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64화 (64/250)

64. 정말 대단한 놈이군요.

“어서 오세요, 보스”

“존, 이번에도 좀 늦었네요.”

원래는 2주 일정으로 한국으로 갔던 것인데, 동양 어패럴의 인수와 남정원 사장의 영입과 지주회사 설립 건으로 얼렁뚱땅 한 달이 지나가 버린 것이다.

“하하! 지주회사 설립 등 일이 많으셨으니 어쩔 수 없지요.”

“흐흐! 이해해 주어서 고마워요.”

“그래도 앞으로는 가능하면 당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알겠어요.”

존은 확실히 내가 없으면 불안해한다.

이전보다는 덜 한 것 같지만.

“그럼 업무 보고를 하겠습니다.”

“네, 그러세요.”

“엔비디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작년 12월 19일부터 주당 35달러 이하로 떨어지면서부터 조심스럽게 다시 매입을 시작하였습니다. 이후로 계속해서 32달러에서 30달러 후반대를 횡보 중인데, 현재까지 200억 달러를 투입하여 평균 매입 단가 33.5달러로 지분 27%를 확보하였습니다.”

“오! 생각보다 많이 확보하였네요?”

“하하! 운이 좋았습니다. 연말과 연시에 많이 떨어졌었는데, 그때 집중적으로 매입하여 평균 매입 단가를 생각보다 떨어뜨릴 수 있었습니다.”

“하하하! 수고하셨어요.”

오늘이 2월 4일 월요일이다.

엔비디아 주식을 전부 털어버린 것인 작년 10월이었으니, 불과 3개월이 좀 넘는 사이에 엔비디아 지분을 두 배 이상으로 불린 것이다.

“엔비디아 주식은 앞으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저는 추가로 매수할 기회가 있으면 그래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만?”

“동감입니다. 일단 올해까지는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계속 매수하지요. 지금처럼 많은 자금을 투입하기는 어렵겠지만요.”

“하하하! 알겠습니다. 열심히 긁어모으겠습니다. 아마도 35%까지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상승을 시작할 것이다.

그럼, 30달러대에서 매입할 기회는 다시는 없다는 말이다.

염주는 물론이고, 존도 가장 기대하는 주식 3대장 중의 하나이니, 부지런히 긁어모으자.

“AMD는 더는 건드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작년 말에 일부 매도하였던 주식을 복구하고 지분율 60%까지 맞추어 놓았는데, 여기서 지분율이 더 높아지는 것은 의미도 없고 나중에 매도하기도 번거로워집니다. 게다가, 유통되는 주식도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하고요. 나머지는 기관투자가들이 내놓지 않을 겁니다.”

“그래요, 리사 말처럼 이젠 올라갈 일만 남았으니까 내버려 둡시다. 게다가, 한 번 더 가지고 놀면 리사가 진심으로 빡치는 수가 있어요. 그런 일이 생기면 정말 곤란합니다.”

“하하하! 보스가 제일 무서워하는 사람이 닥터 수이군요?”

“알잖아요? 리사가 AMD고 AMD가 리사인 것을?”

“맞는 말씀입니다.”

정말 이제는 리사 아줌마가 없는 AMD란 상상도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무엇보다 세상이 그렇게 인식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적어도 현재로는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사람이 리사였다.

혹시라도 삐져서 관둔다고 할까 봐서 온갖 공을 다 들이는 중이었는데, 리사가 원한다면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바쳐야 할 판이다.

“올해의 핵심은 테슬라에요.”

“맞습니다, 테슬라! 어떻습니까? 이제 슬슬 본격적인 매입 타이밍이 올 것 같은데요?”

“무조건 올해 안에 매수해야 합니다. 지금 종가가 얼마지요?”

“지난 2월 1일 금요일 종가가 62.4달러였습니다.”

“흐음···.”

아직은 너무 비싼데?

우리가 12월 중순에 평균 74달러에 모두 팔았는데, 여전히 횡보 중인 모양이다.

“아직은 너무 비싼데요?”

“맞습니다. 하지만 곧 매수 타이밍이 올 것입니다.”

“존은 어디까지 보세요?”

“40달러 선까지 보고 있습니다.”

“그래요, 그러면 그 정도 선에 매수하는 것으로 하지요.”

“알겠습니다. 하면 얼마나 매수하실 생각입니까?”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요. 하지만 한계가 있을 것 같은데요?”

“흐음, 테슬라는 기관투자가가 많습니다. 게다가, 일론 머스크가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고, 대규모 옵션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지분은 어려울 겁니다.”

“옵션이라니요?”

“2012년도에 주당 6.24달러에 행사할 수 있는 2천 280만 주의 옵션을 부여받았습니다.”

“아, 아니 뭐, 그런 거지 같은···.”

뭐 이런 자식이 다 있냐?

“그것도 한 번 더 있습니다. 2028년도에 또 행사할 옵션이 있지요.”

“...”

아무리 테슬라가 일론 머스크에 의하여 성장하고 있지만, 이건 좀 심한 거 아닌가?

한국에서 이랬으면 난리가 났을 거다.

“하여간, 그 자식이 뭘 어찌하든 간에 우리가 신경 쓸 것은 아닙니다. 우리야 편승해서 과실만 따 먹으면 그만이니까요.”

“그, 그러네요.”

그래도 거지 같은 것은, 거지 같은 거다.

“테슬라 주가가 40달러 선으로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시가총액이 400억 달러 선으로 내려갑니다. 그러면, 우리가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이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도 대략 25% 내외 정도가 한계일 것 같습니다. 그 이상 확보하는 것을 머스크 그 자식이 보고 있을 리도 없고요.”

“그건 왜지요?”

“머스크 그놈은 경영권에 대단히 집착을 합니다. 조금이라도 경영권에 위협이 될 것 같으면 어떤 식으로도 움직이겠지요. 따라서, 우리가 지분을 확보하면서도 머스크에게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다는 시그널을 강력하게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마저도 가능하면 우회하여 확보하여야 할 것이고요.”

“머스크 그놈, 정말 대단한 놈이군요.”

“흐흐흐! 대단하긴 대단하지요.”

“그럼 매수 비용으로 100억 달러 정도 생각하면 되겠네요?”

“네, 그 정도에서 끊어보겠습니다.”

존이 거기서 끊는다고 하면 그런 거다.

존은 그런 남자니까.

“존”

“네, 보스”

“테슬라 건은 정말 중요한 거 알지요?”

“하하하! 제가 누굽니까? 한 때···.”

“아오! 됐어요. 그리고, 이제는 한때도 아니잖아요?”

“예?”

“나도 듣는 귀가 있어요. 요즘 월가에서 존이 돌아왔다는 것이 큰 화제라면서요?”

“음화하하! 제가 좀 합니다!”

“잘났어, 정말”

“...”

엔비디아, AMD, 테슬라.

어쩌다 보니, 이제는 거의 나의 모든 것이 되어버렸다.

올라가자고!

2월 말이 되었을 때, 젠슨 황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오! 젠슨! 웬일이에요?”

- 얼굴이나 한 번 보시지요?

“내 얼굴을? 잘 찍은 것으로 보내드릴까? 스마트폰 배경 화면으로 하면 딱 좋을 것 같은데?”

- 에이, 알렉스! 그런 거 아니라는 거, 잘 알잖아요?

조금 더 놀리면 삐질 것 같았다.

대충 왜 만나자는 지도 알 것 같았고.

“그래요, 저녁이나 먹읍시다.”

약속한 한식 레스토랑으로 나갔더니, 역시나 검정 가죽 재킷 차림이다.

그런다고 자기가 스티브 잡스라도 될 줄 아는 거야, 뭐야?

“오랜만에요, 알렉스”

“그러게요? 한 다섯 달 만인가?”

“아마도 그쯤”

“그래요, 일단 밥이나 먹읍시다. 한식이 입에 맞을지 모르겠네요?”

“나 타이완 출신이잖아요. 한식은 대체로 입에 맞아요.”

“아, 그렇지”

리사에게 들었는데, 대만 음식이 의외로 중국 음식치고는 한국 사람들 입에 맞는 편이라고 한다.

그래서, 반대로 대만 사람들도 한식이 입에 잘 맞는다고.

아니면 말고.

“오! 이거 맛있는데요?”

“그거 갈비찜하고 불고기 싫어하는 외국인은 못 봤어요.”

“그러게요? 이거 완전 내 취향인데?”

“흐흐흐! 많이 먹어요. 열심히 일해서 주가를 올려야 하니까, 얼마든지 사드리지”

“푸흐흐!”

내 농담에 젠슨은 사양하지 않고 열심히 먹었다.

한참 배를 채우고 난 후, 소주도 괜찮다고 하여 소주를 시켜서 대작하기 시작하였다.

“그래, 정말 내 얼굴을 보고 싶어서 만나자고 할 리는 없을 터이고, 무슨 일이예요?”

“알렉스”

“말씀하시라니까?”

“대체 어디까지 우리 주식을 매입할 겁니까?”

“왜요?”

“아니, 그냥 궁금해서요.”

그냥 궁금해서 물어볼 리가 있나.

은근히 쫄리기 시작하니까 물어보는 거겠지.

“주가가 낮을 때 조금 더 매수하고 그만할 겁니다.”

“지금 28%가 넘어간 거 알죠?”

“뭐, 미국에 있으면 매일 보고 있으니까. 그런데, 왜요? 내가 매수해서 싫어요?”

“아니, 그런 것이 아니라···.”

“에이, 젠슨!”

“음? 알렉스?”

“어설프게 간 보지 말고 솔직히 말씀하시지? 경영권이 염려되어서 그런다고 왜 말을 못 해요?”

“어험···.”

이 황가 놈에서 전화 왔을 때부터 예상하고 있었다.

젠슨의 엔비디아 지분은 고작 3.6%.

그러니, 내 지분이 30%에 육박하기 시작하니까 아마도 불안할 거였다.

물론, 리사가 곧 AMD이듯이, 엔비디아도 곧 젠슨 황이라는 공식이 통할 정도로 그의 경영 능력은 자타가 공인하였고, 자기 나름대로 우호지분도 있고 이리저리 안전장치는 해놓은 것으로 안다.

하지만, 입도적인 내 지분 앞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는 거다.

그래서 지난번에 내 약속을 다시 확인하려는 것일 터였고.

“젠슨”

“왜요?”

“우리 말 편하게 합시다.”

“그러지 뭐”

영어인데 알게 뭐냐.

나이 차가 20년 가까이 나지만, 편한 것이 장땡이지.

“있잖아요, 젠슨. 약속은 지킬 테니까, 염려하지 마셔”

“진짜? 정말?”

“진심으로 우린 엔비디아 경영권에 관심 없어요. 오직 주가가 높아져서 수익만 올리면 그만이라고”

“흐흐흐! 그렇다면야 뭐···.”

바로 얼굴이 확 피는 젠슨이다.

“그리고, 기관투자가들도 젠슨을 신뢰하잖아요? 뭐가 걱정이야? 뱅가드나 블랙록, 스테이트 스트리트 같은 쟁쟁한 놈들이 뒷받침 해주는데?”

“고마워 알렉스. 그놈들이야 전부 7%나 4% 정도만 갖고 있으면서, 잔소리나 해대는데 말이야.”

“다만, 배당금 좀 우리 올립시다. 작년에 전부 해서 주당 60센트였던가?”

“그거야 뭐, 회사가 우선이니까”

“그러니까, 그건 나도 아는데, 정도껏 하자고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주당 60센트가 뭐요, 대체?”

“어흠, 올해는 조금 더 고려하지”

“인간적으로 1달러는 채웁시다?”

“오케이”

걱정이 없어진 젠슨과 기분 좋게 거나하게 마셨다.

그리고, 집으로 갈 무렵.

“알렉스”

“왜요?”

“고맙다. 나를 믿어주어서”

“에이, 별말을 다 하네”

“그리고, 이건 노파심인데···.”

“뭔데요?”

“나도 얼핏 들은 이야기인데, 요즘 네가 투자계에서 화제인가 보더라”

“내가?”

“응. 너 몇 년 사이에 엄청나게 성장했잖아?”

“그런데요?”

“항상 조심해. 미국은 백인들의 나라니까”

“무슨 말이에요? 그게?”

“나나 너나 황색인종 아니냐? 넌 한국인이고, 나는 대만 출신이고”

“그게 어때서?”“나나 리사 같이 머슴처럼 일해서 어느 정도 과실을 가져가는 것은 상관없어. 오히려 그들에게 많은 수익을 가져다주니까. 하지만, 너같이 백인 영역으로 치부되던 투자계에서 압도적으로 수익을 쓸어가는 것은 다른 문제지”

“...”

대충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알았어요. 좀 더 조심할게요. 그나저나 젠슨도 인종차별 많이 당했나 봐?”

“지금은 엄청나게 좋아진 거지. 내가 학교 다닐 때만 하여도 말도 마라”

“고생이 많았겠네”

“이제야 뭐, 옛날이야기야. 덕분에 백인 마누라도 얻었고, 흐흐흐!”

“흐흐흐!”

젠슨의 경고가 예사롭지 않게 다가왔다.

좀 더 조심하고, 노출이 되지 않도록 해야겠다.

그런데, 그날 밤.

나는 엄청난 악몽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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