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115화 (115/250)

115. 새로운 간부와의 만남.

“내가 파악한 정보로는 너는 이미 세계 최고 부자일 거다. 맞지?”

“세계 최고는 아니지요.”

“음? 어째서지? 내가 듣기로는 알렉스 네가 최고라던데?”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이 있잖아요. 게다가 아버지인 알 사우드 국왕이 워낙 고령이니, 조만간 죽으면 재산이 더 늘어날 것이고 말입니다.”

“이봐, 알렉스! 걔들은 반칙이잖아? 전제군주정인 나라라 왕실 재산하고 개인 재산하고 구분도 되지 않는데?”

“하여간 적어도 아직은 세계 최고가 아니지요.”

“…….”

내가 자꾸 우기자, 바이든은 나를 노려보았다.

그만 우기자.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잖아요?”

“그래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 하여간…. 내가 어디까지 이야기했더라? 너 때문에 까먹었잖아!”

왜 성질이세요?

본인의 고령을 탓하셔야지.

“너는 이미 세계 최고 부자일 거다…까지 하셨어요.”

“에이, 자꾸 말 끊지 마!”

“알았어요.”

“어쨌든 세계 최고 부자가 대체 왜 이런 일을 벌이는 거지?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같은 세계적인 부자들이 자선 재단을 설립하여 재산을 환원하는 것하고는 차원이 다르잖아? 너같이 젊은 나이에 재산을 형성하면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남의 나라까지 신경을 쓰는 이유가 대체 뭐냐?”

“내 눈에 띄었잖아요.”

“뭐? 그게 무슨 말이냐?”

“우연히든 필연이든 내 눈에 띄었습니다. 불쌍하다는 마음이 들었고,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내게는 도와줄 힘이 있습니다. 내 마음이 움직였고, 도와줄 능력이 있는데도 방관할 만큼 저는 뻔뻔하지가 못합니다. 그러면 불편하니까요.”

“…….”

“그게 전부입니다. 아시다시피 내가 미얀마에 비즈니스로 돈을 벌만 한 구석은 눈을 씻고 찾아도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더 황당하다는 거다. 부자가 괜히 부자인 줄 아니? 그들이 얼마나 부를 독하게 이루는 줄 알아? 록펠러나 카네기까지는 꺼내지도 말자고. 그들이 부를 형성하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정말 구역질이 나올 정도였으니까”

“…….”

영감님, 그건 나도 압니다.

“그냥 가깝게 빌 게이츠를 예로 들어볼까? 지금이야 최고의 자선가 중이 한 명이지만, 그 인간도 실리콘 밸리의 악마(Demon of Silicon Valley)라고 불린 것을 아나?”

“들어봤습니다.”

“그래,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를 입에 물고 나오지 않는 이상, 자수성가한 놈들은 하나같이 독하지. 그러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고 말이다. 그런데 대체 너는….”

“제가 독하지 않아서 불만이세요? 저도 독할 때는 독합니다만?”

“그런 소리가 아니잖아?”

“에이, 좋습니다. 제가 좀 특이하고 다른 자수성가한 부자들하고 다르게 독하지도 않다고 치죠. 그게 뭐 어쨌다는 겁니까? 불법이에요? 아니면 남한테 피해를 줬습니까?”

“…….”

“조도 이제는 그러려니 하세요. 저놈은 원래 저런 놈이지, 하고 말입니다.”

“허허….”

바이든이 할 말이 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하면서 손을 벌렸다.

“그래, 알았다. 앞으로 더는 너에게 이런 말을 하지 않으마.”

“그게 편하실 겁니다. 제 주변 사람들도 전부 포기했어요.”

“하하하!”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도 되지요?”

“말해 봐라.”

“여하튼! 버마가 민주화가 되도록 돕고 싶습니다.”

“그게 무기 자금을 대는 거야?”

“아시잖아요? 버마는 독특하게 군부가 지배 민족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말이지요? 그놈들은 버마 시민들이 아무리 평화적으로 시위를 하더라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그렇다고 그놈들에게 국제 사회의 압력이 통할 것 같습니까? 이미 제재에 단련될 만큼 단련되었고, 필요한 것들은 중국을 통하여 구매하면 그만입니다. 무엇보다 경제 제재니 뭐니 해서 버마를 압박하여 국민의 생활이 피폐해져도 놈들을 신경을 안 쓴다는 거지요.”

설명하다 보니 북쪽의 어떤 나라하고 아주 비슷하네?

왕조처럼 일가가 세습하는 것을 제외하면 그냥 북한이잖아?

따뜻한 북한 정도가 되려나?

“그렇지.”

“그렇다고 막말로 다국적군을 투입해서 침공할 겁니까? 그럴 명분이 없잖아요? 솔직히 미국이 명분을 가지고 움직인 것은 아니지만….”

“어째 말에 뼈가 있다?”

“에이, 한마디로 자기 국민들만 괴롭히지, 이라크나 리비아처럼 어그로를 끌지도 않으니 침공하기도 어렵고 말입니다.”

“맞는 말이네.”

“그래서 결국 버마 민주화 세력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하나밖에 남지 않는다는 겁니다. 무력으로 군부 놈들을 뒤집어엎는 수밖에 없어요.”

“휴우, 알렉스. 네 말에 나도 공감한다. 하지만 무기를 지원하는 문제는 달라.”

“어째서입니까? 중국을 건드릴까 봐서요?”

“내키지는 않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구나. 우리 미국은 지난 20년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너무나 많은 국력을 소모했어. 그 빌어먹을 부시 자식 때문에 말이야. 미국인들은 지쳤다. 외부의 전쟁에 끝도 없이 개입하는 것에 말이야.”

“그렇다고 중국을 내버려 두실 것도 아니잖아요?”

“그야 그렇지.”

“그럼 무슨 상관입니까? 그리고 내가 언제 미군을 투입하자고 했나요? 아니면 미국 시민의 세금으로 무기를 지원하자고 했나요?”

“…….”

“조, 하나만 묻지요. 버마가 민주화되는 것에 반대합니까? 그것이 미국의 입장인가요?”

“그럴 리가 있나? 나도 버마 시민들이 죽어 나간다는 보고를 받으면 마음이 좋지 않다고.”

“그럼 뭐가 문제에요? 오히려 좋은 것 아닙니까? 미국이 정부 차원에서 사정상 돕지 못하는 것을 제가 돕는 건데요. 게다가 난 한국인입니다. 미국 시민이 아니란 말이에요. 혹시라도 미국이 말려들 확률은 거의 없다는 말입니다.”

“응? 너 한국인이었냐? 시민권 아직도 못 받았어?”

“…….”

고령의 할아버지와 대화하려면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못 받은 것이 아니라, 안 받은 겁니다.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고요.”

“그런데 왜 난 네가 미국인으로 알고 있었지?”

“전에도 몇 번 말씀드렸습니다만? 영주권자라고 말이지요?”

“흐음, 그럼 진작 말할 것이지. 네가 미국인으로서 지원하는 것하고 한국인으로서 지원하는 것은 다른 문제니까.”

“아 거! 전에 말씀드렸다고 했잖아요?”

“알렉스, 너 지금 나에게 화를 내는 거냐?”

“화내는 거 아니거든요?”

“그렇지?”

“네….”

속에서 불길이 이글거리고 있었지만, 미국 대통령 앞에서 내색할 수는 없었다.

아니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냐고?

예상보다 더 반대하는 것 같아서 왜 그러나 싶었는데, 그게 나를 미국인으로 착각해서였어?

“하여간 1차로 10억 달러를 버마에 지원하겠다는 거잖아? 무기를 살 수 있도록 말이야.”

“네, 그리고 상황을 봐서 계속 지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내게 부탁하는 것은 모른 척해달라는 것이고?”

“네, 그냥 모른 척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요.”

“또 뭔데?”

“제가 보안회사를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이지스 컴퍼니라고요.”

“그건 나도 안다. 말이 보안회사지 인물들을 보거나 하는 일을 보면 거의 PMC던데? 대표나 직원들은 죄다 최상급 특수부대 티어 출신들이고?”

“뭐 이거저거 하는 거지요. 거기 사장 성격이 어두운 일은 전혀 안 하려고 해서, 보안이나 경호 업무도 같이 합니다.”

“대체 그런 PMC는 네가 왜 가지고 있는 거냐?”

“사연이 좀 있는데, 군대 친구가 거기 직원으로 있다가 제 경호를 이지스에게 맡게 되었고,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인수를 부탁하기에 인수해 준 겁니다.”

“푸하하! 진짜 네 오지랖 하나는 세계 최강이구나.”

“…….”

어쩌라고?

“그래서, 그 PMC는 또 왜?”

“무기만 손에 쥐여주며 뭐합니까? 싸우는 법을 알려줘야지요.”

“그건 그렇지만….”

“그래서 버마 국민 통합정부가 조직되고 연방군이 만들어지면 우리 직원들을 교관으로 파견하고 싶습니다.”

“뭐? 버마에?”

“에이, 설마 내가 우리 직원들을 위험한 곳에 밀어넣겠어요? 연방군 캠프가 태국의 접경지역에 태국 영토에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거기서 가르치는 것으로 하려고요.”

“흐음, 그건 좀 위험한데?”

“직접 전투를 하거나 버마 국경 안으로 들어가는 일은 없을 거예요.”

“그 약속, 꼭 지켜야 할 거다. 혹시라도 잘못되면 미국이 개입했다고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까.”

“그럼 무기 지원이나 교관단 파견을 묵인하시는 겁니까?”

“하하하! 알았다! 알았어! 좋은 일을 한다는데, 훼방은 놓지 말아야지. 관련 부서에 이야기해서 모른 척하라고 하지.”

“정말 말씀하셔야 합니다? 혹시라도 까먹고….”

“야! 알렉스! 내가 무슨 치매기나 있는 노인인 줄 알아?”

“…….”

말이야 바른말이지, 치매기가 있는 것은 사실 아닌가?

“꼭 말씀하시란 거지요.”

“알았으니까, 걱정하지 마.”

“알겠습니다. 하여튼 고마워요, 조.”

“고맙기는. 버마가 민주화되면 우리 미국에도 좋은 일인데. 그렇게 된다면 중국에도 엿을 먹이는 결과가 될 것이고.”

“흐흐흐! 그렇지요.”

“하여간 잘해봐라. 말썽나지 않게 조심하고.”

“네, 조.”

“가만있어 보자, 이왕 이렇게 된 거 좀 제대로 해 볼까?”

“네?”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이러시나?

“흐음, 그렇게 해 볼까?”

“무슨 말씀이세요?”

“내가 약간의 도움을 주도록 하지.”

“네? 도와주신다고요?”

“어차피 네가 지원하는 자금은 대부분 무기 대금으로 사용할 거잖아?”

“그렇지요.”

“그럼 민주화 군대?”

“국민 통합정부의 연방군이요?”

“그래, 그 연방군 말이다. 그 친구들은 돈이 있어도 무기를 구매하려고 하면 상당한 애로가 있을 거다.”

“아….”

“어차피 정식으로 구매하지 못하고, 천상 암시장에서 사야 하는데 그러다가 뒤통수 맞기 십 상인 데다가 비싸고 품질도 좋지 못할 거야.”

“그런 문제가 있군요.”

“내가 사람 하나를 보내줄 테니까, 그 사람을 통해서 구매해. 꽤 괜찮은 가격에 좋은 무기를 살 수 있을 거야. 괜히 암시장이나 들쑤시고 다니면서 문제나 일으키지 말고.”

“오오! 그럼 정말 감사하지요.”

“이거 나는 모르는 거다?”

“하하하! 당연하지요!”

생각보다 큰 선물이었다.

나는 그저 미얀마 지원에 대한 미국의 묵인만 받으려고 했는데.

역시 늙은 생강이 맵구나.

***

다음날, 가벼운 마음으로 LA로 돌아왔다.

그런데 오자마자 존이 보자고 했다.

“음? 무슨 일 있어요?”

“무슨 일이기는요? 보스께서 지시하신 일을 보고드리려는 거지요.”

“아! 에너지!”

“하하하! 맞습니다. 에너지 팀 조직을 마쳤고, 그들과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하하! 고생했어요.”

“그럼 팀장을 들어오라고 할까요?”

“아, 기다리고 있어요?”

“네, 그렇습니다.”

“얼른 들어오라고 하세요.”

“네, 보스.”

곧바로 존과 비슷한 연배로 보이는 중년이 들어왔다.

“리엄, 인사드리게. 우리 카르마 인베스트먼트의 회장님이시네.”

“안녕하십니까? 리엄 골드만이라고 합니다.”

새로운 간부와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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