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45화 (45/250)

45.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린데요?

그로부터 3일이 지났을 때, 박 이사가 JD 측에서 다시 만나 달라고 사정을 한다는 보고를 했다.

“고 전무에게서 아침부터 열 통은 넘게 전화가 왔습니다. 상황이 심각한지 제발 다시 기회를 달라고 매달리더군요.”

“흐음···.”

“어떻게 할까요?”

“박 이사님 생각은 어때요? 그날 그 사람들이 좀 어이없이 행동한 것도 있지만, JD 상황이 생각보다 더 심각해서 정상화하려면 많은 돈이 들어갈 겁니다. 그럴 가치가 있을까요?”

“제가 JD를 추천한 이유는 진정 어패럴과 함께, 우리 대성에서 인수했을 때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어렵더라도 브랜드 가치는 살아있고, 영업망도 아직은 건재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부도가 나고 더 회사가 망가지면 그런 이점도 사라지지요. 저는 대표님께서 지금 결정을 하셔야 한다고 봅니다.”

“이 대표님은요?”

“돈이 좀 더 들더라도 인수했으면 합니다. 우리의 주력 복종과 겹치는 것이 없으면서 소재가 우리와 같은 다이마루 위주라 생산적으로도 인수 효과가 크다고 봅니다.”

“그렇게 생각하세요?”

“네.”

역시 보는 눈이 비슷비슷하구나.

나도 그래서 인수하려고 했던 것인데.

“알겠습니다. 인수하시지요.”

“그럼, 다시 약속을 잡을까요?”

“이번에는 저는 나가지 않을 테니까, 그리 아세요.”

“예? 안 나가시게요?”

“네, 굳이 두 번 보고 싶지는 않네요. 두 분이 처리하시고, 보고만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이 대표님.”

“네.”

“여기 전화번호 드릴 테니까. 이분들하고 같이 움직이세요.”

“누굽니까?”

“인수와 합병 전문 법무 법인입니다. 이 분야 전문 변호사와 회계사들이 도와줄 거예요.”

“아! 고맙습니다.”

“무리한 요구는 들어주지 마시고요. 정 아니다 싶으면 손 떼세요.”

“알겠습니다.”

아니면 마는 거다.

누가 그랬던가?

세상에 꼭 사야 하는 회사는 없다고?

그리고 내가 미국으로 건너가기 하루 전.

인수 협상이 타결되었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JD의 김철환 사장은 처음에는 몇 푼이라도 건지려고 버텼는데, 결국에는 두 손을 들었다고.

“회사 잘 운영해 봐, 형.”

“알았다. 진짜 열심히 할게.”

“그럼, 갑니다.”

혼자 마중하러 나온 재하 형을 격려하고 다시 미국 LA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2월 26일.

2017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보잉이 오늘 295달러로 마감했는데, 조만간 300달러를 돌파할 것 같습니다.”

새로 산 사옥 내 사무실에서 존과 한 해를 마감하는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이 업계의 나쁜 점이 있었는데, 그건 남들이 대체로 연휴로 쉬는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12월 26일도 우리는 출근해야 한다는 거지.

물론 그만큼 별도로 직원들에게 보상을 해주기는 하지만, 꿀꿀한 것은 꿀꿀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 증시가 돌아가는 한 어쩔 수 없다.

“존은 언제쯤 팔았으면 좋겠어요?”

“보잉 같은 회사는 IT주들처럼 폭등하는 경우가 없습니다. 1년 정도에 두 배 정도 수익을 올렸으면 대단한 것이지요. 개인적으로는 400달러까지 오르기는 할 것 같은데, 그때까지 보잉에 돈을 묵힌다는 것은 비효율적으로 보입니다.”

“그럼요?”

“350달러 넘으면 매각을 시작하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봅니다만?”

“알겠어요. 그렇게 하지요.”

보잉은 어차피 길게 투자할 생각도 없었다.

주당 150달러에 매입하여 1년여 만에 350달러에 팔면 괜찮은 거지.

8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존이 재주를 부려 적당히 사고팔면서 주식 수도 좀 늘었기에, 350달러에 팔고 나면 20억 달러 이상은 회수할 수 있을 것이다.

“사이언티픽 게임즈는 벌써 50달러가 넘었습니다. 이것도 오를 만큼 오른 것 같은데, 정리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총 3억 달러를 평균 14.45달러에 매입한 것이 이제 50달러가 넘었으니, 1년 사이에 많이도 먹었네.

“정리하세요.”

“네, 50달러 이상으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은 테슬라인데요, 70달러 선까지 올라갔다가 계속 횡보 중입니다. 오늘 종가는 63달러이고요.”

“테슬라는 내가 별다른 말을 하기 전까지는 홀딩하세요.”

“하하하! 저도 동감입니다. 다만, 단기적으로 사고팔고는 계속하겠습니다.”

“물론이지요.”

테슬라는 어차피 몇 년은 더 있어야 제대로 터진다는 것이 염주의 견해다.

서두르지 말고 적당히 만지작거리면서 추가 매수세를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AMD는 올해 그다지 재미가 없었습니다. 2월 말에 15달러 정점을 찍고 등락을 거듭하다가 현재는 10.46달러까지 떨어져서, 오히려 작년 종가인 11.34달러에 비하면 9% 정도 하락했습니다.”

“얼마 전에 리사를 만났는데, 내년을 기대하라고 하더군요.”

“저도 이야기 들었습니다. 일단 2017년도 4분기 실적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으로 돌아서고, 여름이 시작될 즈음에 32코어 TR을 발표한다고 하는데, 믿고 기다리면 20달러까지는 가게 해줄 테니까 제발 좀 장난 좀 치지 말라고 한참 타박을 들었습니다.”

“존도 혼났네요? 나도인데? 푸흐흐!”

“지분율 50% 선에서 자꾸 사고팔고 하니까 신경이 거슬렸나 봅니다.”

“그래도 우리가 할 것은 해야지요?”

“물론이지요? 하하하!”

“하하하!”

정말, 우리에게는 AMD만 한 효자 종목이 없네.

그리고 인텔의 아성이 흔들리는 것이 보인다.

리사가 부리는 마법이 어디까지 갈지 궁금했다.

“엔비디아는 오늘 49.36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할 것 같고요.”

“엔비디아도 AMD에 준하여 생각하세요. 우리가 오랫동안 우려먹을 종목이니까요.”

“하하하! 알겠습니다. 그리고 넷플릭스입니다.”

넷플릭스는 대출까지 받아서 15억 달러를 쏟아부은 종목이다.

“6월과 7월에 집중적으로 매입하여 평균 153달러로 매입을 끝냈는데, 오늘 종가가 187달러로 현재까지는 나쁘지 않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곧 상승 랠리를 시작할 것으로 보이니, 보스께서 계속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당연하지요. 우리가 주당 35달러 먹으려고 대출까지 받지는 않았으니까요.”

“맞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존은 이거 어디에서 정리할 생각이에요?”

“이거, 올해 안에 무조건 400달러 갑니다. 그 전에는 정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400달러면 2.6배 정도나 되나?

1년 정도에 그 정도면 대단한 수익이다.

그것도 이런 대형주에서 말이다.

“이후로는요?”

“두 번 다시 쳐다보지 않을 생각입니다. 넷플릭스는 나중에 더 올라 봤자고, 장기적으로 보면 쟁쟁한 경쟁자들이 너무 많아질 것 같아서 리스트가 커집니다. 그냥 이번만 깔끔하게 먹고 전부 정리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하하하! 그렇게 합시다.”

넷플릭스는 OTT 서비스 선발주자로 그 효과를 누리고는 있지만, 존의 말처럼 쟁쟁한 놈들이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기에 장기로 생각할 종목이 절대 아니었다.

디즈니와 HBO가 뛰어든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며, 심지어는 애플과 유튜브까지 덤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콘텐츠나 스트리밍 네트워크를 보유한 놈들은 죄다 뛰어들 기세이고.

400까지 오르면 깡그리 정리하고 손절하는 것이 최고다.

게다가, 때려 박은 돈이 무려 15억 달러다.

존의 말처럼 400선에만 정리하여 무려 40억 달러가 회수되는 셈이니, 중기 투자로 보면 대박인 셈이다.

“그거 뭐지?”

“뭐 말입니까?”

“레슬링 말이에요.”

“아! WWE 말씀이군요?”

“아, 맞아요. WWE! 이거 이상하게 입에 안 붙네? 하여간 그거 요즘 횡보하던데 괜찮겠어요?”

“하하! 입에 붙지는 않아도 오늘 29달러에 마감했어요. 평균 20달러대에 매입했고요. 이것도 이제 시작이니 두고 보십시오.”

“근데 나는 프로 레슬링이 영 나와 안 맞아서요.”

“정말 불행한 청소년기를 보내셨나 봅니다.”

“······.”

미국 프로 레슬링 싫어하면 죄다 불행한 유년기나 청소년기를 보냈다는 공식은 대체 어떻게 나오는 거야?

내가 다신 프로 레슬링 소릴 하나 봐라.

“하여간, 이거 최소 80까지는 제가 보장하겠습니다. 이건 보스가 싫어하셔도 죽어도 안 팔 겁니다.”

“그냥 끌어안고 살 기세네···.”

“어린이들에게는 꿈을! 어른에게는 희망을! 이것이 바로 WWE거든요?”

“그거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린데요?”

“하여간 WWE는 사랑입니다.”

“······.”

이것도 많이 듣던 소리다.

어쨌든, 존이 저리 장담하고 염주 반응도 좋으니까 그냥 내버려 두자.

진짜 짜고 치는 고스톱이 뭐가 좋다고 전 난리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은요?”

“아비오메드와 포티넷이 있습니다. 먼저 아비오메드는 평균 143달러에 7억 달러를 투입했습니다. 오늘 종가는 189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이것 역시 400달러 이상까지 간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진행하시고 포티넷은요?”

“포티넷은 5억 달러를 투자하여 평균 7.5달러에 매입했는데, 이건 좀 장기로 갔으면 싶습니다.”

“음? 장기로요?”

“네, 1년 정도 이내에도 두 배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겠지만, 그 정도로 정리하기에는 볼수록 아까운 종목입니다. 3년에서 4년 정도 더 두고 보면 50달러 이상도 갈 수 있을 것 같고요.”

“호오? 그 정도예요?”

“네, 보안솔루션 분야의 특허를 인수 방식으로 정리하면서 대단히 유망해지고 있습니다. 우리 이거는 좀 장기로 가시는 것이 어떨까요?”

굳이 내가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 같은데?

“그렇게 하지요.”

“감사합니다, 보스.”

“에이, 내 돈 불려주려고 그러는 건데, 내가 고맙지요?”

“아! 그렇게 되나요?”

“하하하!”

“하하하!”

“아, 올해 마무리는 12월 29일이지요?”

“네, 29일이 금요일입니다.”

“그럼 언제까지 쉬나? 이번에는요?”

“3일 휴무할 수 있습니다. 1월 2일 화요일에 개장하거든요.”

“고생들 했는데, 1월 7일까지 쉬는 것이 어때요? 우린 크리스마스 연휴를 제대로 못 즐기잖아요?”

“흠, 뭐. 그래도 업무에 크게 지장은 없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세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단기투자팀은 존이 알아서 보너스 두둑하게 올리세요. 내가 보고서 웬만하면 그대로 결재할 테니까요.”

“알겠습니다.”

“제니퍼와 로이, 그리고 존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신경 쓰지 마시고요.”

“하하하! 알겠습니다! 기대하겠습니다!”

“너무 기대하지는 마시고?”

“기대할 건데요?”

“그럼 그러든가?”

“하하하!”

“하하하!”

이 사람이 진짜 과거에 약쟁이였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밝아진 존이다.

몸도 이젠 완전히 과거 전성기 시절을 되찾은 것 같고 말이다.

이젠 혹시나 또 약질을 하나 안 하나 살펴보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12월 29일.

나름 종무식을 하면서 보너스를 정말 두둑하게 뿌려 주었다.

역시나 직원들은 생각보다 많은 보너스에 열광했다.

이들이 한 만큼 보답하는 거다.

그래야 사고도 안 나지.

이번에도 제니퍼가 달려들었지만, 이젠 숙달된 동작으로 가볍게 회피 기동을 했다.

“존!”

퇴근하려던 존을 불러 세웠다.

“네, 보스.”

“올해 송년도 우리 집에 올 겁니까?”

“하하하! 외로우시다면 가야지요!”

“제인과 에이미도 데리고 와요! 갈비찜 맛있게 해놓을 거니까.”

“알겠습니다.”

12월 31일.

오후 6시가 좀 넘었을 때, 존이 딸 제인과 아내 에이미를 데리고 우리 집으로 왔다.

“어? 갈비찜 해놓으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염려 마시라고. 푸짐하게 만들었으니까.”

“응? 냄새도 안 나는데요?”

“흐흐흐! 자! 제인과 에이미도 주차장으로 오라고 해요.”

“네? 주차장이요?”

“나랑 갈 곳이 있어서 그래요.”

잠시 후, 영문도 모르고 제인과 에이미가 주차장으로 왔다.

“알렉스 삼촌? 여기로 왜 불렀어?”

볼 때마다 이뻐지고 성숙해지는 제인이 내게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

“삼촌만 믿고 따라오렴.”

“응?”

나는 존의 식구들을 데리고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곳으로 갔다.

거의 우리 집만 한 저택으로.

“뭡니까? 이 집은? 집 또 사셨어요?”

“네, 샀어요.”

“호오? 저 집보다는 살짝 작은 듯하지만, 좋은데요? 수영장은 더 커 보이고?”

“커야지요. 제인이 놀 수영장인데?”

“예?”

휙!

놀라는 존에게 나는 열쇠 꾸러미를 던졌다.

“받아요, 존.”

“뭡니까? 이게?”

“뭐긴 뭡니까? 존의 보너스 중 하나지?”

“예?”

“어머!”

“알렉스 삼촌! 진짜야?”

“응, 진짜야, 제인. 이 집은 제인 스미스 양의 집입니다!”

“우와아아!!”

“어쩜!”

제인과 에이미가 달려들어 내 볼에 키스하고, 껴안고 난리를 치는 와중에도 존은 멍하니 서 있었다.

“존! 마음에 안 들어요?”

“안 들기는요? 이걸 받아도 될지 몰라서···.”

“더한 것을 받아도 되니까, 쓸데없는 소리 말고 송년회나 즐깁시다. 오늘은 존의 집 주방에 갈비찜을 해놓았으니까.”

“감사합니다, 보스!”

“자! 2018년을 향하여 달려 보자고요!”

누군가에게 깜짝 선물을 주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특히, 그 사람이 내 최측근이라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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