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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118화 (118/250)

118. 기대에 부응해 볼까?

남정원 부회장에게는 한참을 달달 볶이다가 이리 둘러대고 저리 둘러대고 해서 풀려날 수 있었다.

결국은 바이든까지 팔아먹으면서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킬 것 같다는 말까지 하고 나서야 남 부회장은 수긍을 한 것이다.

거 적당히 좀 넘어가지.

대유조선에서 일을 마친 우리는 곧장 사천으로 넘어갔다.

“그래서 전부 모이라고 하신 거군요? 얼마 전부터 방산 관련 종목들도 집중적으로 매입하라고 지시하셨고요?”

“네, 전쟁이 일어나면 에너지 자원도 자원이지만, 유럽이 재무장을 하기 시작할 겁니다. 아니 전 세계가 냉전 후의 안락함에서 정신을 차릴 것이고요.”

“하아, 이러다가 큰일이라도 나는 것 아닙니까? 3차 세계대전 같은 것 말입니다.”

남 부회장은 내가 한 말을 철석같이 믿어주었다.

하여간 사람은 이래서 평소 신용이 중요한 거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예견했던 것이 적중하자, 내가 하는 말이라면 검은 것을 희다고 우겨도 믿을 태세였다.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당분간은 전 세계가 시끄러울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이고요.”

“참으로 안타깝네요.”

“…….”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안타까운 것이고 우리는 우리대로 준비하는 것이 맞다.

전쟁은 누군가에게는 참혹한 일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커다란 기회가 되는 법이다.

이게 냉정한 현실이다.

안타깝다고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으로서 두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어차피 남의 입으로 들어갈 거, 내가 먹을 생각이고 주도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그래야 먹은 것으로 다 많은 일도 할 수 있는 것이고.

“관련 주식들 매집은 다 끝났지요?”

“네, 화나, 로뎀, LYG 등의 지분매입은 거의 끝냈습니다.”

“잘하셨어요. 오늘 이후로 주가가 많이 오를 겁니다.”

“꼭 방산 관련이 아니더라도, 그만한 규모의 전쟁이 일어나면 많은 것이 바뀝니다. 카르마 홀딩스의 모든 사업계획을 재검토하여 다시 짜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래 주세요.”

아무래도 한국에 있는 내 회사들의 규모는 미국의 카르마 인베스트먼트와 너무 차이가 나다 보니 내가 신경 쓰는 것을 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렇게 하나만 말해주면 알아서 척척 해주니 참 편하다.

이 양반 역시 일 잘하네.

오래오래 부려먹어야겠다.

그렇게 대화를 하는 사이에 KAI의 본사인 사천에 도착했고, 곧장 회의실로 안내되었다.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그리고 부회장님.

KAI의 안 사장이 정중하게 나와 남정원 부회장에게 인사했다.

“오랜만입니다, 안 사장님.

“네, 고맙습니다.”

“다들 모였습니까?”

“네, 방위사업청장과 국방부 차관, 방산 관련 주요 업체들 사장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그래도 다 왔네요? 나는 안 오겠다는 곳도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럴 리가 있습니까? 회장님께서 소집하시는 건데요?”

크으으!

이것이 권력의 맛인가?

어느새 유수의 대기업 대표들이나 국방부 차관 정도는 한 큐에 소집할 수 있는 위치가 된 거다.

“알겠습니다. 그런 가볼까요?”

“저, 그런데 화나에서는 오너 일가에서도 나왔습니다.”

“응? 누가요?”

“화나 그룹을 승계할 것이 확실한 김종건 대표가 왔습니다.”

“아니 그 사람은 방산 쪽 하고는 직접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직접 연관이 없어도 화나 그룹의 방산 파트를 오래전부터 전체적으로 지휘한 인물입니다. 사성의 방산 부문 인수도 김 대표가 주도하여 이정룡 부회장과 직접 끝냈다고 하니까요.”

“아….”

그러고 보니 이정룡 부회장이 화나 그룹의 3형제 중에서 제일 낫다고 한 사람이네.

그런데 이정룡 부회장은 잘 있는지 모르겠네?

잘 있겠지, 뭐.

부디 급식이 입에 맞았으면 좋겠다.

조만간 면회라도 갔다 와야겠다.

“뭐 상관없잖아요?”

“하하! 그렇습니다.”

예전이라면 내가 감히 쳐다도 못 볼 사람이지만, 지금은 아니지.

화나 그룹이 매출 60조에 시가총액 20조 정도 되는 대한민국 재계서열 6위의 그룹이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구멍가게 수준으로 보일 뿐이다.

“그럼 가봅시다!”

“네, 회장님.

옆의 회의실로 들어가자, 수십 명의 남자들이 앉아 있다가 일어났다.

이거 오래 기다렸으면 미안한데?

시간은 내가 늦지 않았지만.

“이거 오래 기다리셨나 봅니다? 제가 좀 늦었나요?”

“아닙니다.”

“방위사업청장 강인호입니다.”

“아유! 반갑습니다. 저와 같은 집안이시네요?”

“하하하! 그렇습니다. 저도 반갑습니다.”

우리 강(姜)씨는 사실상 한국에서 다 같은 집안이다.

우리와 똑같이 본관이 진주인 강(康)씨가 있기는 하나,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방부 차관입니다.”

“네, 반갑습니다.”

“현도 로뎀의 대표이사입니다.”

“네, 반갑습니다.”

“LYG 넥스트의 대표이사입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화나 디펜스 대표이사입니다.”

“반갑습니다.”

그리고.

“화나의 김종건입니다.”

“카르마 인베스트먼트의 강철식입니다. 뜻밖의 손님이시네요?”

“하하하! 쫓아내지 마셨으면 합니다. 평소에도 궁금했고, 최근에는 우리 주식을 많이 매집하셨더군요. 그래서 하도 궁금하여서 쫓아왔습니다.”

“그럴 리가 있습니까? 이정룡 부회장으로부터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아, 정룡 형님이요?”

“네, 상당히 좋게 보시더군요.”

“하하! 이거 정룡 형님에게 술이라도….”

“나중에 나오시면 사시지요.”

“네….”

깜빵에 있는 사람에게 무슨 술을 사겠나?

본인도 말하다가 말고 바로 깨닫고 머쓱해 했다.

정말 착하게 살자.

당신도 지금은 평이 나쁘지 않던데, 아버지나 동생들처럼 사람들 패고 다니는 이런 짓 좀 하지 말고.

인사를 마치고 모두 자리에 앉았는데,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호기심과 궁금함이 가득했다.

여기에 모인 사람들 정도면 모두 나를 아는 것이다.

내가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인지를 말이다.

그리고, 느닷없이 방산 관련 회사들 대표와 방위사업청장과 국방부 차관까지 부른 이유에 대하여도 궁금해할 것이었다.

“자! 반갑습니다! 아시겠지만, 저는 카르마 홀딩스의 미국 모회사인 카르마 인베스트먼트의 회장 강철식입니다.”

“반갑습니다!”

“오늘 여러분들을 이렇게 뵙자고 청한 이유가 궁금하시지요?”

“네, 그렇습니다.”

“일단은 제가 KAI나 대유조선 같은 방위산업 업체를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우리를 제외한 방산 3사 주식도 제법 매입했습니다. 그건 알고 계시지요?”

“네….”

목소리가 좀 작아졌다.

아무래도 경영권을 위협할까 그런 것 같은데, 여기 방산 3사들은 지배구조가 내가 경영권을 위협하기가 상당히 어렵게 되어있었다. 대체로 모회사가 3분의 1의 지분 이상을 가지고 이었으니까.

물론 내가 마음먹으면 그런다고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그것을 이들도 안다.

그래서 약간 불안한 것 같은데, 내가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일단 대주주가 되었지만, 다들 잘들 하고 계시니까, 제가 경영권을 위협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이 정도면 마음이 편해지시겠습니까?”

“하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다들 얼굴이 눈에 띄게 편해졌다.

아무래도 여기 오기 전에 내 의중을 알아보라는 지령이라도 받고 온 것 같았다.

물론 화나의 후계자인 김종건 대표는 제외하고 말이다.

본인이 직접 왔으니까.

“자! 본론으로 들어가서 오늘 이렇게 뵙자고 한 이유를 말씀드리지요. 제가 평소에 방위산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흔히들 밀덕이라고 하지요?”

“아….”

“네, 그래서 제가 여러분 회사의 대주주도 되었고 해서, 회사와 우리나라 방위산업에 약간의 기여라도 하고 싶어서 여러분들을 모신 겁니다.”

“…….”

“무슨 말씀이신지….”

다들 어리둥절하는 것 같은데, 이야기는 끝까지 들어보자.

“현도 로뎀 이종배 사장님.

“네, 회장님.

“현도는 오랫동안 힘드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게….”

힐끔 방위사업청장을 바라보았는데, 그러자 강 청장이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하! 이 사장님, 편하게 말씀하셔도 됩니다. 현도 로뎀이 방산 부문 때문에 속을 썩이고 있다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인데요?”

“그러면, 어흠! 네, 맞습니다. 우리 현도는 선대 회장님 시절부터 자주국방의 국가 시책에 적극적으로 부응했던 회사입니다만, 정말 최근 10여 년은 지옥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정말 그놈의 흑표 전차만 생각하면 아휴!”

속이 터질 만할 거다.

“아니 말이 나온 김에 말씀드립니다만,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처음에 900대 정도 생산한다고 해서 열심히 개발했더니 처음에 반 토막을 냈다가 급기야는 200여 대요? 아니 정말 장난을 치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하하….”

“그것도 한 번에 발주나 했습니까? 100대씩 찔끔 발주하다가, 3차 양산이랍시고 그지 새끼 동냥하듯이 꼴랑 50여 대요? 대체 이게 뭡니까? 50년이나 되는 M48 패튼 전차를 젓이 현역으로 굴리는 마당에 말입니다? 그거 이제는 굴러가지도 않는다는 말입니다!”

“흐음, 맞는 말입니다.”

진짜 패튼옹은 이제는 쉬게 해드려야 한다.

세상에 21세기에 1세대 전차를 굴리고 있다니 말이 되는 소린가?

“게다가 말입니다. 파워팩은 관급품이라 우리에게 책임도 없는데, 왜 자기들이 국산 파워팩을 개발한다고 나서서 지연시켜 놓고, 그 지연에 대하여 지체상금을 물라니요?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알고 있습니다.”

“저기 지체상금이 1,100억 원입니다. 우리가 격렬하게 항의하니까, 뭐요? 변속기 계속 실패한 업체에 구상권을 행사하라고?”

“어흠!”

이건 정말 심한데?

방위사업청장도 민망한지 얼굴이 벌게졌다.

“그게 말입니다. 변명을 좀 하자면 현행법상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강 청장님! 잘 아시잖아요? 우리 현도 로뎀이 얼마 억울한지?”

“험험….”

“아주 그냥 내가 공장을 돌다가 파워팩 없이 나자빠져 있는 흑표 전차를 보면 속이 얼마나 썩었는지….”

“고만 좀 하세요. 그래서 지금 4차 양산을 협의 중이잖습니까?”

“그거 나와봐야 아는 거고요.”

“에이, 내가 여기 왜 와가지고.”

크크큭!

뻔히 아는 상황이었지만, 이렇게 현도 로뎀 사장과 방위사업청장이 공수를 주고받는 것을 보니 나름대로 흥미진진했다.

하여간 이제는 좀 말려야지.

“자자! 고만들 하시지요. 제가 좀 풀어드릴 부분이 있어서 물어본 것인데, 왜들 그렇게 흥분들 하세요?”

“음?”

“오?”

여기 ‘음?’은 현도 로뎀 사장이 낸 소리고, ‘오?’는 방위사업청장이 낸 소리가.

한마디로 현도 사장은 무슨 소리냐는 뜻일 것이고, 방위사업청장의 소리는 혹시나 하고 기대하는 소리였다.

즉, 방위사업청장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원자력 잠수함의 비용을 대고 있다는 것을.

하긴, 방위사업청장이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

모든 무기 획득 사업은 방사청 소관이니까.

슬쩍 방사청장을 바라보니 눈에 기대감이 가득했다.

그럼 기대에 부응해 볼까?

최종적으로는 모두가 윈윈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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