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108화 (108/250)

108. 일단 돈을 벌자.

“알렉스.”

“왜?”

“적당히 하잖아? 너와 약속을 깬 것은 전혀 없는데?”

“그런 말이 아니잖아? 너 때문에 주가가 좀 오를만하면 다시 떨어지잖아!”

2월 18일.

소미의 졸업식을 보고 난 며칠 후, 나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머스크 녀석과 한잔하는 중.

그런데 술이 좀 얼근해지자 머스크는 내가 테슬라 주가가 좀 오를 만하면 팔아치운다고 타박을 하였다.

“이거 왜 이래? 어차피 당분간 조정을 받을 상황이었다고. 남이 먹을 거 내가 먹는다는데, 네가 왜 난리냐?”

“하아, 그 말 진짜냐? 당분간 조정받을 거였다는?”

“그럼 가짜냐? 주식 투자의 신이 하는 말인데?”

“제기랄! 나도 따라 팔 수도 없는 노릇이고···.”

“흐흐흐! 네가 팔면 안 되지?”

“끄으응!”

머스크는 테슬라의 창업자이자 경영자요, 그리고 간판스타다.

소소하게 팔아 치우는 정도야 그렇다 치더라도 나처럼 시장 상황에 따라서 대량으로 팔고서 다시 사는 짓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랬다가는 난리가 날 테니까.

“죽는소리 그만하지? 그래도 이게 어디냐?”

“젠장! 하여간 다시 사들일 거지?”

“당연하지! 바닥을 확인하는 즉시 다시 사들일 거니까 염려하지 마.”

“이번 조정이 어디까지 갈 것 같은데?”

“여름이 시작할 때까지는 계속 저조할 거야.”

“몇 포인트까지 떨어질 것 같냐?”

“한 600선 정도?”

“아흐!”

“가을에 다시 올라갈 거니까, 그만해라.”

“술이나 먹자고.”

“그려.”

한참을 술이나 퍼마시다가 이번에는 내가 물었다.

“일론.”

“왜?”

“너 중국 시장은 괜찮냐?”

“중국 시장이 왜? 거긴 잘나가는데?”

“중국 시장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조심해라. 미국 행정부의 중국 압박도 그렇고, 그놈들은 언젠가는 널 제끼려 들 거야.”

“흥! 그러려면 그러라지. 아직 멀었다고?”

“글쎄다? 비야디(BYD) 같은 회사들이 무섭게 쫓아오는 것 같던데? 그놈들은 그리고 배터리부터 모든 것을 수직 계열화하는 것이 가능해서 만만치 않을 거야.”

“중국 놈들이 만만치 않다는 것은 아는데, 그래도 어쩔 수 없어. 당장 우리 차 4대 중의 1대가 중국에서 팔리고 있다고.”

“알아, 안다고. 그래도 슬슬 대비하란 말이야.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잖아?”

“나도 다 생각이 있으니까, 그만하지?”

“알았다. 더 말하지 않으마.”

경영에 대하여는 작은 충고도 워낙 민감하게 반응하는 놈이라 더는 말하기도 그랬다.

뭐, 나야 주식 투자가니까 언젠가는 손을 털 사람이다.

머스크와의 약속한 기간이 지나면 고점에서 털면 그만이지.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넌 코인은 안 하냐?”

“코인? 무슨 코인?”

“임마! 요즘 코인을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 비트코인! 도지코인! 몰라?”

“모르긴 왜 몰라? 내가 엔비디아와 AMD의 최대 주주인 건 잊었냐?”

“그러면서 모른 척하냐?”

“아는 척하기도 싫으니까. 그런데, 너 코인질 하냐?”

“코인질이 뭐야? 코인질이? 그리고 나 때문에 세상이 떠들썩했는데 몰랐냐?”

“응? 한국에서 워낙 바빠서 모르겠는데? 너 무슨 사고 쳤냐?”

“야! 내가 사고나 치는 사람으로 보이냐?”

“응.”

“······.”

솔직히 미래를 보는 혜안과 사업적인 수완을 제외하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놈이 맞지.

“에휴! 이걸 친구라고···.”

“뭔데 그래?”

“나 열흘 전에 비트코인 샀다.”

“응? 얼마나?”

“15억 달러!”

“이거 미친 자식 아냐? 네가 지금 뭐가 부족해서 그딴 짓을 하냐?”

“그딴 짓이라니? 코인이 얼마나 전도유망한데?”

“그렇게 유망하면 너나 하세요. 나는 그딴 것은 쳐다볼 생각도 없으니까.”

“왜? 네가 볼 때는 별로야?”

“그건 왜 물어보는데?”

“그야···.”

안 들어도 뻔하다.

머스크 이 녀석은 나를 투자의 신쯤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나에게 은근슬쩍 물어봐서 전망을 알아내려는 모양인데, 어림도 없는 개수작이지.

“쓸데없는 짓 좀 고만하고, 테슬라 경영이나 열심히 하시지?”

“알렉스, 그러지 말고 말 좀 해주지?”

“됐네요, 나는 코인 쪽은 쳐다도 보지 말자는 주의니까, 내 입에서 무슨 소릴 듣는 것은 포기해.”

“에이, 다시 팔아 치울까? 네 반응을 보니까 별로인 것 같은데?”

“이 사람 보게? 무슨 투자를 장난치듯이 하냐? 너 솔직히 말해 봐. 네가 투자한 다음에 코인이 떡상했지?”

“그렇지 뭐.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900억 달러 정도 늘어났으니까.”

“하아, 진짜 미친놈이구나.”

머스크가 투자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은 이제 절대적이다.

이놈이 장난으로 쓴 트윗 질에 전혀 상관없는 회사의 주가가 수백억 달러씩 오르락내리락할 정도로.

그런데 이 인간은 그런 것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일론아.”

“왜?”

“너 그러다 제명에 못 죽는다. 네가 아무 생각 없이 하는 트윗 질에, 여러 사람의 생계가 왔다 갔다 한다고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니야?”

“내가 왜? 나는 그저 내 생각을 가감 없이 말하는 것뿐인데? 누가 날 따라 하라고 했나?”

“······.”

역시나 아무 생각이 없었다.

아니, 왜 다른 사람의 행동까지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인지를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는 것이다.

하긴, 다른 것은 몰라도 머스크가 코인 한다고 따라 하는 사람들은 나도 솔직히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이게 투자?

대체 뭘 보고 투자하냐고?

판단할 실적이나 근거 같은 것이 전혀 없는데?

그냥 오르니까?

묻어두면 오른다고?

코인 한다고 비난하지는 않지만, 그에 따르는 이익도 과실도 모두 전적으로 자신의 몫이다.

막말로 떡상해서 수십 배, 수백 배 벌었다고 해서 남 줄 것도 아니잖은가?

“알았다. 네 맘대로 해라.”

“지금도 내 맘대로 하고 있다만?”

“알았으니까 술이나 먹지?”

아무래도 이 인간하고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비즈니스만 하자, 비즈니스만.

다음 날, 회사에서 존과 티타임을 가지면서 어제 머스크와 있었던 일을 말해주었다.

“하하하! 그런 일이 있었군요. 보스는 모르셨나 본데, 머스크가 코인에 투자하고 찬양을 하면서 난리가 났었습니다.”

“그래요? 난 한국에서 일이 바빠서 몰랐어요.”

“머스크의 한마디에 비트코인이 폭등하고 난리였죠. 쯧쯧! 폭탄 돌리기가 얼마나 간다고···.”

“존이 생각해도 그렇지요?”

“네, 보스. 그거 거의 도박이나 마찬가지로 봅니다. 대체 뭘 보고서 투자하냐고요?”

누가 아니래?

“암호화폐라는 것이 언젠가는 법정화폐가 되고 주류 화폐가 되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아직은 수십 년은 이르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우린 쳐다보지도 말자고요.”

“물론입니다. 머스크는 그냥 내버려 두세요. 원래 성공을 페이팔이라는 세계 최초의 인터넷 은행으로 시작한 사람이고, 암호 체계에도 관심이 많아서 투자한 모양인데, 이번에는 실패할 겁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일확천금을 꿈꾸면서 코인에 돈을 쏟아부을지, 솔직히 안타깝습니다.”

모든 투자는 본인의 판단으로 본인의 책임하에 하는 것이다.

알아서들 하겠지.

***

2월의 마지막 날이다.

세계는 여전히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하여 국경은 닫혀 있고, 경제가 심하게 침체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래도 내가 만든 백신 덕분에 사망하는 사람들은 많이 줄고 있었다.

우리나라와 관련이 있는 웬만한 나라들은 전부 백신 접종을 마쳤고, 제삼 세계는 계속 접종을 하는 중인데, 이제부터는 솔직히 백신이 부족하다기보다는 각 나라의 시스템에 따라서 백신 접종률이 높거나 낮았다.

아무리 백신을 공급하면 뭐 하냐고?

그 백신을 제대로 접종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거나 이상한 신념에 사로잡혀서 본인이 접종을 거부하면 어쩔 수 없는 것이지.

당장 세계 최강대국이라는 미국에서조차 백신 접종받기를 거부하는 인간들이 어마어마하니까.

어쨌든 난 할 만큼 한 것이다.

나로 인하여 수많은 생명이 목숨을 건졌고 말이다.

이젠 염주도 나보고 뭐라 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최근에 염주의 밝기는 굉장히 밝아졌고, 느낌이지만 뭐랄까?

예전보다 더 디테일해졌다고나 할까?

하여간 밝기의 세기 등이 확실히 세밀해진 것 같았다.

선업 중의 으뜸이 생명을 살리는 것이라 하더니, 아무래도 선업 포인트가 잔뜩 쌓인 모양이다.

당분간은 선업을 쌓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지 않아도 될 듯싶었다.

그런데, 말이 씨가 되었나?

나는 다시 꿈을 꾸었다.

그것도 상당히 디테일한 꿈을···.

처음에는 웬 동남아로 보이는 곳이 보였다.

사람들이 시위를 하면 군인들과 대치를 하고 있었는데, 곳곳에 걸린 사진에 익숙한 유명인의 얼굴이 있었다.

아웅산 수치.

그렇다면 여기는 미얀마구나.

대성어패럴에 다닐 때 현지 공장을 세우는 문제로 재하 형과 출장을 갈 뻔한 적이 있어서 은근히 많이 조사를 했던 나라인데, 결국은 홍 사장이 마지막에 틀어서 없었던 일이 되었고 출장은 못 갔었다.

얼마 전에 군부가 다시 쿠테타를 일으켰다고 하더니만, 저렇게 시위를 하는 것일까?

그런데, 갑자기 군인들이 시위대를 향하여 총을 쏘기 시작하였다.

수많은 시민이 쓰러지고, 심지어는 어린아이도 총을 맞아 피를 흘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군인들이 부상당한 사람을 불에 태우고 있었다.

그것도 산 채로.

세상에 부처를 믿는다는 놈들이 어떻게 저리도 잔인할 수 있을까?

그렇게 내 시선이 미얀마를 떠나자, 중국에서 열리는 동계 올림픽이 나타났다.

습근평과 푸틴이 귀엣말로 뭐라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다.

이어서 장면은 다른 곳으로 넘어갔다.

이번에는 웬 대규모 기갑부대야?

T-72, T-80 계열 전차들과 BMP 계열 보병전투차들이 보였다.

하나 같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Z라는 표식을 단 채로.

국기를 보니 러시아 놈들이다.

아니, 이 미친놈들이 가뜩이나 코로나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피폐해진 상황에서 전쟁을 일으켜?

진짜로 미친 것 아니야?

그건 그렇고 러시아의 상대는 어디지?

내 궁금함에 답변이라도 하듯이 이번에는 어두운 밤에 여러 명의 남자가 카메라를 켜고 있었다.

가운데에 키가 작은 남자가 결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는데, 신기하게도 그 남자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좋은 저녁입니다, 여러분.

당 대표가 여기에 있습니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여기에 있습니다.

시미할 총리가 여기에 있습니다. 포돌랴크 고문도 여기에 있습니다.

대통령이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의 군이 여기에 있고 시민들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우리 국가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럴 것입니다.

우리의 수호자들에게 영광을! 우리의 영웅들에게 영광을!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아, 우크라이나구나.

푸틴 그 망할 인간이 또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였구나.

이어서 의외로 전쟁이 오래 지속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유럽의 시민들이 가스가 끊겨서 추위에 떠는 모습도.

꿈은 여기까지였다.

꿈에서 깬 나는 황당하여 중얼거렸다.

“아니, 미얀마야 그렇다 치더라도, 핵폭탄 수천 개를 깔고 앉아 있는 러시아를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이건 코로나바이러스같이 백신을 개발하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막말로 염주 백 개가 있어도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문제.

그렇다면 염주가 나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번 돈으로 지원해주라는 말이야 뭐야?

음? 잠깐. 가스가 끊어져 추위에 떨어?

다음 날, 존을 보자마자 물었다.

“가스나 기름값이 폭등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걸로 돈을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요?”

“네에?”

일단 돈을 벌자.

그리고, 그 돈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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