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52화 (52/250)

52. 그런 일은 있으면 안 되겠지요?(수정)

“그럼 정부에서는요?”

“정부가 무슨 명분으로 나서겠습니까? 코피노 아이들은 엄연히 필리핀 국민이에요. 뭐라고 나서겠습니까? 좀 극단적으로 말하면 일본 씨인 자피노인지, 중국 씨인 치피노인지도 모르는데요?”

“그, 그러네요.”

“잘못 개입하면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습니다. 필리핀은 원래 다민족 국가인 데다가 오래전에 중국인들이 들어오고, 스페인, 미국, 일본의 지배를 받으면서 피가 워낙 다양한 나라에요. 그러다 보니 필리핀 정부는 이런 문제가 공식적으로 드러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군요.”

“괜히 우리보다 먼저 이런 문제를 겪은 일본이 민간재단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것이 아니지요.”

“아, 일본은 어떻게 했습니까?”

“일본 기업과 민간에서 돈을 대어 PAD 재단(Personal Ability Development Foundation)이라는 것을 설립하였습니다. 이 재단에서 자피노 가정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무엇보다 자피노 아이들이 제대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그리고, 일본 정부는 일본으로 취업비자를 손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해주었고요. 게다가 일본 국적 취득 요건도 많이 완화하였습니다.”

“아···.”

젠장, 이런 것은 우리보다 일본 애들이 훨씬 낫구나.

“그렇게 하여 적극적으로 자국인으로 편입시키기보다는, 필리핀에서 최소한 가난의 굴레를 벗어날 기회를 주는 것이지요. 가난이 순환되어 자신들의 엄마와 같은 비참한 인생을 살지 않도록 말입니다. 실제로 코피노 중에서 나이가 찬 여자아이들은 이미 엄마와 같은 인생을 사는 아이들도 많이 보입니다.”

“그게 무슨?”

“엄마처럼 거리의 여인으로, 또는 빠에서 레이디드링크를 사달라고 하며 돈에 몸을 파는 인생이 되었다는 겁니다.”

“아흐···.”

“그나마, 엄마보다는 흰 피부로 보통은 좀 더 비싼 값에 팔리지만요. 필리핀에 있어 보셨다니 아시잖습니까? 필리핀이 얼마나 흰 피부에 집착하는지를요?””

“하아···.”

아빠나 나나 기가 막혀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

한국인들을 상대로 몸을 파는 짓을 대를 이어서 하다니?

하여간, 무언가 조처를 해야 한다.

어제 우리가 만난 호세도 호세지만, 다른 수많은 아이가 비참하게 산다고 하니까.

“염 선생님 생각으로는 어떻게 하는 것이 그 아이들에게 최선일 것 같습니까?”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상관이 없습니까?”

“뭐, 몇백억 정도면 상관없습니다. 몇천 억대로 넘어가면 나도 좀 부담스럽고요.”

내가 한국의 아이들에게 쓰는 것처럼 똑같이 할 수는 없다.

미안하지만, 반쪽짜리 한국인들이니까.

그래서, 내가 속으로 생각하는 한계는 초기 몇백억에 매년 백억 정도인데, 그 정도면 현재 내 재정 상황에서는 부담이 없었다.

“예? 몇백억이요?”

“왜요? 너무 적습니까?”

“아, 아닙니다. 너무 뜻밖의 거액이라서요. 후우! 그럼 일단 비용은 신경 쓰지 않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 주세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본이 했던 방법이 제일 좋다고 봅니다.”

“일본이 했던 방법이요?”

“네, 맞습니다. 무조건 돈을 쥐여주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돈만 주면 그 돈만 바라보면서 무기력하게 살 것이 뻔하니까요.”

“흐음”

“일본처럼 코피노 가정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게 해주고, 아이들은 제대로 교육을 받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센터 같은 것을 설립해서 지속해서 ‘한국화’ 시키는 것이죠.”

“그렇군요.”

“하여간 기본적으로 코피노 가정의 경제적 자립을 위하여는 기본적으로 최소한으로 주거비 정도만 지원하고, 직업교육과 알선으로 유도하여야 합니다.”

“어느 정도면 될까요?”

“제 생각으로는 월 150달러 정도? 그 정도면 상하수도와 화장실이 갖추어진 집을 월세로 구하고, 최소한으로 먹는 것이 해결될 겁니다. 그 이상을 주면 일할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니, 저는 반대입니다. 그것도 조건을 달아야지요. 아이들이 제대로 학교를 마쳐야 하고, 우리가 지정하는 코리아 센터에 나가야 하는 등의 말이지요.”

“직업교육을 한다고 되겠습니까? 필리핀은 변변한 일자리가 없는 것으로 아는데요?”

제대로 된 일자리가 있었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거다.

“여기서 한국 정부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네, 한국에 취업비자를 코피노 가정에는 우선하여 주도록 해달라고 요청해야지요. 직업교육은 한국에서 노동하는 데에 필요한 직업교육을 하면 될 것이고요. 용접이나 전기 등의 기술 교육 같은 것 말입니다. 일본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직업 비자라···. 아버지, 가능하겠어요?”

“영동이 형님하고 상의해 봐야지. 그리고, 2년간 알고 지낸 공무원들하고도 말이야.”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이에 대략 그림은 나오는 것 같았다.

금전적으로는 최소한만, 그것도 코피노 아이들 교육에 신경을 쓰는 조건으로 지원하고, 아이 엄마는 건강한 이상 한국으로 취업비자를 얻게 해주든 뭘 하든 간에 땀을 흘려서 벌어먹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말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코리아 센터 위주로 생활하도록 하여 염 사장이 말한 것처럼 ‘한국화’만 시켜도 괜찮을 것 같았다.

‘빨리빨리’만 몸에 배게 하여도 어디 가서든 잘 살 것이니까.

“염 사장님”

“네, 말씀하세요.”

“땅값이 좀 저렴한 지역에 중고등 과정을 통합한 학교를 지으려면 대략 얼마나 들까요?”

“예? 학교를요?”

“네, 그것도 기숙학교로 말입니다.”

“정말 하시게요?”

“네,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볼 생각입니다.”

“정말 생각이 있으시다면, 부지는 필리핀 정부와 협의할 수 있을 겁니다.”

“오! 그럼 더 좋고요.”

“그렇게 해서 건축비만 든다고 하면, 필리핀은 인건비가 워낙 저렴해서 100억 정도면 짓지 않을까 싶은데요. 내부 시설과 집기류는 제외하고 말입니다.”

“그럼 넉넉히 한 150억 정도면 되겠네요?”

“그, 그 정도면 되지 않을까요?”

“아버지”

“응”

“우리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하지요??”

“아이들 숫자가 많아서 돈이 많이 들어갈 것 같은데, 괜찮겠냐?”

“우선 세부하고 필리핀 지역 두 곳부터 시작하지요. 이후에 1년에 한두 개씩 설립하면 괜찮아요.”

“뭐, 네가 그렇다면야 괜찮은 것 같은데?”

“그럼 정화재단에서 본격적으로 필리핀의 복지 사업도 하시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철식아”

“네?”

“너, 돈 정말 많이 벌어야 할 것 같다?”

“푸흐흐!”

“흐흐흐!”

이야기를 마치고, 앞으로도 우리를 도와주기로 한 염 사장과 함께 빈민촌의 호세가 사는 집으로 갔다.

“허어! 이거야 원!”

“이 정도면 빈민촌 내에서도 제일 심한 편인데요? 아니 어떻게 이렇게 살지?”

호세의 집을 본 아빠와 염 사장의 반응이었다.

“염 사장님”

“네, 대표님”

“일단 호세라도 이사를 시켜야 할 것 같은데요?”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결국, 호세는 엄마와 함께 바로 보따리를 싸서 따라나서게 하여, 염 사장네 한식당에 딸린 종업원 숙소에 임시로 거주하는 것으로 하였다.

어쨌거나 필리핀에서 일을 벌이기로 하였기에, 발리는 가지 못하게 되었다.

“엄마, 미안해서 어떻게 하지?”

“됐어, 이놈아. 여기도 좋은데 뭘? 그리고, 좋은 일 하려고 그러는 거니까, 신경 쓰지 말아”

“고마워요, 엄마. 다음에는 더 좋은 곳으로 모실게”

염 사장의 도움으로 빈민촌 내에서도 열악한 코피노 가정 30여 가구 정도를 중국인이 소유한 월세 다세대 촌 같은 곳을 통째로 빌려서 이주시켰다.

월세가 10만 원 정도인데도 이전에 비하면 궁전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나쁘지는 않았고, 호세도 그리로 이사하였다.

필리핀을 떠나기 전날,

“호세야”

“네, 아저씨”

“집이 어때?”

“너무 좋아요. 처음으로 내방이 생겼으니까요.”

“녀석···.”

안쓰러워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가난이 싫지?”

“네, 싫어요.”

“그럼 아저씨하고 하나만 약속할래?”

“무슨 약속이요?”

“공부 열심히 하고 착하게 지내면, 아저씨가 한국으로 유학을 보내주마!”

“하, 한국으로 유학이요?”

“뭐, 한국이 마음에 안 들면 미국으로 보내줄게”

“아니에요, 한국으로 가고 싶어요.”

이럴 것 같아서 한국으로 보내준다고 한 것이다.

가끔 호세가 이야기할 때 보면, 자기도 모르게 한국에 대해 동경과 아빠의 나라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것이 드러났었으니까.

그렇게 아빠를 증오하는 것 같더니만.

“그럼 약속하는 거다?”

“네, 아저씨”

“그래”

“아저씨”

“응?”

“고맙습니다.”

“그래”

모처럼의 가족여행이 이렇게 되었다.

그래도 식구들 모두 좋은 일을 하였다는 뿌듯함으로 기분이 좋아 보이니, 이만하면 된 거지.

한국으로 돌아온 후, 아빠는 필리핀 코피노 복지 사업에 매달리느라 정신이 없었고, 나는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처리할 일이 있었다.

“필승!”

“오오! 강철식이! 이거 오랜만이다! 으하하!”

기동이 형과 신호 형과 함께 대대장님을 뵈러 왔다.

이상철 해군 예비역 준장.

내가 처음 배치받았을 때 대대장님으로 계셨는데, 내 형편이 어려움을 알고서 이리저리 많이 챙겨주신 고마운 분이다.

우리나라 특수전의 대가로 각종 격투기를 섭렵하여 괴물들이 우글거리는 부대에서도 괴수로 불리셨던 분인데, 오랜만에 뵈었어도 여전히 탄탄한 몸을 자랑하였다.

어유! 저 근육 좀 봐라.

누가 이 양반을 50대 중반으로 볼까?

“하하하! 대대장님! 아니, 전단장님! 어떻게 하나도 변하지 않으셨습니다?”

“임마! 요즘 50대면 청춘이야, 청춘! 운동 열심히 하면 다 나같이 될 수가 있어.”

설마?

운동한다고 다 전단장님같이 되면, 그게 인간이냐?

이 양반이 좀 특별한 것이지?

“하하···.”

“그래, 우리 강 하사가 엄청나게 성공했다고? 좋은 일도 많이 하고 말이야?”

“흐흐흐! 좀 벌었습니다.”

“그래, 너는 내가 꼭 성공할 줄 알았다. 무엇을 하여도 똑 부러지게 하였으니까”

“전단장님이 많이 배려해 주신 덕분이지요.”

“으하하! 그건 그렇지?”

“하하하!”

“그래, 기동이에게 대략 이야기는 들었는데, 무슨 보안회사를 만든다고?”

“에, 그게 말이지요···.”

나는 내가 구상하던 보안회사 생각을 전단장님께 자세히 설명하였다.

“흐음, 그러니까 사회로 나가서 자리를 못 잡은 옛 동료들도 구제하고, 보육원 아이들이나 보육원 출신 젊은이들에게 격투기를 가르쳐서 자존감도 올려 주고, 그러면서 VIP 대상의 프리미엄 보안 서비스 사업도 한다는 것인가?”

“네, 맞습니다. 미국에서 제가 PMC 하나를 이미 소유하고 있기도 하고요.”

“오! 그래? 밖에 있는 놈들이 그놈들인가?”

“하하! 필리핀에 가족여행을 가면서 불렀는데, 이번에는 한국에 따라 들어왔습니다.”

해리의 팀은 먼저 미국에 가 있으라고 하기도 뭐하여, 이번에는 필리핀에서 데리고 들어왔다.

“전부 1 티어 애들이냐? 너 올 때 창밖으로 보니까 그런 것 같던데?”

“네, 원래 대표가 델타 포스 출신이라 델타와 그린베레, 그리고 데브그루와 네이비실이 대부분입니다. 간혹 75 레인저 연대 수색 중대 출신이나 해병대 레이더스 출신도 많지는 않지만, 일부 있고요.”

“전부 진짜 정예들이구나?”

“하하! 맞습니다.”

전단장님은 미군과 합동 훈련도 많이 하여 그쪽으로도 잘 알고 인맥이 넓었다.

“그래, 그런데 내게 회사를 맡기겠다고?”

“네, 전단장님”

“왜 나지?”

“하하! 그야 실력으로나 인품으로나 전단장님을 따라갈 분이 없어서지요.”

“그건 맞는 말이다만···.”

“...”

이 양반은 다 좋은데 가끔 자뻑 기질이 있었다.

오래되어서 내가 그걸 잊고 있었네.

“음, 그럼 몇 가지만 물어보자”

“네, 얼마든지요.”

“VIP 대상의 경호를 수익 사업으로 한다고 하였는데, 너도 알겠지만, 우리나라 VIP라는 놈들이 깨끗한 놈들이 많지가 않아. 나는 그런 놈들 비위를 맞추어 가면서 우리 애들에게 일을 시킬 생각은 없어. 잘못하다가는 불법적인 일에 휘말릴 우려도 있고 말이야?”

“그 점은 염려하지 마시지요. 그런 일은 제가 싫습니다.”

“그래? 그럼 적자가 엄청나게 날 텐데?”

“적자요? 처음부터 알고서 시작하는 겁니다. 주요 목적이 제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의 경호와 한국에서 앞으로 계속 늘어나고 커질 제 사업장 보안입니다. 덧붙여서 보육원 아이들의 지도와 옛 동료들의 안정이고요. 보안 사업으로는 한 푼도 못 벌어도 상관없습니다.”

“그게 감당이 되냐?”

“적자가 나 봤자 얼마나 나겠습니까? 1년에 1,000억이 나지는 않을 거잖습니까?”

“어? 어, 그야 당연하지”

“그럼 된 겁니다. 예상으로는 고작해야 1년에 100억 안쪽 수준의 적자가 날 텐데, 그 정도 액수는 제가 하루에 벌어들이는 돈도 안 됩니다.”

“하, 하루? 너 그렇게 성공한 거냐?”

“이름만 대면 전단장님도 알만한 미국 다국적 기업들의 대주주입니다.”

“허어! 엄청나구나?”

“엄청나지요.”

“...”

나도 좀 뻔뻔해지기로 하였다.

엄청난 것이 사실이었고.

“너, 좀 많이 바뀐 것 같다?”

“뭐,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봐주시지요?”

“그러자꾸나.”

“회사의 운영은 일절 간섭하지 않을 겁니다. 전단장님 대우도 최고로 해드릴 것이고요. 쓰레기들 경호? 그런 일은 있으면 안 되겠지요?”

“으하하하! 좋구나! 알았다! 내가 맡아서 해보마!”

“하하하! 감사합니다, 전단장님!”

이것으로 보안회사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이다.

소미와 부모님도 안심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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