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대통령이라니요?
3월 1일.
뉴욕주에서 첫 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왔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가 맨해튼에 거주하는 30대 여성이 이란 여행 중에 감염되어 자택 격리 중이라고 발표하였다.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에서는 위험이 낮다고 하면서 적정하지 말라고 하였다.
하지만 주지사의 말은 조만간 공염불이 되어가기 시작하였다.
3월 6일, 뉴욕주의 확진자는 13명으로 늘어났다.
아직까지 미국에서는 워싱턴주와 텍사스주 등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였을 뿐이고, 정말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에서는 어쩌다 한두 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수준이다.
유럽은 인구가 밀집한 지역답게 곳곳에서 다발적으로 발생하였는데, 이중 이탈리아 북부가 가장 심하여 확진자가 3,000명이 넘어섰고 사망자도 100명 이상이 되어 중국을 제외한 나라 중에서는 처음으로 사망자 100명이 넘는 나라가 되었다.
3월 11일.
급기야 WHO에서 질병 경계 수위 최고단계인 팬데믹을 공식적으로 선언하였다.
이 꼴을 보면서 얼마나 한심하던지.
WHO는 명색이 유엔 산하 세계 보건기구라는 것들이 이미 부패하고 무능하고 중국놈들 똥구멍만 빨아대는 집단으로 변하였다.
사무총장이셨던 이종욱 박사가 과로로 중도에 세상을 떠난 이후로 말이다.
다음 사무총장인 홍콩인 마거릿 챈은 WHO를 친중 기구로 만들어 놓아서 말이 많았는데, 그 후임은 더 최악인 놈이 선출되어서 인류 보건을 쌈을 싸 먹고 있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이름도 더럽게 복잡한 이 에티오피아 출신의 병신은 하는 짓이 하도 가관이어서, 자세히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양파 같은 놈이었다.
까면 깔수록 병신력이 아주 쩔어주었으니까.
2017년에 취임하면서부터 취임사에서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고 꼴깝을 떨었단다.
아니 세계보건기구 WHO가 뭔데 왜 그따위 발언을 하냔 말이다.
미친놈 아닌가?
심지어는 에티오피아 놈이 무려 중국 이름도 가지고 있었다.
뭐? 탄더싸이(谭德塞, 담덕새)?
환장할 노릇이다.
이 정도로 빨면 입이 헐지 않나?
그래, 백번 양보하여 중국을 빨아 재끼든 물어 재끼든 간에 일이나 제대로 했으면 말도 안 해요.
게임에 부정적인 중국의 지시로 어거지로 비디오 게임에 질병코드 등록을 한 것도 이 새끼의 업적이다.
결정적으로!
이 빌어먹을 인간은 직무유기를 하다못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기여한 놈이다.
이미 작년부터 중국의 폐렴 확산에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왔음에도 개무시하고 주구장창 중국을 옹호하면서 확산을 방치하였다.
1월 14일에 중국말을 그대로 전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 대 인간으로 전염한다는 증거가 없다고 하였고, 심지어는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던 2월 5일에는 마스크를 쓴다고 감염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는 증거가 없다고 개소릴 하였다.
무엇보다, 1월 23일에 국제적 비상사태 선언을 막은 것도 이놈이었고, 일주일 후인 1월 31일에서야 마지못하여 비상사태를 선언하면서도 교역과 이동을 제한하지 말라고 하였다.
이 정도면 방치 수준이 아니라 주범이 아닌가?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지?
“더러운 새끼!”
제프리 형과 내 사무실에서 WHO의 뒤늦은 팬데믹 선언을 지켜보던 내 입에서는 저절로 욕이 튀어나왔다.
“뭐 저런 새끼가 다 있냐고?”
“누가 아니라니. 오죽하면 그 미친 트럼프가 자꾸 이러면 WHO를 탈퇴하겠다고 경고를 할까?”
“허어! 병신과 미친놈의 대결인가요?”
“뭐 그런 셈이지”
“...”
환장합니다.
3월 말이 되면서 미국의 동북부가 초토화되었다.
뉴욕을 비롯하여 필라델피아, 보스턴이 작살 나기 시작한 것이다.
3월 29일.
이탈리아에서 세계 최초로 사망자 1만 명을 넘어섰다.
북부가 완전히 죽음의 기운으로 덮인 것이다.
마스크는 이미 전략 물자다.
1월 말부터 전 세계적인 품귀 현상이 시작되어, 2월부터는 돈을 주고도 구매할 수 없는 물건이 된 것이다.
4월을 하루 앞둔 날, 나는 내 사무실에서 한국을 화상으로 연결하여 회의를 주재하였다.
“어때요? 한국은? 분위기가?”
“엄청나게 선방하고 있습니다. 일단 입국 시에 진단키트로 차단하고 격리하여서 다른 나라에 비하면 천국입니다.”
남정원 회장이 대표로 답변하였다.
“휴우, 다행입니다. 미국은 난리도 아니에요. 그나마 이곳 서부는 아직이지만, 동부는 작살이 났습니다.”
“회장님도 조심하시지요. 차라리 한국에 그냥 계실 것을 그랬습니다.”
“아닙니다. 내 주 업무가 여기에 있는데요. 그건 그렇고 의료와 방역 물자 수급 상황은요?”
“제가 전화기를 꺼놓은 상황입니다.”
“예? 전화기를 꺼놓았다니요?”
“우리나라는 일단 모든 물자의 수급이 안정되었습니다. 회장님께서 션견지명을 가지고 열심히 준비한 덕분에 마스크고 방역보호복이고 간에 모자라는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요?”
“문제는 다른 나라지요. 회장님이 사전에 정해 놓은 방침에 따라서 각국에 배분하고 있는데, 이게 턱없이 모자라니 난리인 거지요. 애초에 우리가 전 세계를 다 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잖습니까?”
“아···.”
내가 괜히 사전에 배분 방침을 세운 것이 아니지.
어차피 당분간은 난리가 날 수밖에 없다.
“각국 대사관에서 아예 우리 회사 앞에서 진을 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찰이 동원되고 이상철 보안 대표님이 경호 인력을 보내주셔서 간신히 출입로는 확보하였지만, 보통 고역이 아닙니다. 온갖 루트를 통하여 청탁이 들어오고 장난이 아닙니다.”
“고생이 많으시네요.”
“회장님”
“네, 말씀하세요, 남 사장님”
“혹시 이렇게 될 줄 아시고 미국으로 도피하신 것 아닙니까?”
“...”
속으로는 뜨끔하였지만, 그렇게 말할 수는 없지.
“험험, 아닙니다. 제가 그럴 리가 있어요?”
“아무래도 수상한데요? 헛기침하시는 것을 보니까?”
“어허! 무슨 말씀을!”
일단 빨리 화제를 전환하자.
“하여간 그래서요?”
“일단 방침대로 한국전쟁 참전국 중에서도 우리나라와의 관계와 바이러스 확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물자를 배분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최우선순위는 미국이고,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터키 등에 중점적으로 물량을 보내고 있습니다.”
“잘하셨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는 한류가 태풍처럼 불고 있었다.
특히나 우리가 정부와 협의하여 지원대상을 한국전쟁 참전국을 우선으로 한다고 발표하자, 난리가 났었다.
참전국들은 만세를 부르면서 한국으로 군 수송기를 비롯한 모든 운송 수단을 동원하여 물자를 나르느라 정신이 없는 상태.
따라서 당연히 우리나라의 위상이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올라갔다.
가뜩이나 방탄돌격단이나 블루핑크 같은 KPOP으로 위상이 올라가 있는 상태에서 말이다.
“문제는 2순위 국가들입니다.”
“왜요?”
“가장 문제가 되는 곳이 이탈리아와 독일이에요. 두 나라는 유럽의 핵심국가이면서 우리와도 우방인데, 아시다시피 참전국이 아니잖습니까? 그런데 코로나로 현재 가장 혹독하게 피해를 보는 국가지요. 특히 이탈리아는 난리도 아닌 모양입니다. 얼마 전에는 이탈리아 대사가 회사에 난입한 적이 있었는데, 절 붙잡고 울더군요.”
“...”
그럴 만도 할 것이다.
지금 이탈리아는 지옥문이 열린 상황이니까.
“그래서 시급성을 감안하여 이탈리아는 거의 참전국에 준하여 지원하고 있습니다.”
“잘하셨습니다.”
“그리고 또 문제가 일본입니다.”
“일본은 왜요? 거긴 마스크 수급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다른 나라들처럼 절박하지는 않은 것으로 아는데요? 확진자도 아직 많지 않고요?”
“일본은 마스크도 마스크지만, 진단키트를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에도 엄청나게 매달리는 모양이에요. 당연히 정부에서는 수급권을 우리가 가지고 있기에 난처한 것 같고요.”
“흐음, 그래요?”
“어떻게 할까요? 회장님?”
잠시 지원할까도 생각하였지만, 지금 그래봤자 크게 고맙다는 소리도 못 들을 것 같았다.
일본은 아직 피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베 그 빌어먹을 자식은 불과 작년 1월까지도 초계기 사건을 일으키고 우리에게 뒤집어씌우기는 하고 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일본하고는 너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엮인 것이 많아서 지나치게 반감을 사면 곤란할 것 같았다.
그리고, 다른 나라들에서도 속속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중이고 일본도 역시 마찬가지여서 조만간 그들의 물건이 나오겠지.
그렇다면 차라리 이참에 생색이라도 낼까?
이걸 초계기 사건과 엮어서 사과라도 받아낼까 생각해봤지만, 일본의 피해는 아직 심하지 않아서 응하지도 않을 것 같았고, 괜히 감정만 더 상할 것이다.
이런 사람의 목숨이 달린 문제 가지고 딜을 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고.
에이, 그냥 조금은 주자.
진짜 중요한 백신이 남아 있으니, 딜은 그때 가서 생각해도 될 것이었다.
“남 대표님”
“네, 회장님”
“적당히 지원하세요. 생각해보니 너무 척을 지는 것도 곤란할 것 같아서요.”
“하하하! 알겠습니다.”
“아, 지원할 때 생색을 확실히 내시고요?”
“당연하지요!”
이게 옳은 결정이겠지.
“그리고, 한국전쟁 참전용사들 지원은 어떻게 되고 있나요? 미국에는 계속 전달되던데요?”
“정화재단이 주관하여 발송은 각국 우리 대사관에 전부 발송되었습니다. 1인당 가족들 것까지 포함하여 마스크 5,000장과 세정제 등을 패키지로 하여 보냈습니다.”
“그거 배달 사고 없어야 할 텐데요?”
“하하! 염려 마세요. 대사관 무관들이 직접 전달하도록 하였고, 해당국에도 이거 가지고 장난치면 앞으로 지원이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하아! 잘하셨습니다. 그러면···. 음, 이재하 대표님!”
“네, 회장님”
“마스크 생산은 더 늘릴 수 없나요?”
“현재도 설비를 꾸준히 확보하여서 애초에 말씀드린 물량의 두 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덴탈 마스크가 생산량이 월 20억 장이고, KF94 마스크는 월 9억 장을 넘게 생산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한계고, 어차피 서너 달 지나면 다른 나라들도 생산을 서두르고 있어서 품귀 현상이 없어질 겁니다.”
“흠, 그렇군요. 그럼 우린 언제 손을 뗄 예정입니까?”
“3개월 정도 더 돌리고, 슬슬 매각 준비를 하면 무난할 것 같습니다.”
“오케이! 그럼 그렇게 하세요.”
“알겠습니다.”
다음은 제일 중요한 백신이 남았다.
“민 부사장님, 백신 임상 1상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현재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기간 단축이 어렵나요? 어쨌든 이 난리를 해결하려면 백신이 나와야 할 것 같은데요?”
“그러지 않아도 정부 측과 협의하여 1차 임상과 2차 임상 기간을 3개월씩만 하는 것으로 이야기되었습니다. 3차는 건너뛰고 승인해주는 것으로 이야기되었고요. 그래서 현재 1상은 거의 마치고 2상을 준비하는 중입니다.”
“오! 그거 정말 반가운 소식이네요? 그럼 언제쯤 접종 시작이 가능할까요?”
“7월부터 양산 예정이니까, 그때부터는 우리나라를 시작으로 가능합니다.”
“양산 준비 철저히 부탁합니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아! 그리고 이제는 거의 확실하여 졌으니,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만? 이미 화이지 같은 다국적 제약사에서도 전부 개발에 돌입하였잖습니까?”
“음, 그렇게 하시지요.”
“알겠습니다.”
백신이 3개월만 있으면 나온다고 한다.
이제 서서히 희망이 보이는 거다.
조금만 더 힘을 내다.
벌컥!
한참 희망에 차 있는데, 존이 갑자기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보스!”
“왜요? 무슨 일이 있어요?”
“저기 대통령으로부터 보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예? 대통령이라니요? 어느 나라?”
“당연히 미국 대통령이지요? 트럼프 말입니다.”
잉? 트럼프가 나를 보자고 해?
그 미친 인간이?
아니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