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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144화 (144/250)

144. 이젠 네가 2순위란다.

제인은 곧바로 우리 집으로 옮겨왔다.

서로 너무나 잘 알고 사랑하는 것을 확인한 상황이라 거칠 것은 없었다.

그렇게 우리의 사랑은 날이 갈수록 뜨거워졌다.

제인은 여전히 방학이라 특별한 일정이 없었고, 나는 나대로 내가 회사의 주인인 데다가 당분간은 크게 할 일도 없어서 회사에는 반나절만 나가서 볼일을 보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처음에는 한시도 떨어지기 싫어서 제인을 회사까지 데리고 나갔는데, 바로 존과 제프리로부터 한 소릴 들어서 포기했다.

“우리 딸을 사랑해 주는 것은 좋지만, 이건 좀 아니라고 봅니다만?”

“야! 그러려면 나오지 마! 이 자식이 누군 사랑 한 번 안 해본 줄 아나?”

“…….”

결국은 어차피 휴가 시즌이기도 하여 열흘 정도 휴가를 떠났다.

“제인.”

“웅, 오빠.”

“우리 어디 갈까? 가보고 싶은 곳 있어?”

제인이 가고 싶다고 하면 지구 어디에라도 데려다줄 수 있다.

그게 설사 북극이나 남극이라고 하더라도.

“우웅, 난 그냥 오빠만 옆에 있으면 돼.”

“진짜?”

“웅!”

“뽀뽀!”

너무 사랑스러운 대답에 뽀뽀라고 말하자, 제인은 서슴없이 입을 내밀어 왔다.

쪼오옥!

“캬! 제인은 대체 왜 이렇게 이쁜 거야?”

“아잉, 오빠도 참.”

“흐흐흐!”

“헤헤헤!”

제인을 데리고 전용기에 올랐다.

“기장님.”

“네, 회장님.”

“하와이로 가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전용기는 슈퍼리치의 특권이다.

마음이 내키면 어디로도 떠날 수 있다.

특히나 내 전용기는 에어버스 A350-1000 ACJ 기종으로, 항속거리가 무려 18,000km가 넘어서 전 세계 어디든지 논스톱으로 갈 수 있는 놈이다.

게다가 넓은 침실과 샤워 시설은 당연히 되어 있었고.

LA에서 하와이까지는 5시간 30분 정도가 걸리는데, 나는 전용기가 이륙하자마자 바로 제인을 데리고 침실로 들어가 버렸다.

“오빠? 어제 잠 못 잤어?”

“제인, 침실은 자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란다.”

“웅?”

“우리 손만 잡고 자자!”

“아잉, 오빠도 참?”

제인은 날 흘겨보면서도 싫지는 않은지 내게 안겨 왔다.

이제부터 넉넉히 5시간은 우리만의 시간이다.

그렇게 하와이에서 열흘간 제인과 사랑을 나누었다.

지칠 때까지 사랑을 나누다가 잠이 들고, 프라이빗 해변에서 물놀이를 하고, 또 사랑을 나누고.

열흘이란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빨리 지나갔다.

어느덧 내일이면 다시 LA로 가야 했기에, 나는 그동안 생각했던 것을 실행하기로 했다.

제인과 알고 지낸 것이 햇수로 7년.

비록 연인이 된 지는 한 달을 조금 넘은 정도지만, 서로에 대하여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내 나이 37살, 여기서 더 주저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바다가 보이는 최고급 레스토랑을 통째로 빌려 준비했다.

“제인.”

“웅, 오빠.”

내가 오늘따라 왠지 무게를 잡아 대자, 제인도 무엇인가를 느낀 듯 살짝 상기된 표정이다.

“오빠가 뭐 좀 물어보려고.”

“뭔데? 오빠?”

“제인은 날 얼마만큼 사랑해?”

“갑자기 그건 왜 물어봐? 알면서?”

“그래도 꼭 다시 듣고 싶어서 그래.”

“오빠도 참?”

제인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처음 오빠에 대하여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 고마운 분이구나 싶었어. 우리 아빠를 수렁에서 건져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을 다시 한 곳에 살게 해주고 예전처럼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으니까.”

“그래서?”

“그런데 있잖아, 오빠를 처음 본 이후로는 그런 생각 자체가 없어졌어요. 그냥 뭐랄까? 보는 순간에 ‘아! 이 사람은 내 운명이구나!’ 하는 생각밖에 나지 않았거든?”

“그래?”

“웅, 그래서 그날 이후로 오빠는 내 전부였어요.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랑했고, 내가 생을 다하는 날까지 사랑할 사람이라고 항상 생각했고, 한 번도 그것을 의심한 적은 없어.”

“…….”

제인의 말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어떻게 이런 여자가 세상에 있을까?

내가 대체 무어라고?

내가 워낙 어마어마해서 그렇지, 존도 지금은 엄청난 거부다.

특히 최근에 내가 이리저리 챙겨주어서 재산만 100억 달러를 넘는 슈퍼리치고, 제인은 존의 유일한 무남독녀다.

게다가 엄청난 미모의 소유자에 머리 좋고 착하기까지 하고.

그야말로 세계 최고의 신붓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람이 제인이다.

그런데, 나를 본 이후로 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니.

그러고 보면 내가 참 멍청이였다.

가까이에 나를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엉뚱한 곳에서 방황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제 와서 되돌아 생각하면 제인이 내게 수도 없이 눈치를 주었는데, 나는 그저 삼촌과 조카로만 생각하고 있었으니….

그래,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 것이 결혼인데, 적어도 제인과 결혼하면 후회할 일은 없을 것이다.

아니 후회가 뭐야?

나도 죽을 때까지 제인만을 사랑하면서 살 자신이 있었다.

주저함 따위는 없다.

“제인, 나도 사랑해. 영원히 말이야.”

“오빠….”

“제인, 나와 결혼해 줄래?”

“아….”

내 청혼에 제인은 탄성을 지르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호수와도 같이 깊고 푸른 눈이 점점 촉촉하게 젖어 들었다.

“웅, 오빠. 우리 결혼해요.”

“사랑해, 제인.”

“오빠, 사랑해요.”

제인을 안고서 길고 긴 키스를 했다.

그리고, 미리 준비해 둔 반지를 꺼내 들었다.

무려 100만 달러나 하는 다이아 반지다.

그 반지를 제인의 손에 끼워주자, 제인은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을 했다.

그리고 나는 그 세상을 다 가진 여자를 가진 것이다.

다음 날, LA로 돌아가자마자 존의 집으로 쳐들어가서 존과 에이미에게 제인과 결혼하겠노라고 했다.

“크하하하! 이거 생각보다 빠른데요?”

“어, 음…. 미, 미안해요, 존.”

이거 왜 이렇게 혀가 꼬이지?

“호호호! 아이, 알렉스도 참? 이렇게 될 것을 왜 그렇게 우리 제인의 속을 썩였어요?”

“미안해요, 에이미. 내가 좀 그런 쪽으로는 둔해서….”

존 부부는 말이 나오기 무섭게 전폭적으로 이 결혼을 지지해 주었다.

다행이다.

그럴 줄은 알고 있었지만, 왜 그렇게 긴장이 되던지.

“그럼 결혼식은 언제 올리실 겁니까?”

“내년 6월 정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인이 일단 학교는 졸업해야 할 것 같아서요.”

“오! 적당합니다, 적당해요.”

“그래서 말인데요, 그 사이에 제인은 계속 우리 집에 있는 것으로….”

“하하하! 그거야 제인 마음이지요. 여기는 미국입니다, 보스.”

“하하….”

죽어도 이제는 제인과 떨어지기 싫었다.

“어머! 그럼 제인 학교는 어떻게 하시려고요?”

“그러네? 스탠퍼드는 너무 멀어서 지금 얻어 놓은 집에서 통학해야 할 텐데요?”

스탠퍼드 대학교는 샌프란시스코 남쪽에 있는데, LA에서는 차로 무려 거의 6시간 가까이는 타고 가야 한다.

그래서 제인은 지금까지 평일은 학교 인근에 얻은 집에서 통학했고, 주말에만 집에 왔었다.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비행기나 헬리콥터를 타고 가면 됩니다.”

“아….”

“그, 그러네요.”

내가 빈 살만을 제외하면 세계 최고 부자인데, 그게 무슨 걱정거리라고?

게다가 제인은 가을부터 4학년인데, 3학년까지 학점을 충실하게 이수하여 4학년에 들을 수업은 많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일주일에 3일 정도만 학교에 나가면 된다고 하니,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그럼 맥주 파티라도 할까요?”

“그래요, 존.”

“하하하!”

그날은 늦게까지 존과 에이미 부부와 함께 맥주를 마시며 나와 제인의 결혼을 축하했다.

“뭐? 제인과 결혼한다고? 벌써?”

“벌써는 뭐가 벌써야? 제인과 한 식구처럼 지낸 것이 벌써 7년인데?”

제프리 형에게 제인과 결혼한다고 했더니 깜짝 놀란다.

“임마! 그게 그거랑 같냐? 너 정말 자신 있는 거야?”

“결혼을 자신으로 하나? 형은 그렇게 했어?”

“쩝, 하기야….”

“게다가 내가 나이도 있잖아? 집에서 난리인데 빨리해야지. 그리고 세상에 제인만 한 여자도 없고 말이야.”

“그건 그렇지. 제인 그 녀석 이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여간 야무진 것이 아니니까.”

“그 녀석이 뭐요? 그 녀석이? 제수씨한테?”

“시끄러워 임마! 결혼하면 예우해 줄 테니까 그리 알아. 그런데 넌 존하고는 어떻게 하기로 했냐? 이제는 장인인데?”

“평소처럼 하기로 했어요. 인제 와서 회사에서 장인어른 하기도 웃기잖아?”

“푸하하! 그건 그러네. 그럼 집에다가도 알려야겠네?”

“그렇지 않아도 며칠 있다가 한국에 들어가야 하는데, 제인 데리고 가서 허락받으려고요.”

“이야, 너희 부모님 기절하겠다?”

“에이, 뭐 기절까지야….”

설마 기절이야 하시려고.

15살이나 어린 백인 미녀를 신부로 데리고 가니 놀라기는 하시겠지만.

소미야 이미 제인과 친한 사이니까 뭐라고 하지는 않을 거다.

뭐라고 해도 이건 어쩔 수 없고.

***

“오빠.”

“웅? 왜?”

“나 떨려….”

“에이, 뭐가 떨려?”

나는 제인을 안아주면서 달래주었다.

여기는 한국이다.

광복절 다음 날에 제인을 데리고 한국에 와서 바로 판교에 있는 우리 집으로 가는 차 안인 것이다.

“미리 좀 말씀드리지 그랬어?”

“그러려고 했는데, 막상 전화로는 입이 안 떨어져서….”

“히잉….”

“괜찮다니까? 우리 부모님은 두 분 다 굉장히 좋은 분이셔.”

“오빠를 보니까 그건 충분히 알겠는데, 그래도 영화 같은 것을 보면 왜 그런 것 있잖아? 아시아 부잣집에 백인 신부를 데리고 가면 막 반대하고 그런 거 말이야….”

“…….”

얘는 어디서 이상한 영화를 봐가지고.

그러고 보니까 나도 본 기억이 있다.

크레이지 리치 어쩌고저쩌고였나?

양자경도 나오는데, 싱가포르 부잣집에 백인 며느릿감을 데리고 가니까 탐탁지 않아 했던 것으로 기억이 났다.

“에이, 그건 영화잖아? 그리고 그 영화 나도 봤는데, 중국계 부자고 전통을 따지고 어쩌고 하니까는 그런 것이고.”

“그럼 오빠네는 전통이 없는 집이야?”

“…….”

그렇게 말하면 내가 뭐라고 대답하냐?

우리 집에 전통도 뼈대도 없는 집안이라고 할 수는 없잖아.

“어흠!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집은 그런 쓰잘데기 없는 편견 같은 것이 없다는 말이야.”

“히잉….”

“정말 괜찮다니까? 일루와! 오빠가 안아줄게.”

“웅.”

결국, 집에 도착했다.

“오빠! 빨리 왔…. 엉? 넌 누구냐?”

“…….”

“…….”

하필이면 소미가 현관에 나와서 우릴 봤다.

“너, 넌! 제인?”

“소미 언니 안녕….”

“네, 네가 왜 우리 집에? 아니? 그게 아니지? 네가 왜 우리 오빠 팔짱은 그렇게 끼고 있어? 뭐야! 이 분위기!”

“하아….”

소미는 역시 보자마자 나와 제인의 관계를 무섭게 추궁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제인은 기가 죽어서 고개를 숙였고.

“시끄러워! 이것아!”

“오빠! 이게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은 무슨 일이야? 내가 제인하고 서로 사랑하는 사이란 말이지!”

“어, 어…. 마, 말도 안 돼!”

“돼!”

“조카라면서? 삼촌과 조카라면서? 오빠! 이건 불륜이야! 아니 패륜인가?”

“얘가 진짜 오늘 왜 이래? 뭐가 불륜이고 패륜이야? 그냥 조카처럼 지낸다는 말이지, 어떻게 백인하고 황인하고 진짜 삼촌하고 조카냐?”

“아니 그래도….”

“시끄럽고, 엄마하고 아빠는?”

“잠깐 산책하러 나가셨는데, 금방 들어오실 거야.”

“어쨌든 들어가서 이야기하자. 제인.”

“웅, 오빠.”

“일루와.”

“웅.”

내가 왼팔을 벌리자 쏙 들어오는 제인, 그리고 그 모습을 보던 소미는 입을 크게 벌리며 외쳤다.

“오빠!”

미안하다, 소미야.

이젠 네가 2순위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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