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150화 (150/250)

150. 수확의 계절.

아프가니스탄.

바이든이 내 조언을 듣고서 자신의 말을 번복하여 철군 시한을 두지는 않고, 대신 최대한 이른 시일 내로 철군하겠다고 했다.

결국, 조심스럽게 철군하고 있는데, 아프가니스탄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어차피 끝은 비슷할 것 같았다.

하지만 적어도 꿈에서 얼핏 보았던 혼란스러운 파국은 막을 수 있겠지.

하여간 미국이 2001년부터 아프가니스탄에 쏟아부은 전비는 무려 1조 달러.

현재 우리나라 환율로 따지면 1,300조나 되는 천문학적인 돈이다.

당연히 무기와 장비도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공여한 것 외에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이것을 주겠다고 하는 거다.

이게 내게는 횡재나 다름없는 것이지만 미국으로서는 새로울 것도 없는 것이, 미국은 파병을 나가서 사용한 장비를 가능하면 현지에서 처리하려고 했다.

전투기 같은 고가치 무기가 아닌 이상, 다시 미국으로 가져오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라크전에 끝난 다음에도 우리 한국군에게 MRAP(Mine Resistant Ambush Protected vehicle) 장갑차를 운임만 부담하고 2,000대를 골라서 가져가라고 했는데, 지뢰 방호에 특화된 MRAP 장갑차 특성상 무게 중심이 너무 높아서 한국 지형에는 맞지 않아 무산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미얀마 연방군에는 그야말로 개꿀일 장비다.

게다가 아프가니스탄에 두고 올 장비가 MRAP 장갑차만 있을까?

미군에게는 계륵이지만, 신생 미얀마 연방군에는 가뭄에 단비 같은 장비가 산더미처럼 있을 것이다.

물론 워낙 많은 장비다 보니 운임도 엄청나겠지만, 그래도 새로 사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어차피 배를 태워서 보내야 하는 장비들이고.

미얀마 연방군은 엄청나게 강해질 것이다.

“잘 쓰겠습니다. 고마워요.”

“고맙기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너의 조언의 대가라고 생각해라. 얼마 전의 분석인데, 네 말에 따르지 않았으면 크게 낭패를 볼 뻔했어. 생각보다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더 개판이더구먼….”

“그래요?”

“그래. 국무부나 국방부, 그리고 CIA 등의 모든 보고서가 우리 미군 철군을 연기하지 않았다면 엄청난 참사가 벌어질 뻔했다더라. 대체 그 무능한 가니 그 인간은 뭘 하는 인간인 줄 모르겠더라고. 그렇게 많은 돈과 장비를 지원했는데 말이야.”

“어쨌든 계속 있을 수는 없잖아요?”

“물론이지. 하지만, 우리가 빠지면 한 달을 버티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우리에 협조한 아프가니스탄 국민을 빼내고 철수할 거다.”

“참 나, 대체 20년을 뭐한 겁니까?”

“그러게 말이다. 빌어먹을! 마수드만 살아 있었어도 저런 개판은 안 되었을 텐데….”

“아흐마드 샤 마수드?”

“너도 그 사람을 알아?”

“알지요. 판지시르의 사자라 불리던 인물 아닙니까? 군사 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대단한 인물로 평가받지요. 조의 말처럼 그 사람만 암살당하지 않았더라도 아프가니스탄은 진작에 안정되었을 거라는 말도 많고요.”

“네 말대로 굉장히 아쉬운 인물이지.”

정말 아쉬운 사람이다.

하늘은 그 척박한 아프가니스탄을 버리는 것 같다.

“그건 그렇고 한국 정부에도 협조를 통보했다. 한국도 가능하면 많은 협력자들을 받아 달라고 말이야.”

“그랬어요?”

“며칠 안 되었다. 우리 미국이 그 많은 아프가니스탄 협력자들을 전부 받아들일 수는 없으니까. 유럽 등의 동맹국에도 요청했고.”

“흐음, 우린 인종적으로나 종교적으로 그 사람들하고는 너무 이질적이어서 많이 받지는 못할 겁니다.”

“그건 나도 아는데, 한국도 우리와 함께 장기간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하고 지원도 했으니까 한국으로 가기를 희망하는 협력자들이 꽤 있을 거야. 최소한 그 사람들이라도 받아 달라는 거지.”

“에이, 어째 조만간 우리 대통령에게서 전화가 올 것 같네요.”

“푸하하! 네가 여기저기 벌려 놓은 것이 많아서 그럴 거다.”

“…….”

아버지에게 전화해서 미리 준비를 해놓으라고 해야겠다.

다른 나라도 아니고 아프가니스탄이다.

탈레반의 나라.

가뜩이나 우리 국민 인식이 목이나 자르고 여자들이나 학대하는 인간말종들로 인식하고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바로 당신의 이웃이 된다고 생각해 봐라.

솔직히 나 같아도 유쾌하지는 않을 거다.

그런데 아무리 우리 협력자들이라고 해도, 몇천 명이나 몇만 명을 데리고 온다고 한다면?

아마도 반대 시위로 몸살을 앓겠지.

특히 특정 종교에서는 난리를 쳐댈 것이고.

그래도 아예 안 받을 수는 없다.

이젠 우리나라도 나름대로 선진국이라 국제 사회에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비록 미국이 싸지른 똥이지만 말이다.

하여튼 그렇기 때문에 그들을 데려오는 것도 말썽이 나겠지만, 그들이 한국에 정착하도록 지원한다면 또 혈세 논란이 벌어질 것이 뻔하다.

그럼 대통령이 누굴 찾을까?

진짜 안 봐도 비디오지.

“따로 준비를 시키겠지만, 많이는 못 받을 겁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단일 민족 국가에요. 미안하지만 이슬람에 대한 거부감도 강하고요. 아프가니스탄 협력자 처지에서도 우리나라는 정착하기 좋은 나라는 아니에요.”

“안다니까? 그저 희망자들 중에서 최소한 한국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 정도만 받아주어도 돼.”

“알겠어요. 대신에 미얀마 쪽 지원은 확실하게 해주시는 겁니다? 미얀마는 사실상 내가 미국을 대신해 싸워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요?”

“하여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구나. 미얀마 지원은 걱정하지 마. 명분도 확실한 데다가 네 말대로 네가 우리 미국 대신에 네 돈을 써가며 싸우는 것이니까.”

젠장, 때만 잘 만났으면 그냥 미국 돈으로, 미국 군대가 나설 수도 있는 일인데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란 덫에 너무 오래 붙잡혀 있었다.

지금은 미얀만 같은 변방에 미군의 생명과 세금을 쓰겠다고 하면 지지도가 바닥을 칠 것이 명확하기 때문에 어느 누가 미국 대통령이더라도 지원할 방법은 없다.

그래서 내가 나서는 것이고 말이다.

***

“아프가니스탄의 물자를 말입니까? 하하하! 이거 정말 반가운 소식인데요?”

백악관을 나와서 다음 날, 헨리에게 바이든이 말했던 내용을 알려 주자, 역시나 크게 기뻐했다.

“내가 알기로는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미군 장비와 물자가 상당한 것으로 아는데, 맞지요?”

“이를 말씀입니까? 무려 20년 동안 1조 달러가 넘게 퍼부었습니다. 일부라고 해도 상당할 텐데, 그걸 전부 받으면 어마어마한 겁니다. 운송에 드는 시간과 비용만 해도 엄청날 것이고요.”

“민감한 무기는 제외입니다.”

“당연하지요. 그건 알아서 미군이 미리 챙길 것이니까 우리는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후유, 하여간 신속하게 준비하세요. 존!”

“네, 보스.”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운송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세요. 아프가니스탄은 내륙국이라 파키스탄을 통하여 남쪽 항구를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흐음, 아무래도 파키스탄에도 돈을 주어야 할 겁니다. 거의 뇌물이겠지만요.”

“어쩔 수 없잖아요?”

“알겠습니다. 그 방면의 전문가들을 수배하겠습니다.”

“수고 좀 해주세요.”

“네, 보스.”

띠리리링! 띠리리링!

그렇게 한시름 놓고 있는데 전화가 울렸다.

역시나 그분이시네.

“네, 대통령님. 강철식입니다.”

으하하하! 회장님! 오랜만입니다!

“…….”

오랜만은 뭐가 오랜만이냐?

청와대에서 만난 지 한 달도 안 되었는데?

“제가 대통령님을 뵌 지가 한 달도 안 되었습니다만?”

- 그, 그런가요?

“하아, 아프가니스탄 때문에 전화하셨지요?”

어? 어떻게 아셨습니까?

“바이든 대통령과 만났습니다. 대통령님과 통화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송구합니다. 아시다시피 어느 정도는 챙겨야 하는 상황인데, 우리 국민들의 반발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이 되어서요.

“그렇겠지요. 우리 협력자들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시고요, 극렬 이슬람 분자들은 제외한다고 말하면 좀 나을 겁니다. 우리 협력자들을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고 말이지요.”

그렇지 않아도 그럴 생각입니다만, 제가 전화를 드린 이유는….

“정화재단에 준비하라고 하겠습니다. 당분간은 우리가 그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현재 우리 정화재단의 복지 시설은 전국 곳곳에 산재하여 있는데, 일단 그 시설들을 이용하여 분산 수용하고 서서히 자립하게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뭐 그래도 적응하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일단 다시 지옥이 되어 버릴 아프가니스탄에서 빼내 준 것만 하여도 어딘데?

남정원 부회장에게도 말해서 카르마 홀딩스 산하 기업체에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협력해 달라고 했다.

지금 조선소에 사람이 없어서 난리라고 하니까, 대유조선에서 상당수는 흡수할 수 있을 거다.

대유건설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하여간 이게 무슨 나비효과도 아니고 내가 오지랖을 떠는 바람에 생긴 일이니까, 어느 정도는 감수할 수밖에.

***

쪼오옥!

제인의 입은 언제나 달았다.

“푸하! 제인, 학교 끝나면 얼른 와야 해?”

“웅, 오빠.”

“차 조심하고!”

“아이, 비행기 타고 가잖아?”

“아, 맞다. 그랬지.”

제인이 개강하여 처음 등교하는 날이다.

거의 두 달간 24시간을 붙어 있다가 학교를 보내려니 왜 이리 떨어지기 싫은지 모르겠다.

정말 제인 없을 때는 어떻게 살았는지 몰라.

제인은 학점을 많이 이수하여 4학년에는 일주일에 3일만 등교하면 되었는데, 차량으로는 거의 6시간 가까이 걸려서 비즈 제트를 타고 등교하기로 했다.

우리 집의 헬기장에서 비행장까지 헬기를 타고 스탠퍼드 대학교 인근의 비행장에 내려서 거기서부터는 차로 간다.

그렇다고 혼자만 움직이나?

제인은 나와 결혼하기로 한 순간부터 나와 동급의 경호를 받기 때문에 경호팀만 한 무더기가 따라붙었다.

제인이 번거롭고 사람들이 수상하게 본다고 하여 최대한 줄이고 학교 내에서는 최소한의 인원만 비 근접 경호를 하기로 했어도 상당히 불편할 거였는데, 그래도 착하고 이쁜 제인은 크게 반발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아마도 나와 결혼하기로 결심한 순간에 평범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접은 모양이다.

***

“으하하하! 보스! 이제 서서히 절정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습니다!”

“크하하하! 그러네요!”

“게다가 액화천연가스 현물가격도 JKM 가격 기준으로 20달러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대체 어디까지 상승할지는 감도 잡을 수 없는 상태고요!”

“으하하하!”

“으하하하!”

어느새 9월 중순.

우리 삼대 종목인 테슬라, 엔비디아, AMD가 그동안의 완만한 상승 곡선을 벗어나서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조만간 수확의 계절이 올 듯싶었다.

그리고 가스 가격은 믿기 어려운 수준으로 치달았는데, 존의 말처럼 지붕을 뚫을 기세다.

이거 개꿀이다.

최근에 들은 말로는 빈 살만의 재산이 2조 달러라는데, 이 상태로 조금만 더 가면 빈 살만을 능가하는 것도 꿈은 아닐 것 같았다.

조금만 더 달리자.

기름 부자 따위에 지면 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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