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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126화 (126/250)

126. 이 여자가 내 짝이 될지?

심미라라는 여자는 정훈이가 막 과장을 달았을 무렵에 정훈이네 팀에 들어온 신입 사원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1년 정도 근무하고 건설회사는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하면서 사직서를 내고 모 통신회사에 취업했단다.

지금은 벌써 대리라고.

그리고 같이 있는 미녀는 이유진이라고 하는데, 고등학교 동창으로 교대를 나와서 현재는 초등학교 선생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하여간 둘 다 보기 힘든 미녀였고, 특히 심미라 씨는 이전부터 정훈이에게 호감이 있었던 듯싶었다.

귀염을 떠는데 장난이 아니다.

하여간 오랜만에 거룩한 밤이다.

나에게도 이런 기회가 오다니.

“어머! 그럼 두 분 다 아직 미혼이신 거예요?”

“그럼요, 그러니까 이렇게 합석을 한 것이지요.”

“그럼 나이가?”

“뭐, 조금 되었습니다.”

“아이, 몇 살이신데요?”

“서른일곱이요.”

“어머나! 그런데 아직 잘해야 삼십 대 초반으로밖에 안 보이세요.”

“으하하! 관리 좀 했습니다.”

정훈이가 심미라 씨와 회포를 푸는 사이에, 나는 이유진이라는 여자와 서로 간을 보고 있었다.

이유진도 내게 상당한 호감을 느끼는 것이 역력해 보였다.

그럼 그렇지!

내가 미국에서 있다 보니 자존감이 좀 떨어졌는데, 나 정도면 꽤 킹카인 거다.

존잘에다가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관리한 덕에 수트핏이 장난이 아니다.

키도 183cm로, 키다리 나라 네덜란드에 가지 않는 이상 백인들 사이에서도 꿀리지 않았고.

“그럼 유진 씨는요?”

“전 미라와 동갑이에요.”

“그러니까 그게 몇 살이죠? 저는 미라 씨를 처음 보거든요.”

김가네 앞이 박가네라고 하면 내가 어떻게 알아?

“호호! 전 28살이에요.”

“이럴 수가!”

“아니 왜요?”

“전 하도 어려 보여서 20살로 봤거든요? 술집에서 민증 검사하자는 소리 자주 듣지 않아요?”

“아잉, 어디서 그런 구식 농담을? 호호호!”

“흐흐흐!”

구식 농담이라고 타박하면서도 좋다고 웃는다.

역시 어려 보인다고 하면 좋아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떠나서 진리였다.

“그럼 친구분과 같은 회사예요? 대유건설?”

“아닙니다. 전 다른 회사에 다녀요.”

“어떤 회사인데요?”

“으음….”

순간적으로 살짝 고민했다.

어디라고 하지?

에라 모르겠다.

“카르마 홀딩스에 다니고 있습니다.”

“어멋! 그 카르마 홀딩스요? 우와와! 좋은 회사 다니신다!”

“그, 그래요?”

우리 카르마 홀딩스가 그렇게 좋은 회사였나?

물론 대우는 국내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알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요, 요즘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회산데요. 사성보다 몇 배는 더 들어가기 힘들잖아요? 대우도 최고고요.”

“하하하….”

유진이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좋은 직장에 다니면서 아직도 결혼을 하지 않으셨어요?”

“제가 좀 바빠서요. 미국하고 한국에 왔다 갔다 하거든요. 일 년에 절반 이상은 미국에 거주하고요.”

“어머 미국이요? 우와아! 진짜 좋겠다!”

미국에 자주 왔다 갔다 하면 좋은 것인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여자들에게 미국이 통하는 모양이다.

“뭐, 그저 그렇습니다.”

“에이, 반응이 왜 그래요? 카르마 홀딩스에 다니면서 미국에 산다? 정말 인기 많으실 것 같은데요?”

“흐흐흐!”

전혀 아닌데.

“근데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시길래 미국에 다니시는 거예요?”

“투자 관련 일입니다. 그래서 카르마 홀딩스의 미국 모회사인 카르마 인베스트먼트에 자주 다니지요.”

나는 적어도 뻥은 치기 싫었다.

혹시 알아? 이 여자가 내 짝이 될지?

“우와아! 그럼 그 알렉스 강이라는 회장님도 보셨겠네요?”

“쿨록! 보, 보기는 봤는데, 어떻게 아세요?”

“에이, 그거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요? 천문학적인 부를 쌓았는데도 베일에 가려진 사람이잖아요? 젊은 사람들 만나면 알렉스 강이 어떤 사람일지 많이 상상하거든요. 어떤 사람이에요? 보셨다면서요?”

“그냥 평범한 한국 사람입니다.”

“결혼은 했어요?”

“아직 미혼으로 알고 있어요.”

“이야! 이거 정말 핫한 뉴스네요! 그렇게 돈이 많은 사람이 아직도 미혼이에요?”

“생각보다 젊으신 분이거든요.”

“우와! 대단하다!”

“…….”

응, 대단하기 대단하지.

“그나저나 유진 씨도 인기가 엄청날 것 같은데요? 미녀이신 데다가 직업도 1등 신붓감으로 꼽는 초등학교 선생님이잖아요?”

“에이, 그렇지도 않아요.”

“네?”

“학교 선생님이 1등 신붓감으로 꼽히던 시절이 언제적 이야긴데요.”

“엉? 그래요?”

솔직히 좀 당황했다.

내가 미국으로 갈 때만 해도 여자 교사라면 어디 가든 먹어주는 것으로 알았는데?

“한 10년은 되었을걸요? 여자 선생들 기가 세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예전 같지가 않아요. 게다가 교사라는 직업이 안정적이기는 해도 박봉이고요.”

“그, 그렇군요. 그래도 아이들 가르치는 건 재밌지 않나요? 보람도 있고?”

“그것도 그렇지만, 요즘 학부모들이 얼마나 극성인데요. 말 한마디만 잘못해도 바로 학교로 달려와서 난리를 치거든요. 아이들은 말도 안 듣고요.”

“허어! 고생이 많네요.”

진짜로 나라의 미래가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저도 고민이 많아요. 처음에 선생님이 되었을 때는 정년퇴직까지 하려고 했는데….”

“했는데?”

“지금은 아니에요. 결혼해서 상황이 좋다면 그만두고 싶기도 하고요.”

“아, 그렇군요.”

“에이, 우리 그런 이야기 이제 그만해요. 우울해지려고 한다. 그럼 오빠는 지금 어디 사세요?”

오오! 오빠는!

“오, 오빠?”

“그럼 아저씨예요? 젊은 사람들끼리 계속 무슨 씨, 하기도 웃기잖아요?”

“그, 그러네요?”

“오빠도 편하게 유진이라고 불러요.”

“유, 유진아?”

“거봐요, 훨씬 듣기 좋잖아요?”

“으하하! 그래그래.”

“호호호!”

아! 귀여운 것 같으니라고!

나는 점점 이 아이에게 빠져들었다.

“근데 진짜 어디 살아요?”

“나? 본가는 서판교에 있는데?”

“어머! 우리 집은 분당인데?”

“진짜?”

“웅! 아! 근데 오빠네 부잔가 보다? 서판교라면 부자들만 사는 곳인데?”

이제 유진이는 말도 슬쩍 놓았는데, 그마저도 사랑스러웠다.

물론 남자 놈이 그랬으면 반쯤 죽여버렸겠지만.

“아니 그냥 먹고 사는 정도지….”

“아닌데? 오빠 입고 있는 수트도 명품 같은데? 어머! 시계 좀 봐! 그 시계는 뭐야?”

“하하….”

예전에 초고가의 시계로 인해 벌어진 일들 때문에, 나름 소박한 것을 차고 나온다는 것이 브레게 클래식 뚜르비옹이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시계 중에서는 가장 싼 시계 중의 하나인데, 그래도 국내에서는 2억 정도 한다.

에이, 다음부터는 지샥이라도 차고 다니든지 해야지.

“오빠! 시계 좀 보여줘 봐!”

“응? 아니 뭘….”

“얼른!”

사정없이 내 손을 잡아 빼는 그녀, 그래도 사랑스럽다.

“우와아! 이거 브레게잖아?”

“…….”

진짜 요즘 애들은 어떻게 이런 것을 줄줄 꿰고 다니냐?

하여간 유진의 큰 소리에 옆에 있던 심미라도 우리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진짜?”

“응, 미라야. 이거 봐봐! 브레게 맞지?”

“어머! 진짜네? 이 오빠 진짜 부잔가 보다?”

“그러게?”

“어흠….”

진짜 이제 한국에서는 은하수 워치나 차고 다녀야 할 것 같았다.

어쨌든 나는 찐 부자로 찍혔는데, 심지어 심미라도 아쉬운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옆 사로 낚시꾼이 보는 표정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그 이후로는 일사천리였다.

“오빠! 짠!”

“응, 그래”

그렇게 거나하게 한참을 마셨는데, 유진이가 먼저 노래방에 가잔다.

나야 좋지.

“챔피언! 챔피언 소리 지르는 니가 챔피언 음악에 미치는 니가 챔피언….”

정훈이가 멋지게 챔피언을 부르자, 유진이가 내 손을 붙잡고 일어서서 흔들며 몸을 밀착시키는데, 정말 좋았다.

내 분신은 점점 웅장하게 커졌고.

그렇게 오랜만에 신나게 놀고 나서 헤어지는데, 우연하게도 정훈이는 심미라와 같은 방향이고 나는 유진이와 같은 방향이라 택시를 같이 타게 되었다.

물론 내 차와 경호원들은 부지런히 택시를 쫓아왔고.

먼저 분당. 유진이네 집이다.

“오빠!”

“응? 왜?”

택시 뒷좌석에서 반쯤은 내게 안겨 있던 유진이가 몸을 일으키면서 나를 불렀다.

“폰 내놔봐.”

“오잉?”

뺏듯이 내 핸드폰은 가로챈 유진이가 자기 번호를 저장하더니 발신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오빠! 연락하지 않으면 죽어!”

“으, 응? 그, 그래….”

당돌한 행동, 어떻게 보면 싸가지가 없는 행동이었지만 지금은 뭐든 이쁘게만 보였다.

쪽!

내 볼에 뽀뽀를 한 유진이가 차에서 내렸다.

이거 기분 괜찮은걸?

이제 내 참혹한 연애사에 종지부를 찍는 것일까?

다음 날이 되어 연락했더니 유진이가 날 보고 싶다고 해서 또 만났다.

즐겁게 저녁을 먹고 또 술을 마셨고, 이번에는 제대로 키스까지 했다.

“남 부회장님.”

“네, 회장님.”

“미국에 가는 것은 일주일 연기합니다.”

“네? 웬일이세요?”

“아니 그냥요.”

“흐흐흐! 요즘 연애하신다고 들었습니다만?”

“에이, 연애는 아니고 그냥 썸타는 정도예요.”

“이야아! 진짜입니까?”

“아니 진짜로 썸타는 정도니까,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씀하지 마세요.”

“하하하! 그 행운의 신데렐라가 누군지 정말 궁금합니다.”

“나중에 잘 되면 소개해 드릴게요.”

“잘해 보세요. 요즘 아무리 만혼이 유행이라지만, 회장님은 너무 늦으셨어요.”

“흐흐흐! 알겠습니다.”

이틀 후, 금요일에 다시 만나 우리는 저녁을 먹고 쇼핑을 했다.

어쩌다 보니 백화점 명품관 앞.

유진이의 눈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와! 저 가방 디게 이뿌다!”

“이뻐?”

“웅!”

“그럼 사.”

“오빠야? 진짜로?”

“그럼 가짜냐?”

“우아아! 오빠 최고!”

유진이가 내 목을 잡고 안겨 왔다.

그래, 내가 너에게 이 정도도 못 해주겠니?

이 매장 저 매장을 둘러 보는데, 매장 하나는 지나치려고 했다.

“여긴 왜 지나치는데?”

“오빠는? 여긴 에르메스 매장이잖아.”

“그게 어때서?”

“오빠도 차암? 여긴 너무 비싸요. 웬만해선 물건 팔지도 않고 말이야.”

“그래?”

유진이가 수컷의 자존심을 자극할 줄 알았다.

“여기 어디지?”

“어디긴? 갈라리아 백화점이지?”

“아, 갈라리아면….”

화나 그룹 거지?

나는 바로 김종건에 전화를 했다.

- 하하하! 반갑습니다, 회장님! 이렇게 전화를 다 주시고요.

“아, 반갑습니다. 다른 것이 아니라 부탁이 있어서요.”

- 네 뭐든 말씀만 하시지요.

상황을 설명하자, 잠시만 매장 앞에서 기다리란다.

잠시 후, 매장 안쪽에서 여자 한 명이 나와서 물었다.

“강철식 님이세요?”

“네, 맞습니다.”

“전화 받았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고맙습니다. 유진아! 가자!”

“오, 오빠!”

황당해하는 유진이의 손을 잡고 매장에 들어가자, 에르메스 점장이라는 사람이 직접 응대하면서 전시되어 있지 않던 가방을 보여주었다.

“버킨백입니다.”

“버, 버킨백이잖아, 오빠!”

“포장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가방을 들고나오는데, 유진이가 물었다.

“오빠 대체 누구야?”

누구긴.

네 오빠지.

오늘 밤 너를 사랑해줄 사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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