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모든 걸 기억하는 천재무사-334화 (334/357)

334. <분열>

정마대전의 패색이 짙어진 후. 무림맹은 밀려드는 마교의 공세를 피해 거처를 무한에서 북해로 옮겨야겠다는 논의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개방이 충격적인 발표를 한다.

마교는 정마대전 이전부터 전 중원에 활개를 치고 있었으며, 정마대전을 치르기 전 수많은 공작을 통해 승리의 발판을 다져놨다는 것.

이 충격적인 정보는 무림맹 수뇌를 더욱 공포에 떨게 만들면서도 동시에, 말도 안 되는 거짓 정보라며 현실을 외면하게 하기도 했다.

물론 이 정보를 정마대전이 거의 다 끝난 후에야 알게 되었다는 웃기지도 않는 상황에 대해선 누구도 지적하지 않았다.

적에 이어 아군, 그것도 자신들이 무시하던 이들에게까지 비웃음당할 수는 없었으니까.

수천 장에 달하는 기밀문서가 심현각이나 만통부의 재가도 없이 모두 소각되어 버렸고.

그 탓에 전생에서 나는 이 정보에 접근할 수가 없었다.

놈들이 뭘 해왔는지.

무슨 작당을 꾸몄는지 전부.

그나마 지난 생에 우연처럼 일어났던 일들이 그저 우연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과, 그로 인해 놈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예측해 볼 수 있다.

모용상원을 암살하려 했던 점, 정시에 끼어들어 학관생들을 죽여 차도살인을 노렸던 점.

사흑련의 숨어들어 세력을 제멋대로 구성하려 했던 것 등.

일련의 사태들을 분석해 봤을 때, 놈들은 자신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 중원에 혼란이 가득하길 바라고 있다.

자신들의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 자신들에게 이목이 쏠려 공적이 되길 원치 않을 테니까.

‘그런데 지금은 왜?’

하지만 묵림에서 일어난 일들은 지금껏 일어난 일들과 다르다.

신령의 탈을 쓰긴 했지만, 확실하게 제 모습을 숨길 의도 따윈 보이지 않는다.

마치 토끼의 탈을 쓴 호랑이처럼.

제 몸에 선명한 줄무늬와 태산만 한 덩치는 숨길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뻔뻔하게 자신이 토끼라고 말하고 있었다.

‘시벌롬들…… 발톱이라도 숨기던가.’

시체에 그어진 선명한 칼자국.

이전까진 그나마 난잡하게 난도질하는 정성이라도 보였다면, 지금은 그런 것도 없다.

마치 제 놈들 짓이라는 걸 알아 달라는 듯 단칼에 요혈을 찌르고 급소를 베어 죽였다.

“시, 신령의 저주야…….”

“신령을 사냥하려 해서 그런 거야…….”

“아니야, 난 여기서 죽고 싶지 않아!”

대단위 죽음이 처음이기 때문일까?

결코 당연하지 않은 자신들의 죽음이기 때문일까.

시체를 본 게 처음도 아닐 진데도 정신적 외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우리 조원들을 확인했다.

우리 조원들 역시 마찬가지로 격동하는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있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

처음 투입되는 무사들이 가장 많이 죽는 때가 바로 첫 번째 전투다.

그리고 대부분 죽음은 현격한 무력 차이 때문이 아니라 정신적 외상에 의한 방심으로 발생한다.

그러니까.

‘씨발…….’

이 분위기가 지속되면 여기서 다 죽는다는 말이다.

“다들 정신 차려!!!”

내공을 실어 쩌렁쩌렁한 일갈을 내질렀다.

멍한 눈동자로 나를 돌아보는 이들.

아직도 정신이 안 돌아왔구나.

나는 다시금 숨을 들이켰다.

“다들 정신 차려!!!”

“…….”

“정신 차리라고 새끼들아!!!”

거듭되는 외침에 서서히 눈동자에 이채가 돌아온다.

이어, 시끄러운 소리에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조, 조용히 해! 신령이 나타나면 어쩌려고!”

“미친놈……! 우리 위치를 다 알려줄 셈이냐!”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 살던 놈들이 영물에 겁에 먹다니, 확실히 이성을 잃었구나.

그럴수록 나는 더욱 소리를 질렀다.

“다들 정신 차려!!!”

“씨발, 다들 정신 차리라고!!!”

그렇게 다섯 번 정도 계속 반복하자 더 이상 넋을 놓고 있는 인원은 없었다.

오히려 흥분해선 저마다 내게 달려들며 내 입을 막으려 했지만.

퍼퍼퍽, 퍼퍼퍽!

그게 되겠냐고.

“저, 저 미친놈!”

“이 새끼야! 우릴 공격하면 어떡해!”

바닥에 널브러진 놈들이 이를 갈았다.

그제야 나는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이제 좀 정신이 들었나?”

“뭐?”

“지랄 맞은 신령 탓은 그만해라.”

“…….”

나는 시체들을 가리켰다.

“저게 아직도 짐승의 발톱과 이빨 자국으로 보이냐?”

그제야 멍한 눈으로 시체들을 바라보는 학관생들.

걷기 시작할 때부터 무기를 들고 수련을 시작한 이들이 짐승의 것과 도구로 만들어진 상흔을 구분하지 못할 리 없다.

“…….”

지들도 부끄러움을 아는지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지금 가장 위험한 건 마물도, 기후도 아니다.”

“…….”

“냉정한 이성을 잃는 게 가장 무서운 일이란 걸 배우지 못했나.”

배우지 못했을 리 없다.

냉철하고 차가운 이성의 중요성은, 처음 검을 잡을 때부터 단전에 내공을 모을 때부터 배우는 가장 기초적이고 근원적인 가치이니까.

단지 너무 당연하기에, 그래서 위기에 맞닥뜨리는 순간 그것을 쉬이 잊고 흥분에 이성을 맡겨 버리는 것일 뿐.

어쩌면 이게 인간 본연의 모습이기에 그리 강조했을지도 모르고.

지금 해야 할 건 생각이 아닌 행동이다. 생각은 상황 파악이 끝난 후에 해도 늦지 않다.

“다시 이동한다.”

시체를 눈앞에 둔 학관생들의 행동은 굼떴지만, 이내 나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 또한 중요한 것이 무엇인 줄 알고 있을 테니까.

우리는 학관생들의 시체를 지나쳐 다시금 앞으로 나아갔다.

속도를 줄이지도, 휴식을 취하지도 않았지만 불만이 흘러나오는 일은 없었다.

함부로 입을 놀려선 안 되는 것 정도는 모두가 잘 알고 있었으니까.

“허억, 허억, 허억.”

“좀만 더 힘내!”

휴식 없는 이동, 끊임없이 이어지는 마물들의 습격.

부상자들은 물론이고, 멀쩡한 이들 사이에서도 탈진 증세를 보이는 이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중독 증세였다.

커다란 마물들이 내뿜는 독들에 대해선 충분히 방비하고 긴장하며 대비했지만, 작은 독충들이 퍼트리는 독들은 마땅히 대비하지 못한 상황.

본래 몸 상태라면 충분히 견뎠을 독들도 지금 상태에선 아주 치명적이었다.

마비와 구토, 가벼운 오한 등의 작은 증상들이긴 했지만, 전체 인원의 속도를 떨어뜨리기엔 충분했다.

“진 대표, 더 이상 무작정 이동만 할 순 없어. 계속 이렇게 걷다간 전부 다 쓰러질지도 몰라.”

난 우리 조원들을 확인했다.

나의 조원들 중엔 독 때문에 고생하는 이들은 없었다.

묵림에 들어온 뒤 독 내성 작업을 해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이 줄면 분명 다치는 사람들이 생겨나겠지.’

위급한 상황에선 결국 멀쩡한 사람들이 먼저 나설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는 결국, 내 조원들이들이 더 큰 위험부담을 짊어져야 한다는 뜻.

“반 시진 주겠다. 그 안에 정상적인 몸 상태로 만들어 놓으라고 해.”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학관생들이 모두 제자리에 털퍼덕 주저앉아 운기조식을 시작했다.

잠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을 때.

“진 공자님.”

남궁선화가 물통을 건넸다. 찬 기운이 있는 걸로 봐선 은설란에게 부탁한 듯했다.

“…….”

“설란이가 공자님을 위해서 일부러 준비해 준 거예요. 좀 드세요.”

차가운 물이 목구멍을 넘어가자 메마른 땅에 비가 내린 것처럼 온몸에 활력이 도는 것 같았다.

풍령 덕분에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그리 괜찮지는 않았던 건가?

“설란이는 괜찮습니까?”

“네. 그 아이도 행공을 배웠으니까요.”

지금 비전투원으로 분류된 인원 중 가장 바쁜 사람을 뽑자면 단연 은설란이었다.

부상자들이 합류한 이후로 은설란은 계속해서 그들을 돌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열이 오르는 부상자들의 체온을 내려줄 수 있는 건 은설란밖에 없었으니까.

“그래도 무리하지 말라고 전해주십시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이니까요.”

나는 우리 조원들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학관생들이 지금 일행에 포함되어 있다 해서, 그들을 조원들과 같은 선상에 둘 생각도 없고.

애당초 그들과 함께하는 건, 조원들을 위한 선택의 연장선에 불과했으니까.

“……지금 상황, 많이 심각한 거지요?”

내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던 남궁선화가 조심스레 물었고, 나는 애써 표정을 숨겼다.

“아닙니다. 일단 주둔지로 가면 그곳에 교관들이 있을 거고…….”

“혹시…… 그때 만난 ‘그들’과 관련된 건가요?”

그 무엇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녀도 나도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확실히 알고 있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는 사이, 그녀가 말을 이었다.

“진 공자님의 표정……. 복양 평원 때의 그 표정이에요.”

나도 모르게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었던 건가?

이걸 그녀에게 말해줘도 될까.

……아니면 다른 학관생들처럼 모르게 하는 게 나을까.

고민은 짧았다.

최악의 상황이 펼쳐진다 하더라도, 그녀는 이곳에서 살아나가는 사람이어야 할 테니까.

“확실하진 않지만…… 그때만큼 위험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암흑절혼단을 경험한 남궁선화에게는 어쩌면 최악의 소식인지도 모른다.

과거 정마대전에서도, 암흑절혼단을 만난 이후로 정신적 외상을 입고 이지를 잃어 실어인이 된 사람도 많았으니까.

다만, 남궁선화의 반응은 내 예상과는 조금 달랐다.

“그렇군요.”

뭔가를 다짐하듯 굳은 결의를 다지는 모습.

“……두렵지 않으십니까?”

“두려워요. 하지만.”

그러곤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있잖아요.”

맑게 피어난 남궁선화의 미소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튀어 나왔다.

“절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닙니까?”

“전 최선을 다할 거예요. 지난번처럼 무력하게 당할 생각도 없고요.”

그녀의 눈에서 은은한 살광이 흘러나온다.

그녀 역시도 한 명의 무사.

더 나아가 남궁태하의 손녀딸.

‘범 밑에서 자란 이가 고양이가 되는 일은 없는 건가.’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가슴을 짓누르던 것들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내 표정이 풀어진 덕분일까.

남궁선화가 조금 안도한 기색으로 내게 물었다.

“그런데 교관들은 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그녀의 말마따나 나도 그게 의문이다.

아니, 애당초 노진하는 왜 죽음이 아니라 납치를 당한 걸까.

그리고 주둔지로 갔다는 교관들은 어째서 총집합 명령을 내리지 않는 걸까.

나는 몸을 일으켰다.

“일단 주둔지로 가보면 뭔가 나올 겁니다.”

반 시진이 벌써 지났다. 다시 움직여야 할 시간이었다.

#

“흐음…… 백호각의 단주라고 하더니 별로 맛이 없군. 지난번 종남 것들은 꽤 괜찮았는데 말이야.”

툭-

한입 베어 문 자국이 역력한, 수박 같은 덩어리가 바닥에 떨어졌다.

두 눈을 부릅뜬 채 죽어 있는 사람의 머리.

툭 덜어진 머리가 데구루루 굴러 장포를 뒤집어쓴 자의 발치에 다다랐다.

“수련은 뒤로하고 매일 향락만 즐겼는지 텁텁한 맛이야. 도사 놈이라 기대를 했는데, 쩝.”

“…….”

짐승같이 긴 주둥이에서 사람 말이 흩어져 나오건만. 장포를 뒤집어쓴 상대는 말이 없었다.

“그나저나 진소운이 왔다는 이야기 들었나?”

“…….”

짐승의 말에 아무 반응도 없던 이가 처음으로 고개를 든다.

“놈은 내 거-다. 건들면- 네놈이라도 죽-인다.”

장포인의 입에서 거친 쇳소리 흘러나왔지만, 짐승은 낄낄거리며 웃음만 내뱉었다.

“그건 안 되지. 그랬다가 네놈이 죽기라도 하면 그 책임은 내가 져야 할 텐데.”

“으드득. ……변변괴마공-이 네놈을 보호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냐?”

장포인의 주위로 얼음 조각들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그의 발치에 놓인 피가 흐르던 머리는 그 냉기에 영향을 받아 딱딱하게 굳었고, 이내 살얼음이 지기 시작했다.

“빙정(氷淨)을 처먹자마자 안면몰수하는 거 보소. 이래서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 했는데, 쯧.”

“감-히 누구한-테 짐승이라는-거냐.”

짐승 주둥이를 한 이가 픽 웃음을 내뱉었다.

“아무튼, 네놈은 내 명령하에 있다는 것만 알아둬라, 제금학.”

“그렇다-면 임무를 제대-로 수행, 해라. 화정(火淨)은 어디-다 팔아먹-었지?”

낄낄거리던 짐승이 웃음을 삼킨다.

“지금 다른 교관들을 쫓고 있으니. 걱정마라.”

“이-런 쓰레기에-게 뭘 믿고 일을 맡긴-건지.”

“……그 헝겊데기 같은 얼굴을 마저 조각내 줄까?”

“화정-은 소마-님의 극마-를 이룰 물건, 이다. 이번 작-전이 단지 살육-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라.”

“흥. 네놈 따위가 하는 것보다 백배는 완벽하게 일을 마쳐주지.”

스슥-

그 말과 함께 짐승의 몸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

정적이 내려앉은 공간 안에서 제금학은 발치에 놓인 머리를 뒤집어 얼굴을 확인했다.

노진하라 했던가?

마지막까지 제발 살려달라 비굴하게 빌다 결국 죽은 쓰레기.

쩌저적.

노진하의 얼굴이 딱딱하게 얼어붙는다.

이 절망과 공포를 느끼게 하고 싶었던 대상은 노진하가 아니었다.

제금학의 발이 노진하의 머리 위에 올려진다.

그리고 이내.

퍼걱.

노진하의 머리가 조각조각으로 흩어져 바닥에 흩뿌려졌다.

“진-소운.”

쇳소리와 함께 제금학의 입에서 한 줄기 핏물이 흘러내렸다.

“네놈에게 지옥을 보여주마.”

#

마경을 출발한 지 삼 일째.

인원들의 신체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절반 이상이 이미 제 발로 걷지 못하고 있었고, 그사이 계속 튀어나오는 마물들에 의해 부상자가 늘어나 싸울 수 있는 인원마저 확 줄었다.

그럼에도 마지막 날 해가 질 때까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주둔지가 곧장 코앞에 있었으니까.

그나마 우려했던 마인들의 습격은 없었다.

그것이 이 많은 인원들이 겨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였다.

“조금만 버텨!”

“…….”

전위에 함께 섰던 인원들 가운데, 꼿꼿하게 남아 있는 사람들 또한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미친…… 미친놈이다. 진소운 넌.”

“대표님.”

“하아, 하아…….”

종추악이 질린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러곤 앞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결국 네 말대로 도착했군.”

기감에 걸리는 수많은 인원의 기척을 종추악도 느꼈나 보다.

그의 입가엔 은은한 미소가 어려있었다.

나도 그를 따라 피식 웃었다.

“그래. 약속했으니까.”

“……한 가지 더 부탁해도 되나?”

“뭔데?”

“주둔지에서 교관들을 만나면 한 대만 때려 줄 수 있나?”

“응?”

종추악의 미소가 더욱 짙어진다.

“내가 때리면 기사멸조의 죄라서 말이지.”

음, 생각보다 괜찮은 놈이란 생각이 든다.

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약속하지.”

“그래. 조금 더 힘이 나는군.”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고 옮겨, 드디어 주둔지에 도착했다.

하지만.

와아아아아!

채채채채채챙!

우린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람을 감출 수 없었다.

“정도회다! 이 모든 일의 원흉은 정도회야!”

“백도회와 12봉성이 기습했다! 놈들을 쳐라!”

“누명을 씌울 생각인가? 하, 순진하군!”

주둔지에 모인 학관생들은 서로가 서로의 적인 듯 치열하게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정말 지랄 같은 상황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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