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107화 (107/250)

107. 모두 활짝 웃었다.

슈아아앙!

“크으으! 멋지다!”

“하하하! 그렇게 좋으십니까?”

“흐흐흐! 제가 성덕이 아니겠습니까?”

“성덕이라니요?”

“성공한 덕후요. 모든 덕후들의 꿈이기도 하지요.”

“······.”

역시, 성공하니까 좋았다.

KAI가 사천으로 내려가자, 회사에서는 FA-50 경전투기의 비행 시범을 내게 보여주었다.

어찌나 멋있던지, 좋아 죽을 것 같았다.

단발기인 FA-50의 비행만으로도 이리 좋은데, 올해 4월로 예정되어 있다는 KFX 시제기가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그밖에도 KUH-1 수리온 기동헬기를 타고 사천 인근을 한 바퀴 돌았고, 테스트 중인 경무장 헬기 LAH의 시범비행도 관람했다.

이거 완전히 내게는 놀이 공원이나 다름없네.

아시안 항공에서 입은 내상이 여기에 와서 치유되는 것 같았다.

“편안히 보셨습니까? 회장님.”

모든 시찰을 마치고, KAI 현임 사장과 환담을 하였다.

“네, 원래 제가 이런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정말 잘 봤습니다.”

“하하하! KAI가 정말 제대로 된 주인을 만난 것 같습니다. 제가 옆에서 봐도 회장님께서는 항공기들을 진심으로 사랑하시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시간이 되시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FA-50 후방석에 타실 수도 있습니다.”

“앗! 정말입니까?”

“그럼요. 생산 중인 기체들은 공군에서 인수하기 전까지는 우리 회사 소유입니다. 회사의 주인이신 회장님이 타보겠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오오!”

정말 내가 성공한 것이 실감이 나는구나!

“어떻게, KFX 사업은 순조롭습니까?”

역시 내 최고 관심사는 KFX지.

“네, 그렇습니다. 자문사인 록히드 마틴에서 거의 기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호오? 그래요?”

“네, 이 사업이 시작할 때 록히드 마틴에서는 개발 기간이 너무 촉박하다고 기간을 늘리라고 하였는데, 우리가 강행한 거였습니다. 계산을 해봤는데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하더군요.”

이 양반은 2019년부터 사장으로 와서 당시 사정은 전해 들은 것 같았다.

“좋습니다! 좋아요! KFX 사업은 반드시 성공하도록 하세요. 필요한 지원이 있으면, 언제든지 여기 남정원 부회장께 말씀하시고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차질없이 성공하면은, 제가 별도로 관련 임직원들에게 사례를 하겠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오오! 직원들이 정말 좋아할 겁니다! 하하!”

“남 부회장님!”

“네, 회장님.”

“KAI에 한해서는 제가 좀 직접 개입하겠습니다.”

“하하! 얼마든지 그러시지요. 전 솔직히 항공기에는 문외한이라서요.”

“그러면 KAI는 현재 경영진을 KFX 시제기가 하늘을 날 때까지 그대로 유임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만약에 성공한다면 그 보상으로 현재 안 사장님 체제로 계속 가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아아! 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정말 멋지게 성공시켜 보이겠습니다!”

“하하하! 그래야 할 겁니다.”

현임 사장은 한마디로 낙하산이다.

이전에 계속 그랬듯이 말이다.

그러기에 회사가 우리 카르마에 인수되었을 때는 아마도 자신과 경영진의 경질을 당연히 예상하였을 텐데, 계속 유임을 시켜준다고 하니 감격하는 것이다.

“정말 개인적으로도 KFX가 하늘을 날 때까지는 꼭 일하고 싶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하하! 그날은 저도 꼭 오겠습니다.”

“샴페인을 가져다 놓고 기다리겠습니다.”

“그래요, 그건 그렇고 지금 수출 현황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사실 지금 수출할만한 기체는 T-50 계열밖에 없지요?”

“그렇습니다. 회전익기들은 아직 해외 시장에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어서요.”

“하긴, 수리온을 팔아먹기에는 경쟁 기종들이 너무 쟁쟁하지요. 위에서는 블랙호크가 여전히 잘나가고 있고, 밑에서는 레오나르도의 AW-139 계열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니···.”

“아, 정말 잘 아시는군요. 맞습니다. 그런 어려움이 좀 있습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여 노력해 보겠습니다.”

“에이, 불필요하게 헛고생은 하실 필요 없습니다, 수리온은 솔직히 우리나라 헬기의 시작이잖습니까? 국내의 군과 관의 수요만으로도 개발비는 뽑은 것으로 아니까, 개선하여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수리온 헬기가 욕을 많이 먹지만, 처음 헬기를 만드는 상황에서는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그놈의 콧구멍으로 대변하는 비호감 외관이 문제여서 그렇지.

“동력계통 개선 사업이 있는 것을 아는데, 그거나 잘 해보세요. 그러면 많이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수출 물꼬가 트이기 시작할 겁니다.”

“알겠습니다.”

“결론은 당분간은 T-50 계열의 수출밖에 없는데, 상황이 어때요?”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등에서 추가로 소소하게 주문 들어온 것이 있고, 필리핀에 역시 추가 주문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말레이시아 사업이 제일 큰데, 어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흐음···.”

역시 특별한 것은 없다.

그런데, 대체 염주는 무엇을 보고 KAI의 성장을 예견한 것일까?

뭐 염주가 틀린 적은 없으니, 언젠가는 무슨 돌발 상황이라도 생기겠지.

“라인이 끊어질 염려는 없나요?”

“공군에서 전술 입문기 사양인 TA-50 20대를 추가 발주하여서 일단은 걱정이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하여간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지원해 드릴 테니까, 계속 노력하세요.”

“알겠습니다.”

“아! 남 부회장님.”

“네, 회장님.”

“우리 헬기 필요하지 않나요?”

“헬기요? 무슨 헬기요?”

“아니, 이제 우리 계열사들이 제법 되지 않습니까? 그러자면 지방 출장을 자주 다녀야 할 것이고요.”

“아! 하하하!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네, 필요합니다.”

역시 남 부회장은 눈치가 빠르다.

“수리온 민수형으로 다섯 대 정도 주문하세요. 운영 거점은 김포의 아시안 항공과 여기 사천에 두면 관리하기도 좋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감사합니다!”

사천에서 바로 경남 거제의 대유조선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대유조선은 문제가 많은데요? 부회장님?”

“네, 그냥 봐도 매우 방만해 보였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경영진 물갈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처져 있는 것 같던데, 그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고요.”

“네, 그렇게 진행하세요.”

거제의 옥포 조선소에서 거의 건조가 끝나가는 대구급 호위함 5번 함을 보고, 가을에 진수 예정인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 3번 함 건조 과정을 지켜본 것 외에는 별것이 없더라.

남정원 부회장과 상의하여 분위기를 일신하기로 하고, 경영진을 전부 교체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이렇게 이번에 인수한 4개 회사를 시찰하였는데, KAI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이 느껴졌다.

제대로 궤도에 올리려면 시간이 좀 걸릴 듯하다.

“오오! 강 회장! 얼굴 보기가 힘드네?”

“아이고, 이사장님. 송구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찾아 왔잖습니까?”

“허허허! 그냥 해본 소리였네. 자네가 바쁜 것은 세상천지가 다 아는데.”

“흐흐흐! 이해하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장영동 이사장님을 모시고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원래는 아버지와 함께 모시려고 했는데, 아버지는 필리핀이 제2 코피노 센터 건으로 일이 생겨서 급하게 출장을 가버리는 바람에 둘이서만 먹게 된 것이다.

“한잔 올리겠습니다.”

“허허! 그래, 이 잔만 받지.”

“아니 왜요?”

“이 사람아, 내 나이가 있잖아? 얼마 전부터 음주는 가급적 줄이고 있어.”

“어디 편찮으신 곳은 없고요?”

“아직은 특별히 아픈 곳은 없어. 그런데 점점 기력이 달리는 것을 느끼고 있어서 그런 거지.”

“아유, 건강하셔야지요.”

“허허허! 이제 슬슬 자리에서 물러날 때가 된 것이지.”

“예에? 아니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이제 정화재단도 완전히 자릴 잡았네. 내가 이사장을 한 지도 벌써 5년이야. 그만할 때가 되었어.”

“에이, 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요즘은 칠십에 경로당 가면은 받아주지도 않는다고요.”

“예끼! 이 사람아! 허허허!”

확실히 내가 처음 뵐 때 보는 많이 기력이 떨어져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아직은 아니지.

“이사장님.”

“왜?”

“몇 년만 더 부탁드릴게요.”

“아니 만수가 있잖나? 사실 지금도 만수가 웬만한 일은 다 하고 있네. 나는 그저 올라오는 서류에 사인이나 할 뿐이고.”

“그러니까 기력하고는 상관이 없지 않습니까? 아버지도 여전히 이사장님이 계셔야 한다고 하시고요.”

“왜 이리 날 오래 부려 먹으려는 것이야?”

“에이, 누가 들으면 절 나쁜 놈으로 보겠네요. 이사장님도 아시잖아요? 노인일수록 일을 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건강에도 좋구요.”

“그럼 앞으로 딱 2년만 더 하겠네.”

“5년이요!”

“예끼! 3년!”

“4년이요!”

결국, 3년으로 낙찰을 봤다.

기력이 남았을 때 노마님과 여행도 다니고 싶으시다는데, 더는 권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말이야.”

“네, 이사장님.”

“이번에 인수한 회사들에 우리 아이들 취업도 좀 해줄 거지?”

“그럼요. 벌써 4개 회사에 전부 주지시켜 놓았습니다.”

“으허허! 아이들이 참 좋아할 거야.”

“흐흐흐!”

국내에 투자를 하니까, 이런 것은 참 좋았다.

아이들 취업 자리가 늘어나니까 말이다.

물론 아무리 사다리 센터 출신이라도 기본적인 자격도 없는데 무조건 뽑으라는 것이 아니다.

자격이 있는 아이들에게 합당한 기회를 주라는 것이지.

하여간, 본인만 노력하고 성실하기만 하면, 우리 사다리 센터 출신 아이들은 이제 제대로 된 직장을 어렵지 않게 가질 수 있었다.

그 직장이 현장직이든 사무직이든 간에.

이렇게 그 아이들이 사회에 정상적으로 적응하고 안정적으로 살면, 다시 자신들과 같은 아이들을 만들 확률이 줄어들겠지.

그럼 된 것이다.

***

2월 3일.

신촌의 양서대에서 소미의 졸업식이 있었다.

이번 한국에서의 내 마지막 일정이다.

코로나가 심한 다른 나라들은 졸업식을 전부 취소하고 영상으로 하든가 아니면 그도 없이 졸업장 하나만 달랑 우편을 배송하는 학교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코로나 청정인 나라라 모든 학교가 제대로 졸업식을 거행하였다.

“소미야!”

“오라방!”

덥썩!

“아이쿠! 야! 안 떨어져?”

“아잉!”

“아, 저리 가! 누구 혼삿길을 막으려고 이래?”

“칫! 여자도 없으면서?”

“시끄러워! 엄마하고 아빠는?”

“한 10분 정도 늦으신대. 차가 많이 막히나 봐.”

10분이 살짝 지나서, 엄마하고 아빠가 오셨다.

“소미는?”

“졸업장 받으러 갔어요.”

“어머! 그거 봐야 하는 거 아니야?”

“에이, 요즘 그런 것 없데요. 그냥 가족하고 사진 찍는 것이 의미가 있지.”

“그러니?”

“나야 모르쥬?”

“······.”

무심코 한 내 대답에 분위가 바로 다운이 되었다.

또 내가 대학을 못 간 것이 생각이 나셨을 테니까.

하여간, 이 입이 방정이네.

“아이, 왜들 그러셔? 내가 아무렇지도 않은데? 내가 이런 대학 맘만 먹으면 몇 개도 세울 수 있다고.”

“······.”

“······.”

그래도 부모 마음이 그런 것이 아닌가 보다.

“엄마! 아빠!”

다행히 구원 선수가 도착하였다.

졸업장을 들고서.

분위기가 다시 살아서, 우리 가족은 남들이 하는 대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먼저 엄마가 소미 학사모를 쓰고 찍었고, 이어서 아빠가 찍었다.

그리고.

“오빠!”

“응? 나? 난 왜?”

“왜긴 왜야? 오빠가 아니었으면 내가 이렇게 되었겠어?”

“야, 야···.”

“시끄러워! 닥치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해!”

결국, 나는 어색한 표정으로 학사모를 썼다.

소미도 계속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가족을 위하여 희생하느라 내가 대학에 못 간 것을.

“자! 찍습니다! 하나! 둘! 셋!”

찰칵!

우리 가족은 모두 활짝 웃었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