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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67화 (67/250)

67. 오늘 밤은 제대로 잘 수 있으려나?

다음 날 오후, 오전까지 생각을 정리한 다음에 남정원 사장과 재하 형을 호출하였다.

“재하 형님, 이야기 들었어요?”

“아, 남 사장님에게 들었다. 그런데, 대체 나는 이게 무슨 소린지 통···.”

재하 형은 그저 황당해하는 표정이다.

당연한 반응이다.

나 같았어도 이게 무슨 아닌 밤중에 봉창을 두드리는 소린가 했을 터이니.

“형님”

“응”

“아마도 황당하실 것인데, 이번에는 그냥 내 말에 따라 주셨으면 해요. 내가 잠시 미친 짓을 한다고 망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알았다. 네가 원하는 데로 다 해주마”

악몽처럼 그 일은 일어날 것이다.

그것도 머지않은 미래에.

그렇게 되면 수상하게 생각할지언정 더는 내 말을 의심하는 일은 없을 것이니, 그때까지는 막가파식으로 밀고 나가는 수밖에 없다.

일일이 해명하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해명이 되는 일도 아니니까.

“남 사장님”

“네, 회장님”

“어제 권준호 과장님이 말한 사람들 있잖아요?”

“메르스 사태 당시에 그만두었다는 질병관리본부 사람들 있지요?”

“네, 들었습니다.”

“권준호 과장님께 부탁하든지 해서, 그분들 몇 분 영입하세요. 조건은 해달라는 대로 해주시고요.”

“알겠습니다.”

뭐 할 때마다 권준호 과장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공무원이다 보니 자문을 구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아예 그냥 몇 분 모셔다가 제대로 일을 시키는 것이 낫지.

밥을 먹는 데 3만 원 넘어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도 없고.

“그리고 그 에크모란 것 있잖습니까?”

“네, 체외막형 산화장치요.”

“오! 그걸 한방에 외우셨어요?”

“흐흐흐! 그럴 리가 있습니까? 30대이신 회장님도 못 외우는걸?”

“그럼요?”

“어제 집에 가서 공부 좀 했습니다.”

역시, 성공한 샐러리맨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하여간 그거 말입니다, 국산화 성공했다고 하였잖아요?”

“네, 정부 지원을 받아서 서울대 병원과 몇몇 대형 병원이 공동으로 바로 얼마 전에 성공하였습니다. 아직 대량 양산은 하지 못하고 있고요.”

“그래요?”

“네, 올해 하반기부터 기술을 업체에 이전하여 본격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흐음···.”

그렇다면 내년이나 되어야 양산할 수 있다는 소린데, 너무 늦다.

“생산 예정인 업체가 어디예요?”

“맥유어씨에스란 기존에 인공호흡기 등을 생산하는 의료기기 전문업체고, 다른 하나는 써유메디칼이라는 심장 제세동기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입니다.”

“회사가 큰가요?”

“아닙니다. 둘 다 상장은 하였지만, 중소기업입니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생산하는 업체는 대형 업체가 거의 없습니다.”

“그거 둘 다 매입하세요. 가능합니까?”

“네, 규모가 작아서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가 있습니까?”

“제 예상이라면 시간이 문제입니다. 이러고 저러고 걸리적거리는 것을 치우면서 일할 수는 없어요. 둘 다 사버리세요. 상장도 폐지시켜 버리고요. 주주니 뭐니 해서 방해되는 것은 질색입니다.”

“상장 폐지하려면 공개 매수하여 지분 95% 이상을 만들어야 해서 비용이 더 들 겁니다.”

“상관없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 외에도 진단 장비 등의 펜데믹에 대처할 수 있는 의료기기 회사들을 매입하세요. 자금은 달라는 대로 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남 사장과의 말을 마치고 재하 형에게 시선을 돌렸다.

“재하 형”

“응?”

“바느질은 형이 최고지?”

“무슨 소리야?”

“형은 마스크하고 방역복이라고 하나?”

“보호복?”

“방역복이 보호복이요?”

“구제역으로 방역 같은 것 할 때 뒤집어쓰는 것을 말하는 거잖아? 그거 공식 명칭은 방역보호복이야. 방호복이라고도 하고”

“음? 어떻게 그리 잘 아셔?”

“네 입으로 방금 말했잖아? 봉제는 내가 최고라고?”

“난 농담으로 한 소린데? 이것도 봉제요?”

“방역복은 옷 아니냐? 그것도 부직포 원단을 재단해서 봉제하는 것은 똑같은데?”

“이거 만들어 본 적 있어요?”

“오래전에 수출해 본 적이 있지”

하여간 이 양반은 진짜 바느질 들어가는 것은 귀신이구나.

“하여간 잘 되었네. 형 그거 대량 생산 준비 좀 해주라”

“그거야 간단한데, 얼마나?”

“간단해?”

“간단하지? 원단만 대량으로 확보해 놓으면 그만이야. 봉제 처야 널리고 널렸으니까. 막말로 우리가 주로 생산하는 전주에서도 가능해. 공임이 비싸서 그렇지”

“그게 그런 거요?”

“방호복도 옷이라니까? 특히, 네가 말하는 펜데믹에 대응하려면 대부분 레벨 D 보호복이라고. 일부 레벨 C일 것이고. 안 그래?”

“응”

“연말 정도로 생각하고 대량 생산체제를 갖추면 되는 거잖아?”

“흐흐흐! 귀신이네”

이래서 일은 유능한 사람하고 해야 한다.

“그러데, 이건 알고 있어야 해. 원단 대량으로 확보했다가 아무 일도 없으면 낭패라는 거”

“그런 것은 걱정 마요. 차라리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더 좋지”

“하기야. 그런데 얼마나 대량으로?”

“다다익선!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가 펜데믹에 휩쓸린다고 생각해요. 아마도 우리 역사는 이거 펜데믹 이전과 이후로 나누게 될 정도로 말이야!”

“지, 진심이냐?”

“진심이야. 그러니, 최대한 확보해줘요.”

“알았다. 자금 제한 풀어주는 것은 알지?”

“오케이! 그리고, 마스크도 확보하시고”

“KF-94 규격 정도면 되냐?”

“우와!”

이 형은 대체 모르는 것이 뭐냐?

“마스크는 또 어떻게 아는 거요?”

“뭔 소리야? 너도 마스크 팔아봤잖아?”

“내가? 언제?”

“우리 유아동용 마스크도 하잖아? 벌써 잊었냐?”

“아!”

“게다가 홍 사장이 너 그만두고 미국에 간 다음에 본격적으로 성인용 시장도 뛰어들려고 시장 조사도 했었어. 황사가 점점 더 심해질 거라고 하면서 말이야.”

이거 홍 사장도 염주가 있나?

진짜 신끼는 홍 사장이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엄청나게 조사했었지. 보건용 마스크업체에서 자기네 회사 사라고도 했었고”

“그런데 왜 하지 않았어?”

“야! 홍 사장 성격 잊어버린 거야? 맨날 그러다가 말았잖아? 개옷도 그랬고, 유아동용 스킨 케어도 그랬고, 한 번은 친환경 장난감도 하려고 했었고, 성인복도 하려고 했었고···.”

“그만!”

내가 그동안 너무 편하게 살았구나.

홍 사장 치하에 신수종 사업 한답시고 생쇼를 한 기억을 다 잊어버리고.

“그때 마스크업체에서 30억에 사가라고까지 했었는데, 결국 귀찮다고 안 했지”

“마스크업체가 그거밖에 안 해요?”

“마스크업체는 다 영세해. 보건용 마스크는 사실 기계가 전부 찍어내는데, 기계 가져다 놓고 앞에서 자재 피딩하는 사람 하나, 뒤에서 나오는 물건 챙기는 사람만 있으면 끝이야. 그거 가져다가 동네 아줌마들 아르바이트 구해서 포장하면 되는 것이고”

“그렇군”

“30억이면 나름 규모 있는 업체란다.”

“네···.”

“이것도 무제한이냐?”

“그럼 마스크는 찍어내는 기계와 역시 원단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겠네?”

“그렇지. 그래서 지금 발주해도 대량으로 하면 연말이나 들어올 거다.”

“그럼 업체들 몇 개 사고, 생산 시설도 대폭 확장해요. 마스크 기계는 몇백대고 좋으니까 발주하고, 원단도 미리미리 확보해요. 내 예상처럼 펜데믹이 일어난다면 세계적으로 원단 품귀 현상이 벌어질 겁니다.”

“당연히 그렇겠지”

“그리고, 해외생산은 주의해요. 일이 벌어지면 각국 정부 차원에서 통제하기 시작할 거야”

“설마?”

“설마가 사람 잡아요. 거의 전시 상태에 준해서 생각해야 해. 형 같으면 전쟁이 났는데, 이전에 탄약 수출이 계약되었다고 그대로 수출하게 내버려 둘 거야? 이거 전쟁이야, 전쟁!”

“...”

“...”

내가 본 악몽이 현실이 된다면, 진짜 마스크 전쟁이 벌어질 거다.

다만, 남정원 사장이나 재하 형이나 솔직히 오너가 살짝 맛이 간 것 같지만, 내 재산을 거덜 낼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여 순순히 따라주는 것일 터이고.

“원단 보관 장소 필요하면 남 사장님께 말해요. 남 사장님!”

“네, 회장님”

“이번 일은 이재하 대표가 원하는 대로 전폭적으로 협조해 주세요. 대한민국 창고를 다 뒤져서라도 보관 장소 만들어 주시고요.”

“알겠습니다.”

“휴우···.”

이제야 좀 무엇인가 짐을 좀 더는 느낌이다.

오늘 밤은 제대로 잘 수 있으려나?

“저기 회장님”

“네, 남 사장님”

“정말 펜데믹이 올 것이라고 확신하는 겁니까?”

“네, 확신합니다.”

“흐음, 그럼 대략 언제쯤일 것 같습니까?”

“음···.”

내가 악몽에서 본 계절은 대체로 겨울 같았다. 사람들 옷이 두꺼웠으니까. 그렇다면 내 후년은 아닐 것이고, 이번 겨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 같았다.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왜요?”

“하하하! 이거 좀 미친 짓 같기는 한데요, 이왕 미치는 거 같이 좀 미쳐 보려고 합니다.”

“예에? 그게 말입니까?”

“회장님의 예상이 맞는다면, 아니 예언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간, 회장님 말씀이 맞다면, 세상은 엄청나게 변할 겁니다.”

“그렇겠지요?”

“자, 가정해 봅시다. 어제 권준호 과장이 말한 것처럼, 메르스보다 강력한 놈이 인류를 덮칩니다. 그렇게 되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

“일단 의료 관련해서는 제외하지요. 그거야 당연히 대비해야 하는 것이고. 그걸 제외한다면 먼저 국경이 봉쇄되고 사람의 이동이 제한됩니다.”

“아···.”

이제야 남정원 사장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해가 갔다.

이 양반, 내 예언(?)에 기반하여 투자계획과 사업계획을 짜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항공 등 여객 산업이 풍비박산 나겠지요.”

“맞습니다.”

“그밖에 관광과 여행 관련 산업도 마찬가지고, 유통도 오프라인은 적어도 당분간은 근 타격을 받겠지요. 그렇다고 소비를 안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온라인!”

“배송산업!”

나와 재하 형이 동시에 외쳤다.

“하하하! 맞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던 유통은 급격하게 온라인으로 중심이 옮겨질 겁니다.”

“오오!”

“그러면 당연히 그에 부수되는 것들도 따라가지요. 당연히 택배나 배달말입니다. 온라인몰이야 말할 것도 없을 것이고요.”

“그렇지요!”

“아시겠습니까? 어제 권 과장이나 회장님의 말씀이 맞다면, 아니 이제부터는 가정이 아니라 확정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회장님이 이미 결정을 하셨다면 우리 카르마 홀딩스는 무조건 그에 맞추어 따를 것이니까요.”

“호오!”

이 양반, 젊은 나이에 사성 그룹 기조실 이인자까지 올라간 이유를 알겠네.

과정을 떠나서 한 번 오너가 결정하면, 모든 것을 그에 맞추어 무섭게 추진하는 것이다.

이러니, 오너가 싫어할 리가 없잖은가?

“어떻습니까? 회장님? 펜데믹은 펜데믹이고, 사업은 사업입니다. 회장님께서 좋은 뜻으로 의료 관련한 사업에 뛰어드시는 것은 알겠습니다만, 그 의료 관련한 사업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는 우리가 예측한 바를 가지고서 사업계획을 진행한다면, 막대한 수익이 돌아올 겁니다. 이건 비윤리적인 것도 아니고요.”

“당연하지요? 펜데믹에 관련된 방역이나 의료 물자를 가지고 돈을 벌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만, 다른 분야는 아니지요!”

“하하하! 맞습니다. 그럼, 회장님. 내년도 이후의 사업계획을 그에 맞추어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자금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씀하시고요.”

“하하하! 알겠습니다.”

그날 밤, 나는 악몽을 꾸지 않고 모처럼 편하게 잘 수 있었다.

내가 진행하는 방향이 맞다는 반증일 것이다.

전 인류가 위기에 빠질 것이다.

하지만, 내가 모든 인류를 다 챙길 수는 없는 것이다.

그저 내가 태어난 나라가 우선이다, 그중에서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여유가 생긴다면 미국 등 나와 인연이 있거나, 우리나라와 사이가 좋은 나라를 도와주면 최선일 것이다.

졸린다.

더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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