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55화 (55/250)

55. 우리 둘만 나가서?

제리 브룩하이머.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박스오피스 수익을 올린 영화 제작자로 불리는 사람이다.

그래도 누군지 모르겠다면, 다음 영화를 기억해 보자.

플래시 댄스, 탑건, 크림슨 타이드, 나쁜 녀석들, 더 록, 블랙 호크 다운, 캐리비안의 해적까지.

게다가, 드라마 CSI 시리즈도 이 양반의 작품이다.

한 마디로 지구상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한 영화 제작자라는 말씀.

그런데, 그런 초 거물 양반이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거다.

“하하하! 내가 제리 브룩하이머일세”

“반갑습니다! 미스터 브룩하이머! 알렉스 강이라고 합니다.”

“이런! 내 성은 길어서 부르기도 어려워. 그냥 제리라고 하게”

“그래도 될까요?”

“그럼! 톰의 친구면 내 친구이기도 하니까. 게다가, 자네 돈도 엄청나게 많다면서? 그럼 내 친구로서 자격이 충분하지! 하하하!”

“하하하!”

유유상종이라고나 할까?

제리는 나이가 80이 다 되어가는 고령인데도 잘 쳐줘야 60대 초반으로 보일 정도로 엄청난 동안이었고, 내가 돈이 많다는 소릴 들어서인지 나에게 매우 친근하고 유쾌하게 대하였다.

“자네 톰의 미션 임파서블에도 투자하기로 하였다면서?”

“하하! 네, 미션 임파서블이라면 흥행 보증수표잖아요? 기꺼이 투자하기로 했어요.”

“호오? 그래, 그럼 내 영화에도 좀 투자하지?”

“예? 제작 준비 들어가는 것이 있어요?”

“혹시 나쁜 녀석들을 봤나?”

“그럼요, 당연히 봤지요. 윌 스미스와 마틴 로렌스 콤비 연기가 죽여 줬지요.”

“하하하! 알렉스! 자네가 영화를 잘 아는구먼?”

“...”

나쁜 녀석들이라면 영화를 잘 몰라도 대부분 본 영화가 아닌가?

“그런데, 그거 3편이 나오나요? 2편이 나온 지가 꽤 된 거 같은데요?”

“진작부터 만들려고 했는데, 여러 사정이 있어서 지연되다가 이번에 제작이 거의 확정되었지. 촬영은 내년 1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라네”

“오오! 그거 기대됩니다! 하하하! 그런데, 아직도 투자를 받아요?”

“톰의 친구니까 내 솔직히 말하지. 요즘, 이 바닥 분위기가 영 좋지 않아서, 제작비 만드는데 굉장히 힘들었네.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말이야.”

“헐···.”

정말 의외였다.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하는 나쁜 녀석들 시리즈 3편이 제작비 모으는 것을 힘들어하다니?

가만?

혹시 주인공이 바뀌나?

“혹시 주연이 바뀌었나요? 윌 스미스하고 마틴 로렌스 대신에 말입니다.”

“그럴 리가 있나? 나쁜 녀석들에 윌과 마틴이 빠지면, 그건 나쁜 녀석들이 아니지”

내 말이.

“그럼 감독은요? 마이클 베이가 감독이었잖아요?”

“잘 아네? 그런데, 이번에는 마이클 사정이 있어서 맡지 못하고, 다른 친구들이 감독하기로 했어.”

“아, 그래요.”

“뭐지? 그 시큰둥한 반응은?”

“에이, 제리. 제리 말처럼 나쁜 녀석들에 윌과 마틴이 빠지면 안 되듯이, 마이클이 빠지면 그건 나쁜 녀석들이 아니지요.”

어째, 제작비 모으는 것이 곤란하다고 할 때 알아봤다.

나쁜 녀석들 감독은 무조건 마이클 베이지.

“어허! 큰일 날 말씀! 에어리언 시리즈 4편이 전부 감독이 다 틀린 데, 에어리언이 아닌가?”

“그렇기는 하지만···.”

“알렉스! 나, 제리야, 제리! 제리 브룩하이머! 내가 장담하는데, 이번 나쁜 녀석들 3편은 무조건 대박 날 거야. 내가, 이 제리가 장담하지!”“제리, 그러면 시나리오 같은 자료 좀 보내줘요. 보고서 판단할게요.”

“아니, 탑건 투는 무조건 투자하였다면서?”

“...”

아니, 이 양반이?

탑건 투하고 나쁜 녀석들하고 레벨이 같냐고?

게다가, 탑건 투는 내 로망이었다.

정말 깡그리 말아먹어도 투자할 생각이었지만, 나쁜 녀석들이 다르다.

그저 재밌게 본 액션 영화 정도였으니까.

“제리, 제작비가 얼마인데요?”

“일단은 9,000만 달러로 잡았어.”

“9,000만 달러? 그거밖에 안 들어요? 2편이 얼마나 들었는데요?”

“2편은 1억 3,000만 달러가 들었어.”

“아니, 16년 전에 1억 3,000만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9,000만이에요?”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다고 무조건 좋은 영화가 나오는 것은 아니야.”

“아니, 그래도 그렇지?”

제리의 말이 맞기는 한데, 같은 주연 배우를 쓰면서 예산이 줄면 결국 액션 장면이 줄어든다는 말이다.

무조건 액션이 들어가야 재밌는 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나쁜 녀석들은 기본적으로 때려 부수고, 폭파 시키는 맛으로 보는 영화인데, 그것이 줄어서야.

“제리”

“응, 알렉스”

“그럼, 이렇게 하지요.”

“어떻게?”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고, 내일 내 사무실로 자료를 가지고 와서 결정하자고요. 나도 뭐 판단할 것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건 그렇지. 그럼 내일 시나리오 보고서 괜찮으면 얼마나 투자하게?”

“돈은 걱정하지 마세요. 돈 아낀답시고 나쁜 녀석들 같은 영화가 폭탄을 덜 터뜨리는 꼴은 보기 싫으니까. 결정만 하면 원하는 만큼 드릴게요.”

“오오! 자네 정말 멋지구먼! 하하하!”

“내가 좀 멋지기는 하지요. 흐흐흐!”

제리에게서 풀려나자, 톰 형이 다시 여러 사람들을 소개해 주었다.

하나같이 유명한 스타들이거나 거물들.

여기에 제리가 나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지 같이 따라붙어서 마치 불알친구라도 되는 것처럼 소개를 하자, 나는 금방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거 기분 괜찮은데?

하여간 제프리의 말이 맞았다.

처음에는 극장이나 TV로만 보던 유명인들이 눈앞에 어른거리자 긴장이 되었는데, 그 초초 거물인 제리 브룩하이머가 내게 알랑방귀를 뀌어 대자, 제프리가 말한 현실이 보이기 시작한 거였다.

한 마디로 여기서는 내가 제일 돈이 많은 거물인 것이다.

“알렉스! 다음에 내가 주최하는 파티에도 꼭 와줘요!”

“알렉스! 좋은 시나리오가 있는데···.”

“알렉스! 파티 끝나고 나랑 같이 나갈래요?”

“알렉스!”

“알렉스!”

아이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너무 주목을 받아도 문제구나.

적당히 있다가 집에 가야겠다.

콩!

그런데, 잠시 멍을 때리는 내 뒤에서 누가 나에게 부딪혔다.

에이, 누구지? 하면서 뒤를 돌아보는데···.

헉! 엄청난 금발 미녀가 서 있었다.

“어머! 미안해요!”

“아, 괜찮습니다.”

“나는 앰버에요. 앰버 허드”

“아, 난 알렉스라고 해요. 알렉스 강입니다.”

“호호! 아까 톰과 제리와 함께 다니는 것을 봤어요.”

톰과 제리?

그러고 보니 진짜 톰과 제리네?

“아, 예. 어쩌다 보니···.”

“투자를 하신다고요?”

“네, 조그만 투자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머! 그럼 영화 쪽에 전문으로 투자하는 회사인가 봐요?”

“아니에요. 영화는 그저 반쯤 취미이고, 주력은 IT 산업에 투자하고 있어요.”

“호호호! 우와! 영화 투자를 취미로요? 대단하시네요? 그럼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곳에?”

“하하! 거기는 지분이 없고요, AMD나 엔비디아 같은 회사에 투자하였어요.”

“그럼 나도 적은 돈이지만 투자할 수 있을까요?”

“미안하지만, 우리 회사는 외부 투자를 받지 않아요.”

“어머나! 그럼 전부 알렉스의 자금만요?”

“뭐, 그런 셈이지요.”

“정말 대단하네요!”

앰버 허드라고 소개한 미녀의 눈이 초롱초롱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은근히 내게 몸을 밀착시키는데, 정신이 혼미해졌다.

이 여자, 요물이다.

“애, 앰버는요?”

“어머! 저 몰라요? 나도 배우인데···. 아잉! 섭섭해요!”

“미, 미안해요. 내가 요 몇 년 바빠서 통 영화를 못 봐서···.”

배우라고 하니까는 어디서 본 거 같기는 한데, 통 기억이 나지 않았다.

“칫! 뭐예요?”

새초롬하게 눈을 뜨면서 내 팔짱을 끼는데, 알싸한 페로몬이 내 코를 간지럽혔고, 아랫도리에 급격히 피가 몰리는 것을 느꼈다.

어이구! 이러다가 잡아 먹힐 거 같네.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내 이성은 위험 신호를 보내었는데, 그럼에도 도저히 헤어나지를 못하였다.

그만큼 앰버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미안하면 내게 한 잔 사는 것이 어때요? 우리 둘만 나가서?”

우리 둘만?

이거 신호잖아?

건강한 수컷으로서 느낌이 확실히 왔다.

이 여자, 지금 나보고 같이 자자는 소리다.

하느님! 부처님! 예수님!

내게 이 유혹을 뿌리치도록 힘을···. 아니, 내가 왜 그래야지?

건강한 30대 남자가 이런 미치도록 이쁜 여자의 유혹을 왜 뿌리치냔 말이다.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 지면서 자동으로 입이 열렸다.

“어, 어···. 그러···. 켁!”

앰버에게 그러자고 하려는 순간, 억센 팔뚝이 내 목을 휘어잡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숨이 막혔다.

“뭐, 뭐야? 컥!”

“알렉스! 너 어디 있었어?”

“누구?”

돌아보니 톰 형이었다.

에이, 이 형은 왜 중요한 순간에 끼어들어서.

“아이, 톰 형. 왜 이래요?”

“너, 나와 하던 이야기는 끝마쳐야지?”

“어? 무슨 이야기를···.”

하지만, 톰 형은 내 이야기는 듣지도 않고 우악스럽게 나를 잡아끌었다.

“아니, 대체···.”

“하하하! 앰버! 오랜만이야?”

“흥! 톰! 왜 이래요?”

“미안! 여기 알렉스는 나와 투자 이야기를 할 것이 있어서 말이야. 그럼 나중에 보자고!”

“으어어! 아니, 이것 좀 놓고···.”

결국, 나는 톰 형에게 이끌려 앰버에게서 멀어졌다.

“아이, 씨! 대체 왜 이래요?”

“너 미쳤냐?”

“아니 누가 미쳤다고 그래요?”

“미치지도 않았는데, 만날 여자가 없어서 앰버와 나가려고 했어?”

“아니, 그러면 안 되나? 마음껏 즐기라면서요?”

“야! 좀 즐기려면 문제없는 여자랑 즐길 것이지, 이 많은 여자 중에서 하필 앰버냐?”

“저 여자가 누군데 그러는 거예요?”

“너 몰라? 앰버를?”

“아니, 나 한국 사람이라고요? 내가 유명하지도 않은 여자를 어떻게 알아? 어디서 본 것 같기는 하지만···.”

“햐! 너 파티에서 혼자 내버려 두면 큰일 나겠다. 아니, 조니 뎁의 전 마누라를 몰라?”

“조, 조니 뎁? 아!”

이제 기억이 났다.

조니 뎁하고 몇 년 전에 해어지면서 시끄러웠던 여자 아니야?

“이제 생각나냐?”

“생각은 났는데, 왜요? 이혼했으면 상관없잖아요?”

“너, 쟤 소문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 모르는구나?”

“...”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고?

요 몇 년간은 연예 기사하고는 담을 쌓고 살았구먼?

그나마 조니 뎁은 워낙 유명한 인물이고, 좋아하는 배우라 아는 거지.

“다른 여자하고는 다 자도 되는데, 앰버는 안 돼. 저 기집애 네가 슈퍼리치 같으니까 달라붙는 것 같은데, 쟤 요물이야, 요물. 물리면 그냥 간다는 말이야.”

“...”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론 머스크랑 붙어 다니더구먼, 이제는 널 먹이로 삼은 모양이다. 아서라, 아서!”

“그 정도로 좋지 않아요?”

“응, 딱 보면 모르냐? 지금도 쟤 옆에 아무도 가지 않잖아? 성질도 더러워서 사용인들에게도 막 대한다고 하더라. 게다가, 양성애자라서 예전에는 여자 친구도 사귀었는데, 두들겨 패서 말썽난 적도 있었어.”

“허···.”

큰일 날 뻔했네.

“알렉스, 내가 널 할리우드로 끌어들이기는 했지만, 항상 조심해. 너 정도 재력과 힘을 가지고 있으면 온갖 미친년들이 다 달려들 거야. 특히나, 배역에 목말라 하는 애들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야.”

“하아, 고마워요, 톰 형”

“파티에서 괜찮아 보이는 여자 있으면 내게 물어봐. 사귀어도 되는지 알려줄 테니까”

“에이, 됐어요. 이미 흥이 식어 버렸네요.”

제기랄, 모처럼 여자 사람을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줄 알았는데 이게 뭐냐고?

아우! 내 팔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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