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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94화 (94/250)

94. 굉장히 복잡하고 미묘한 문제

화상으로 전해지는 코로나바이러스-19 백신 개발 소식에 나는 환호성을 질렀다.

“완전히 개발이 끝난 겁니까? 효과는요?”

“임상 2상은 미국과 동시에 했는데, 결과적으로 말씀드리면 감염 예방에 98%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물론 대규모 접종을 시행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만, 일단은 현재 개발 중인 백신으로는 최고 수준이라고 합니다.”

“훌륭하군요! 하하하! 승인은요?”

“식약처와 미국의 FDA에서 금일중으로 동시에 긴급 승인을 내릴 겁니다.”

“하하하! 이거 우리가 최초지요?”

“서방 세계에서는 우리가 최초입니다, 회장님”

“응? 서방 세계에서는?”

최초면 최초지, 서방 세계가 왜 붙어?

그럼 동방 세계라도 따로 있다는 말인가?

“발원지인 중국에서 2주 전에 개발한 백신을 인민해방군에게 접종하였다는 말이 있습니다.”

“예에? 그게 가능해요?”

“중국이라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이건 민명기 부사장이 설명해 드릴 겁니다.”

화면이 민명기 부사장을 비추자 민 부사장이 입을 열었다.

“회장님, 민명기입니다.”

“아, 말씀하세요.”

“알려진 정보로는 중국이 백신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발원지고 초기에 워낙 많은 감염자가 우한 지역 등을 중심으로 발생하였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다만···.”

“다만 뭡니까?”

“백신의 종류가 사(死)백신이라고 합니다.”

“사백신?”

“네, 비활성화 백신이라고도 하는데, 이름 그래도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죽여서 만드는 백신입니다. 죽은 바이러스라도 몸속에 들어가면 인체가 위협으로 간주하여 면역을 형성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지요. 이건 오래전부터 사용하던 전통적인 방법의 백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개발한 백신과는 많이 틀린 건가요?”

“당연히 많이 틀리지요. 사백신은 개발이 쉽고 상온 보관이 가능하여 제조와 유통도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에 적합한지는 의문이 가지요.”

“어째서입니까?”

“면역이 단계적으로 형성되기에 한 번 맞아서 형성되는 면역력이 약하고 무엇보다 변이 바이러스에 매우 취약합니다. 괜히 우리나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의 유수의 제약사들이 mRNA 방식이나 DNA 방식으로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아···.”

“한마디로 쉽게 말씀드려서, 효과가 전혀 없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번 코로나바이러스-19에는 적합한 방식이 아닙니다.”

휴우, 괜히 간 떨어질 뻔했네.

백신이 개발된 것은 누가 개발하든 좋은 소식이지만, 하필이면 거지 같은 대응으로 전 세계에 바이러스를 퍼뜨린 중국인 개발한 것은 좋은 소식이 아니다.

게다가, 습근평이 집권한 이후로 이상한 패권주의로 나아가면서 주변국을 괴롭히고 있는 중국이라면 더욱 그렇고.

만약에 중국이 제대로 된 백신을 개발하였다면, 그것을 가지고 전 세계에 무슨 갑질을 할지는 상상도 가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 백신은 괜찮은 겁니까?”

“물론입니다. 우리는 회장님의 선견지명으로···.”

“저기, 부끄러운 수식어는 빼고 말씀하시지요?”

“사실인데 뭐가 부끄럽습니까?”

“...”

부끄럽습니다.

아주 부끄럽다고요.

“하여간 회장님의 탁월한 선견지명으로···.”

“...”

하지 말라니까 더 하는구나.

“우리는 남들보다 1년이나 앞서서 개발에 착수하였기 때문에 완성도가 굉장히 높은 mRNA 백신을 개발한 겁니다. 이건 그 누구도 우리에 견줄 수가 없어요. 그 누구도 말입니다.”“호오!”

“충분한 시간을 가짐으로써, 부작용도 거의 없거니와 최대 약점이었던 영하 70도 이하의 보관 방식도 개선하여 냉장 보관이면 유통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게다가 1회 접종으로 적어도 1년의 예방효과를 볼 수 있지요. 딱 잘라서 말씀드리면 우리가 최고입니다.”

단언하는 민명기 부사장의 얼굴에는 자긍심이 가득하였다.

“하하하!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무슨 말인지는 대략 알겠습니다. 그럼 양산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미 사성 바이오에서 1억 2천만 도즈(Dose), 즉 1억 2천만 명분의 백신을 생산했습니다.”

“예? 아니 어떻게? 백신 개발이 끝나지 않았는데?”

“백신 개발은 사실상 임상 2상 중간에 최종 피드백을 받고 끝난 상태였습니다. 우리 개발진을 그만큼 확신을 가졌었고요. 그래서 남 사장님이 주장하셔서 한 달 전부터 생산에 들어갔었습니다. 만약에 백신이 잘못되더라도 우리가 사성의 손해를 보상하는 것으로 하여서 말이지요.”

“하하하! 잘하셨습니다! 잘하셨어요!”

이래서 뛰어난 인재와 일하는 것은 행운이다.

만약에 남정원 사장이 질책을 두려워하여 백신의 최종 승인 후에야 생산하겠다고 했으면 거의 한 달이 뒤로 또 밀렸을 테니까.

그러고 보면 모든 권한을 일임한 내 공도 있는 셈인가?

“아닙니다, 회장님. 사성에서 일하고 있었으면 엄두도 못 냈을 겁니다. 회장님이 그만큼 믿어주시고 권한을 주셔서 가능했던 겁니다.”

“하하하! 알겠습니다. 그럼 물량 배분은 어떻게 할 겁니까?”

“우선 우리나라 국민용으로는 당장 2,000만 도즈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접종 우선순위에 따라서 순차적으로 접종할 예정인데, 아무리 빨라도 3개월은 걸릴 것이니까요.”

“그렇군요.”

“그래서, 1차 양산분 중에서 2,000만 도즈는 우리가, 그리고 5,000만 도즈는 미국과 약소대로 미국에 공급할 예정입니다.”

“나머지는요?”

“기존 방침대로 한국전 참전국과 현재의 동맹 중요도 등을 따져서 공급할 생각입니다만, 우선순위가 떨어지더라도 이탈리아처럼 피해가 극심한 나라는 먼저 공급할까 합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그렇게 하세요. 다만, 일본은 내게 따로 생각이 있으니까, 일본은 요청이 들어오더라도 내게 승인을 받도록 하세요.”

“하하하! 알겠습니다. 아! 회장님 가족분들과 우리 카르마 식구들은 무조건 최우선으로 접종할 겁니다.”

“당연하지요!”

우리 가족이 최우선이다.

그리고 남이 있는 거지.

“회장님은 별도로 백신을 보낼 겁니다. 그리고, 미국의 카르마 인베스트먼트 직원들과 가족들 몫도요.”

“아! 고마워요. 그런데, 좀 넉넉히 보내줘요. 우리 테슬라나 엔비디아, AMD 같은 주력 투자사들도 우선 접종하게요.”

“하하하! 알겠습니다.”

그날 저녁, 백악관에서는 도널드가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을 대동하고 거드름을 피우며 백악관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미국 시민 여러분! 나는 위대한 미국 대통령으로서 미국 시민 여러분께 기쁜 소식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우리의 삶을 위협하던 그 지긋지긋한 코로나! 그 코로나에 대항할 무기가 개발되었습니다.”

“오오!”

“백신 개발이 끝나서 최종적으로 한국의 식약처와 우리 FDA 긴급 승인을 방금 받았습니다!”

“우워워워!”

기자회견장은 순식간에 열기로 가득 찼다.

“미스터 프레지던트!”

“미스터 프레지던트! 그럼 양산은 언제 시작되는 겁니까!”

“미스터 프레지던트! 우리 미국 시민은 언제부터 접종이 가능한 겁니까!”

기자들이 벌떼같이 질문하자, 도널드는 한껏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면서 광소를 터트렸다.

“크하하하하!”

“엉?”

“응?”

“크하하하! 양산이 이미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자랑스러운 공군 C-5, C-17 수송기들이 지금 한국 오산 공군기지를 향하여 날아가고 있습니다. 이틀 후! 이틀 후부터는 우리 미국 시민은 접종을 받고 있을 겁니다!”

“우워워워!”

“God Bless America!”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기자회견장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버렸고, 도널드는 거드름을 피우며 다시 입을 열었다.

“나는 위대한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이 모든 일을 나의 모든 힘을 쏟아부어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우리 미국을 위한 내 요청을 들어준 한국과 내 친구 알렉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가치 캅시다!”

“가치 캅시다!”

“가치 캅시다!”

기자회견장은 결국, 무슨 신흥 종교집단 집회처럼 돼버려서, 상당수 기자들은 뜻도 알지도 못하면서 ‘가치 캅시다!’를 연호하면서 끝이 났다.

그리고, 그 장면을 티브이로 나와 함께 지켜보던 제프리 형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거 이러다가 트럼프 저 인간이 재선하는 것 아니냐?”

“...”

그럼 나보고 어쩌라고?

“점점 이러면 바이든이 힘들 것 같은데?”

“돈, 더 많은 돈···.”

“알았다.”

“...”

도널드의 말처럼 수십여 대의 미 공군 수송기들이 한국으로 날아들었다.

C-5 M 갤럭시 수송기 10여 대와 C-17 글로브마스터 수송기 60여 대가 마치 폭격이라도 퍼부을 것 같은 기세로 쳐들어 왔다고 한다.

그야말로 천조국이나 할 수 있는 백신 수송 작전인 것이다.

더불어 영국은 물론이고 나토(NATO) 소속 공용 C-17 수송기들도 몰려들어 착륙 가능한 공항을 배정하느라 난리가 난다고 하였다.

거기에 각종 화물 전세기들도 마찬가지고.

“상황이 어때요?”

백신 승인 이틀 후, 나는 서울로 화상을 다시 연결하였는데, 쾡한 얼굴은 우리 간부들이 화면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전쟁입니다, 전쟁. 미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각국 대사들이 우리 마곡 사옥으로 몰려와서 카르마 보안 요원들이 총출동하여 지키고 있습니다.”

“허어! 아니 그럼 퇴근은요?”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원들은 모두 재택근무로 돌렸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사흘째 퇴근을 못 하고 있고요.”

“저런! 고생이 많으십니다.”

“그나마 우린 나은 편입니다.”

“음? 그건 무슨 말이에요?”

“전 세계의 30여 나라 대통령이나 총리들이 우리나라를 향하여 날아오고 있다고 합니다.”

“예에? 우리나라로? 아니 와서 뭐 하려고?”

“우리 VIP를 직접 만나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백신을 얻어내려는 것이지요.”

“아니 그 많은 나라 정상들을 갑자기 한꺼번에 오면, 그게 감당이 됩니까?”

“결사적으로 정부에서 뜯어말린 것이 그 정도라고 합니다. 원래는 60여 나라가 넘었다고 하더군요.”

“...”

생각보다 상황이 더 이상하게 가는 것 같은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거 대처 잘못하는 나라 정권은 무조건 날아갑니다. 그러니 이 난리를 치는 거지요. 심지어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까지 온다는 것을 뜯어말리느라고 진땀을 뺐다고 합니다.”

“우와!”

이란 대통령이 왔다가는 진짜 난리가 난다.

트럼프가 집권하고 나서 그 미친놈이 이란과의 핵협정을 깨버리고 제재대상으로 올려버렸으니까.

“험험, 정부도 고생이 많겠군요.”

“VIP께서도 처음으로 전화기를 껐다고 합니다.”

“...”

“관련 공무원들은 퇴근을 일찌감치 포기했다고 하고요.”

“결국은 백신 양산을 최대한 빨리해야겠네요. 양산 상황은 어때요?”

“사성 바이오에서 이번 달에 3억 도즈, 다음 달에는 5억 도즈까지 생산 수량을 늘리겠다고 합니다. TK 바이오에서도 다음 달부터 생산에 돌입할 것이고요.”

“해외생산은요?”

“미국만 확정되어 9월부터 북미 물량은 자체 조달할 겁니다.”

“다른 곳은요? 시급한 상황인데?”

“말만 오가고 확정을 못 하고 있습니다.”

“아니 왜요?”

“이게 굉장히 복잡하고 미묘한 문제입니다. 잘못하면 나라 간에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거든요?”

환장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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