 동안, 내가 부른 사람들이 모두 도착했다.
“나를 찾으셨다지요?”
일각, 남궁선화와 함께 소환된 철순직의 얼굴에 불만이 가득했다.
그래도 오긴 왔네.
“뭣 때문인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나는 솔직히 털어놓았다.
“내가 아는 이들 중에 일 갑자의 내공을 가진 이들이 얼마 되지 않아서 말입니다.”
“……남화성도 일 갑자의 내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놈이 내공 조절을 섬세히 할 것 같진 않은데요?”
내가 어깨를 으쓱이며 평하자, 철순직도 별달리 토를 달지 못한다.
잠시 침묵한 그가 나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진소운 대표를 도울 거라 생각하십니까?”
“나를 도와달라는 게 아닙니다.”
“그럼요?”
누구긴 누구겠어, 내 든든한 뒷배.
“총군사님의 명의 따르라는 거지요.”
“총군사님?”
내 시선이 제 뒤로 향하자, 철순직이 깜짝 놀라며 돌아서는데.
“무슨 문제 있나?”
묵직하게 꽂히는 제갈소명의 목소리.
철순직은 고개를 조아리며 비지땀을 흘린다.
“……아, 아닙니다.”
제갈소명은 그런 철순직을 한번 훑은 후, 나를 봤다.
“언제까지 준비할 수 있겠나?”
“일각 안에 마치겠습니다.”
“좋아.”
제갈소명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준비하는 동안, 나는 여삼통에게 물었다.
“재화가 동시에 네 곳을 화살로 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습니까?”
“네 곳이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보다 분명하게 설명했다.
“동일하게 떨어져야 합니다.”
잠시 생각에 잠기는 여삼통.
“음…….”
“형님, 전 아직 그럴 실력이…….”
그러다 이내 고개를 주억거린다.
“가능할 거 같습니다.”
“네?”
얼이 빠진 모용재화 대신에 여삼통이 자신 있게 말했다.
“대마장 주위에 부는 바람이 그다지 강하지 않으니 가능할 겁니다.”
“그게 무슨…….”
나는 여삼통을 바라보며 포권을 쥐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제 신호에 맞춰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뇨, 아뇨! 형님! 전 못합니다!”
분명 본인에 관한 이야기인데, 정작 당사자인 자신은 배제된 채 결론이 나자, 녀석은 당황한 듯했다.
이거 참, 처음도 아닌데 뭘 이리 당황하는지 원.
난 모용재화의 어깨를 양손으로 잡았다.
“재화야! 네 손에 칠십 팔명의 목숨이 달려 있다! 넌 해낼 수 있을 거야!”
“아니…… 형님! 전 못 한다니…….”
“다른 분들도 이리 오시죠.”
“혀, 형님……?”
그렇게 모용재화를 뒤로하고 일각과 남궁선화, 철순직과 북원평에게 어디서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으로 준비를 끝냈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 다가가 자리를 잡고 있는 동안, 철순직만 제자리에 선 채로 뚫어져라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혹, 방법이 이해가 안 되십니까?”
저 영리한 사람이 이해 못 할 리는 없고.
아니, 일 좀 같이 하자는 것이 그렇게나 마음에 안 드는 건가?
그래도 사람을 구하는 일인데?
“제가 궁금한 건 그게 아닙니다.”
철순직의 눈빛이 차갑게 내려앉는다.
“왜 이런 일을 하시는 겁니까?”
“뭐가 말입니까?”
철순직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내게 물어온다.
“양의팔괘만상진은 새로 만들어진 기문진입니다. 진소운 대표가 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처음 본 기문진을 안전하게 파진할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내 그가 내게 한 걸음 다가서며 목소리를 더욱 낮췄다.
“그저 모른 척하면 될 일 아닙니까?”
“…….”
“그럼 백도회는 자연스레 무너지고, 진소운 대표의 자리는 공고해질 텐데요.”
합당한 의문이다.
그의 말대로 난 지금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거대한 세력은 완전히 몰락하기 전까지는 자신들의 이익을 맹렬하게 좇는 괴물 그 자체니까.
어쩌면 내가 나섬으로써 백도회는 몰락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뭐 어떻단 말인가.
전생에서도 정치적 이유로 갈려 나가는 건, 항상 밑바닥에 있는 이들이었다.
하찮고 하찮은 그들의 피가 흐르고 흘러, 본인들 발에 피가 묻어야 웃대가리는 정신을 차린다.
지금의 내가 알량한 힘이라도 가졌으니, 권력의 타성에 젖었던 그들과 똑같이 행동하라는 건가?
그 저열함을 그대로 모방하여 똑같은 놈이 되어야 한다는 걸까?
아쉽게도.
“그럴 수 있으니까.”
내겐 놈들과 똑같은 저열한 인간이 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네?”
내 대답에 철순직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미간을 찌푸린다.
나는 무심하게 그를 쳐다보았다.
“구할 수 있으니까, 구하는 겁니다. 이유는 그뿐입니다.”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 듯, 철순직의 눈동자가 격하게 흔들린다.
“……하지만 실패할 경우, 그 책임을 뒤집어써야 할지도 모릅니다. 정녕 괜찮습니까?”
나는 어깨를 한번 으쓱거린 후 대답해 주었다.
“그게 명령을 내리는 사람이 짊어져야 할 책임이란 거죠. 아닙니까?”
“…….”
철순직은 뭔가 분한 듯 입술을 지그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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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진(生陣)
마인들의 앞길을 방해하며, 살육을 막았던 희대의 기문진.
하지만 이 희대의 기문진마저 파진시키는 마뇌의 등장은 무림맹의 입장에선 큰 타격이었다.
소정대 또한 그나마 조금은 쉴 수 있는 안식처를 모두 빼앗겨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였기에 우리는 마뇌를 향해 이를 갈고 또 갈았으니까.
하지만 지금에 와서, 마뇌가 쓴 방법으로 양의팔괘만상진을 파진시킨다고 하니 기분이 묘했다.
‘그 빌어 처먹을 마뇌의 도움을 받는 건가?’
난 얼른 머릿속의 잡념을 털어냈다.
마뇌의 도움을 받는다 한들 뭐 어떤가.
사람을 구할 수 있다는데.
아군을 구하고 적을 때려잡을 수 있다면, 마뇌가 아니라 천마의 도움이라도 얼마든지 받을 것이다.
나는 마음을 다잡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시작하겠습니다.”
내 외침에 팔문의 사문에 자리 잡은 네 사람이 동시에 내기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생(生), 사(死), 개(開), 휴(休) 등 주요 사문을 제외한 나머지 사문에 강력한 내기를 불어넣는다.
덜덜덜덜덜.
사방에서 조여드는 압박에 양의팔괘만상진이 덜덜 떨리기 시작한다.
가시화된 기문진은 본래 보여선 안 될 속살을 들킨 양, 그 움직임을 속속들이 바깥으로 보였다.
이내, 기문진 내부를 채운 검은 안개들이 공격받은 사문에 서서히 모여들기 시작했다.
공격받은 지점에 힘을 집중시켜 외력(外力)을 방비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퍼퍼퍼펑!
우리에겐 기회가 왔다.
동시에 네 사람의 내기가 터져나가며, 일순간 양의팔괘만상진의 형태가 부서져 내렸다.
나는 네 사람을 향해 소리쳤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내기를 일정하게 불어넣으십시오!”
양의팔괘만상진은 부서진 외벽을 보수하려 계속 힘을 끌어모으려 하지만, 외부에서 짓쳐들어오는 힘이 만만치 않은지 제대로 수복되지 않는다.
결국 주요 사문을 감싸던 힘마저 서서히 다른 사문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재화야!”
내 신호가 떨어지자, 지붕 위에선 모용재화가 여삼통의 지시에 맞춰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통. 통. 통. 통.
각기 다르게 날아오른 네 발의 화살이,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높이 올라갔다가 동시에 떨어진다.
이내 무딘 화살촉이 생, 사, 개, 휴의 기둥에 동시에 떨어졌다.
콰콰콰쾅!
땅바닥을 뒤흔드는 충격과 함께, 양의팔괘만상진이 순간 출렁거렸다.
주요 사문이 공격당하는 걸 알았는지, 재빨리 힘을 주요 사문으로 보내려 한다.
이를 놓쳐선 안 된다.
“잡아채야 합니다!”
남화성 대신 철순직을 부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
돌아가려는 힘을 계속 붙잡아 둬야 한다.
“으아아아악!”
“으아아악!”
“헙!”
인력의 힘이 만만치 않은지, 북원평을 제외한 인원들이 저마다 기합을 잔뜩 불어넣었다.
양의팔괘만상진의 안개가 일부 사라지며, 기문진 내부 인원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으니까.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마지막.
정 가운데 전각 지붕 위에 선 나는, 비룡조를 끝도 없이 풀어 양의팔괘만상진의 네 개의 기둥을 옭아맸다.
“으아아아아!”
그리고 양손으로 천잠사를 잡고, 사문을 이루는 기둥을 잡아당겼다.
이윽고 양의팔괘만상진이 조금씩 흔들거리기 시작했다.
유치가 빠져나올 때처럼 아슬아슬한 느낌.
조금만 더 하면 기둥을 모두 뽑아낼 수 있을 듯했다.
그 순간.
“어어어!”
애써 남화성 대신 철순직을 불러서 내기를 조절케 하였건만.
기둥이 흔들리면서 요동치는 기운의 힘을 예측하지 못했는지, 북원평과 일각의 얼굴에 당황이 어렸다.
“진 시주!”
“진소운! 놓쳐버렸다……!”
네 사람을 막아서던 기운은 일순간 내가 뽑으려는 기둥으로 옮겨갔고.
네 사람은 출렁이는 기운을 곧장 안정시키지 못했다.
이로 인해 기문진의 힘이 주요 사문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나는 곧 기문진 안에 끌려 들어가 버릴지도 모른다.
‘빌어먹을!!!!’
이제부턴 지구력 싸움이다.
난 투전판에 인생을 건 도박사의 심정으로 내 기운을 몽땅 부어넣었다.
‘내가 먹은 영약이 얼만데!!!’
이어 악착같이 기둥을 당기기 시작했다.
팽팽하게 당겨진 천잠사가 손바닥을 파고들기 시작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힘을 주었다.
신경이 조각조각 나는 고통이 온몸을 침범한다.
그러나 기문진 안에 갇힌 이들의 절규를 떠올리며, 기합을 내질렀다.
“으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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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팔괘만상진 내부에 들어서면 끔찍한 악몽이 떠오른다.
살인을 경험했던 이들은 죄책감에 휩싸였고, 잘못을 저지른 이들은 죄악감에 휩싸여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그저 만상진을 체험하고자 했을 뿐이었건만, 상단전을 지배하는 기운이 온몸의 힘을 빼 버렸다.
단전의 기운을 끌어올려 정심을 보호하려 했지만, 환상을 뿌리칠 수 없었다.
덜덜덜덜.
방금 막 환상 속에서 빠져나온 학관생이 자신의 양손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 주변에 가득했던 시체들과 자신의 온몸에 묻어 있던 핏자국들이 모두 사라졌다.
“부, 분명…….”
환상 속에서 자신의 잘못으로 세가가 멸문을 당했다.
가족 친지, 동료, 친구 모두가 죽었고, 오직 자신만이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분명 그러했는데…….
얼굴을 보이지 않는 적에게 사정사정하고 있던 찰나.
갑자기 진짜라고 생각했던 광경이 모두 사라졌다.
‘이게 어찌 된 일이지?’
격하게 떨리는 양손.
얼룩 하나 묻어 있지 않은 깔끔한 무복.
주변엔 자신과 마찬가지로 얼이 빠져 보이는 학관생들.
그제야 자신이 만상진에 들어와 환상을 보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
“으아아아아악!!”
머리 위에서 들리는 기합 소리에 고개를 드니, 한 사내가 가느다란 실을 부여잡고 힘을 쓰고 있었다.
어딘가 낯이 익은 사내였다.
‘지, 진소운?’
사내의 정체가 진소운이라는 사실에 놀람을 금치 못했다.
이건 또 다른 환상인가? 하는 생각에 주변을 돌아보니.
다른 학관생들도 자신과 같은 광경을 보는지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못 버티겠다!”
만상진 너머로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
그 소리와 함께 검은 구름이 다시금 천장을 가리기 시작한다.
검은 구름이 집어삼킨 학관생들은 이윽고 그 안에서 비명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악!
아흐흐흐흑.
제발…… 제발…….
용서해 주시오! 잘못했소!
선명하게 들리는 울음소리들.
그제야 학관생들은 저 구름 안에 들어가면 환상을 본다는 것과, 그것을 막기 위해 진소운이 뭔가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왜…….’
진소운은 백도회 소속인 자신들과는 원수나 다름없었다.
이곳에 들어온 이들은 대다수 진소운에게 강한 반감을 가지고 백도회의 행사에 참여한 인원들.
진소운은 왜 이런 자신들을 구하고자 하는 것인가?
“으아아아아악!!”
가느다란 줄을 양손으로 잡고 있기가 어려웠던지, 그가 자신의 팔에 줄을 휘휘 감는다.
살을 파고드는 장력에 피부가 괴상하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고, 양손에선 핏물이 줄줄 흘러 줄을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대체…… 왜…….”
“이게 무슨…….”
“제갈정기가 아닌…… 진소운이?”
다른 학관생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들 진소운의 절박해 보이는 표정에, 자신들이 위험에 빠졌다는 것도 잊은 채 넋 놓고 바라보고만 있을 뿐.
그때, 아래를 바라보는 진소운의 입에서 일갈이 터져나왔다.
“멍청하게 뭐 하고 있는 거냐! 당장 줄에 연결된 기둥을 부숴라!”
“뭐? 뭐라고?”
그의 양손에선 여전히 핏물이 뚝뚝 흘러내린다.
“으윽…… 거기서 빠져나오고 싶다면 기둥을 부수라고!”
“아, 알았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사람들은 진소운의 줄에 연결된 기둥 앞에 섰다.
만상진 내부였지만 기둥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줄에서 흐른 피들이 기둥을 적시고 있었으니까.
“빨리 움직여! 새끼들아!”
진소운의 욕지거리에 얼굴을 찡그리는 자는 없었다.
그저 홀린 듯 그가 말한 대로 기둥을 때리기만 할 뿐.
쾅, 쾅, 쾅, 쾅, 쾅, 쾅.
모두가 내기를 싹싹 긁어모아 기둥을 때리기 시작하자, 이내 기둥들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쩌저적.
그리고 그 순간.
“하압!!!”
진소운의 우렁찬 기합과 함께, 기둥들이 일제히 뽑혀 나가며 하늘로 높이 치솟아 올랐다.
쿵,쿵,쿠쿵.
동시에 바닥에 떨어져 내린 네 개의 기둥.
이윽고 사방을 가리고 있던 검은 안개들이 서서히 옅어지며 완전히 해소되었다.
“세, 세상에!”
제갈세가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양의팔괘만상진.
칠성칠금진을 뛰어넘는다는 희대의 절진을 진소운이 파진시킨 것이다.
“…….”
“…….”
만상진 내부의 사람들도, 외부의 사람들도 모두 입을 쩍 벌리며 진소운을 바라봤다.
“아오! 진짜 뒈질 뻔했네.”
진소운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욕지기를 내뱉었고,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그의 손과 팔로 향했다.
“빌어먹을 백도회 새끼들! 사고 좀 적당히 칠 것이지.”
대마장 안에 대다수가 백도회 소속이었지만, 그의 말에 반감을 보이고 달려드는 자는 없었다.
“…….”
“…….”
“……!”
다들 멍하니 피투성이가 된 그의 손과 팔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