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모든 걸 기억하는 천재무사-296화 (296/357)

296. <포의환향(4)>

우리는 연회장에 들어가는 대신 즉시 목간통으로 향해야 했다.

팥과 녹두를 갈아 만든 가루로 몸을 씻을 때마다 구정물이 흘러나왔고, 그렇게 목간통을 세 번이나 비운 뒤에야 다시금 옷을 갈아입고 연회장으로 향할 수 있었다.

그렇게 연회장에 들어섰을 때.

“대사형!!”

“소운아!”

처음엔 거리를 두던 태을문의 사람들이 반갑게 다가와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거 너무하네.

그래도 오기 전에 나름대로 시냇물로 목욕도 하고 왔는데.

그사이, 사형제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금·은·동 형제도 부모님에게 다가가 늠름하게 인사를 올렸다.

“허허…… 아이로 나갔던 녀석들이 사내가 되어 돌아왔구나.”

“……흑, 흐흑.”

녀석들의 부모는 일 년 사이에 성장한 아이들의 모습에 눈물을 숨기려 애를 썼다.

그리고 그 옆에선.

“고생 많았다. 고생 많았어.”

사련을 꼬옥 안아주는 홍문기까지.

연회장 곳곳에서 감동적인 만남이 계속 이뤄지고 있었다.

괜히 코끝이 간지러운 기분이다.

그때,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네는 갈 때도 그렇고 돌아올 때도 그렇고…… 도저히 종잡을 수 없구만.”

고개를 돌려보니 왕금산이 왕소소와 함께 다가오고 있었다.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글쎄……. 워낙에 일이 많아서 말이지. 정해진 명보다 더 일찍 죽을 것 같네.”

“왕가장의 성세가 강남을 넘어 강북에도 울려 퍼지고 있다 들었습니다.”

“하하, 그런 말 말게 아직 힘드니.”

왕금산이 묘한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러다 이내 은근히 말한다.

“그래서 말일세…… 자네가 가져오는 배당금이 너무 크네. 이제 좀 적당히 하면 안 되나?”

어쩐지 왕금산의 두 눈엔 간절함이 가득 어려 있었다.

하지만 간절함은 간절함이고, 거래는 거래 아니겠나.

“장주님, 그건 좀…….”

내가 고개를 내젓기도 전에, 왕소소의 핀잔이 날아들었다.

“아버지도 참! 본래 아버지의 꿈이 천하제일상단을 이루는 거였다면서요. 오라버니 덕분에 한층 꿈에 다가갔으니 얼마나 좋아요.”

“아니…… 그거야 젊은 시절의 꿈이고, 이젠 그만 은퇴해서 손주 재롱이나 보면서 쉬고 싶다고나 할까.”

왕소소가 제 아비를 옆으로 밀고선 내 앞에 섰다.

“오라버니. 오라버니와 사저, 금표 사형이 없는 동안 제가 열심히 태을문 사람들을 챙겼어요.”

마치 칭찬을 바라는 아이처럼 머리를 쏙 내미는 왕소소의 행동에 난 피식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고맙다.”

“헤헤.”

사련이는 이걸 참 싫어했는데 이상하단 말이지.

일 년 만에 본 사람들의 얼굴은 일 년 전의 모습과는 달랐다.

초조함이 사라졌고,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기쁜 일 앞에서 편안하게 기뻐하고 있었고, 억지로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도 않았다.

전생의 이 시기, 서서히 지원을 줄여가며 갑질하던 계룡상단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전전긍긍하던 모습과는 완연하게 달랐다.

“네가 보기에도 좋으냐?”

문득 들려온 말에 고개를 돌리니 홍문기가 나와 같은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입꼬리를 올렸다.

“네가 만든 것이다. 네가 이룬 것이야.”

“제가 한 게 뭐가 있겠습니까. 다들 노력한 덕분이지요.”

전생에 비해 홀쭉해진 몸매.

그간의 수련이 얼마나 고되었었는지 보여주는 단단한 근육들.

그리고 전생에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강한 눈빛.

그는 그 단단한 눈빛으로 따뜻하게 나를 응시한다.

변하고 있다.

나도, 태을문도 변하고 있다.

전생과 다르게 확실히 변하고 있다.

“고맙다.”

이어 주변을 둘러보는 홍문기.

“태산이 이 친구는 어딜 간 게야? 아들이 이리 훤칠해져서 돌아왔건만.”

“그러게 말입니다. 이리 장한 아들이 돌아왔는데.”

얼추 어디 있을지 예상이 갔기에 술 한 병과 잔 하나를 들고 연회장을 나섰다.

#

연회장을 나와 한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밤은 어둡고, 빛은 없었지만 길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아까 목간으로 향하면서 봤던 곳이었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작은 연못으로 조경이 조성된 공간에 아버지가 달빛이 내려앉은 연못을 바라보고 있었다.

“돈 좀 벌었다고 벌써 이런 취미 생활을 즐기시는 겁니까?”

내 농에 슬쩍 고개를 돌렸던 아버지가 다시금 연못을 바라본다.

“손님용이다. 나를 만나려면 한참을 대기해야 하는데. 이런 작은 즐거움도 없이 기다리자면 지루하지 않겠느냐?”

“태을문 마당에 연못을 놓는 건 아버지의 꿈이기도 하셨고요.”

연못에는 돈이 많이 드니까.

연못을 관리할 수 있다는 건 곧 여유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리고 아버지는 무척이나 연못을 가지고 싶어 했다.

“그래. 이제는 태을문에 연못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생겼지.”

“아직 멀었습니다. 각 당마다 하나씩은 있어야지요.”

연못을 바라보던 아버지가 내게로 시선을 옮기더니 피식 웃는다.

“그러냐?”

“물론 진짜 만들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것만큼 돈 지랄도 없으니까요.”

“네놈이 외당 당주를 뭘로 보고.”

나는 아버지를 세세히 살폈다.

홍문기와 마찬가지로 살이 홀쭉 빠졌지만 근육은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일을 하느라 자신을 돌볼 시간 따윈 없었던 것일 터.

“……왜 이렇게 살이 빠지셨습니까.”

문득 아버지가 지난 일 년간 너무 정신없이 살아오진 않았는지 걱정이 들었다.

내 물음에 아버지가 장난스레 답한다.

“요즘엔 이리 살 빠진 것이 유행이라지?”

“……왕가주님은 풍채가 좋으신데요?”

“그 양반은 유행을 좇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니까.”

“아버지는 아직 그 정도는 안 되십니까?”

“그렇다.”

“더 노력하셔야겠군요.”

“그렇지.”

시답잖은 대화가 오갔지만, 아버지나 나나 이 시간을 전혀 아까워하지 않았다.

난 가져온 술병을 아버지에게 내밀었다.

“이거나 같이 드…….”

“이 빌어먹을 놈이 이제 대놓고 술을 먹겠다는 거냐?”

“그…… 저도 이제 어른입니다. 아버지.”

눈을 부릅뜨던 아버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렇구나.”

술잔을 받아 든 아버지는 단숨에 술을 넘기곤 내게 술잔을 내밀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

나는 회귀한 이후로 내가 지나왔던 일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았다.

마령고원, 무림학관 정시, 사천혈사,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의 텃세.

목숨을 잃을 뻔한 적도 부지기수였었다.

모든 것을 선명히 기억하는 이 빌어먹을 저주는 그 모든 일을 방금 일어난 것처럼 생생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 생생한 기억들을 되뇌며, 느껴왔던 감정을 솔직하게 말했다.

“별일 없었습니다.”

“…….”

술잔에 술을 따르던 아버지의 손길이 잠시 멈췄다.

아버지의 손이 잠깐 흔들렸다.

나는 담담하게 말했다.

“정말 별일 없었습니다.”

“……그러냐?”

아무리 기분이 좋아도 넘칠 만큼 잔을 채우신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잘 돌아왔다.”

“네. 아버지.”

“정말…… 잘 돌아왔다.”

우리는 말 없이 연못에서 첨벙거리는 잉어를 바라보았다.

#

연회가 끝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각자의 집으로, 태을문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진태산의 집무실에는 홍문기와 강채석, 진태산, 진소운과 사련, 사마정까지 여섯 사람만 남았다.

“……꿀꺽. 그러니까……. 이게 그…….”

홍문기는 입에 담기도 조심스럽다는 듯 말을 삼킨다.

“오령선화유예요. 아버지.”

“……그래. 천하를 뒤흔들고 있는 그것 말이지…….”

종남파가 이걸 놓치고 서안을 봉쇄해서 강호인들의 불만이 쇄도한다던데……. 어찌 이 물건이 머나먼 합비에 와있는 걸까.

“대체 너희들 뭘 하고 돌아다니는 거냐……?”

강채석이 멍하니 소운과 사련을 바라봤다.

그러다 문득 머릿속에서, 거지꼴로 돌아왔던 아이들의 모습과 오령선화유가 연결이 되었다.

“설마…… 이것 때문에 그 꼴로 돌아왔던 거냐?”

사련이 손가락으로 콧잔등을 쓸며 가벼이 헛기침을 내뱉었다.

“중요한 건 오령선화유가 태을문에 왔다는 점 아닐까요?.”

“……일단은 보안에 신경을 써야겠구나.”

귀한 영약 하나가 마을 하나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 보물과 영약이 나타날 때마다 피가 함께 흐르지 않았던가.

“당장 영약을 만들기보다는…… 아무래도 시간을 좀 두어야겠고.”

“그게 무슨 소리요, 사형! 기껏 귀한 물건이 들어왔는데! 그때 말하지 않았소? 당장 아이들에게…….”

홍문기가 단호히 고개를 내저었다.

“급하게 움직이다간 소문이 나고 말 거다.”

귀한 영약을 손에 넣은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지키는 건 더 중요한 일이니까.

강채석도 강호의 생리를 알기에 불만 가득한 얼굴로 입술을 꾸욱 다물었다.

잠시간 내려앉은 정적을 깨며 진태산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일단은 사마 의원의 의견을 먼저 들어보면 어떻겠습니까? 물론 아이들이 한 말이니 사실이겠지만, 진짜 어느 수준의 영약인지도 알아볼 겸…….”

그러곤 옆에 자리한 사마정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모두의 시선이 제게로 쏠리자, 사마정이 탁자 위로 손을 올렸다.

“제가 좀 보겠습니다.”

그가 수통을 가져가 마개를 열자.

“……!”

순간 묘한 향기가 집무실 전체를 가득 메웠다.

또륵.

그는 이어 수통을 조심스레 기울여 한 방울의 오령선화유를 술잔에 받아 색깔을 살폈다.

태을문의 사람들은 마치 대대로 물려받은 골동품을 감정받는 사람처럼 긴장된 얼굴로 사마정의 얼굴을 살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사마정이 감탄 어린 표정으로 술잔을 탁자에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진짜로군요……. 그것도 순도 높은 선화유가 맞습니다.”

“순도가 높다는 건 무슨 얘기요?”

“보통 무림맹에서는 오령선화유에 장목유를 섞어 씁니다.”

“장목유가 섞이지 않았다는 말은…….”

사마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더 효능이 좋겠지요.”

사마정의 말에 강채석이 애가 달아 몸을 들썩였다.

“사형, 아니 문주님. 그냥 만듭시다, 네? 무림맹도 쉬이 못 쓰는 약재라 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갈등하는 홍문기를 향해 진태산이 말했다.

“저 또한 바로 만들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입니다.”

“응?”

보통 이런 일에선 홍문기와 마찬가지로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던 그였기에 강채석이 더 놀랐다.

진태산이 탁자를 툭툭 두드리며 덧붙인다.

“어차피 그간 아이들에게 먹이겠다고 재료들을 열심히 모아두지 않았습니까. 소문이 많이 퍼져 나가진 않을 겁니다. 선생, 어떻습니까?”

진태산의 물음에 사마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상단주님 말씀대로 주가 되는 약초들은 다 있으니 나머지 약초들을 수소문해 모은다 해도 그리 이목을 끌진 않을 겁니다.”

“그런가…….”

이윽고 홍문기의 두 눈이 스르륵 진소운에게로 향했다.

“소운아, 네 의견은 어떠하느냐?”

문파의 대사에 어린 제자의 의견을 구하는 것이 이상할 법도 했건만, 장내의 그 누구도 이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았다.

“당연히 바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응……? 어째서?”

진소운이 오령선화유가 담긴 병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아끼다 똥 된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진태산이 그럼 그렇지 하며 인상을 찌푸릴 때.

“그리고 태을문은 이제 예전의 태을문이 아니지 않습니까.”

진소운의 말에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던 홍문기가 피식 웃었다.

“그래, 네 말이 옳다. 태을문은 이제 과거의 태을문이 아니지.”

이어 그는 장내의 사람들을 하나하나 바라본 후 명했다.

“그럼 곧장 만들도록 하세.”

#

하룻밤을 대천상단에서 보내고 다음 날은 태을문에 방문을 했다.

맨 처음 날 반겼던 이는 다름 아닌…….

“형어어엉님!!!!!!”

……제갈천기였다.

일 년 사이에 훌쩍 커버린 건지 예전의 아이 같은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다만 흐트러진 복장이나 얼굴에 묻은 기름때가 왠지 전생의 제갈천기를 떠올리게 했다.

“잘 지냈느냐?”

키가 벌써 훌쩍 커버렸지만, 마치 강아지처럼 머리를 들이미는 모습에 나는 녀석의 머리를 마구 흐트러뜨려 주었다.

한참을 그렇게 꼬리 치고 나서야 녀석은 이제 좀 만족스러운지 헤헤하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난 천기의 손에 들린 망치를 보며 물었다.

“아직 기관진식이 완성되지 않은 것이냐?”

본래 전생에선 결국 완성하지 못했던 기관진식.

그것을 만들려던 제갈천기는 모산파의 술사들을 만난 뒤 새로운 기관진식의 고안을 꾀하고 있었다.

“그럴 리가요. 요즘은 왕가장에 기관진식을 설치하는 중이라 꼴이 이렇습니다.”

“왕가장에?”

“네. 태을문에 설치된 진식을 보시곤 왕가장에도 설치를 해달라 하셔서 말이지요. 하지만 워낙 대지가 넓어 공사가 마무리되려면 한참이나 걸릴 듯합니다.”

왕가장주라면 제갈세가나 모산파를 직접 고용해서 설치해도 될 텐데…….

굳이 제갈천기의 기관진식을 설치했다 하니, 새삼 얼마나 대단한 물건을 만들었을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하여간 천재는 천재군.’

이어 천기의 옆에 서 있던 영영이 꾸벅 고개를 숙였다.

“그간 공자님의 소문은 풍문으로 들었습니다.”

의외의 모습에 난 놀람을 금치 못했다.

“이제 몸을 드러내도 되는 겁니까?”

영영은 제갈천기를 한번 보곤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단 이야기는 곧 제갈천기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의미가 아니던가.

이 녀석, 꽤 많이 성장했잖아?

“헤헷!”

제갈천기가 멋쩍은 듯 콧잔등을 쓸었다.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해맑게 웃고 있는 녀석을 보자니 이제 슬슬 녀석의 것을 돌려주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시간 되느냐?”

“네? 지금요?”

“그래.”

“……어떤 일 때문에 그러신데요?”

나는 녀석의 머리를 한 번 더 쓰다듬어 주었다.

“네게 줄 것이 있어서 말이지.”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는 천기를 데리고 비무장으로 향했다.

“혀, 형님…… 제가 아무리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았어도 형님을 이기는 건 무, 무리입니다.”

허허, 녀석이 조금 수련을 하더니 건방져졌네. 벌써 나를 이길 생각을 다 하고 말이야.

나는 당황해하는 녀석의 눈을 똑바로 마주했다.

이젠 때가 왔다.

“너에게 알려줄 것이 있다.”

제갈삼식은 본래 제갈천기의 것.

그에게 돌려줄 때가 되었다.

“이건 배움의 일환이라 생각하거라.”

“네, 네.”

나는 흑룡검을 손에 쥐었다.

녀석이 말했던 대로 그간의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는지 올곧은 자세로 마주 검을 쥐었다.

덜덜덜.

다만 뭐가 두려운지 검이 연신 떨리고 있었지만.

“자, 시작한다.”

“네, 넵!”

그리고 잠시 뒤.

챙.

흑룡검이 바닥에 떨어지며 요란한 소리를 내었다.

“…….”

“어, 어라?”

아직 검을 쥐고 있는 제갈천기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

후아, 어제 과음해서 손에 힘이 달리나…….

“아! 미안하다 천기야. 내가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보다.”

“……그, 그렇죠?”

“그래. 다시…… 다시 해보자.”

제갈삼식을 알려 주기에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은, 본래의 검법과 제갈삼식으로 변환된 검법을 번갈아 보여주며 익히게 하는 것.

그렇기에 녀석도 알고 있는 태을문의 무공인 소천검법과 대천검법의 시범을 먼저 보이려 했는데.

챙.

다시금 흑룡검이 바닥에 떨어지며 요란한 소리를 내었다.

……뭐지?

“……혀, 형님? 어디 아프신 건 아니죠?”

“…….”

천기는 벌써 파쇄식을 사용하고 있었다.

“형님?”

씨발.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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