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나는 쇼핑이 정말 싫다.
보통 유아복은 소비자의 직접 수요도 많지만, 선물 수요가 만만치 않다.
부모 외에 시부모, 친정 부모, 형제와 자매들의 수요는 물론이고, 친구 같은 친지들도 만만한 것이 옷이라 선물로 구입을 많이 한다.
특히, 과거에는 돌잔치라도 하면 돌 반지가 국룰이었는데, 금값이 올라서 돌 반지 하나에 20만 원을 훌쩍 넘게 된 이후로는 부담이 되어서 웬만큼 친하지 않으면 반지 선물은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유아복이었고, 보통은 5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의 세트가 잘 나가게 되어 유아복 메이커들도 그렇게 세트 상품을 구성한다.
그런데, 본적도 없는 아기의 옷을 선물하려다 보면, 문제가 되는 것이 사이즈다.
그래서 보통은 성별과 생후 몇 개월인지만 물어서 매장에 알려주면, 매장 판매자들이 그에 맞는 사이즈를 권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약간 넉넉하게 말이다.
하지만, 간혹은 지나치게 우람한 아기들이 있기 마련이라 작을 수도 있다.
그러면?
그러면은 뭐가 그러면이야?
교환하면 되지? 아니면 환불을 하던가?
요즘 얼마나 친절하게 교환과 환불을 해주는 세상인데?
게다가 여기는 백화점이다.
심지어 여러 번 입혀 놓은 흔적이 역력한데도 교환이나 환불을 해달라고 진상을 피우는 고객도 꽤 있다.
그래도 백화점이나 마트 의류코너의 매장에서는 웬만하면 다 해준다.
슈퍼 갑인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소란이 일어나는 것을 싫어하니까.
그런데, 이건 아니지.
아니 세상에 옷 입혀보다가 작았다고 피해 보상을 해달라는 것이 말이 되냐고?
막말로 아기 옷에다가는 사용하면 안 되는 금속사가 섞인 원단에 아기 피부가 긁히거나 하면 모를까?
대성에서 6년 넘게 영업을 뛰면서 온갖 매니저들의 뒤치다꺼리를 해봤고, 수많은 진상 고객들도 상대해봤다.
똥 묻은 아동 팬티를 들고 와서 교환해 달라는 인간부터 매니저 눈이 원래 사시인데 자기를 째려봤다고 생난리를 치는 고객까지.
그래도 웬만하면 손해를 감수하고 해달라는 대로 해주어야 한다.
제발 좀 입점해 달라고 사정하는 명품 수준이 아닌 이상, 브랜드는 슈퍼 을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 돼지 같은 아줌마는 선을 넘었다.
말도 되지 않는 피해 보상 요구도 요구려니와, 아무리 고객이라지만 무릎을 꿇으라니?
나야 변정희 매니저와 오래 알고 친하게 지내어 이모처럼 말을 편하게 하지만, 이분도 나이가 50대 후반인 분이고, 집에 가면 두 아이의 어머니다.
그런데, 이 정도면 인격 모독이잖아?
의류 사업을 접는 한이 있더라도 이런 거지 같은 고객에게 고개를 숙일 생각은 없다.
“고객님”
“왜!”
“대체 원하시는 것이 뭡니까?”
“몰라서 물어?”
“모르니까 묻는 건데요?”
“우리 아기가 그 작은 옷을 입다가 얼마나 울었는지 알아? 그러니까 우리 아기가 입은 피해에 대한 보상! 거기다가 내가 입은 피해를 보상해! 회사 이름으로 사과하고!”
미친년이구나.
“그렇게는 못 합니다.”
“왜 못해!”
“그런 보상은 듣지도 보지도 못하였고, 법에도 그런 규정은 없습니다. 그러니, 교환과 한불 둘 중에서 선택하세요.”
“뭐야!”
“거기다 하나 더, 우리 매니저님에게 사과하세요.”
“이게 미쳤나! 너 지금 내가 누군지 알고 이따위로 하는 거야! 엉! 매장 빼고 싶어!”
“아줌마가 누군지 내가 어떻게 압니까? 알고 싶지도 않고요. 그리고, 빼세요.”
“뭐?”
“아직 청력에 문제가 있을 나이는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렇게 할 수 있으면 빼시라고!”
“야! 이것들이 정말!”
“거 반말하지 말라니까 그러시네?”
“야 이 새끼야!”
“쓰읍!”
“뭐야 때리려고?”
“허어!”
어처구니가 없어서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때였다.
“무슨 일이십니까? 고객님?”
살짝 말라 보이는 20대 후반의 여자가 어디선가 달려와 끼어들었다.
그냥 대충 봐도 여기 백화점 담당인 파트리더인 듯하였다.
“넌 또 누구야!”
“로체백화점 유아동 담당 직원입니다, 고객님. 무슨 일로 불편하신 겁니까?”
“오라! 너 왜 이렇게 늦게 나타났어!”
“예? 고객님?”
“이것들이 말이야···.”
미친 돼지는 어쩌고저쩌고하면서 파트리더에게 열심히 설명하였다.
그래봤자 누가 봐도 개소리지만.
“알았어? 저것들이 나를 무시하고 피해 보상도 안 해준다는데, 대체 어떡할 거야! 난 MVG라고! 요즘 로체 이것밖에 안 돼?”
꼴에 MVG냐?하긴 로체에서 MVG 남발하여 개나 소나 다 가지고 있더구먼.
MVG는 Most Valuable Guest의 약자로 일종의 VIP 고객을 로체에서 부르는 명칭이다.
그 안에서도 여러 등급이 있는데, 하위 등급은 요즘 꽤나 남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먹히는 모양이었다.
“누구세요? 대성 본사 직원이라면서요?”
심하게 짜증 난 표정으로 내게 묻는 파트리더.
이 파트리더는 사태를 이렇게까지 만든 것에 대하여 나를 추궁하려는 것 같았다.
목소리에 벌써 짜증과 나에 대한 적의가 들어가 있었으니까.
환장하겠구나.
하필 이런 담당이라니.
“그렇게 말씀하는 분은 누구세요?”
“예?”
“먼저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먼저 상대방에게 묻는 것이 예의가 아닙니까?”
“아니, 뭐···. 기가 막혀서! 난 문화와 유아동 담당 파트리더 배수지 대리예요. 됐어요? 그럼 누구세요?”
이쁜 이름을 하고, 왜 이렇게 표독스러운 것인지.
이름이 심하게 아까웠다.
“강철식이라고 합니다. 본사 사람이고요.”
“그러니까 본사 누구냐고요?”
“그냥 본사 사람이라니까요?”
어쩌라고?
전 영업 팀장이라고 할 수도 없고, 모회사의 모회사 회장이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본사 사람 맞아요? 김지성 팀장은 어디 갔어요?”
“지성이는 다른 일로 바빠서 내가 왔는데요?”
“...”
일단 내가 지성이라고 불렀으니까, 내가 지성이보다 위라는 것은 말한 셈이다.
요즘 잘 나가는 대성 영업 팀장 윗사람이면 파트리더가 막 대할 수준은 아니다.
아무라 을사라도 규모에 따라서 다르게 대우하니까.
그런데, 이 여자애에게는 그것도 아닌 모양이었다.
자신은 누가 뭐래도 대(大) 로체백화점 대리인가 보다.
“아이! 하여간 나는 모르겠으니까, 얼른 고객님께 사과하고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고 끝내세요!”
“왜요?”
“왜요라니요?”
“아니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사과하냐고요? 사과는 오히려 우리가 받아야지?”
“정말 이럴 거예요?”
“내가 틀린 말 했어요?”
“대성 요즘 컸다고 이러는 거예요? 올해 겨울 MD에서 매장 빼고 싶어요?”
“하하하!”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매장을 뺀다고?
대리 파트리더 나부랭이가 무슨 로체백화점 제일 하빠리 매장인 미아점 매장도 아닌 빅3 점포 중의 하나인 잠실점 매장을 뺀다고?
그것도 유아동은 거의 통일하였고, 성인복 일부 브랜드도 입점하고 있는 우리 대성을?
얘가 미쳤나?
“왜 웃어요?”
“웃겨서 웃는데, 문제 있어요?”
“그러니까 왜 웃냐고요! 비웃은 거였잖아요!”
“하하! 그만합시다.”
대체 내가 여기서 뭐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내가 상대할 급수도 아닌데.
“매니저님, 여기 플로어장 누구예요?”
플로어장이라면 내 이름을 알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만큼 업계에서 화제라고 하니까.
“권철수 차장이라고, 왜 아시잖아?”
“아! 일산 정발점에 있던 그 양반?”
“네”
다행이다.
권철수 차장이라면 대화가 되는 사람이다.
나하고는 술도 몇 번인가 먹었었고.
“그런데, 오늘 쉬는 날이에요.”
“...”
이런 제기랄이다.
“정말 이거 왜 이래요? 위에다 보고하여 공식적으로 할까요?”
내가 자기 직속 상관인 플로어장을 찾으니 더 기분 나빠진 모양이다.
응, 나도 기분 나쁘거든?
“하든가, 말든가?”
“뭐에요? 지금 누구에게 말하는 거예요?”
“빼고 싶으면 빼라고요! 로체 전체에서 우리 대성 브랜드는 전부 빼줄 테니까! 아! 그쪽이 요청하여 빼는 것이니까, 퇴점 비용은 그쪽에서 내는 겁니다?”
이젠 나도 빡쳤다.
잊었던 백화점 직원들 갑질 트라우마가 새록새록 솟아나기도 하였고.
“뭐야, 당신! 누군데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거예요!”
“아! 됐어요! 바로 전부 영업 중지하고 철수하라고 할 테니까 그리 알아요. 속이 시원하시겠습니다?”
“대체 무슨 소리를···.”
이제야 상황이 이상하다고 느끼는 모양이지만, 이미 늦었다.
어디 갈 데까지 가보자고.
바로 배수지 대리가 보는 앞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전화를 걸었다.
- 네, 회장님! 박진호입니다!
아, 우리 박진호 이사, 씩씩하기도 하여라.
“박 이사님?”
- 네, 회장님! 하명하시지요!
“저 롯체 잠실점인데요, 로체에서 우리보고 매장 빼라고 하네요?”
- 예에? 아니 누가요?
“파트리더가 빼라는데요? 그래서 빼려고요.”
- 아니 저기 회장님!
“박 이사님! 이건 지시입니다! 이제부터 로체에 입점한 전 매장 영업 중지하세요! 이후로 POS나 ERP에 매출 찍히면 이사님께 책임을 묻겠습니다. 아, 물론 1시간은 드릴게요. 있던 손님 다 내쫓을 수는 없으니까”
- 저기 로체 잠실점이라고 하셨지요?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 일단 아, 알겠습니다.
통화를 마치고 배수지 대리를 보니 심하게 멍한 상태다.
“됐지요? 아주 깔끔하게 빼 드릴게요.”
“대, 대체 누구세요?”
“그건 그쪽에서 알 필요 없고, 저기 귀하신 MVG 님께나 가보시지요? 매니저님!”
“네, 네?”
“매장 지금부터 닫습니다. 아! 매니저님들에게 어떠한 피해도 가지 않도록 해드릴 것이니까,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잠실의 우리 대성 다른 브랜드들에도 바로 알려주세요. 지금부터 대성은 로체와 거래하지 않는다고요.”
“아니, 그래도···.”
“내 지시입니다. 매니저님들에게 어떤 피해도 가지 않을 거란 거, 내 이름을 걸고 약속한다고 꼭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다시 새파랗게 질려 있는 배수지 대리를 향하였다.
“일 보세요? 여기 이제 영업 안 합니다만?”
“...”
배수지 대리는 아무런 말도 못 하고 그저 초조한지 손톱을 물어뜯고 있었다.
이제 쟤는 징계를 피하지 못할 거다.
대형 사고를 친 셈이니까.
진짜로 우리가 로체 전 매장에서 영업을 중지하고 매장을 빼버린다면 유통업체 역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가뜩이나 동반성장이 화두인 시대이고, 심지어 로체 회장은 전 정부 시절에 뇌물을 썼다가 재판을 받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갑질을 문제로 매장을 빼봐라.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게다가, 성인복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유아동복을 거의 통일한 대성이다.
우리가 빠지면 유아동 코너에 집어넣을 대체 브랜드가 없다.
그야말로 초대형사고라는 말이다.
그때, 50대 중반의 사내가 헐레벌떡 매장으로 뛰어 들어왔다.
왼쪽 가슴 위에 달린 꽃을 보니 로체 직원이란 소리고, 연배로 보니 점장이 틀림없었다.
참 빨리도 오네.
우리 박진호 이사가 참 빠르단 말이야?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엉? 대성이 철수한다니? 혹시 강철식 회장님?”
“네, 제가 강철식입니다.”
“아이고, 회장님! 회장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잠실점 점장 홍순기 상무이사입니다.”
백화점은 보통 부장이 점장을 하나, 잠실같은 특급 점포는 상무이사가 점장이다.
“아, 네. 반갑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대성이 철수한다니요? 그것도 오늘 당장?”
“아니 매장 빼라고 해서 빼는 건데요?”
“대체 누가! 누가 감히 대성 빼라 말라 하는 겁니까? 어떤 놈이야!”
“놈이 아니라···. 흠. 조오기···.”
차마 놈이 아니라 년이라고 할 수 없어서, 얼어붙어 있는 배수지 대리를 가리키었다.
“조오기? 너, 너! 배 대리! 너 나에게 무슨 원한이 있냐? 엉?”
“어, 어···. 아니, 점장님···.”
“아니긴 뭐가 아니야! 네가 뭔데 대상을 빠지라 말라 하는 것이야! 엉! 대성 빠지면 유·아동 브랜드는 네가 동대문 시장 브랜드라도 데리고 오겠다는 거야! 앙! 미쳤냐? 너?”
“저기 점장님, 일단 자초지종은 들으시고...”
“네, 말씀하시지요.”
나는 간단하게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설명하였다.
“그런 겁니다. 제가 잘못하였습니까? 아니, 우리 매니저님이 잘못하였습니까?”
“하아, 송구합니다. 잠시만 기다리시지요.”
홍순기 점장은 먼저 돼지 아줌마에게 걸어갔다.
“고객님, MVG 고객님이시라고요?”
“예? 네···.”
“불행하게도 지금부터는 저희 로체 MVG 고객님이 아니십니다.”
“예?”
“우리 로체백화점은 고객님들을 가장 소중하게 여깁니다만, 고객님처럼 무리한 요구를 하시고 저희 협력사 판매사원들의 인격을 무시하는 고객님까지 모실 수는 없습니다. 이만 돌아가시고, 이의 사항이 있으시면 법적으로 대응하시면 되겠습니다. 우리 로체백화점 법무팀에서 응대하여 드리겠습니다.”
“아, 아니···. 이보세요!”
“심 과장!”
“네, 점장님!”
“이 고객분 백화점 밖으로 모셔다드리게”
“알겠습니다.”
“아! MVG 카드 회수하는 것 잊지 말고!”
“네, 점장님”
깔끔하게 돼지 아줌마가 끌려나갔다.
그리고,
“배수지 대리!”
“예?”
“너 정신이 나갔냐? 이분이 누구라고 생각하는 것이야? 넌 대리씩이나 달고 유통 밥을 먹으면서 강철식이라는 이름을 듣고도 생각이 나는 것이 없어? 정말 생각이 안 나는 것이야, 아니면 모르는 거냐?”
“...”
“허어! 환장하겠네. 대성! JD! 동양을 인수하고 성인복 성창을 인수한 강철식 회장님을 몰라? 그것도 모르면 정화재단은 아냐? 사다리 센터에 지금까지 수천억을 쾌척하셨다는 분 몰라?”
“아!”
“아? 하아, 그래 몰랐다고 치자. 너 어디서 협력업체에 갑질하는 버릇을 배운 것이야? 너 따위가 뭔데 매장을 빼라 말라 하는 것이고? 지금이 20세기냐? 동반 상생이 화두인 21세기에! 어디서 갑질이야! 엉?”
“죄, 죄송합니다.”
“됐고, 집에 가라. 보직에서 해임할 것이니까. 그리고,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할 테니까, 그리 알도록!”
“점장님!”
“어이! 김 과장!”
“네, 점장님!”
“데리고 가서 퇴근시켜!”
“알겠습니다.”
역시 잘나가는 샐러리맨은 달라도 많이 달랐다.
그야말로 폭풍처럼 해치워 버리고 내게 다가오더니 고개를 꾸벅 숙였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잠실점을 대표하여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만하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매니저님, 이거 내가 제일 잘 보고 있는 매니저님인데, 미안하게 되었어요. 마음을 푸세요.”
“아이, 점장님. 괜찮습니다.”
“저 회장님, 이만하면 회장님께서도 마음을 푸시고 폐점 지시를 거두어 주시지요.”
정말 이만하면 되었다.
사실 박진호 이사에게 전화하여 지시한 것도 이런 것을 노리고 한 거였고.
“알겠습니다.”
바로 점장이 보는 앞에서 박 이사에게 전화하여 잘 풀렸으니, 좀 전의 지시는 없는 것으로 하라고 하였다.
뭐, 박 이사는 폐점 지시를 내리지도 않았겠지만.
“저기, 권철수 차장님은 제가 잘 아는 분입니다. 그분에게는 불이익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그야 물론이지요. 권 차장은 이동한 지 한 달 정도밖에 안 되었습니다. 일체 책임을 묻지 않겠습니다.”
“네, 그럼 잘 해결된 것으로 알겠습니다.”
“하하하! 회장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거 평소에 꼭 뵙고 싶은 분이었는데, 이렇게 좋지 않은 상황에서 뵙게 되었네요. 제 방으로 가서 차라도 한잔하시지요?”
“아닙니다. 원래는 저기 가족들하고 쇼핑하다가 우연히 목격하게 되어서···.”
나는 사람들 틈에서 이 사태를 지켜보던 어머니와 소미를 가리키었다.
“오! 이런! 즐거운 쇼핑을 망치셨군요! 제가 직접 무시고 남은 쇼핑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아, 아니···.”
이 양반이 미쳤나?
즐거운 쇼핑이라니?
“하하하! 사양하지 마시지요. 회장님을 그대로 보냈다가는 제가 우리 사장님께 혼이 납니다. 어머님! 안녕하십니까!”
“아, 예”
“오오! 이토록 아름다운 사모님이 계셨군요! 사모님! 안녕하십니까!”
“내 여동생입니다만···.”
“으헉! 죄, 죄송합니다.”
“...”
나는 쇼핑이 정말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