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24화 (24/250)

24. 농담 같지가 않은데?

“잘 아시다시피, GPU(Graphics Processing Unit) 분야의 선두업체입니다. 2006년에 AMD서 ATI(Array Technologies Incorporated)를 인수하여 기를 쓰고 쫓아왔지만 어림도 없었지요.”

“네, 저도 알고 있습니다. ATI가 저가로 엄청 많을 물량을 밀어냈었죠.”

이러고 보니까, 대만 사람들 정말 대단하다.

AMD의 리사 수도 대만계고, 엔비디아의 젠슨 황도 리사 수처럼 대만의 타이난시에서 태어난 대만계다.

그리고, 내 기억으로는 AMD에 인수된 ATI도 홍콩과 대만인들이 창업주였던 것으로 알고 있고 말이다.

“하하! 맞습니다. 그럼 GPU의 중요성에 대하여는 말씀을 안 드려도 아실 겁니다. 그리고, 엔비디아는 GPU뿐만 아니라, 자동차 자율주행 관련 솔루션과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도 기술도 최고입니다. 앞서 말한 테슬라가 선도하여 자동차 자율주행 시장이 커지고, 자동차가 전자제품화되면 될수록 엄청난 성장을 할 것입니다.”

“오케이! 엔비디아는 나도 인정합니다.”

“감사합니다. 현황을 살펴보면 5년 전에 3달러대였던 것이 지속적으로 올라서 현재는 금요일 종가로 6.52달러입니다.”

와! 싸다, 싸!

엔비디아는 왜 이리 싼 거지?

AMD야 회사가 망조가 들어서 쌌지만, 엔비디아는 그런 것도 아닌데?

“5년에 두 배면 거의 안 오른 거나 마찬가지네요?”

“그렇지요. 그래서 앞으로 더 성장 여력이 높다는 겁니다. 지금부터 랠리는 시작입니다. AMD도 그랬지만, 엔비디아도 우리에게 참 투자하기 좋은 때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엔비디아는 AMD 같은 리스크도 없지요.”

“알겠어요, 존. 나도 엔비디아는 염두에 두고 있었으니까 적극적으로 생각할 겁니다.”

“네, 보스”

“그럼 파일은 놓고 나가보세요. 생각 좀 해보고 다시 부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이제부터는 염주의 시간이니 존과 함께 있을 수는 없어서 존은 내보냈다.

염주를 대기 전에 잠시 생각을 정리하였다.

현재로서는 엔비디아가 가장 유력하고, 그다음이 테슬라 모터스다.

이번에 투자하기로 한 돈이 총 9억 5,000만 달러다.

여기서 AMD에 3억 5,000만 달러를 박았으니까, 이제 남은 돈은 6억 달러.

그럼 엔비디아와 테슬라에 반반씩 투자하면 괜찮을까?

순전히 내 생각이니까. 이제 염주의 생각은 어떤지 알아보자.

앞으로는 가급적 먼저 내 생각을 정리한 다음에 염주에게 점지해 달라고 할 생각이다.

언제까지 염주의 신이 점지해 줄지는 알 수 없으니까, 이런 식으로라도 틈틈이 연습하는 것이 옳다고 본 것이다.

심호흡하고서 염주를 찬 왼 손목을 첫 파일에 가져다 대었다.

유나이티드 헬스 그룹이다.

“이야야압!”

내가 염주를 가져다 대면서 소리를 지르는 것은 일종의 여흥구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하면 더 염주빨이 잘 먹힐 거 같은 기분이니까.

물론 기합을 안 쓴다고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응? 이건 뭐라는 거야?”

그런데 염주의 반응이 영 이상하다.

뭔가 희미하게 빛이 난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잘못 본 것 같기도 하고.

다시 염주를 대었다.

“얍!”

이번에도 반응은 역시 똑같았다.

제대로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거의 안 보일 정도의 빛.

“뭐야, 이거? 아니란 건가? 설마 선업 포인트를 다 쓴 것은 아닐 텐데?”

다른 회사에 대어 보자.

넷플릭스에 염주를 대었다.

“흐음, 이거 이상하다?”

정확히 유나이티드 헬스 그룹과 같은 강도의 보일락 말락 한 희미한 빛이다.

“무슨 의미지? 투자는 해도 좋은데, 대박은 아니란 뜻인가?”

꿈보다 해몽인가?

하지만 일단은 이렇게밖에는 해석이 안 되었다.

혹시 모르니까 보잉을 해봤다.

“흐으으읍!”

“...”

아무런 빛도 안 났다.

희미한 빛은커녕, 느낌인지는 몰라도 오히려 염주가 칙칙해지는 듯한 느낌.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이 새어 나왔다.

“푸흐흐흐! 염주도 아는 거야? 보잉에 투자하면 폭망한다고?”

어쨌든 간에 내가 판단한 것이 맞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이로써, 적어도 나에게 보잉의 미래는 없는 것으로 되었다.

재수 없으니까, 가능하면 비행기도 에어버스 기종으로 골라서 타야 할 것 같았다.

다음은 액티비젼 블리자드를 했는데, 칙칙해지지도 않고 아무런 빛도 나지 않았다.

마스터 카드는 살짝 넷플릭스 삘이 나기는 했는데, 역시 나가리.

그리고 다음은 존이 그토록 자신했던 대망의 테슬라 모터스다.

이건 기합을 제대로 넣어야지.

“이요요오옵!”

“...”

엉? 뭐지 이 아리송한 반응은?

“이상하다? 뭔가는 있는 것 같은데?”

확실히 꽝은 아닌 것 같은 묵직한 느낌은 오는데, 빛이 너무 약하였다.

염주를 떼었다가 다시 대었다.

역시나 같은 느낌.

그런데, 혹시나 하고 계속 대고 있으니 염주에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조금씩 밝아진다고 해야 하나?

“오오! 밝아진다!”

그리고.

반짝! 반짝!

이게 무슨 의미지?

처음에는 희끄므리하다가 나중에 되어서야 빛이 제대로 나다니?

그럼 당장은 말고 나중에 폭등한다는 뜻인 것 같은데?

아마 이 생각이 맞을 것 같았다.

염주의 점지가 단순히 부채 도사처럼 Yes! 아니면 No! 가 아니리라는 것은 진작부터 짐작은 했는데, 이런 식으로 알려줄지는 생각을 못 했었다.

하여간, 오케이.

테슬라는 나중으로 미루자.

가벼운 흥분을 가라앉히고, 점지를 계속 진행하였다.

에퀴닉스?

그저 그렇다.

퀄컴?

이건 좀 될 것 같은데?

그런데 아니다. 그냥 꽝 수준이다.

그럼 이제 대망의 엔비디아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반짝! 반짝!

“오! 이건 제대로네?”

엔비디아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거의 AMD와 동일한 수준으로 염주가 발광하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일단은 AMD와 엔비디아 두 곳에만 투자를 해야 하나?

두 곳에만 할 것이면 AMD에다가도 좀 더 부어?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AMD는 이미 38%의 지분이나 가지고 있는데 더는 무리일 것 같았다.

에이, 모르겠다.

내가 결정하는 것은 여기까지다.

여기서부터는 존의 영역이니, 존과 상의하여 결정하자.

“존, 잠시만 봅시다.”

인터폰으로 존을 부르자, 존이 내 방으로 들어왔다.

“어떻게 결정하셨습니까? 보스?”

“네, 결정했어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일단은 엔비디아에만 투자를 합시다.”

“네? 그럼 테슬라는요? 테슬라는 정말 놓기 아깝습니다, 보스!”

테슬라를 빼고 엔비디아만 투자한다고 하자, 존의 얼굴에 다급함이 서렸다.

“존, 내가 테슬라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러면요?”

“지금이 때가 아닌 것 같다는 것이지요. 나도 존의 생각처럼 테슬라가 대단히 유망한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당장 더 타오를 것 같은 엔비디아에 집중을 하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어 더 많은 자금을 만들게 되면 그때 하자는 것이지요.”

“죄송합니다만, 테슬라가 지금은 투자 적기가 아니라는 것은 어떻게 아십니까? 혹시 근거가 있는 것입니까?”

“그런 것은 없어요. 순전히 내 유감일 뿐이에요. 반대로 존은 테슬라가 단기간 내로 팍팍 폭등할 거라고 자신할 수 있어요?”

“...”

“어차피 이 정도 투자할 회사들을 압축하였으면, 그때부터는 운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내 느낌이 테슬라는 당장은 오르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고요.”

“휴우! 알았습니다. 엔비디아도 충분 좋은 회사니까, 그럼 엔비디아와 AMD, 이 두 회사로만 가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존도 엔비디아가 끼어 있다 보니, 그리 반대를 심하게 하지는 않았다.

“그럼 이제부터는 존의 영역이에요.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어요? 존? AMD에도 추가로 더 투자할 거예요, 아니면 6억 달러 전액을 엔비디아에 넣을 거예요?”

“전액 엔비디아에 투자해야 합니다. 적어도 현재는 AMD에 추가로 넣는 것은 위험하기도 하고, 시가총액이 워낙 쪼그라든 상태라 다 투자하기도 부담스럽습니다.”

“아, 그래요?”

“네, 보스. 반면에 엔비디아는 저평가되었다고는 하지만, 시가총액이 170억 달러가 넘는 회사입니다. 6억 달러 정도는 투자해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습니다. 시가총액이 20억 달러도 안 되는 AMD하고 같이 생각하시면 곤란하다는 거지요.”

“호오? 그렇군요. 그러면 어떻게 엔비디아 주식을 사들일 거죠? 내 생각이지만, 이건 전부 시장에서 끌어모아야 할 것 같은데?”

“보스의 말씀이 맞습니다. 이건 다른 방법이 없어요. 무조건 시장에서 긁어모아야 합니다. AMD와는 다르게 멀쩡한 회사라서 대주주가 싸게 내놓지도 않을 것이고, 설사 유상증자를 하더라도 우리에게 돌아올 몫은 없습니다.”

“그럼 시일이 좀 걸리겠네요?”

“네, 맞습니다.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고 최대한 저렴하게 긁어모아야 하니까요. 짧으면 3개월, 길면 5개월 정도는 생각하셔야 합니다.”

“오케이! 그럼 존에게 맡길 테니까, 최대한 저렴하게 부탁해요.”

“하하하! 맡겨 주시지요. 최대한 실력 발휘를 하겠습니다.”

“하하하! 믿습니다!”

그래도 기분 좋게 마무리 지었다.

“아, 참! 보스!”

그런데, 내방을 나가려던 존이 뒤돌아서서 나를 불렀다.

“응? 무슨 할 말 있어요?”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6억 달러를 전부 엔비디아 투자로 소진하려면 시일이 오래 걸립니다.”

“그런데요?”

“그렇게 되면 6억 달러의 상당액이 소진되기를 기다리면서 썩게 됩니다. 이번 주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하게 된다고 가정한다면, 5억 8,000만 달러가 의미 없이 계좌에서 잠자게 된다는 말이지요.”

“아! 그럼 그 짧은 기간에 굴릴 방법이 있어요?”

“물론이지요? 심지어 단 하루도 굴릴 수 있습니다. 콜시장, 채권시장 등 얼마든지 짧고 안전하게 굴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3개월에서 5개월을 그 많은 돈을 놀려요? 그건 범죄입니다, 보스?”

“하하하! 알았어요, 안전한 것은 확실하지요?”

“안전하게만 굴리겠습니다. 감독은 매일 보스에게는 물론이고, 제프리와 에릭에게 받으면 될 터고요.”

“오케이! 그렇게 합시다!”

“감사합니다, 보스”

“내가 고맙지요.”

“그럼, 저는 전쟁하러 나가보겠습니다. 하하!”

“하하! 그래요. 아! 존!”

이번에는 나가려던 존을 내가 불러세웠다.

“네? 왜 그러십니까?”

“저기 1억 달러 더 줄 테니까, 그것도 같이 굴려줘요.”

1억 4,200만 달러 따로 빼놓은 것이 아깝잖아?

4,200만 달러는 정말 혹시 모르니까 현금으로 내가 쥐고 있고, 1억 달러는 굴리자.

존의 말을 들으니, 그 돈 묵히는 것도 아까웠다.

“아니, 돈이 더 있으셨습니까?”

“진짜 이게 마지막이고, 이건 내가 따로 내년에 쓸 거니까, 딴 생각하지 말아요.”

“저기, 이 집 담보로 대출을 받으면 1,500만 달러는 거뜬히···.”

“얼른 안 나가요?”

“하하하! 농담입니다.”

농담 같지가 않은데?

집 없는 설움을 톡톡히 겼었던 나에게는 집은 신성한 장소다.

어딜 손대려고 하고 있어?

사람이 적당해야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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