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133화 (133/250)

133. 그러면 팔지 마세요!

“그거 정식 계약이 맞는 것으로 아는데요?”

“정식 계약 맞습니다. 2019년 4월에 체결했습니다.”

“아니 대체 그 인간은 우리나라를 뭐로 보는 거야?”

“그러게 말입니다. 문제는 더 있습니다.”

“뭔데요?”

“대유조선 사장이 보고한 이야기입니다. 2019년에 잠수함 3척을 인니와 계약하면서 잠수함에 들어가는 전동추진기를 납기를 지키기 위해 독일 지멘스사에 조기 발주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게 나가리가 된다면….”

“제기랄!”

뒷말은 들어보지 않아도 뻔했다.

선발주한 전동추진기를 우리가 떠안아야 한다는 소리다.

아니 대한민국이 홍어 좆으로 보이는 거야, 뭐야?

어떻게 이런 식으로 나올 수가 있지?

무기의 거래는 단순한 상거래가 아니다.

국가가 반드시 개입하고, 국가의 승인과 주관하에 이루어지는 것이 무기 거래란 말이다.

특히나, KFX 사업의 경우는 명백히 우리나라 정부와 인도네시아 정부가 주관하여 계약한 사업으로 이걸 뒤엎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걸 가지고 몽니를 부려?

미국을 상대로도 이럴 수 있을까?

아니, 프랑스를 상대로도 이럴 수 있냐는 말이다.

결론적으로 이건 우리나라를 개처럼 무시한 것이다.

게다가, 중도에 인수했지만, KAI와 대유조선은 카르마 홀딩스 소유 기업이다.

이 말은 내가 사주라는 말이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이자 차기 대선의 유력한 대통령이라면 내가 어떤 위치에 있는 것을 알 텐데, 이렇게 물을 먹여?

이건 날 물 먹이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냥은 못 지나가겠다.

우리 정부가 인도네시아와의 관계 때문에 끌려다닌다면 나라도 나서야지.

“방위사업청장 좀 수배해 보세요. 저녁이라도 가능하면 보자고 하구요.”

“네, 회장님.”

“그리고 대유조선 사장도 오라고 하세요. 이참에 종결을 지읍시다.”

“알겠습니다.”

마침 강인호 방위사업청장은 세종에 업무차 내려와 있어서, 사천에는 금방 올 수 있다고 했다.

누가 부르는 것인데 오지 않을까?

“헬기 보내요! 헬기! 정부 종합청사면 헬기장 있을 거잖아요! 대유조선 사장도 헬기로 오라고 하고! 헬기 없어요? 없으면 내가 타고 온 거라도 보내든가!”

KAI에 헬기가 없을 리 있나?

그럴 리도 없겠지만, 정 없다고 하면 내가 타고 온 헬기라도 진짜로 보내주려고 했다.

이번에 입국하니 내가 KAI를 인수하면서 기념으로 주문한 수리온 VIP 헬기가 출고되었기에, 그것을 타고 사천에 내려왔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성질이 뻗쳐서 말이야.

“안녕하십니까? 회장님.”

“안녕하지는 못한데, 하여간 갑자기 이렇게 뵙자고 해서 송구합니다.”

“아닙니다, 회장님. 그렇지 않아도 말씀드리고 싶은 것도 있었는데, 잘 되었습니다.”

응?

방위사업청장이 날 보고 싶어 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

“무슨 일인데요?”

“회장님께서 사주시는 F-15 EX 말입니다.”

“네? 그게 왜요?”

강 청장이 말하는 것은 내가 원자력 잠수함의 미국 승인을 위하여 트럼프와 협상하면서 생긴 부산물인 F-15 EX 전폭기 40대를 말하는 것이다.

“다음 달에 1호기가 출고됩니다. 보잉의 세인트루이스 공장에서 말입니다.”

“아! 그게 벌써 나오나요? 미국 공군용이 먼저 나오는 것 아니었어요?”

“네, 미 공군용이 먼저 나오기는 하는데, 우리 공군용 것도 번갈아 인도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노후화 전술기 대체가 시급해서요.”

“그렇군요. 그런데 왜요?”

“하하, 그건 좀 이따가 말씀드리겠습니다. 그것 때문에 부르신 것은 아니잖습니까?”

“아, 참. 그렇지.”

지금 그게 급한 것이 아니다.

잠시 후, 대유조선 사장까지 회의장에 들어오자 내가 입을 열었다.

“청장님, 대체 인도네시아는 어떻게 된 겁니까? 그놈들은 왜 KFX 분담금을 안 내는 거예요? 그리고 잠수함은 어떻게 된 것이고요?”

“휴우, 일단 KFX 사업 관련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네, 그래 주세요.”

“인도네시아 정치 상황에 대하여는 들으셨습니까?”

“네, 들었습니다. 국방부 장관 놈이 몽니를 부리는 거라고요?”

“그렇습니다.”

“아니 남의 나라 정치 상황이 어떻든 간에 계약은 계약이 아닙니까? 왜 우리가 끌려다녀야 하는 겁니까?”

방위사업청장과 대유조선 사장이 오기까지 기다리면서 그 프라보워 수비안토라는 놈에 대하여 조사를 해봤는데, 참 인도네시아도 답이 없더라.

그놈은 원래 인도네시아의 독재자 수하르토의 오른팔이자, 행동대장 같은 놈이었다.

군대에 있으면서 수하르토의 총애를 받아서 그의 딸과 결혼까지 했는데, 아주 인간말종이더라.

수하르토 독재에 반대하는 민주 인사들을 납치하고 감금하고 암살하고….

결국, 수하르토가 실각하면서 군에서 쫓겨난 망명 생활을 했는데, 사업으로 성공하여 다시 귀국하여 대통령까지 넘보고 있는 것이다.

독재 시절에 그놈이 납치한 민주 인사 중 13명이 아직도 실종 상태인데 말이다.

진짜 미친 거 아닌가?

“네, 맞습니다. 그쪽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든 우리가 상관할 바가 아니지요. 당연히 지켜야 할 계약을 지키지 않는 것도 맞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도 되는 나라가, 국가 간의 계약을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도 솔직히 화가 많이 납니다.”

“그런데요? 왜 우리가 끌려다니죠? 계약 위반은 그쪽이 한 것이니, 그냥 파기시켜버리면 되잖습니까?”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회장님.”

“왜요?”

“인도네시아는 개발도상국이지만, 인구가 2억 8,000만 명에 이르고 자원도 풍부한 대국입니다. 정치적으로도 동남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고 있고요. 이게 KFX 사업만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계약서를 찢어발겨 버리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그러기가 어렵다는 말이지요.”

“흐음….”

“게다가 수비안토 국방부 장관은 제가 봐도 쓰레기 같은 놈이지만, 불행하게도 그놈이 조코 위도도 대통령 후임으로 거의 확실시 되는 사람입니다. 회장님, 한번 생각해보시지요.”

“…….”

“우리가 인도네시아의 계약 위반을 문제 삼아서 계약을 파기시켜버리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습니까? 수비안토 장관은 당연히 우리나라를 불쾌하게 생각할 것인데, 그자의 살아온 인생을 살펴보면 그 뒤끝이 아주 심각하게 있을 겁니다. 제가 드리는 말씀이 어떤 말인지 이해가 가실 겁니다.”

“하아, 이해합니다.”

인도네시아가 못 살고 정치도 후진적이지만, 나라 체급은 대국이다.

같은 아시아에 살면서 이런 나라와 척을 지면 골치가 많이 아플 거다.

특히 우리나라같이 분단된 나라에서는 더욱더.

“그리고 단순히 정부 측의 입장에서 말씀드리는 것도 아닙니다. 일단 인도네시아는 우리가 개발한 국산 무기를 여러 번 처음 구매해준 나라입니다. 국산 최초의 프롭 훈련기인 KT-1 웅비를 사준 것도 인도네시아였고, T-50 골든 이글 초음속 고등 훈련기를 제일 먼저 사준 것도 인도네시아입니다.”

“…….”

“또한, 지금 2차 발주가 문제가 되고 있지만, 대유조선의 잠수함을 처음으로 사준 나라도 인도네시아지요. 함부로 대할 상대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듣고 보니 그러네.

수비안토 그 새끼가 재수 없어서 그렇지, 이전에는 참 고마운 나라인 것이 사실 같았다.

“에이,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이대로 계속 끌려다녀야 합니까?”

“그건 아니지요. 일단은 계속해서 협의할 겁니다. 분담금을 내도록 말입니다.”

“그게 되겠어요? 지금까지 이렇게 배 째라고 있는데?”

“그래도 계속 달래야지요. 다행히 지난번에 시제 1호기가 멋지게 출고되면서 그쪽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요?”

“네, 그렇습니다. 긴가민가하다가 자신들 생각보다 훨씬 이쁘게 출고가 되니까, 인니 내부의 여론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

“그리고 그래도 협의가 안 되고, 계속하여 분담금을 납부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줄 것을 안 주면 그만입니다. 애초에 인도네시아와 공동개발한 것이 국회에서 위험하니까 무조건 다른 나라와 20% 이상을 공동으로 하라고 해서 한 것인데, 이제는 번복할 수 없는 수준까지 와버렸으니까요.”

KF -21은 시제기까지 출고된 마당에 취소될 염려는 없었다.

어떻게든지 진행될 것이다.

“그렇게 해도 끝까지 돈을 안 낸다? 그러면 우리도 주기로 시제기 1대와 기술을 주지 않으면 됩니다. 우리가 손해 볼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인니에서 현지 생산하기로 한 50대가 불발되어서 전체적으로 양산가가 올라간다는 점이 걸리는데, 그건 진행하면서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휴우, 알겠습니다.”

한창 흥분했었는데, 강 청장의 말을 들으니 기분이 나쁠 뿐이지 크게 억울할 것은 없을 것 같았다.

“그럼, 잠수함은 어떻게 된 겁니까?”

“그건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회장님. 잠수함 수출 건은 방사청이 지원할 뿐이지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아, 그렇군요. 말씀하세요.”

대유조선 사장이 자청하여 설명하겠다고 하여서 그러라고 했다.

“일단은 잠수함도 그 수비안토 장관이 계속 시비를 걸고 있는 것이 맞습니다. 2차 잠수함 발주 자체가 그자가 장관에 임명되기 몇 달 전에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아니 명분이라도 있을 거잖습니까? 무작정 싫다고 하지는 않을 거잖아요?”

“그게 1차 발주한 잠수함 3대가 성능에 문제가 있다고 계속 떠들고 있습니다.”

“진짜로 그런 겁니까?”

“아닙니다, 회장님. 문제가 있었으면 그쪽에서 인수를 했겠습니까? 회장님도 잘 아시잖습니까? 해군 함정은 수입국에서 인수 검사를 얼마나 철저하게 하는지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는 겁니다. 게다가, 불행한 일도 겹쳤고요.”

“불행한 일이라면? 아, 두 달 전의 그 잠수함 침몰 사건?”

“네, 그렇습니다.”

하필이면 이 와중에 인도네시아 해군의 209급 잠수함이 훈련 나갔다가 침몰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그건 우리와 상관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요?”

“네, 맞습니다. 인도네시아 측에서 자꾸 우리와 연관시키려 하는데, 그 잠수함은 1981년에 독일에서 수입한 잠수함입니다, 우린 그걸 2012년에 창정비를 해주었을 뿐이고요.”

“그럼 창정비가 잘못되었다고 하는 겁니까?”

“그게 그렇습니다. 잠수함 창정비는 6년에 한 번을 하게 되어있는데, 우리 측에서 6년이 지났으니 위험하다고 계속 창정비를 하라고 했는데도 하지 않다가 사고가 난 겁니다. 잠수함은 정말 철저하게 정비해야 하는 무기체계인데, 그 잠수함은 40년이나 되었는데 말입니다.”

“아니 제기랄! 그런데도 우리 탓을 합니까?”

“대놓고 그러지는 않는데, 그런 분위기가 팽배하여 있습니다.”

“아, 그러면 팔지 마세요! 나 그렇게 팔고 싶지도 않습니다!”

젠장, 내가 그깟 잠수함 몇 척 못 판다고 무슨 상관이냐?

“회장님이 인수하고 나서는 그런데요…. 문제는.”

“문제는?”

“남 부회장님이 말씀들렸다고 하는데, 전동추진기 등을 미리 발주했다는 겁니다.”

“그거 얼마짜린데 그래요?”

“900억 정도….”

“900억? 그렇게 비싸요?”

“네, 송구합니다. 전임자가 의욕이 넘쳤던 모양입니다.”

“허어….”

짜증이 확 치밀었지만, 이 양반이 잘못한 것도 아니다.

“에이, 그깟 900억 없는 셈 칩시다! 그냥 끝내세요! 전동추진기는 어디 쓸데가 있겠지요.”

“감사합니다!”

이렇게라도 해결해 주어야지, 별수 있나?

그나저나, 수비안토 이 자식, 지금은 내가 지나간다만 나중에 보자.

나도 뒤끝 장난이 아닌 놈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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