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149화 (149/250)

149. 그건 서비스로 주지.

인간은 나약한 존재다.

그리고 고문에는 장사가 없는 법이고.

아마도 다 불었을 것이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정말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계시는데 이런 일이 생겨서요….”

“끄응!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너무 마음에 두지 마세요. 그나저나 그 사람이 얼마나 알고 있던 겁니까?”

“통합정부 측에서는 나름대로 보안을 유지한다고 애는 썼습니다. 그래서 회장님 신분에 대하여 아는 사람은 채 열 명이 되지 않았는데, 그 열 명 중의 한 명이 얀 윈입니다. 정화재단과 카르마 홀딩스, 그리고 미국의 카르마 인베스트먼트의 존재까지 알고 있습니다. 회장님의 존재는 알지 못하지만, 상식적으로 카르마 체제를 봤을 때는….”

미얀마 군부도 닭대가리가 아닌 이상 어떻게든 내 존재를 알 것이다.

그렇다면 다 안다는 말이네.

“젠장, 일이 더럽게 되었네요.”

“송구합니다.”

송구한 것을 떠나서 일이 벌어졌으면 대책을 세워야 한다.

즉시 남정원 부회장과 이상철 대표를 내 방으로 들어오라고 하고, 헨리와 존도 영상으로 연결하였다.

물론 아버지와 박홍렬 변호사까지도.

“상황이 이렇게 되었습니다.”

“허어! 이거 큰일이네! 개판이기는 하지만 일국의 정부와 척을 지게 된 걸세. 중국도 대놓고 내색은 못 하겠지만, 속으로 굉장히 불쾌하게 생각할 것이고!”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체류 중인 미얀마인만 27,000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중에도 미얀마 군부의 끄나풀이 있을 겁니다! 게다가 미얀마인의 상당수는 다른 동남아인과는 달리 우리 한국인과 외관상 잘 구별이 안 됩니다.”

이상철 대표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자, 남정원 부회장도 맞장구를 쳤다.

그리고 헨리 역시도.

“어떻게 보면 한국은 문제가 아닙니다. 총기 소유가 워낙 엄격하고 치안도 굉장히 좋은 편이니까요. 하지만, 회장님이 주로 거주하시는 우리 미국은 다릅니다. 널린 것이 총기이고, 미얀마인이 아니더라도 돈을 주면 얼마든지 암살자를 동원할 수 있습니다.”

“제기랄….”

헨리의 말처럼 미국이 문제다.

총기가 1인 1정을 넘어서 거의 4억 정에 가깝게 보유한 나라가 미국이다.

전 세계 민간인 보유 총기의 40% 이상을 미국인이 보유하고 있다니 말 다 한 것이지.

게다가 마음만 먹으면 암시장에서 넘쳐나는 불법적인 중화기도 동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여간 대책을 세워야 한다.

“남 부회장님!”

“네, 회장님.”

“카르마 홀딩스 산하 기업 중에서 중국이나 미얀마와 연관된 기업은 없지요?”

“네, 대주주로 있는 기업까지 따져도 그다지 상관없습니다. 애초부터 그런 기업들은 투자 대상에서도 제외하였으니까요.”

“존은요?”

“저희야 투자회사 아닙니까? 우리가 투자했다고 중국이 시비를 걸 수는 없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알 수 없지만요.”

“그럼 됐습니다. 이 대표님.”

“말씀하시게.”

“우리 가족들의 안전과 관련 기업들의 보안을 부탁드립니다. 돈은 얼마가 들어가도 좋습니다.”

“알겠네.”

“대통령에게는 제가 따로 부탁할 테니까, 정부와도 협조하시고요.”

“그리하지.”

가족들의 안전은 이미 철통같은 상황이지만, 그래도 불안하다.

내 오지랖, 아니 사실은 염주의 지시나 다름없지만, 어쨌든 나의 미얀마 개입으로 우리 가족에 불상사가 생긴다면 나는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만사는 그저 불여튼튼이다.

“그리고 헨리.”

“네, 회장님.”

“헨리도 마찬가지입니다. 10억 달러든 100억 달러든 상관없으니까, 보안과 요인 경호에 만전을 기해 주세요.”

“맡겨 주십시오!”

“존!”

“네, 보스. 말씀대로 헨리가 달라는 대로 자금을 무한정 지원하겠습니다.”

존은 만약에 돈이 없었으면 자신의 재산이라도 처분하여 돈을 댈 사람이다.

“그러면 이제 하나만 더 지시를 내리겠습니다. 헨리!”

“네, 회장님.”

“미얀마에 대한 지원….”

“…….”

내가 미얀마에 대한 지원을 들고나오자, 장봉호 대표와 얀 나잉 툰 의장의 고개가 힘없이 떨구어졌다.

상황이 이 지경이 되었으니, 내가 지원을 끊어버린다고 하여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지원을 끊는다면 미얀마 군부와의 항전도 물거품이 되고 미얀마의 민주화도 끝장이다.

하지만….

“미얀마 지원도 더 신속하게 하세요! 자금도 최대한 지원합니다.”

“네? 여기서 더 하신다고요? 이 상황에서요?”

“회장님! 이 정도 하였으면 됐습니다. 그만하시지요.”

“대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다들 난리를 쳤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갈 테니까.

인권과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서방 제국 모두가 입으로만 미얀마 군부를 비난하고 실제로 행동으로 나서는 나라는 단 한 나라도 없다.

심지어는 세계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마저도 말이다.

동남아에 붙어 있는 잘 알지도 못하는 나라에 끼어들고 싶지도 않거니와, 미얀마 군부를 지원하는 중국을 자극하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하지만 일개 민간인인 내가 이렇게까지 나서는 이유를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철식아….”

결국, 여태껏 한마디도 안 하시던 아버지가 입을 여셨다.

“네, 아버지.”

“하나만 묻자. 대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니?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말이야. 이 아비는 그게 너무 궁금하구나.”

“옳은 일이니까요.”

“뭐?”

“옳은 일이잖아요? 게다가 저는 옳은 일을 할 힘이 있고요.”

“그게 전부냐?”

“그럼 뭐가 더 필요해요? 아버지가 나 어릴 때 항상 그랬잖아요? 눈앞에 불의가 벌어지고 있는데, 그것 바로 잡을 힘이 있음에도 외면하는 것도 불의라고 말입니다.”

“허어….”

“난 아빠가 너무 바르게 사시는 것이 항상 불만이었어요. 툭하면 누가 어렵다고 주머니 털어서 도와주셨잖아? 그러다 맨날 엄마와도 싸웠고요?”

“야, 그런 이야기는….”

옛날이야기가 나오자 아버지는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난 계속하였다.

“결국, 그러다가 친구가 매달린다고 보증까지 서줬다가 우리 집안이 풍비박산이 났었죠. 정말 싫었어요. 아빠 원망도 엄청나게 했었고….”

“…….”

“그런데 웃기는 것이 나도 아빠를 닮았다는 거야. 내가 그렇게나 싫어했던 것을 말이죠. 이래서 씨도둑질은 못한다고 하나?”

“이 자식이 말을 해도 꼭….”

“흐흐흐! 하여간 그래요. 그냥 내 마음이 불편할 것 같아요. 아니 불편해요. 내가 힘이 있는데 불의를 보고 그냥 지나친다는 것이 말이에요. 위험? 우리는 조금 더 번거로움을 감수하면 되는 정도지만, 저쪽은 생존이 달린 문제고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죽어가고 있어요. 그런데 가만히 있어요? 그렇다고 아빠처럼 전 재산을 말아먹는 것도 아니고, 내 재산의 일부만 덜면 그만인데?”

“그렇구나.”

“네, 그래요. 다들 나보고 대체 무슨 오지랖이냐고 하겠지만, 적어도 내 눈에 띈 불의를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거예요. 그것도 수천만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면 더요.”

“짜식! 결국, 내 탓이란 말인데, 알았다. 이 아비는 그냥 닥치고 너를 응원하마.”

“흐흐! 고마워요.”

“흐흐!”

아버지와 나의 대화를 듣던 사람들은 뭐랄까, 원래 저런 사람이었지 하는 분위기로 바뀐 것 같았다.

“에이, 이왕 이렇게 된 거 제대로 뒤집어 봅시다!”

“맞습니다! 그깟 자기 국민이나 학살하는 양아치들 정도야 얼마든지 쳐부술 수 있을 겁니다.”

“지시하신 대로 이행하겠습니다!”

이제 이견은 없는 것 같았다.

“헨리!”

“네, 회장님!”

“자금 걱정은 하지 말고, 중화기도 대폭 지원하도록 하세요. 정치적인 문제는 내가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서 해결하겠습니다.”

“네, 회장님!”

“서두르세요. 이번 겨울이 지나면 무기 수급이 힘들 수도 있습니다.”

“네?”

“그냥 그렇게만 알고 계세요.”

“알겠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재래식 무기 구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서둘러 미리 확보해야 한다.

“저 회장님.”

“말해요, 헨리.”

“이왕 전폭적으로 움직인다면, 용병도 썼으면 합니다. 아무래도 급조되는 미얀마 연방군을 훈련시켜서 투입하는 것으로는 전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용병이요? 어디서?”

“데려올 곳은 많습니다. 단기로 복무하고 귀향해야 하는 구르카 용병들도 부지기수고, 아프리카나 중남미 쪽도 있습니다. 간부들은 우리 미군 출신이나 영국이나 호주 애들로 채우면 되고요.”

“그렇게 하세요.”

“하하하! 알겠습니다! 전쟁의 프로들이 동원되면 양상이 많이 달라질 겁니다.”

“기대하겠습니다.”

어차피 미얀마 군부 놈들을 모조리 죽여야 끝나는 전쟁이다.

제대로 하는 거다.

“끄으윽! 가, 감사합니다.”

“크흐윽! 감사합니다, 회장님!”

장봉호 대표와 얀 나이 툰 의장은 그저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아니 장 대표 당신은 왜 우는데?

당신도 한국 사람이면서?

출국 전에 대통령과 다시 만나서 상황을 설명하고 협조를 부탁하였더니, 우리 가족과 한국 내의 카르마 관련 업체들의 보안에 특별히 신경을 써주기로 하였다.

특히, 엄격한 조건이 따라붙기는 하지만, 우리 가족 경호팀의 일부는 실총을 보유하는 것도 허락받았다.

***

미국으로 가서는 LA에 잠시 들른 후에 바로 워싱턴으로 날아갔다.

“알렉스, 너 정말 제대로 해 볼 생각이냐?”

“언제는 제대로 아녔어요?”

“그런 말이 아니잖아? 중화기 지원에 용병까지 대규모로 동원하는 일이니까 하는 말이지.”

“네, 제대로 해볼 생각이에요. 어차피 미얀마에 완전한 민주 정부가 들어서야 끝이 나는 일이고요.”

“흐음, 그럼 좀 복잡해지는데….”

“복잡할 거 뭐 있어요? 미국의 이익에도 합치되는 일인데? 막말로 미얀마에 친미 정권이 들어서면 좋잖아요?”

“그거 확실한 거냐? 현재 국민 통합정부가 확실하게 우리와 노선을 같이할 거냐고. 미얀마는 민주 정부도 중국과 그리 사이가 나쁘지 않았어.”

“그건 경제 지원 때문에 그런 건데, 지금은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었어요. 다들 아니라고 하면서 뒤에서 군부를 지원하는 중국에 대하여 학을 떼고 있죠. 게다가 통합정부와 신생 연방군은 내 지분이 절대적입니다. 내가 그렇게 만들 거예요.”

“그렇기는 하네.”

“고민하실 필요가 없다니까 그러시네요? 현재 상태로 가면 중국이 차욱퓨 항을 통하여 인도양에 진출하게 됩니다. 혹시 그러시길 원하세요?”

“절대로! 그건 안 되지!”

“그럼 뭐가 문제예요? 돈은 내가 낸다니까 그러시네?”

막말로 미국 입장에서는 손도 안 대고 코를 푸는 것이 아닌가?

“좋아! 이번에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지!”

“약속하시는 겁니다?”

“알았다니까 그러네? 그런데 진짜 비용은 알렉스 네가 다 내는 거다?”

“…….”

미국 대통령이 쫌스럽게 돈 가지고서.

“알았다니까요?”

“오케이, 그럼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 중인 무기를 그쪽으로 돌려주마.”

“오오! 그거 좋은데요?”

아프가니스탄과 동남아는 거리도 가깝다.

“그런데 설마 그거 돈을 내라는 것은 아니죠? 어차피 본국으로 가져가기도 곤란한 것으로 아는데?”

“그건 서비스로 주지. 가져가는 것만 너희들이 가져가.”

“하하하! 그거 좋습니다.”

이거 횡재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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