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모든 걸 기억하는 천재무사-318화 (318/357)

318. <책임소재>

진소운의 사건이 학관 전체에 알려지는 데 채 반나절이 걸리지 않았다.

‘누구와 누구가 연분이 났다’는 소문이 도는 데 삼사일이 걸리는 것에 비하면 이번 사건이 무척이나 파괴적이라는 점에 다들 동감하는 처지였다.

반응은 둘로 갈렸는데.

갑작스레 교관들이 바뀐 일이나, 그들이 학관생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던 이들은 통쾌하다는 반응이었고.

반면에 교관을 폭행한 일을 심각한 문제로 삼는 이들도 있었다.

대체로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의 반응이 그랬다.

“아니, 하다 하다 미친놈이 감히 교관을 폭행하다니!”

“이건 좌시해선 안 되지 않나?”

“당연하지! 그런데…… 어떻게 문제 삼지?”

분개하던 이들이 갑작스레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것은 단연 대표 자리가 지닌 권위 때문만은 아니었다.

새로 온 교관이 당주급이라는 것.

그리고 그 당주급 교관을 내공으로 압살해 피까지 토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허어…….”

내공 대결에서 당주급 무인과 대등한 결투를 펼치는 자도 몇 없을진대.

그를 압살하는 모습을 보인 이상 학관생들 수준에서 대거리는 불가하다 판단 내린 것이다.

“교관에게…… 교관과 교두들에게 이야기해야지!”

“그럼 그럼! 교권이 이리 바닥에 떨어져서야 교육을 받을 수 있겠나?”

“근데…… 정당한 내공 대결이었다고 하는데, 이게 문제가 되나?”

교관이 부상을 당했음에도 교무부에서 바로 나서지 못하는 연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어디까지나 정당한 내공 대결.

더구나 처음 시비를 건 쪽은 교관이었으니까.

실력이 뛰어난 학생더러 왜 실력이 뛰어나냐고 질책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하지만 부상당한 교관의 소속이 청성파인 이상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의 인원들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안 그래도 눈꼴시리던 진소운이 자신들의 선배에게까지 굴욕을 준 상황을 넋 놓고 보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

“일단 무림맹의 선배들에게 알려야 하지 않겠나? 그럼 선배들이…….”

“이미 그 선배들이 단죄하러 왔다가 진소운에게 한 방 먹은 거 아닌가? 여기서 더 높은 선배들이 와봤자 뭘 어쩌겠다고.”

“……시발 넌 뭐야 대체? 아까부터 계속 쓸데없는 소리나 하고.”

“아니, 난 그저 냉정하게 현 상황을 이야기한 것인데…….”

기분은 풀리지 않지만 당장 어떻게 진소운을 손볼 수 없는 상태가 계속 이어지면서, 이 이야기는 학관생들이 원치 않아도 절로 무림맹으로 흘러 들어갔다.

#

“아이고 두야…….”

북원평이 관자놀이를 꾸욱꾸욱 눌렀다.

“어찌 이 좋은 차를 앞에 두시고 인상을 찌푸리고 계시는지…….”

이 두통의 근원이 바로 눈앞에서 태연하게 차를 마시는 이놈이란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북원평은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그게 목구멍으로 넘어가냐?”

“……학관장님은 좋은 차를 쓰시는군요.”

“그게 지금 목구멍으로 넘어가냐고!”

결국 분을 참지 못한 북원평이 손을 뻗어 찻잔을 빼앗으려 했다.

하지만, 재빨리 찻잔을 피하는 진소운.

‘이놈 봐라.’

태청제수공을 펼쳐 다시금 손을 내뻗었다.

하지만.

탁, 타탁.

가볍게 손을 내뻗으며 자신의 찻잔을 지키는 진소운의 한 수.

‘허어…….’

태청제수공이 어떤 금나수던가.

부유살조라는 조법으로 악명 높았던 흑도를 단박에 제압했던 수법이 아니던가.

그런데 이제 막 약관을 조금 지난 놈이 특별한 수법도 쓰지 않고 태청제수공을 막아냈다.

그러곤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하게 차를 처먹고 있었다.

“끄응…….”

이전에 북원평은 진소운을 따로 교육해 준 적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진소운이 적지 않은 내공을 운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이렇게 무식하게 많은 양인 줄은 몰랐지만.’

그러나 방금 전의 한 수로 보건대, 지난번 확인했을 때와 비교해 진소운은 또다시 진일보해 있었다.

태연하게 차를 음미하며, 광인처럼 맑게 번들거리는 눈동자로 자신을 바라보는 진소운.

그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며 등신 같은 교관들을 떠올렸다.

좀 사람 봐가면서 건드렸어야지. ……이건 그냥 봐도 건들 만한 상대가 아니지 않나?

단지 내공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법을 막는 한 수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미 무리에 대한 깨달음은 당주급을 넘어섰으니까.

비무로 시비를 걸었으면 곤죽이 났을 것이고, 이론으로 압박을 했어도 고전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차라리 녀석의 태도나, 표정으로 시비를 걸면…….’

어느새 교관들에 빙의되어 진소운을 갈굴 방법을 생각하던 북원평은 이내 인상을 찌푸렸다.

애당초 학관에 들어올 때부터 흑도 놈들이랑 같이 들어온 놈 아닌가.

이렇게 뒤가 없는 놈을 건드려서 뭘 어쩌겠다고.

“하아…….”

“거듭 말씀드리지만, 교관님이 먼저 시작한 것이고…….”

“다물어라.”

쓸데없는 이야기는 더 이상 들을 필요도 없다.

“넷! 다물고 있겠습니다.”

“…….”

하지만 약 올리듯 히죽거리는 모습을 보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인상 쓰는 모습을 봐야겠다는 생각에 북원평이 말을 이었다.

“이 일로 인해 향후 어떤 피해를 볼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느냐?”

“어떤 피해요?”

“교묘하게 낮은 점수를 받게 될 수도 있고, 교관들에게 추천서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 차후에 원하는 각으로 배정받지 못할 수도 있지.”

그러나 진소운은 여전히 느긋하게 차향을 음미하며 대꾸했다.

“하지만 상위 십 위권에 들면 무조건 자신이 원하는 곳에 배정받을 수 있지 않습니까? 현 용봉지회가 그렇듯이요.”

“헹, 네놈이 상위 십 위권 안에 들겠다고?”

“여태껏 제가 받아온 평가들은 모두 최상위권입니다. 아무리 못 받아도 십 위권 밖으로 떨어지지 않겠지요.”

“…….”

세상은 본래 공평하다고 하지 않던가.

머리가 나쁘면 몸이 좋고, 몸이 좋으면 대부분 머리가 나빠야 하는 법이다.

그런데 이 망할 놈은 왜 이런 계산까지 금방 될 정도로 머리가 좋은 걸까?

“헤헤, 칭찬 감사합니다.”

“……난 아무 말 안 했다!”

“방금 그 표정. 적들의 입에서 극찬이 터질 때 나오는 표정인데요.”

북원평은 숨을 길게 들이마시며 천장을 바라봤다.

대체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이놈이 알아 처먹을까?

인생의 삼(三) 대 불행 중 하나를 초년출세라고 한다.

가지고 태어난 천재성에 심취하여 세상의 커다람과 하늘의 무서움을 망각한 채 살아가는 이들.

그렇게 누구보다 높이 올라가다, 잠깐 잘못하면 하염없이 추락해 버리고 만다.

북원평은 진소운이 추락하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동시에 그 또한 결국 추락해 버리리란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녀석이 빛나면 빛날수록 걱정이 되었다.

“잘 들어라. 교관과 교두들은 생각보다 더 치사하고 더러운 방법으로 너를 옭아맬 수도 있다. 아니, 앞으로는 분명 그렇겠지.”

자신뿐 아니라 자신과 같이 홀로 빛났던 선배들이 모두 그랬듯.

오백 년이란 긴 시간 앞에서 뛰어난 천재성은 한낱 짧은 반짝임에 지나지 않으니까.

“너로 되지 않으면 네 사제들을 끌어들일 것이다. 네 사제로 되지 않으면 네 문파와 친구들까지 끌어들이겠지.”

“…….”

“물론 처음 몇몇은 너와 대적을 하다 쓰러질 수도 있다. 하지만 넌 교체되지 못하고 그들과 계속 맞서야 하는 반면, 그들은 계속해서 사람을 바꿔가며 너를 괴롭힐 것이다.”

그래도 자신은 무림맹에 들어간 이후 겪은 일이었지만, 진소운에겐 학관에서부터 그런 일들이 시작될 것이다.

“이 부조리한 구조는 지난 오백 년간 단 한 번도 부서진 적이 없다.”

거대한 바위와 부딪치는 계란.

아무리 많은 시도를 해도, 계란이 바위를 부수는 일은 없다.

이제 좀 현실 파악을 하였을까?

헤실거리던 진소운의 얼굴에 웃음기가 가시고 차가운 조소가 어렸다.

“……만약 그렇다면.”

최소한 북원평이 보기엔 방금까지의 모습보단 훨씬 나았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현실 파악을 하…….

“그냥 학관을 그만둬야겠군요.”

응? 이건 또 무슨 신박한 소리람?

“그만둔다고? 아니, 그래 봐야 어차피 의무복무로 다시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요. 그렇게 괴롭힌다면. 저와 사제들을 비롯한 무림맹에서 활동하는 태을문 사람들 모두를 이끌고 태을문으로 돌아갈 겁니다.”

역시 아직은 혈기가 왕성하구나.

진소운의 바보 같은 대답에 끌끌 혀를 차던 북원평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태을문엔 무림맹에서 활동하는 간부가 없지 않나?”

“물론, 진산제자만 치자면 그러한데 속가제자까지 포함하면 한 명 있지요.”

“…….”

찻잔을 내려다보던 진소운의 시선이 정면으로 향한다.

꿈뻑꿈뻑.

북원평의 눈이 소 눈깔 마냥 느리게 끔뻑거렸다.

뭐야, 저놈 시선이 왜…….

“……설마 나?”

“네.”

“이런 미친……!”

“삼청무상검 정도 되는 이가 무림맹에서 탈퇴한다면 저들도 자제를 하지 않겠습니까?”

제정신이 아닌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제정신이 아닐 줄이야.

북원평은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소리쳤다.

“내, 내가 나가지 않는다고 하면?”

“그럴 순 없습니다. 우리 사제님의 나이가 저보다 많다곤 해도 태을문 대제자의 명령은 ‘절대적’이거든요.”

시발, 속가로 들어갈 때 그런 얘긴 못 들었다고!

“약관에 써있었을 텐데. 모르셨습니까? 그러니 서류에 직인을 찍으실 땐 잘 보셨어야지요.”

애당초 서류에 직인을 찍은 적이 없다고!

차갑게 냉소 짓던 진소운의 눈매가 다시 반달 모양으로 변했다.

“아무튼 그리되지 않게, 사제님이 ‘힘써’ 주십시오.”

평소의 장난기 많던 그 진소운으로.

그리고 그 모습을 보자 조금은 안도가 되었다.

진소운은 결국 자신이 우려하는 바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다는 이야기였으니까.

그럼에도 북원평은 다시 한번 더 물었다.

“학관 생활만 잘 지낼 수 있다면 내가 같이 무림맹에서 나가야 할 일은 없다 이거지?”

“그럼요.”

북원평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문득 녀석이 교관에게 과하게 손을 쓴 것도 감정적으로만 대응한 결과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당초 빠져나갈 자신이 있었기에 다소 과격하게 손을 쓴 건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

“일부러 그런 것이냐?”

진소운은 선선히 인정을 했다.

“어느 정도는요.”

“굳이 왜?”

태을문은 이미 착실하게 힘을 키워가고 있다.

자신의 힘을 숨기고 차근차근 올라가다 보면 분명 언젠가 원하는 바를 충분히 이룰 수 있었을 터였다.

하지만 벌써부터 대립각을 세운 탓에 앞으로의 일이 더 힘들어질지도 모르는 상황.

그러나 진소운의 얼굴에선 한 점의 두려움도 찾아볼 수 없다.

“이미 경계의 대상이 되어버렸으니까요.”

“…….”

“이 정도로 노골적으로 들어온다면 앞으로는 더 버티기 힘들었을 겁니다.”

다시금 특유의 냉소적인 미소가 내걸린다.

“그리고 이미 태을문은 저들이 무시하기엔 날카로운 송곳이 되어버렸으니까요.”

“…….”

되려 생각이 짧았던 건 내 쪽이었을까?

“……그래도 최소 무림맹에 가기 전까지만 참지 그랬느냐? 잘못하면 뿔뿔이 흩어질지도 모르는데.”

홀로 입지를 다졌던 자신과 달리, 태을문엔 여러 사람이 함께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태을문이 위협적인 존재로 두각을 드러내게 된 이상, 위의 인간들은 절대 태을문의 인재들을 한곳에 모아두려 하지 않을 것이다.

진소운의 얼굴이 처음으로 차갑게 변했다.

서늘한 그 표정에는, 애송이의 것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깊고 처절한 세월의 흔적이 배어 있었다.

“…….”

왠지 자존심이 상한 듯 불쾌해 보이는 표정.

자신을 고작 그 정도로밖에 보지 않느냐는 불만이 가득한 얼굴.

북원평은 자신이 잘못 판단했음을 깨달았다.

“……그래, 그에 대해서도 준비해 두고 있었겠지.”

대체 저놈 머릿속엔 뭐가 들어있는 걸까?

초년출세?

녀석은 세상을 모르고 자신의 천재성에 취해 이름을 날리는 존재가 아니다.

세상을 이해하고, 그 틈바구니에서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내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의 의지로.

그렇다면 자신의 이야기는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그것이 핀잔이든 충고든.

“알았다. 학관의 일은 내가 힘을 쓸 테니 걱정 말아라.”

그저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일을 해주면 그만.

……뭐, 어쨌든 막내 사제인 자신에겐 위엄 있는 대사형이기도 하니까.

#

학관장실을 나온 나는 대표실을 향해 걷다가 우뚝 멈춰 섰다.

‘좆됐네.’

당장에 칼날이 목에 들어온다는 생각에 무림맹까진 고려하지 못했다.

어차피 학관을 졸업하면 사제들이 무림맹에 배정받는 건 당연한 사실인데.

‘이걸 까먹고 있었다니…….’

이미 눈에 띄어버린 이상, 한곳에 모이려는 걸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을 게 분명하다.

‘더구나 박살 내려면 뿔뿔이 쪼갠 다음에 각개격파를 하는 쪽이 더 쉬울 거고.’

전생에서야 삼류 좆밥 문파였으니까, 한곳에 모여 있어도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지 않은가.

하, 이 빌어먹을 새끼들은 왜 괜히 시비를 걸어서는.

교관과 교두들 욕을 한 바가지 하다가 이내 머리를 털어냈다.

어차피 참고 있었어도 이렇게 될 일이었으니까.

아니, 오히려 잘되었다.

처음부터 함께 있다가 전쟁이 터질 시기에 뿔뿔이 흩어지는 것보단.

따로 일을 하다가 전쟁부대 창설 시에 하나로 모이는 게 더 나을 테니까.

‘그래, 분명 잘된 거야. 그럼 그럼.’

문제는 뿔뿔이 흩어진 애들이 각 부대에서 괴롭힘을 당하면 어떻게 대처하느냐인데.

‘이게 아주 더럽네.’

무림맹 내부의 직위, 그리고 소속된 각의 규정에 따라야 할 것이다.

서로 간의 교류나 간섭은 원칙적으로 불가할 것이고.

더 이상 내 품 안에서 태을문의 아이들을 보호할 수 없게 된단 의미.

적어도 내가 초특급 승진을 해서 급수로 밀어붙이지 않는 이상은 말이지.

하지만 물리적인 시간의 한계란 존재하는 법이니까.

그전까지 아이들을 보호할 수단을 생각해 내야 한다.

흐음, 어찌한…… 음?

‘잠깐…… 굳이 보호해야 하나?’

어차피 나도 백랑각에 들어가면 맡게 될 업무로 인해 정신없이 바쁠 것이다.

기본도 안 되어 있는 쓰레기 놈들을 가지고 제대로 된 부대로 만들어야 할 테니까.

그 와중에 사제들을 일일이 챙길 겨를이 있겠는가.

결국은 사제들이 배정받은 곳에서 예전의 나처럼 처맞고 다니느냐 아니냐인데.

‘그럼 안 맞고 다니면 되잖아?’

태사조님의 무공도 찾았고, 그간 약점으로 지목되던 내공을 위해 오령선화유도 먹었다.

오령선화유의 가장 큰 효능이 바로 단전의 안정화다.

정심단에 오령선화유까지 먹었으니, 어지간한 영약을 먹어도 몸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내공의 양은 반년 뒤 학관 행사에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고…….’

내공에 무공까지 얼추 갖추면 맞고 다닐 일은 없을 터.

문파의 성세가 약한 거야 어쩔 수 없지만, 인간 자체가 강하면 상급자로서 하급자를 대하기 어려워진다.

부당한 명령이야 조금 받겠지만, 그런 것도 없이 편하게 지내면 내가 좀 억울하지.

나는 전생에서 얼마나 굴렀는……!

“어디 다녀오는 길이에요?”

“어? 크흠.”

대표실로 들어가려던 사련이 나를 보고 물었다.

나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학관장님을 만나고 오는 길이다.”

“해결…… 되었어요?”

나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요?”

믿지 못하겠다는 눈빛의 사련.

어험, 왜 이리 대사형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건가.

“학관에서의 일은 물론이고, 사제들이 무림맹에 가서 당할 일에 대한 문제도 해결했다.”

“으응? 저, 정말요? 학관장님이 처리해 주시겠다고 했어요?”

“아니!”

“…….”

“해결책은 내가 생각해 냈지.”

사련이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뭐, 뭔데요?”

세상에 이것보다 확실한 해결책은 없지.

암, 그렇고말고.

나는 사련을 보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너희들이 엄청 엄청 강해지는 거다.”

“…….”

“아무리 상급자들이 해코지를 하려 해도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도록!”

“…….”

사련이 미간을 잔뜩 찡그렸다.

이 표정은 분명, ‘진짜 진짜 싫다!’ 할 때의 그 표정이었다.

“련매, 얼굴이 왜 그러냐?”

이거 진짜 제대로 된 해결책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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