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 <불편한 사절단(3)>
염귀비와 혈투.
혈투는 이십 년 전, 염귀비는 십 년 전, 각각 강호의 공적으로 지목된 뒤 은거에 들어갔던 흑도 고수.
이번에 사흑련의 결성 소식을 듣고 속세로 기어 나왔나 보다.
“반가워요. 제법 빨리 왔네요?”
염귀비가, 피에 젖은 손을 툭툭 털며 다가왔다.
악병비가 철창을 쿵 하니 찍으며 경고했다.
“멈춰라!”
악병비도 염귀비와 혈투를 모르는 눈치였으나, 객잔에서와 달리 풍기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경계심을 바짝 올린 듯 보였다.
그와 달리 염귀비는 여유로운 미소를 잃지 않고 교태를 부린다.
“어멋! 그리 냉정하게 말씀하시면 소녀 상처 입는데…….”
염귀비가 입술을 삐쭉 내밀며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다.
확실히 중년 중에서도 나이 들어 보이는 악병비에 비해, 아직 이립이 조금 안되어 보이는 염귀비의 외면은 소녀 같아 보이긴 한다.
다만…….
‘저 여자 환갑 넘지 않았나?’
실체를 아는 나로서는 그 광경을 보는 것도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그나저나 저 두 사람이 함께 움직이던 일행을 두고 이곳에 따로 떨어져 나온 의도가 궁금해졌다.
우연이라는 말을 믿을 정도로 난 순진하지 않으니까.
악병비는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고 말한다.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거지?”
그의 시선이 한쪽에 널브러져 있는 시체들로 향했다가 오들오들 떨고 있는 산적들에게로 옮겨간다.
염귀비는 별일 아니라는 듯 손뼉을 짝! 친다.
“아! 이들이 악행을 저지르기에 계도하는 중이었어요.”
“계도?”
“네! 남의 목숨과 물건을 탐내며 통행세를 받아내려는 건 잘못된 일이잖아요?”
“…….”
염귀비는 탐스러운 입술로 빙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혹시나 저희의 정체가 불편하시다면 그냥 지나가시면 되어요.”
“……흠.”
악병비의 얼굴에선 의심이 지워지지 않았으나, 염귀비는 그런 악병비를 보며 배시시 웃을 뿐이었다.
“그럼요. 저흰 그저 감히 진짜 산적도 아닌 주제에 산적 행세를 하는 이들을 벌하려는 것뿐이니까요.”
“그렇군.”
어차피 악인들끼리의 싸움이라 생각한 것일까?
결국 고개를 끄덕인 악병비가 뒤를 돌아보며 외쳤다.
“계속 간다!”
악병비의 명령에 마차가 천천히 움직였다.
표사들과 사절단 인원들은 움직이는 내내 두 사람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염귀비와 혈투는 약속대로 가만히 지켜만 볼 뿐,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 상태.
하지만 그들을 지나치던 난, 주위를 둘러보다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염귀비와 혈투가 조용히 보내주는 건 반가운 일이다. 그건 분명하다. 그런데…….
오들오들오들.
마치 저승사자를 만난 듯 사색이 되어 벌벌 떨고 있는 얼치기 산적들.
농사를 짓던 도구를 그대로 가져온 건지, 무기라곤 낫이며 쇠스랑 따위밖에 없는 모습.
……아무리 외면하려 해도, 계속 눈에 걸린다.
‘하아…… 왜 하필 걸려도 염귀비와 혈투에게 걸려서는…….’
우리에게 걸렸다면, 매를 맞고 뼈가 부러지는 정도로 끝났을 것이다.
……본래 그 정도로 끝났어야 할 일인데.
나는 결국 걸음을 멈췄다.
“그 사람들은 어쩌실 작정입니까?”
“진소운!”
“진 시주!”
내 질문에 앞서가던 이들이 놀라선 날 불렀지만, 난 염귀비와 혈투를 계속 응시했다.
염귀비의 눈썹이 묘하게 들썩거린다.
“그게 왜 궁금하지요? 공자?”
“흉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산적질을 한 사람들 같은데…….”
나는 제압당해 몸을 떨고 있는 산적들을 한번 훑어본 후, 염귀비를 노려보았다.
“죽이는 건 너무한 처사 같아서 말입니다.”
“너무하다?”
피가 묻은 긴 손가락으로 제 입술을 매만지던 염귀비가 꺌꺌 거리며 웃었다.
“이들 때문에 우린 일행을 잃어버렸어요. 그에 대해 책임져야지요.”
“그 방법이 죽음입니까?”
염귀비의 눈에 순간 단호한 빛이 스쳐 지나간다.
“약육강식의 세계에 발 디뎠다면 언제나 책임은 자신의 목숨이에요.”
“…….”
“더구나 우리가 이들을 단죄하지 않았으면 공자 일행이 이들에게 당했을 텐데, 괜찮나요?”
“저희도 그리 약하진 않아서 말입니다.”
“흐음…….”
나를 묘하게 지그시 바라보던 염귀비가 말을 이었다.
“그럼, 공자를 노릴지도 몰랐을 이들을 위해서 우리랑 싸우기라도 할 거란 말인가요?”
명백한 도발.
그러나 나는 그녀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내가 기억하는 염귀비와 혈투의 무공수위는 팔악(八惡)보다 두 수 위.
여기서 일전을 벌였다간 우리 측의 피해도 만만치 않을 터.
“설마 그런 각오도 없이 우리 일에 끼어든 건가요?”
“…….”
그때, 염귀비가 고개를 반쯤 돌리며 말했다.
“투노.”
“알았다!”
투노라 불린 혈투는 제 손에 잡힌 얼치기 산적 하나를 자빠트려 그대로 머리를 밟아 터트리려 했다.
“미친!”
나는 태을팔만신보를 밟아 염귀비를 지나친 뒤, 투노의 각로를 막았다.
퍽.
“으아아아악!”
머리가 터질 뻔했던 얼치기 산적은 비명을 지르며 혼절해 버렸고, 가랑이 사이가 축축하게 젖었다.
찌릿찌릿.
혈투의 발을 막고 선 나 또한 뼈가 찌릿하게 울렸다.
조금만 더 힘을 줬다간 진짜 부러질 것 같은 느낌에, 있는 힘껏 그의 발을 차올렸다.
휘릭. 툭.
짓밟는 힘이 그토록 강했건만, 혈투는 깃털이라도 되는 양 공중에서 휘릭 돌아 가볍게 바닥에 내려앉았다.
챙
챙
채챙.
사절단 인원들도 전투를 준비했다.
악병비는 철창을 고쳐 쥐었고, 일명은 염주를 품속에 넣었으며, 당서희는 손가락 사이에 비도를 끼워 넣었다.
혈투가 즐겁다는 듯 씨익 웃었다.
“거봐라. 내가 재미있는 놈이라 했지?”
사절단 인원들이 뿜어내는 기운이 만만치 않았음에도, 혈투와 염귀비는 저들끼리 대화를 이어갈 뿐이었다.
염귀비도 손으로 입을 가리며 호호 웃는다.
“그러게요. 소불보다 더 재미난 아이라더니. 정말 투노의 각력을 버텨냈네요?”
그녀의 말에 사절단 일행의 얼굴이 샐쭉하게 변했다.
소불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건, 이 행단이 무림맹의 사절단임을 알면서도 여유를 부리고 있다는 의미이니까.
혈투가 나를 턱 끝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꼬마야. 네놈 사문이 어디더냐?”
나는 그의 시선을 그대로 받아내며 대답했다.
“상대의 사문을 묻기 전에 본인의 사문을 이야기하는 것이 강호의 예절 아닙니까?”
내 말에 잠시 한 대 맞은 듯한 표정을 짓던 혈투가 껄껄 웃음을 터트린다.
“……하하하하하. 정말 웃기는 놈이로구나.”
그러더니 이내 웃음기를 싹 지운다.
“그래서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
물론 난 상대에게 예의를 강요하는 종류의 인간은 아니다.
“태을문의 진소운이라 합니다.”
“…….”
“…….”
“…….”
느껴진다.
사절단 인원들의 샐쭉한 눈초리가 느껴져.
하지만 어쩌라고. 상대는 무림 공적으로 지정되었던 흑도 거물들인데.
내 대답에 염귀비와 혈투는 짐짓 놀란 듯 보였다.
“응? 네놈이 흑염룡이라고?”
“어멋? 정말?”
“…….”
갑자기 투기를 풀고 다가오는 두 사람.
뭐야, 이 반응들?
“생각했던 거랑 달리 순하게 생겼네?”
“흑도의 공동 전인이라더니, 네놈은 누구에게 사사 받은 것이냐?”
나는 순간 머릿속이 어지러워졌다.
‘개소문 내지 마! 저기 이념심문관 있다고!’
차마 두 고수 앞에서 마음의 소리를 내지를 자신이 없었던 나는 얼른 주제를 전환했다.
“어쨌든 저들은 한 가정의 가장들일 테니, 체벌하는 수준에서 놔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염귀비는 이미 관심 없다는 듯 내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반면, 혈투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싫다!”
“네?”
“난 평생 내 일을 방해한 놈들을 살려둔 적이 없으니까.”
“…….”
그 성질머리 때문에 무림맹의 공적으로 찍혔던 거 아닌가?
어떻게 이십 년이 지나도 반성 한번 안 할 수 있는 거지?
내가 황당해하는 사이, 혈투가 팔짱을 끼며 내게 제안한다.
“단 나와 내기를 해서 이긴다면 네 의견을 들어주지.”
“어떤 내기 말입니까?”
“내가 펼치는 삼 초식을 받아봐라. 그럼 저들을 살려주마.”
난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악병비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희 행단의 대장은 저분인데 저분이 받아내면 안 됩니까?”
“……!”
악병비의 부릅뜬 시선이 느껴진다.
근데 어떡하냐, 혈투는 나도 무서운데.
하지만 혈투는 단호히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내 삼 초식을 받아내는 건 너다. 그게 아니면 이놈들을 모두 죽이겠다.”
저저 성질머리하고는.
나는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좋습니다.”
내가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리며 발검식 자세를 취하자, 혈투의 눈에 호기심이 어린다.
“호오, 태을문에 발검식이 있었던 거냐?”
“혈투께서 혀가 이리 길다는 말은 처음 듣는군요.”
“……!”
염귀비와 혈투의 얼굴에 처음으로 놀라움이 어렸다.
물론 사절단과 표국 인원들은 그들의 정체에 거의 기절하기 직전이었고.
혈투가 아까와는 달리 진중한 표정을 짓는다.
“우릴 알고 있었느냐?”
“시작 안 하십니까?”
“……후후, 재밌구나.”
내가 대답을 하지 않자, 혈투는 뒷짐을 진 채 한쪽 무릎을 허리까지 올렸다.
그러자 이윽고 그의 발에 붉은색의 기운이 어렸고, 그로부터 엄청난 기운이 뻗어 나오기 시작한다.
“일 초식이다.”
뻥!
공기를 찢어발기는 소리와 함께 강기가 화살처럼 쏘아져 심장을 노린다.
나는 내공을 끌어올려 백월제천삼식의 일 초식을 펼쳤다.
쐐액─
혈투가 쏘아낸 혈기보다 훨씬 늦었지만, 백월제천삼식의 ‘극쾌’는 강기의 속도를 충분히 따라잡았다.
그리고 두 개의 기운이 내 코앞에서 충돌한 순간.
찌이이이이잉──
철 갈리는 소리가 고막을 찢을 듯 주위로 울려퍼졌다.
“허억, 허억, 허억.”
겨우 일 초식을 막았건만, 온몸의 기운이 모조리 빠져나가는 느낌.
“으잉? 네놈 그 검은……?”
난 얼른 혈투의 입을 틀어막았다.
“이 초식 남았습니다.”
“보면 볼수록 재미난 놈이구나.”
뒷짐을 지고 있던 혈투가 손을 풀고 양손을 둥글게 말기 시작한다.
쉬이이익-
사방에서 공기가 빨려 들어가는 소리가 울리며 그의 손안에 거대한 기운이 어렸다.
나 또한 광천신장을 준비하여 맞받아쳤다.
펑!
펑!
콰아아아아앙!
혈투의 기운과 광천신장의 기운이 서로 맞물리며 이름 모를 산 전체를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오들오들 떨고 있던 얼치기 산적들과 쟁자수들 중에선 충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피를 토하는 자들도 생겨났다.
솨아아아-
자욱한 모래 먼지가 걷히자, 혈투가 믿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그의 눈엔 이채가 어려있었다
“허어……. 소문이 과장된 줄 알았더니만, 되려 과소평가 되었던 건가.”
혈투의 이 초식을 막아낸 나는 이미 대답을 할 만한 몸 상태가 아니었다.
‘이러다 뒈지겠네.’
보통 절대 고수쯤 되면 재미를 위해서라도 손속에 사정을 두는 편이건만, 혈투 이 미친 인간은 그런 것 따윈 없었다.
나 또한 지고 싶지 않은 마음에 허세를 양껏 부렸다.
“일 초식 남았습니다.”
혈투도 흥이 오른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그래. 이것까지 받아낸다면 네 부탁을 들어주마.”
기수식을 취하던 혈투가 이내 가볍게 주먹을 뻗는다.
그의 주먹에서 붉은 권강이 뻗어나왔다.
허초나 변초가 없는 단출한 초식이었지만, 그 안에 품은 막대한 기운에 절로 욕지거리가 튀어나왔다.
‘시발……. 아주 죽일 작정이구나!’
나는 만해천지검결을 펼침과 동시에 만검 한 자루에 강기를 씌우고 그 안에 내공 전부를 때려 박았다.
변초 없이 느릿하기 그지없는 권강이건만 체감상으론 눈 깜짝할 사이에 다가온 것 같았다.
“흐아아아앗!”
그리고 권강과 검강이 맞부딪치는 순간.
부웅.
일대의 기운이 폭발하며 순간적으로 진공 상태를 만들고, 다시금 그 진공으로 공기가 빨려 들어가며 사방으로 폭발음을 터트렸다.
콰쾅 콰쾅. 콰쾅. 콰쾅.
끝까지 버티던 나는 결국 기운에 밀려 자리를 벗어났다.
“허억, 허억, 허억, 허억.”
격하게 움직이지도 않았건만, 숨이 격하게 몰아쉬어지고, 온몸에 식은땀이 절로 흐른다.
폭발이 가신 후, 그 앞에는 혈투가 여전히 제자리에 선 채로 자신의 주먹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떠냐? 내가 이겼지?”
자리를 벗어난 나를 보며 빙긋 웃는 혈투.
그의 손이 산적들에게 향하는 순간.
나는 그와 산적들 사이에 서서 흑룡검을 뻗었다.
혈투의 눈썹이 살짝 꿈틀거린다.
“……네놈이 대신 죽고 싶은 것이냐?”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담 비켜라.”
“그러고 싶지도 않습니다.”
“에잉?”
여태껏 장난기 가득했던 혈투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는다.
“재밌다고 봐주는 것도 한두 번이다. 죽고 싶지 않다면 비키는 편이 좋을 것이다.”
내가 죽는 것은 싫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죽는 모습을 보고 싶지도 않았다.
“쉽지 않을 겁니다.”
“허…….”
다행히 재빨리 몸을 뺀 덕분에 내상은 없었다.
더구나 삼 초식이 내 패배로 끝난 후, 사절단 일행들도 자리를 잡고 염귀비와 혈투를 둘러쌌다.
언제든 출수를 할 수 있는 상황.
최소한 얼치기 산적들이 도망갈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을 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혈투가 염귀비를 바라보았다.
염귀비의 입술이 달싹거리는 것으로 봐선 전음을 보내고 있는 듯했다.
“흐음?”
이내 묘한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끄덕이는 혈투.
그러자 염귀비가 입을 열었다.
“그럼 이렇게 하는 게 어떤가요? 애당초 우리가 이들을 단죄하려 했던 건 길잡이를 해줄 일행을 잃어서였거든요.”
길을 잃어서 사람을 죽이고 있었다고?
역시나 상식 따윈 없는 미친 흑도들 같으니.
내가 황당함에 할 말을 잃은 사이, 더욱 황당한 말이 들려온다.
“그러니 공자의 행단에 함께 갈 수 있게 해주면 어때요?”
허, 진짜 예상을 할 수가 없네.
“……저희가 어디 가는 줄 아시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사흑련의 개파식에 가는 거 아닌가요?”
“…….”
염귀비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덧붙인다.
“아, 오해 말아요. 그냥 짐작해 본 거니까. 무림맹에서 사절단을 보냈다는 소식을 들었거든요.”
“그럼 저들을 살려주겠다는 말입니까?”
염귀비가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한다.
“물론이죠. 문제가 해결되었는데.”
나는 내 행단의 대장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내 행단도 아니고.
허락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당연히 단장을 맡고 있는 악병비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내가 눈을 돌려 악병비를 바라보자, 악병비가 살짝 고개를 저었다.
명백한 거부의 표시.
나는 악병비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인 뒤 염귀비를 향해 말했다.
“좋습니다. 함께 가시죠. 대신 약속은 지켜주셔야 할 겁니다.”
“……!!!”
멀리서 악병비가 죽일 것처럼 나를 노려보든 말든, 염귀비는 나를 향해 웃으며 대답한다.
“물론이죠.”
하지만 뭐, 그래 봐야 여태껏 받던 의심의 눈빛이 죽이고 싶은 눈빛으로 바뀐 거 아니겠는가.
실제 누군가 죽는 것보단 낫지.
암, 그렇고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