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114화 (114/250)

114. 가장 특이한 부자.

일을 저질렀으면 해결을 해야 하는 법이다.

바로 이지스 컴퍼니 대표인 헨리를 내 방으로 올라오라고 했다.

널찍한 사옥을 지으면서 이지스 컴퍼니도 사옥으로 들어왔는데, 교육과 훈련만 샌 호아퀸에 있는 캠프에서 진행하고 있었다.

하여간 한 건물에 모여 있으니 겁나 편하다.

“부르셨습니까? 회장님?”

“네, 앉아보세요.”

“네, 그런데 무슨 일로 부르셨는지···.”

같은 건물에 입주하여 있지만, 내가 헨리를 부르는 일은 거의 없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하도 오랜만에 불렀더니 의아해하는 것 같았다.

“뭐 좀 물어보려고요.”

“하하! 회장님이 제게 물어보는 일도 있군요. 뭐든지 말씀하세요. 제가 아는 일이라면 성심껏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요. 다른 것이 아니라 요즘 미얀마 사태를 본 적이 있어요?”

“미, 미얀마요?”

느닷없이 미얀마가 튀어나오자 헨리가 버벅대면서 반문했다.

“네, 미얀마요.”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만, 그런데 미얀마는 갑자기 왜 물어보십니까?”

“내가 시민들 항쟁하는 것에 자금을 좀 지원하려고요.”

“자금이요? 얼마나 지원하시려고요?”

“얼마 되지 않아요.”

“그 얼마 안 되는 것이 대체 얼마인데요?”

내 씀씀이를 잘 아는 헨리다.

‘얼마 안 되는 돈’이 진짜 얼마인지 몹시나 궁금한 것 같았다.

“10억 달러.”

“어, 얼마요?”

“10억 달러라고요.”

“그렇게나 많이요?”

“일단 1차로만 10억 달러입니다. 추후 상황을 보아가면서 더 지원할 생각입니다.”

“후아! 제가 회장님 손이 크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항상 제 상상을 뛰어넘으시네요. 어쨌든 좋은 일에 쓰신다니 저도 좋습니다만···.”

“다만?”

“어째 불길한 기운이 저를 엄습하는 것 같습니다. 왜 추워지죠? 단순하게 미얀마 시민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것에 저를 부르실 일이 없을 겁니다만?”

“호오?”

천잰데?

이 정도면 미아리에 돗자리 깔아 놓고 영업해도 되겠다.

“흐흐흐! 잘 아시네?”

“왜 그렇게 웃으세요. 점점 더 불안해지게···.”

“어흠, 사실은 인도주의적인 지원은 한국의 카르마 홀딩스와 복지 재단에서 할 겁니다.”

“음? 그럼 이 10억 달러는 뭡니까? 혹시···.”

“아마 그 혹시가 맞을 것 같은데요?”

“드아아아! 대체 무슨 일을 저지르시는 겁니까?”

“무슨 일이긴요? 스스로 사람답게 살아보려고 일어서는 자들에게 연장을 쥐여주자는 겁니다.”

“하아···.”

웬 한숨이세요.

“무슨 한숨을 그렇게 쉬어요?”

“머리가 복잡해져서 그렇습니다.”

“하여간 내가 헨리를 부른 이유는 몇 가지를 물어보려고 해서 부른 겁니다.”

“말씀하시지요.”

“이거 미국 정부와 협의를 해야 하는 것이 맞지요?”

“당연하지요! 아니, 그런 일을 하시면서 미국 정부 모르게 하실 생각이셨습니까? 절대적으로 우리 미국 정부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

아니 내가 내 돈을 쓰겠다는데, 이렇게 정색을 하고 마치 미국 정부에 허락이라도 받아야 하는 것처럼 말할 것까지는 없잖아?

은근히 기분이 나쁘네?

“에이, 헨리. 내가 내 돈을 쓰겠다는데···.”

“회장님, 이게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왜요? 무슨 테러 세력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아니고, 민주화 세력에 지원하겠다는 것인데? 이건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나?”

“단도직입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미국 정부는 자신들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무슨 말씀인지 아시겠습니까? 자신들이 모르거나, 예정하지 않았던 일이 발생하는 것을 편집증적으로 싫어한다는 말입니다. 그것이 설사 결과적으로 미국의 이익과 합치된다고 해도 말입니다.”

“······.”

“게다가, 미국이 현재 미얀마 사태에 대하여 표면적으로는 군부를 비난하면서도 거의 방관하다시피 하는 것은 무섭게 팽창하고 있는 중국을 건드리지 않기 위함입니다.”

“그건 나도 알···.”

“곧 철수할 예정이지만,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 묶여 있고 이라크도 여전히 속을 썩이고 있습니다. 대만도 문제이고요. 미국은 새로운 전장이 될 수도 있는 지역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말입니다.”

“이거야 원···.”

이거 누가 보면 내가 못된 짓이라도 하려는 줄 알겠다.

“그런데, 협의도 하지 않고 회장님이 미얀마 민주화 세력에게 무기를 지원한다면?”

“무기가 아니라 돈이라니까요?”

“그게 그거 아닙니까? 그 돈이 무기가 될 것인데요?”

“그야 그렇지.”

“회장님께서 좋은 마음으로 미얀마를 지원하려는 것은 저도 잘 알겠습니다. 그 어린 소녀가 머리에 총을 맞고 죽은 모습을 보고 저도 속에서 천불이 올라왔으니까요. 하지만 이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재고하여 주시지요.”

“이미 약속했습니다.”

“하아···.”

“그리고, 내 인생 철학이 그래요. 하늘이 나에게 천문학적인 부를 주신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르면 몰랐으되, 내 나라인 한국과 가까운 미얀마에서 저런 일이 벌어졌는데 모른 척할 수는 없어요. 어떻게 되든 간에 지원할 겁니다.”

“진심이시군요.”

“네, 진심입니다.”

“······.”

헨리는 잠시 입을 닫고 생각을 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대신 저와 한 가지만 약속하여 주십시오.”

“뭔데요?”

“제가 중간에 껴서 컨트롤 하겠습니다. 미국 정부와 회장님, 그리고 미얀마 사이를 말입니다. 제게는 미군과 정보기관 등에 인맥이 있으니, 제가 중간에 있으면 훨씬 원활하게 일이 진행될 겁니다.”

“그래서 헨리를 부른 거잖아요?”

“어째 올라오면서 불길하더라니···.”

“흐흐흐!”

“그렇게 음흉하게 웃지 마시라닌깐요?”

웃지도 못하냐?

“험, 하여간 어떻게 하면 좋아요?”

“일단 미국 정부와 상의하세요. 그것도 최고 사령관과 말입니다.”

“최고 사령관? 조 말이에요?”

“네, 다행히 회장님께서 바이든 대통령과 친분이 있으시잖습니까? 바이든 대통령이 회장님께 갚아야 할 빚도 있고요?”

“한마디로 우두머리와 다이렉트로 합의를 하라는 소리예요?”

“네, 맞습니다. 그게 가장 빠르고 효율적입니다.”

“흐음, 나도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이런 일을 가지고 조에게 말하는 것이 좀 그래서···.”

“아닙니다, 회장님. 회장님의 생각보다 큰일이란 것을 아셔야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세요. 만나서 직접 대화를 하셔야 합니다.”

“휴우, 알겠어요. 그렇게 하지요.”

결국은 이렇게 될 모양이었다.

“하여간 미국 정부는 내가 어떻게든지 풀 것이니까, 미리 다른 것 좀 준비를 해줘요.”

“어떤 것을 말입니까?”

“조만간 미얀마 민주 세력들이 연방의회를 중심으로 뭉쳐서 국민 통합정부를 만든다고 합니다. 그다음에 소수민족 무장세력까지 아우르는 연방군을 창설할 예정이고요.”

“미얀마 사람들도 진심이군요.”

“괴거에도 수많은 사람이 민주화를 위하여 피를 흘렸던 나라입니다.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에요. 어쨌든 내가 부탁하고 싶은 것은, 연방군이 조직되더라도 오합지졸일 것이 뻔하잖아요? 일부 기존 소수민족 무장세력에게서 군사 훈련을 받는다고 하여도 한계가 있을 것이고요.”

“아마도 그렇겠지요.”

“헨리가 나서서 이 사람들을 체계적으로 훈련시킬 방안을 좀 마련해 주세요.”

“교관단을 말씀하시는 것이군요.”

“네, 교관단이든 고문단이든, 손에 무기만 쥐여준다고 다가 아니잖아요?”

“알겠습니다. 그럼 회장님이 바이든과 잘 협의가 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계획을 짜보겠습니다.”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나는 바이든 대통령과 헨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가깝습니다.”

헨리는 내가 바이든을 지원했다는 정도만 알지, 얼마를 지원했는지는 모른다.

그러니 저리 불확실하게 말하는 것이고.

상상이나 할까?

바이든을 대통령을 만든 것은 거의 내 돈이었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그리고 필요한 비용은 얼마든지 존에게 말하세요. 바로 지급할 겁니다.”

“이거 참, 군에서 나오면서 지원같은 것은 포기했는데, 어떻게 된 것이 더 풍족해지는 것 같습니다?”

“흐흐흐!”

“흐흐흐!”

***

헨리가 나가고 나서 바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연락하여 얼굴이나 보자고 했더니, 바로 날라오라고 했다.

노인네가 은근히 성질도 급하네.

뭐 나야 빠르면 좋지만.

“허허허! 알렉스! 그렇게 한번 오라고 했는데 이제야 오는가?”

“하하하! 조가 취임 후에 워낙 바쁘셨잖아요?”

“이 친구야! 아무리 바빠도 자네와 차 한잔할 시간 정도는 언제든지 있네.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하고 오라고.”

“고마워요, 조.”

늦은 저녁 시간이다.

나는 조용히 백악관으로 들어와 바이든의 서재에서 차를 마시면서 회포를 풀었다.

그렇게 한참을 근황을 물으면서 환담을 하는데 조가 먼저 물었다.

“그래, 내가 무슨 일을 도와주면 될까?”

“하하하! 내가 부탁할 것이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아셨네요?”

“알렉스, 내 나이쯤 되면 반은 점쟁이가 되는 법일세. 그래 무슨 일이지?”

“요즘 미얀마에 대해서는 많이 보고 받으시지요?”

“미, 미얀마? 버마? 버마 말인가? 갑자기 버마는 왜?”

미국은 군부 바꾼 국명인 미얀마를 인정하지 않고 계속 버마라 부르고 있었다.

“네, 버마 말입니다.”

“버마 군부의 쿠데타와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에 대한 유혈사태는 주의 깊게 보고 있어. 그런데 그게 알렉스 너와 무슨 상관이지?”

“왜 상관이 없습니까? 같은 동아시아에 있는 이웃 나라의 일인데요?”

“아니 그래도···.”

“게다가 버마는 한국전쟁에서 우리를 지원한 국가이기도 합니다. 평소에 관심이 많던 나라이기도 하고요.”

하도 내가 미얀마를 지원하는 것에 대하여 사람들이 이상하게 셍각하여 한참 인터넷을 검색하여 나온 핑계거리다.

의외로 미얀마는 한국전쟁 당시 우리나라에 5만 달러에 상당하는 쌀을 지원했더라고.

5만 달러가 작은 돈 같지만, 70년 전의 이야기고 버마도 독립한 지 얼마 안되어서 자신들도 그리 풍족하지 않던 시절이다.

고마운 일이라는 거지.

“알렉스, 그냥 솔직히 말하지? 무슨 일이야?”

이 양반에게는 서설이 필요 없었다.

이러면 나도 편하지.

“제가 이번에 버마 민주화 세력을 지원하고 싶어서요.”

“응? 어떻게? 인도적으로 성금을 보내주는 것 같은 일로 내게 말하지는 않을 것인데?”

“잘 아시지요? 연방의회를 중심으로 국민 통합정부가 조직될 예정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알고 있네.”

“그리고, 국민 통합정부에서 연방군을 조직하려는 것도 아시겠네요?”

“그야 잘 알고···. 음? 알렉스, 너 혹시?”

“네, 제대로 항쟁할 수 있도록 새로 조직되는 연방군에게 자금을 대려고 합니다.”

“허어···.”

바이든 대통령도 기가 막히는지 말을 잇지 못하고 그저 나만 뚫어지게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얼마나?”

“1차로 10억 달러를 주려고 합니다.”

“1차로? 그 말은?”

“네, 버마 군부 놈들을 쫓아내고 민주적인 정부가 들어서는 그날까지 지원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미쳤군···.”

“제 정신은 멀쩡합니다만?”

“허어, 정말 어이가 없어서. 내 살다 살다가 너 같은 사람은 또 처음이다.”

“좋은 쪽으로 말입니까?”

“그건 모르겠다만, 이거 하나는 확실하지.”

“뭐가요?”

“너는 내가 80년 동안에 만난 사람 중에서 가장 특이한 사람일 거라는 거, 아니 가장 특이한 부자라는 거지.”

“······.”

좋은 거냐, 아니면 나쁜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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