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125화 (125/250)

125. 나도 좀 놀아보자고.

개판이구나, 개판이야.

진짜 꼴도 보기 싫었다.

“지금 남의 회사에 와서 무슨 짓들입니까!”

“…….”

짜증이 나서 버럭대자, 의원들이 입을 다물었다.

이 망할 인간들은 이제야 자신들이 누구를 건드리고 있는 깨달은 모양이다.

“하여간 돌아들 가세요! 한국에서 사업 못 하게 한다고 했으니까, 한국의 사업은 모두 정리하겠습니다. 무기는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떠들고 싶으면 마음대로 하세요. 단! 그에 대한 대가는 여기에 오신 분들이 감당해야 할 겁니다.”

“저기, 회장님….”

“무슨 할 말이 또 있으세요?”

“그게 아니고, 일단 저희가 오해를 했습니다. 노여움을 푸시고 고정하시지요.”

“아! 필요 없으니까, 가세요!”

“이봐! 심 의원! 뭐 하는 거야! 회장님께 사과드리지 않고서! 다 같이 죽자는 거야, 뭐야!”

같은 당 중진인 이정진이 3성 장군 심종호를 다그치자, 얼굴이 꺼멓게 죽어가면서도 입을 열었다.

“제가 사과드리겠습니다.”

“이거 왜 이러세요? 3성 장군 체면이 있지? 왜 중사 나부랭이에게 사과를 합니까?”

“그러지 마시고, 제발….”

이제는 아예 울려고 하는 3성 장군 출신 비례대표 의원이다.

하아! 저런 병신이 대한민국 3성 장군까지 올라갔고, 거기다가 국회의원까지 해 먹고 있다니.

이래도 나라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면, 정말 우리나라 국민들이 열심히 산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남정원 부회장도 나에게 눈짓을 했다.

이제 그만하고 끝내자는 신호 같았다.

빌어먹을!

성질대로 하면은 끝까지 가고 싶지만, 저 꼴 보기 싫은 인간들하고 끝까지 가서 나에게도 좋은 것은 없었다.

막말로 정말 한국 사업을 다 접고, 미국 시민이 되지 않는 이상에는.

저것들이 마음먹고 우릴 괴롭히기 시작하면 우리도 피곤한 것이 사실이니까.

“가세요! 오늘 일은 없었던 일로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사업을 접으시겠다는 것도?”

“그러기를 원하시면 접을까요? 아니면 아예 미국 시민이 되어서 한국에서 꺼져 드릴까? 바이든 대통령이 그러지 않아도 1시간 내로 시민권을 준다고 꼬시는데?”

“아, 아닙니다! 그러지 마십시오!”

“그럼 얼른 가세요. 내 마음 변하기 전에!”

“감사합니다!”

“단!”

후다닥 일어나서 도망가려는 의원 놈들에게 경고는 해야지.

“예?”

“여기 오신 분들, 특히 3성 장군 심 의원님!”

“왜, 왜 그러십니까?”

“마지막으로 경고합니다. 미얀마 무기 지원 이야기가 어디서 샌 지는 모르겠지만, 항간에 나돌기 시작하면 여러분들 중 한 명의 소행으로 알겠습니다. 아시겠습니까?”

“…….”

“그리고, 여기 오신 분들은 특별히 제가 기억해 드리지요.”

“…….”

의원 놈들이 나가자, 남 부회장이 입을 열었다.

“잘하신 겁니다. 열이 많이 받지만, 그래도 명색이 국회의원입니다. 저놈들하고 싸우다가는 한국의 국회 전체와 싸우는 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 진짜 그러면, 싸그리 정리해서 이민 가버리죠, 뭐.”

“네에? 진심이세요?”

“너무 화가 나서 하는 말입니다. 어디서 저런 것들이 국회의원이라고?”

“하하! 정치인들 함량 미달인 것이 어디 하루 이틀입니까? 그만 화를 푸시지요.”

“아니, 부회장님은 화도 안 나세요?”

“저라고 왜 화가 안 나겠습니까?”

“그런데요?”

“사성에 있으면서 저놈들 행패는 하도 많이 봐서요.”

“그래요?”

“그래도 다른 재벌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까 저놈들 말처럼 한국에서 사업하려면 눈치를 봐야 하니까요. 게다가, 사성을 비롯하여 대부분이 재벌들은 솔직히 털면 먼지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때는 유착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입법이 되도록 영향력도 행사해야 하고요. 그러니 속말로 꼬와도 바짝 엎드려서 죽는시늉을 하는 것이지요.”

“아! 정말!”

“하하하! 그래도 저는 통쾌합니다. 우리니까 저놈들에게 저리 대하는 것이지, 다른 재벌이라면 어림도 없으니까요.”

참, 사업하기도 빌어먹겠네.

“회장님께서는 잘 모르시겠지만, 예전 80년대에 국제그룹이라고 있었습니다.”

“국제그룹이요?”

“모르시지요? 굉장히 큰 그룹이었습니다. 80년대 재계서열로 7위에 있던 기업이니까요.”

“그런데 그 국제그룹이 왜요?”

“어느 날 갑자기 한방에 해체되었습니다. 당시 정권에 밉보였다는 이유 만으로요. 회사들은 전부 빼앗아서 다른 그룹에 나누어 줬고요.”

“예? 그런 일이 가능합니까?”

“가능합니다. 당시에는 그런 세상이었으니까요.”

“허어….”

“그래서 그것을 기억하는 기업인들은 아직도 정치권을 두려워합니다. 뒤가 구린 것이 없어도 언제 어떻게 권력을 동원하여 핍박할지 모른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재계는 항상 정치권에 신경을 쓰고 굽신거리는 버릇이 있습니다.”

“황당하군요.”

“그렇습니다.”

정말 80년대 이야기를 들으면 다른 세상 같았다.

“그건 그렇고, 저놈들이 느닷없이 급발진해서 이 난리를 피운 이유가 대체 뭐라고 생각합니까? 미얀마 무기 지원? 아니 그걸 자기들이 왜 시비를 걸어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무슨 이유요?”

“일단 우리 카르마 홀딩스가 급작스럽게 덩치를 불려서 한국 내의 유수의 그룹이 되었는데도 저놈들에게 뻣뻣하게 굴었습니다. 회장님이 워낙 그런 것을 싫어하시니, 우리도 자연스럽게 정치권과 거리를 두었지요. 솔직히 오라고 해도 안 가고, 이런저런 청탁이 들어와도 전부 무시했습니다.”

“그건 내 지시대로 한 거잖습니까?”

“하하하! 그게 저놈들의 눈에 거슬린 것 같습니다. 계속 말씀드리지만, 정치하는 사람들은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을 좀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거든요.”

“미친놈들이 아닌가?”

“흐흐흐, 맞습니다. 아무튼, 그런 데다가 이건 추정입니다만, 중국의 입김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음? 중국이요?”

“네, 저 인간들 귀에 들어갔다고 하면, 중국에도 반드시 정보가 유출되었을 겁니다.”

“아니, 국회의원을 하면서 중국 간첩질을 하는 놈들이 있다는 겁니까?”

이건 아니잖아?

“본인들은 모르지만, 알게 모르게 친 중국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꽤 있습니다. 이리저리 뒤에서 후원도 해주는 것 같고요.”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맞아요?”

“이건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호주나 일본, 미국에서도 문제입니다. 그만큼 중국이 정부 차원으로 로비도 많이 하고요.”

“허, 참!”

“어쨌든 조심하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 중국이 괜히 욕을 먹어가면서 미얀마 군부를 후원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중국 놈들에게 미얀마란 나라는 풍부한 자원의 보고이자, 인도양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진짜 끼리끼리 노는구먼….”

“하여간 제 의견일 뿐입니다. 그건 그렇고, 정말 인수한 기업들 폐업하라는 것은 아니시지요?”

“그러고 싶으세요?”

“그럴 리가요? 하하하!”

그렇게 국회의원들이 우리 회사에서 쫓겨난 다음에, 놈들이 속한 당 대표로부터 사과 전화가 왔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당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라면서 오리발을 내밀길래, 그냥 알았다고 해주었다.

그리고, 대통령으로부터도 연락이 왔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아닙니다. 그보다 대체 어디서 정보가 샌 겁니까?”

우리가 확인한 바로는, 국정원에서 샜습니다. 국장급 간부 하나가 그놈들 빨대를 하고 있었더군요.

“그거 범죄 아닌가요? 국정원 직원이 그래도 되는 겁니까?”

당연히 불법이지요. 지금 강도 높게 내사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반드시 엄하게 벌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런 식으로 하면 제가 뭘 믿고서 같이 일을 하겠습니까?”

그렇게 하겠습니다. 약속을 드리지요.

“혹시 이거, 잠수함 사업도 새어 나간 것은 아니겠지요?”

그건 확실히 아닙니다. 그 사업은 제가 직접 챙기고 있고, 몇 명 알지도 못하는 일입니다.

“하아, 정말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사과를 하는데 더 뭐라고 하기도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남정원 부회장님.”

“네, 회장님.”

“지금처럼 앞으로도 정치권과는 거리를 계속 두세요. 어떠한 유착도 하지 마시고요.”

“알겠습니다. 저도 그러는 것이 좋습니다.”

***

짜증이 나는 일들이 있었지만, 이제 얼추 한국에서의 일정은 마쳤다.

돌아가기 전에 내 친구인 정훈이와 술 약속을 하여 을지로의 고깃집에서 만났다.

“어떠냐? 회사는 괜찮아?”

“괜찮지 않을 일이 있냐? 네가 자금을 빵빵하게 밀어준 모양이던데?”

“흐흐흐! 그럼 다행이다. 그나저나 회사에서는 너에 대하여 조용하고?”

“하여간 내가 너 때문에! 아효!”

“왜 임마?”

“네가 날 회사에서 아는 척을 하는 바람에 내가 얼마나 난처했는지 알아?”

“왜? 누가 괴롭히냐? 누구야? 어떤 자식이 내 친구를 괴롭힌 거야?”

“미쳤냐? 네가 제일 친한 친구라고 떠들고 갔는데, 누가 날 괴롭혀?”

“그럼?”

“그날부터 우리 팀장이고 부서장이고 간에 당연히 날 어려워하잖아? 게다가 사장님도 날 불러서 불편한 것이 없냐고 물어보시고!”

“그래서 넌 어떻게 했는데?”

“뭘 어떻게 해? 그냥 평소처럼 대하여 달라고 했는데, 그게 쉬우냐? 오너가 직접 제일 친한 친구라고 말하고 갔는데.”

“흐흐흐! 그러라고 한 거니까.”

“미친놈!”

“임마! 남들은 오너와 친분을 과시 못 해서 난리인데, 넌 왜 그래?”

“시끄러워! 난 특별한 대우 받는 것을 싫어하잖아?”

“하긴 그랬지.”

“에이,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

이 자식은 잘해 주어도 난리다.

“닥치고, 일이나 열심히 해. 지금처럼 하면 좋은 일이 있을 거다.”

“무슨 좋은 일?”

“하여간 기다려봐. 내가 생각하는 것이 있으니까.”

“적당히 해라, 적당히.”

“흐흐흐! 알았다.”

딱 적당히만 하마.

아주 적당히 말이다.

그렇게 한참을 정훈이와 술을 마시다 보니 슬슬 취기가 돌기 시작했다.

이거 2차가 땡기는데?

“2차 콜?”

“콜이다.”

나와서 길을 걷는데, 눈앞에 골뱅이 집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유명한 을지로 골뱅이 집들.

2차 집으로 제격이지.

“오랜만에 골뱅이나 먹을까?”

“좋지!”

아직은 밖에서 먹을 정도의 날씨가 아니라, 적당한 집을 찾아서 들어갔는데 누군가가 정훈이를 아는 체했다.

“어머! 과장님!”

“응? 심미라씨? 미라씨가 여기는 웬일이야?”

“어머, 과장님도? 골뱅이 집에 골뱅이 먹으러 오지 왜 왔겠어요? 헤헤헤!”

“아, 그래?”

“친구분 하고 오신 거예요?”

“응, 고등학교 동창.”

“괜찮으시면 같이 합석하지요? 우리도 둘인데?”

“이야? 뭐야? 미라 씨 지금 같이 놀자고 하는 거야?”

“어때서요? 이젠 같은 회사도 아닌데?”

“흐흐흐! 그건 그렇지.”

보아하니, 대유건설을 그만두고 다른 회사로 이직한 정훈이와 같이 일했던 직원인가 본데, 여자들 둘 다 미모가 장난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지?”

정훈이가 나에게 조그맣게 물었다.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임마! 무조건 콜이지!”

“그래도 되냐?”

“안 될 것은 뭐냐고? 내가 이런 일이 많았는지 알아?”

나도 좀 놀아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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