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한전생 더 빌런-152화 (152/367)

14-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서도 소원은 통일

북한 김씨 왕조가 붕괴했다.

느닷없는 정권의 붕괴에는 당연하게도 초능력자가 관련되어 있었다. 초능력 각성은 재산, 혈통과 교육과 상관없이 발생하니까.

악명 높은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탈출한 이 강력한 초능력자는 백두혈통을 보위하는 초능력 전사들과 그들에게 밀착 경호를 받고 있던 백두혈통, 모두와 함께 산화했다.

생존자의 증언에 따르면 그자의 몸이 마치 폭탄처럼 폭발했다고 했다. 직접 본 것은 아니고 멀리서 감시 카메라로 목격했다나?

거대한 폭발이 일어난 것은 사실이었다. 평양에서 일어난 거대한 버섯구름이 마치 핵폭탄이 터진 듯 말 그대로 평양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렸으니까.

그 버섯구름은 한반도 위를 지나는 인공위성이 모른 척하기엔 너무나 컸다.

처음에는 핵테러, 선제 핵타격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폭발 후의 낙진에 방사능이 없었다는 점이 생존자의 증언에 신빙성을 더해주었다. 적어도 핵폭탄이 터진 건 아니었다.

아무튼, 그 거대한 폭발과 함께 평양이 순식간에 망가지자 북한 전역은 혼란에 빠졌다.

사실상 강력한 중앙집권식 왕조국가가, 그 중심인 백두혈통과 그 백두혈통을 보좌하던 평양 기득권층이 평양 중심지와 함께 일거에 소각된 것은 절벽 끝에서 국가 형태를 간신히 지탱하던 기둥이 무너진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리고 북한의 주민들은 자신들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이들이 없어지자 이때다! 하고 난민이 되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국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전쟁은 아니지만 전쟁에 준할 정도로 급한 상황이 아닐 수 없는 것이, 굶주린 수백만의 난민들이 남하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한국이 가장 싫어하는, ‘북한 붕괴로 인한 갑작스런 통일 상황’이 찾아온 것이다. 이제부터 도대체 얼마나 많은 국가 재원이 들어가야 한단 말인가?

어느 머리 회전 빠른 국회의원이 통일세의 신설을 구상할 때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 바로 중국이 개입한 것이다.

그들은 인도적인 목적으로 북한 내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 개입하겠다고 선언하고는 연변에 있던 북부전구를 남하시켰다.

대한민국 정부는 처음엔 당황했고 이윽고 극노했다. 이 시발 짱개새끼들이 설마설마했더니 기어코 선을, 아니 압록강을 넘은 것이다.

더 황당한 건 그러면서 붕괴된 북한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한미중러 사개국이 분할 관리를 하자는 제안을 한국에 한 거였다. 자기들이 함경남도까지 관리하겠다고 말이다.

이는 노골적인 태평양 진출의 야욕이었다. 설마 인터넷에 유출되었다는 중국의 북한 사분할 계획이 사실이었단 말인가?

대한민국 정부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많은 희생을 각오해서라도 중국의 남하를 막을 것인가, 아니면 양보를 할 것인가?

한국 정부는 급히 미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막상 혈맹이라는 미국의 태도는 많이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미국 측은 중국과 직접적으로 군사적 충돌을 빚는 것을 매우 저어했다.

중국과 대화로 해결해보자는 미국의 말에 한국 정부는 빡쳤다. 아마 미국과 한국이 국가가 아니라 일개인이라고 한다면 ‘니미 씨발 니 일 아니라고 존나 여유 부리네!’라고 소리를 질러주었을 것이다.

아무튼 미국에만 쳐다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걸 자각한 한국 정부는 각국은 물론 유엔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중국군이 들어온다고? 차라리 유엔군을 들이는 편이 나았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자꾸 딴죽을 걸며 방해했기 때문이다. 안건을 철회시키지 못하면 적어도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노골적인 행태를 보였다.

한국 정부가 냉정한 국제관계를 다시금 느낄 때 의외로 러시아가 협력을 제안했다.

중국의 북한 사분할 제안의 세세한 부분이 좀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이었다. 생색 좀 낸다고 함경북도 좀 떼어주고 중국 지들은 함경남도까지 떼어가서 태평양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노골적인 야욕이 러시아의 성질을 긁은 모양이었다.

마초즘이 시베리아를 관통하는 러시아가 그런 제안을 받고 기분이 어떻겠는가? 그리고 그런 나라를 종신 독재나 다름없이 다스리는 독재자는 어떤 사람이겠는가?

이미 전략 폭격기를 일본 영공에 한 바퀴 돌린 전적이 있는 나라가 러시아였다.

그들은 중국을 엿 먹이고 중국의 행동을 침략으로 간주한다 공표하며 한국 정부에 제안했다. 차라리 자기들하고 힘을 합치자고.

그 뒤로는 몰래 시베리아 철도 및 러시아가 천연가스 직통 라인 건설 제안도 들어왔다. 서로의 자본과 국력을 합쳐 유럽까지 연결되는 신동아시아 경제권을 구축하자는 제안이었다.

이렇게 러시아가 무슨 생각인지 전격적으로 한국과 손을 잡으려는 행동을 보이자 미국은 화색을 띠며 안면을 바꾸고 중국에 대한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계산기를 두들겨 본 결과 한미vs중은 손해지만 한미러vs중은 수지타산이 좀 맞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중국은 이미 북한에 군사를 들여보낸 상황이었다. 한국도 서둘러 군대를 보내 대치했지만 중국은 군대를 물리라는 대한민국 정부와 국제사회의 요구를 개무시하고 마치 전염병마냥 빈땅으로 군대를 보내 주요 요충지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하는 짓거리가 그곳에 살던 북한 주민들을 남쪽과 동쪽으로 쫓아내는 것이 아닌가?

한국 정부가 이에 관해 항의하자 자신들을 모르는 일이라며 혹시 낯선 군대의 등장에 북한 주민들이 겁을 먹고 도망간 것일 수도 있다고, 그런 부분에서는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고 입을 털었다.

한국 정부는 미치고 팔딱 뛸 지경이었다. 중국 군인들이 먹을 것을 바리바리 챙겨주고는 남쪽으로 가면 더 배불리 먹을 수 있다며 그리로 가라고 했다는 북한 주민의 증언이 있었던 것이다.

당장에 교전을 벌여 기관총으로 저 짱개 새끼들을 갈겨버리고 싶은 이들이 적지 않았지만 현실적으로 무리였다. 수백만 명이나 되는 북한 난민들이 휴전선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만으로 한국의 병력은 발이 묶였던 것이다.

한국의 약점을 적절하게 찌른 수였다.

그리고 한국 정부의 인내심을 뚝 끊어지게 만든 것은 두만강 넘어 연변 조선족을 북한으로 이주시키기 시작했다는 첩보였다.

한국어도 사용하고 동포라고 자칭 하지만 스스로를 중국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저들이 북한땅에 정착하는 순간 영토를 빼앗겨버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즉, 이것은 치밀하게 계획된 침략이었다. 총알 한 번 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교활했다.

하지만 지금은 먼저 무기를 발사한 쪽이 그 교전의 책임을 지게 되리라. 그것이 국제사회의 시각이었다. 아무리 힘으로 돌아간다는 국제사회지만 면피성으로 최소한의 명분은 있기 마련이니까.

이런 상황에서 경완은 청와대에서 나온 사람의 방문을 받았다.

“국가안보실을 책임지고 있는 강태수라고 합니다.”

“귀한 분이 이 누추한 곳에는 웬일로?”

근래 게임만 한다고 인터넷을 안 한 경완은 심각한 분위기의 강태수를 보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강태수가 입을 열었다.

“일단 사전 설명이 필요하겠군요.”

북한이 붕괴하고 중국이 북한에 군대를 진입시켰다는 안보실장의 말에 경완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왜? 그거랑 내가 무슨 상관이지?라는 표정이었다.

그런 표정을 읽은 강태수는 더욱 진지한 표정으로 설득을 시작했다.

“지금은 한국의 위기상황입니다.”

“……?”

그래서요? 이런 표정을 짓는 경완에게 강태수는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한 번 설명했다.

무한전생-더 빌런 15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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