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23화 (23/250)

23. 이제는 다섯 배도 모자라서 이십 몇 배야?

주말에는 그저 푹 쉬었다.

존과 제니퍼, 그리고 로이에게도 주말 잘 쉬라고 하였는데, 다음 날 점심때쯤 나타난 제니퍼를 보고서 깜짝 놀랐다.

아니, 미국은 주말을 생명처럼 챙기는 것으로 알았는데, 이렇게 회사에 충성하는 직원이 있었나?

묘한 감동과 함께 활짝 웃으면서 제니퍼를 반겨주었다.

“아니, 제니퍼? 토요일에 회사는 왜 나온 거야? 이번 주 힘들었을 텐데, 푹 쉬지 않고서?”

“어머! 보스! 나 쉬러 나온 건데요?”

“어, 엉? 쉬러 나오다니?”

이건 또 무슨 소리냐?

“아잉, 쉬는데 여기만큼 좋은 곳이 어딨어요? 멋진 수영장에, 태평양을 바라보는 죽이는 뷰! 그리고, 공짜로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음식과 고급 샴페인까지? 호호호!”

“...”

“저는 신경 쓰지 말고 일 보세요.”

“어? 그, 그래···.”

역시나 아메리칸은 칼같이 휴일을 챙겼다.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제니퍼 같은 미녀가 비키니를 입고 수영을 하고 선베드에 누워있는 모습은 한 폭의 서양화였으니까.

더군다나 조지는 물론이고 경호원들도 좋아서 죽으려고 하고 있었으니, 직원 복지까지 챙기는 것이 아닌가?

“제니퍼!”

“네? 보스 왜요?”

“LA에 친구들 없어?”

“왜 없겠어요? 제가 LA 출신인데?”

아! 맞다.

제니퍼는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마셜 비즈니스 스쿨 출신이었지?

뉴욕은 졸업하고 온 것이고?

“그럼 우리 제니퍼 친구들도 불러서 파티할까?”

“진짜요? 그래도 돼요?”

“그럼? 안 될 이유가 뭐가 있어?”

“호호호! 알았어요. 바로 부를게요.”

그리고 두 시간 후.

“우, 우워워워워!”

“오 마이 갓!”

제니퍼의 친구들은 그야말로 끝내주었다.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바로 이런 말인가?

알고 보니 제니퍼가 학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로 모델을 했었는데, 그때 친구들이나 동생들이란다.

“으하하하!”

“호호호호!”

“하하하!”

순식간에 우리 집 수영장은 비키니 수영복 향연이 펼쳐졌고, 밤이 늦을 때까지 파티를 즐겼다.

“알렉스!”

“응, 조지”

“넌 정말 좋은 놈이구나!”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어떤 친구나 보스가 이런 복리후생을 제공할까?

참으로 즐거운 토요일 저녁이었다.

존이야 이런 파티에 질렸는지 잠시 나와서 피식 웃고 들어갔지만.

즐거운 주말이 지나가고 월요일이 되자, 존이 내방으로 파일 한아름을 들고 들어왔다.

“보스”

“어, 존”

“이제 하나 끝났으니 다시 달려야지요?”

“하하! 당연한 말씀!”

“이번에는 안정적으로 추려서 가져왔습니다. 보시지요.”

“그래요, 봅시다.”

존이 파일을 내 앞에 내려놓고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첫 번째는 유나이티드 헬스 그룹( United Health Group Inc)입니다.”

“유나이티드 헬스 그룹? 뭐 하는 회사에요? 헬스 들어간 것을 보면 건강 관련 회사 같은데?”

“건강 관리제품과 의료 보험을 취급하는 의료 서비스 그룹입니다. 2010년대에 가장 화젯거리인 종목 중의 하나이지요.”

“그래요?”

느낌이지만 어째 별로 감흥이 오지 않았다.

“네, 이미 많이 올랐지만, 앞으로도 충분히 성장동력이 남았다고 봅니다. 특히 자회사인 Optum의 성장세가 놀랍습니다. 2011년에 설립된 의료 정보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인데, Optum에서만 3년 이내에 1,00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유나이티드 헬스 그룹의 주력 캐시카우로 떠오르고 있지요.”

“흐음···.”

“현재 주가는 지난 금요일인 10월 9일 종가가 119.27달러입니다만, 향후 5년 이내로 500달러까지 갈 것으로 확신합니다.”

5년에 거의 다섯 배에 가깝게 오른다면 상당한 것이지만, 어째 땡기지는 않았다.

물론 이따가 염주께서 판단할 일이지만.

“다음은?”

“넷플릭스입니다.”

“넷플릭스?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멀티미디어 엔터테인먼트 OTT 기업입니다.”

“OTT가 뭐에요?”

미국 놈들은 영어 약자로 신조어를 만들어 내는 짓을 참 좋아하고 잘하는 것 같다.

“OTT(Over The Top)는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방송프로그램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즉, 현재처럼 공중파나 케이블에서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방송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원하는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것이지요.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말입니다.”

“아하! 에이, 난 또 뭐라고? 한국에서는 이미 넘치도록 하는 서비스인데요?”

“하하하! 한국이 인터넷 강국이기는 하지요. 하여간, 지금도 많이 올랐습니다. 2009년에 주당 5달러대였던 주가가 지난 금요일 종가로 113.33달러였으니까요.”

“휘유! 뭡니까? 20배가 넘잖아요? 그런데 더 오르겠어요? 이미 그렇게나 올랐는데?”

“제가 장담하는데, 이것도 몇 년 이내에 최소 5배 이상은 오를 겁니다. 이미 시장이 그쪽으로 가고 있으니까요.”

“흐음, 알겠습니다.”

무슨 말만 하면 5배 이상이래?

“다음요.”

“이 회사는 잘 아실 겁니다. 보잉입니다.”

“보잉? 그 비행기 만드는?”

“네, 민항기와 전투기를 만들지요.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맥도널 더글러스를 예전에 인수하여···.”

“아, 그만 설명해도 됩니다. 내가 이래 봬도 밀덕이에요.”

“밀덕이 뭡니까?”

“흐흐흐! 밀리터리 매니아를 한국식으로 부르는 겁니다.”

“아하! 그렇군요.”

“그런데, 거긴 전투기 쪽으로는 날 샜어요. 오래전에 JSF(Joint Strike Fighter) 사업에서 록히드 마틴의 F-35에 발리면서 끝난 거지요. F-15E 스트라이크 이글도 끝물이고, F-18E/F 슈퍼 호넷도 해군 물량 뽑아내면 종 칩니다.”

“그렇습니까?”

“보잉이 방산에서 남은 것은 정말 별로 없어요. C-17 글로브마스터 수송기도 단종하였고, 남은 것이 헬기의 CH-47F 치누크와 AH-64E 아파치인데, 쉽지 않을 겁니다.”

“하하! 잘 아시네요. 그래도 민항기가 순항하지 않습니까? 에어버스의 A380이 거의 실패로 끝나는 분위기지만, 보잉은 광동체기는 777시리즈가 휩쓸고 있고, 협동체는 737NG가 여전히 시장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면서, 곧 새로운 737MAX까지 나옵니다. 보잉은 안정적인 투자처로 적격입니다.”

“글쎄요?”

세상에 밀덕질이 투자에 도움이 되는 일도 있구나.

“왜 그러십니까?”

“이건 밀덕계에서 최근에 조금씩 흘러나오는 말인데요, 보잉이 예전과 같지가 않다는 말이 많습니다.”

“무슨 말씀인가요?”

“아까 존이 말한 것처럼, 맥도널 더글러스를 합병했잖아요?”

“네, 맞습니다.”

“그런데, 합병하면서 맥도널의 나쁜 버릇까지 합병했다는 거죠. 뭐 설명하면 복잡해지니까 쉽게 말하면, MD의 숫자나 만지는 놈들이 보잉을 장악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보잉의 숙련된 엔지니어들이 원가절감의 이름으로 대거 쫓겨났고요. 원가절감? 참 좋은 말인데, 적어도 날아다니는 물건을 만드는 회사에서 함부로 선택할 옵션은 아니에요. MD는 그래서 DC-10 여객기도 말아먹은 전력이 있잖아요?”

“그, 그렇습니까?”

이거 뭔가 통쾌하다.

존에게는 늘 교수 앞의 초등학생 같은 느낌이었는데?

“하여간 보잉은 안 됩니다. 벌써부터 품질 관리 개판이라는 말도 나오구요. 저러다가 분명히 큰 사고 칠 겁니다. 항공기 제조사에서 큰 사고가 어떤 의미인지 아시죠?”

“헙! 보잉은 빼겠습니다.”

“그래요. 어차피 이건 많이 먹을 수 있는 종목도 아니잖아요?”

“네, 맞습니다.”

존도 이번에는 보잉을 흔쾌히 포기하였다.

나도 이건 염주가 뭐라 해도 싫었고.

“다음은 액티비젼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 Inc.)가 있습니다.”

“스타 크래프트?”

“하하하! 바로 나오는군요.”

“뭐 워낙 한국에서 인기 있는 게임이니까요.”

“네, 액티비전 블리자드도 현재 주당 32달러로 몇 년 전에 10달러대에 있던 것이 많이 올랐습니다만, 그래도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봅니다.”

“네, 검토할게요. 다음은?”

“마스터카드입니다. 역시 2010년대의 폭등주지만, 최소 다섯 배는···.”

허어! 이 양반 다섯 배에 무슨 한이 있나?

“그리고, 다음은요?”

“테슬라 모터스입니다.”

“테슬라?”

“전기 자동차 말입니다. 그 괴짜 일론 머스크가 만든···.”

“아! 테슬라? 거긴 요즘 좀 위험하지 않나요? 가끔 그런 뉴스를 본 거 같은데요?”

“절대로 아닙니다. 제가 한때 월가의 전설로서···.”

“그 월가의 전설은 빼고 말하면 안 되나요?”

이젠 좀 지겹다.

“아! 죄송합니다. 하여간, 제가 장담하는데, 테슬라는 우리의 미래가 될 겁니다.”

“호오? 그 정도예요?”

“그렇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좀 미친놈 같기는 하지만, 미래를 내다보는 눈 하나는 진짜입니다. 거기에 저돌적인 추진력까지 갖추었으니, 이건 반드시 성공합니다.”

“최근 실적이 어때요?”

“실적은 솔직히 대단히 좋지 않습니다. 작년인 2014년도에 3만 대 정도를 팔았고, 올해는 5만 대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순손실이 2014년 2.9억 달러고 올해는 9억 달러 예상하고요.”

뭐야? 미친 거 아니야?

이런 회사에 투자하라고?

나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입을 열었다.

“존”

“네, 보스”

“혹시 다른 생각이 있는 것 아니에요?”

“네? 무슨 말씀이십니까?”

“내가 AMD로 미친 짓을 했다고 복수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에요?”

“아이고! 절대로 아닙니다! 오해하지 말아 주십시오. 이건 진짜입니다, 진짜! 테슬라는 전기자동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오토파일럿으로도 독보적입니다. 이 두 가지가 결국은 세상을 지배할 겁니다.”

“흐음, 그래요?”

“네, 믿어주세요, 보스!”

“알겠습니다.”

어차피 심판은 염주가 내리리라.

“지금 주가가 얼마예요?”

“지난 금요일 종가 기준으로 44.14달러입니다만, 저는 이거 언젠가는 1,000달러가 넘을 것으로 봅니다. 반드시 말입니다!”

뭐냐?

이제는 다섯 배도 모자라서 20 몇 배야?

“알겠습니다.”

“테슬라는 정말 꼭! 진지하게 고려해 주십시오.”

“에휴, 알았다니까요? 다음은요?”

“에퀴닉스(Equinix, Inc)라는 회사인데, 아마 보스께서는 잘 모를 겁니다.”

“네, 처음 들어보는데요?”

“한마디로 데이터 센터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아!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네, 지금 269달러로 꽤 높지만,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오케이, 알았어요.”

“다음은 퀄컴(Qualcomm Technologies, Inc.)인데, 솔직히 여긴 좀 애매합니다.”

“애매해요?”

“네, 회사는 안정적인데, 추가적인 상승 여지가 좀 그래서요. 현재 57달러로 확실히 오르기는 하겠지만, 안정에 포인트를 두지 않으면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잘해야 3배 정도 오를 것 같아서요. 시일도 걸릴 것이고”

그럼 아니지.

“다음은 일전에도 말씀드렸던 엔비디아(NVIDIA Corporation)입니다.”

“아! 엔비디아! 엔비디아는 나도 좀 알지요. 하하하!”

역시 내가 아는 회사가 나오니 좋다.

은근히 염주의 반응이 기대되는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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