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87화 (87/250)

87. 이 자리에서 맹세한다.

대체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린지 모르겠다.

미국 대통령이, 그것도 내가 볼 땐 반쯤 미치광이인 트럼프가 왜 나를 보자고 할까?

“아니 미국 대통령이 왜 날 보자고 합니까? 혹시 장난 전화 아니에요?”

“하아, 장난 전화 아닌 거 확인했습니다. 백악관 비서실 전화 맞습니다.”

“이게 무슨 일이래? 용건도 안 물어봤어요?”

“자기도 긴급하게 지시가 내려와서 전화한 것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다시 전화해서 대략적인 용건이라도 좀 물어봐요. 다른 대통령도 아닌 그 미친놈이 보자고 하는 건데, 무작정 간다고 할 수도 없잖아요?”

“알겠습니다.”

존이 내가 보는 앞에서 받아둔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여서 백악관 비서라는 놈에게 무슨 용건이냐고 묻자, 그 직원은 확인해 보니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용건이라고 알려주었다.

그 이상은 더 물어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친절한(?) 충고와 함께.

“이렇다는데요? 아마 보스가 지원하는 방역 물자 때문에 보자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더 보기 싫은데···.”

진짜 싫었다.

원래부터 싫어하는 인간이었는데, 용건을 듣자 감이 와서 더 싫었다.

뻔하지 뭐, 방역 물자를 더 내놓으라는 말이겠지.

그런데 방역 물자는 정말 미국에는 줄 만큼 주고 있었다.

미국이 우리의 제1 동맹이자 혈맹이기도 하려니와 나는 미국의 영주권자다.

그것도 미국의 로또 복권인 파워볼에 당첨되어 인생이 뒤바뀌었고, 그것을 종잣돈으로 해서 미국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벌고 있는 사람인 것이다.

당연히 우리나라 다음으로는 미국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도의적으로도 바르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한계치로 쥐어짜서 지원하는 상황이라 더 달래도 줄 수가 없다.

미국 정부에서도 그것은 알고 있는데, 얼마 전에는 방역 물자 지원에 대하여 한국 정부와 카르마 그룹에 감사하다고 트럼프가 직접 말할 정도였다.

백신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으니까 그거에 대하여는 말하지 않을 것이고.

“보스! 트럼프입니다, 트럼프! 다른 대통령이 아니라고요!”

“트럼프가 아니라 화투장이라도 그래요, 할 말이 없다니까요?”

“트럼프가 할 말이 있다잖아요? 아시잖아요? 그 인간이 얼마나 뒤끝이 있는 인간인지? 막말로 우리도 털면 털린다고요. 아무리 제프리가 합법적으로 ‘절세’를 한다지만, 트럼프가 마음먹고 쑤시면 먼지가 나옵니다. 내키지 않더라도 만나셔야 합니다. 게다가 보스는 미국 시민도 아니잖습니까?”

“...”

미국의 슈퍼 리치들은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다.

원칙적으로 미국 연방세 최고 구간은 37%다.

이것도 트럼프가 내려서 말이다.

하지만 아마존의 베이조스고 빌 게이츠고 워렌 버핏이고 간에, 연방 소득세를 제대로 내는 인간은 하나도 없다.

미국 세법이 그만큼 구멍이 많아서, 잘 나가는 변호사와 회계사 등의 세무 전문가를 고용하면 합법적으로 낼 일이라 없다는 소리지.

그 워렌 버핏이 내는 연방 소득세가 평균 0.1%라니 말 다 한 거다.

나는 그래도 양심적으로 1%는 내는데···.

“그냥 가서 꾹 참고 트럼프가 말하는 것만 듣고 오세요. 웃으면서 Yes! Yes! 만 하다 오시면 될 겁니다.”

“아닐 것 같은데···.”

“보스!”

“알았어요. 만난다고 하세요.”

결국, 내가 졌다.

애초부터 지구 대통령에게 개기려는 내가 잘못된 것이지만.

“휴우! 잘 생각하신 겁니다.”

“그런데 언제 어디서 보자는 거예요? 그리고 설마 공개적으로 보자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럼 나 정말 한국으로 도망갈 겁니다.”

“다행히 비공개적으로 보자는 것 같습니다. 다만 보자는 날이···.”

“보자는 날이 뭐요?”

“동부 표준시로 내일 저녁 7시입니다. 저녁을 같이 먹자고 하네요.”

“뭐? 내일? 아니 그 미친 영감탱이는 내가 자기 부하 직원일 줄 아나?”

“그러게나 말입니다.”

“...”

지금 시간이 LA 태평양 표준시로 오후 6시다. 미국 동부 표준시와는 세 시간 차이.

그렇다면 내게 주어진 시간은 지금부터 22시간만 남았다는 소리다.

무려 4,000Km를 날아가야 하는데.

“아오! 망할 영감! 존!”

“네, 보스”

“제프리와 상의해서 올해 있을 대선에 민주당 후보를 적극적으로 밀으세요! 돈 아끼지 말고!”

“흐흐흐, 알겠습니다. 사정없이 퍼붓지요. 하여간 준비하시지요?”

“알았어요.”

다음날 오전에 나는 워싱턴 DC로 향하는 전용기에 몸을 실었다.

싫다는 제프리 형과 함께.

“아니 내가 왜 가냐고! 그 미친 영감탱이를 만나러!”

“아, 진짜! 누가 같이 만나자고 했나? 불안하니까 같이 가달라는 말이지?”

학교 다닐 때를 제외하고는 평생을 캘리포니아에서 살았던 제프리 형은 누구보다도 더 트럼프를 싫어하였다.

인류의 재앙이라고 하면서.

“하아, 알았다. 뭐 이미 비행기에 타기도 하였고. 하여간 밖에서 기다릴 테니까 그리 알아”

“고마워요, 제프리 형”

“그건 그렇고, 존이 그러던데 너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원한다고?”

“응, 도저히 불안해서 말이지. 우리나라에 하는 짓 좀 봐요. 미친놈이 갑자기 방위비 분담금을 5배 이상을 내놓으라는 놈이 어디 있느냐고? 게다가 주한미군을 빼겠다고 난리 블루스를 춘다면서?”

“그거 내가 듣기로는 사실이다.”

“뭐가? 주한미군을 철수한다는 말?”

“그래, 정계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들었는데, 트럼프가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하는 소문은 사실이래”

“아, 아니 그 미친 새끼가! 처 돌았나?”

트럼프는 드디어 내 입에서 미친놈에서 미친 새끼로 승격하였다.

“그래서요?”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야? 매티스 국방부 장관부터 지금의 에스퍼 국방부 장관까지 뜯어말리느라고 엄청나게 고생하나 보더라. 그 사람들은 주한미군이 한국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거든. 그래서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존재해야 한다고 항변하면서 무마시켰다고 하더라고”

“허어!”

“기본적으로 한국을 엄청나게 싫어한다고 하더라고”

“아니 왜? 뭐 한국에서 피해받은 것이 있대요? 아파트인가 뭔가로 돈만 잘 걷어간 것으로 아는데?”

“그건 나도 모르겠고, 하여간 그래. 그나마 네가 요즘 대한민국 이름으로 방역 물자를 엄청나게 지원해 줘서 지금은 덜 할지도 모르겠고 말이야.”

“우와! 그 인간 정말 재선하면 안 되겠네?”

“야! 끔찍한 소리 하지 마라. 난 이번에 트럼프가 재선하면 미국을 떠나련다.”

“...”

제프리 형이 트가 놈을 싫어하는 것은 진심이네.

“너 확실한 거지? 민주당 후보를 지원한다는 것 말이야.”

“응, 법적으로 문제가 안 되는 한에서는 무제한으로 지원할 생각이에요. 미국도 무슨 선거 자금법 같은 것이 있지 않나?”

“흐흐흐, 제한? 있기는 있지. 유명무실해 졌지만”

“음? 유명무실하다니?”

“미국은 연방 선거 관리 위원회(Federal Election Commission)에서 관리하는데, 이게 원래도 좀 구멍이 많았어. 그래서 2002년에 소프트 머니, 즉 FEC를 통하지 않고 기부하는 것을 많이 제한했었는데, 이게 2010년에 연방 대법원에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하여서 무효로 돌려버렸지. 이걸 Super PAC(Political action committee)이라고 해서 사실상 완전히 무제한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되어버렸어.”

“허어! 미국도 참! 그럼 돈 있는 놈들이 지원하는 후보가 우세할 거 아니요?”

“그래서 미국에서도 말이 많아. 어쨌든 돈은 얼마든지 쓸 수 있어.”

“그럼 얼마든지 가져다가 써요. 우리가 노출되지 않게 조심하시고”

“그야 당근이지!”

“흐흐흐!”

트럼프는 미국이 재앙일 뿐이 아니나, 인류의 재앙이다.

정말 재선하는 꼴은 못 보겠다.

“안녕하십니까? 미스터 프레지던트! 카르마 인베스트먼트의 알렉스 강이라고 합니다.”

“오오! 반갑네! 반가워! 기적의 사나이! 아니 행운의 사나이라고 해야 하나? 으허허허!”

“...”

무슨 소리야?

뭔가 알고 하는 소리 같은데?

나는 지금 백악관의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서 트럼프를 만나고 있었다.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바로 그 방에서.

“이보게 알렉스, 우리 미국을 위하여 자네가 많은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네. 일단 고맙다고 말하지!”

일단?

고마우면 고마운 것이지, 일단은 무슨 소리야?

그럼 이단이 있다는 말인데?

“감사합니다, 미스터 프레지던트”

“그냥 도널드라고 부르게. 자네는 그럴 자격이 있어. 암 있고말고! 으허허!”

“감사합니다. 도널드”

“그래, 그럼 우리 자리를 옮겨서 저녁을 먹으면서 이야기할까?”

“네, 그러시지요.”

자리를 옮겨서 식사를 하는데, 음식이 입에 맞지도 않고, 신경도 쓰여서 대충 먹는 둥 마는 둥 하였다.

트럼프가 계속하여 자기 성공담을 늘어놓는 것도 내 식욕을 떨어뜨리는 것에 한몫하였음은 물론이고.

식사를 마치고는 자리를 서재 같은 곳으로 옮겨서 트가 놈이 따라주는 위스키를 마셨다.

“자! 알렉스! 궁금하지 않나? 내가 왜 자넬 보자고 하였는지?”

“네, 솔직히 궁금하군요. 무슨 일로 저를 부르신 겁니까?”

“먼저 자네가 주도하여 우리 미국에 많은 방역 물자를 지원해 준 것에는 다시 한번 미국 대통령으로서 고맙네”

“아닙니다. 미국도 우리 대한민국을 위하여 한국전쟁 당시나 그 이후로도 많은 지원을 해주지 않았습니까? 우리 한국인들은 도움을 받으면 잊지 않습니다. 그 보답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으하하하! 자네 정말 말이 통하는구먼? 맞는 말이야. 우리 미국이 자네 나라를 위하여 얼마나 많은 지원을 해줬나? 그렇게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지! 암! 당연하고말고!”

“...”

아니 이 새끼가?

사람이 겸양의 미덕을 보이면 이런 반응이 나오면 안 되지?

“그, 그렇지요.”

“그래서 말인데, 자네가 힘을 써서 좀 더 우리 미국을 도와주었으면 하네”

“저기 미스터 프레지던트”

“도널드!”

“네, 도널드. 지금 지원하는 것도 가용 가능한 물자 이내에서 최대한으로 하는 것입니다. 이 이상은 제가 힘을 써도 좀 어렵습니다.”

“아니, 아니야. 자넨 분명히 우리 미국을 위하여 더 해줄 것이 있네. 암, 있고말고!”

“아니, 정말입니다. 진단키트, 방역보호복, 마스크 등 지원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지원하는 상황입니다. 제가 감히 도널드에게 헛소리하겠습니까?”

“이런, 이런! 내가 자세히 말하지 않았군”

“예? 무슨 말씀이신지?”

진짜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이 빌어먹을 자식이?

“백신이 있지 않나? 비밀리에 작년부터 개발 중인 백신 말이야.”

“...”

“나는 미국 대통령이야. 내 앞에서는 진실만을 말해야 하네”

“그래서 백신을 어쩌라는 말입니까? 이제 임상 중인데요?”

“내 정보로는 7월에는 나올 것으로 아는데?”

“한국 식약처와 미국의 FDA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그건 걱정하지 말게 내가 도와주지!”

“고맙습니다만, 그 백신을 어쩌라는 말씀입니까?”

“당연한 말 아닌가? 우리 미국에게 최우선으로 공급하라는 말이네”

“예? 그야 우리 한국 다음으로는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노우! 노우! 그럼 안되지?”

“그게 무슨 말입니까?”

“이거 왜 이러나? 자네는 특히나 우리 미국에 더 감사해야 하는 것으로 아는데? 안 그런가? 미스터 파워볼?”

“...”

이 개새끼가?

내가 이 자리에서 맹세한다.

이새끼 재선은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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