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151화 (151/250)

151. 알라 후 아크바르!

“테슬라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었습니다!”

“우와아아!!”

“크하하하!”

2021년 10월 25일.

테슬라가 드디어 천슬라가 되었다.

렌터카 업체 허츠(Hertz)에서 2022년 말까지 테슬라 전기차를 10만대 구매하겠다는 발표에 힘입어, 단숨에 주당 1,000달러를 돌파하여 전장보다 12.66%나 급등한 1024.86달러에 장을 마감한 것이다.

그렇게 시가총액도 1조 146억 달러가 되어서 드디어 대망의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하게 되었다.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은 세계적인 일류 빅 테크 기업의 상징으로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만 보유한 기록인데, 거기에 테슬라가 전 세계 자동차 업체 중 처음으로 가입에 성공한 것이다.

우리가 환호성을 지를 수밖에.

“하하하! 이거 정말 기분이 좋네요.”

“크하하! 그렇습니다, 보스! 우리 지분만으로도 현재 3,000억 달러가 넘었습니다.”

우리 지분은 상반기 조정받을 당시에 팔고 사고하면서 약간 늘려서 현재는 31% 정도를 보유하고 있었다.

오늘 종가로 계산하면 대략 3,150억 달러.

대박이다, 대박.

한참을 웃고 떠들다가 흥분이 가라앉자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일단 오른 것은 오른 것이고, 어떻게 접촉은 하고 있어요?”

“네, 몇 곳과 이야기 중인데, 아무래도 사우디 국부펀드가 가장 유망합니다. 중국 쪽에서도 입질합니다만, 아무래도 거기는 여러 가지로 걸림돌이 많아서요.”

“중국은 쳐다보지도 마세요. 거긴 팔기도 어려울뿐더러, 팔아도 문제가 생길 겁니다.”

가뜩이나 반중 정서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마당에 중국에 미국의 혁신 기업의 상징 같은 존재인 테슬라의 주식을 팔아?

진짜 총 맞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네, 그래서 적당히 응대만 하고 있습니다.”

“그럼 사우디 국부펀드가 가장 유망한데, 그놈들이 살까요? 지난번에 손을 털고 나간 놈들인데?”

“하하하! 원래 이 바닥이 놓친 고기가 더 커 보이는 법입니다. 상당히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있습니다.”

“흐흐흐! 그거 재밌네요. 그런데, 우리가 팔 주식이 20% 이상이면 최소한 2,000억 달러 이상인데, 아무리 사우디 국부펀드라도 좀 버겁지 않을까요?”

“보스, 사우디입니다. 그 사우디요. 외형적인 운영자산 규모만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어차피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런저런 국영기업은 모두 왕가의 재산일 뿐이지요. 자금 조달이야 어마든지 가능합니다. 머스크 놈이 가끔 테슬라를 상장 폐지 시키겠다고 헛소릴 늘어놓은 것도 전부 사우디 국부펀드인 PIF를 믿고 하는 거였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이제 슬슬 머스크 놈을 만나야겠네요.”

“그러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머스크의 귀에도 우리 움직임이 들어갔겠지만, 그래도 공식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상으로도 그렇게 되어 있고요.”

“알겠어요.”

***

다음 날 저녁, 오랜만에 머스크를 만났다.

지난번에 냉랭한 분위기에서 놈이 자리를 박차고 나간 후로는 처음 보는 거였다.

“오랜만이다, 알렉스.”

“그래, 오랜만이다. 일론.”

“…….”

“…….”

지난번의 앙금이 서로 남았나 보다.

인사 후에는 묵묵히 술만 따라 마셨다.

그렇게 누가 먼저 입을 여는지 경쟁이라도 하는 것처럼 술만 마시다 보니 어느새 각자 양주 1병씩을 마시게 되었다.

“빌어먹을! 정말 뭐 하나를 안 지려 하는구먼….”

응, 내가 이긴 거다.

이상하게 이 자식에게는 아무것도 지기 싫었다.

“됐고, 할 말이 있어.”

“우리 테슬라 주식 팔아 치우려고?”

“응.”

“지금 이렇게나 오르고 있는데, 정말 정리하려고?”

“난 투자가야. 오를 만큼 올라서 목표 수익을 올렸으면 팔아야지”

“그럼 알렉스 네 말은 우리 주식이 더는 오르지 않는다는 거냐? 2,500달러까지 간다는 전망도 있는데?”

“그런 말이 아니잖아? 내 목표한 선까지 올랐으니 정리하겠다는 거야. 에너지 쪽에 투자하느라 빌린 돈도 갚아야 하고. 그리고 이제 오르면 네 말대로 2,500달러까지 올라봤자 두 배 장사다. 나는 너도 알다시피 두 배 장사 따위는 안 한다.”

염주의 계시에 의하면 테슬라는 여기가 한계다.

조만간 정점을 찍고서 내리기 시작할 것인데, 그런 말을 여기서 할 필요는 없지.

“미친놈! 대체 돈을 얼마나 벌려는 거냐? 지구상의 돈을 다 쓸어 담기라도 하려는 거야?”

“네가 사업으로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처럼, 나도 투자로 내가 존재하는 것을 느끼는 거야. 각자 살아가는 방식의 차이일 뿐이지.”

“젠장, 헛소리는…. 그래 어디다 팔려고?”

“알면서 왜 물어?”

“네 입으로 제대로 듣고 싶다.”

“이만한 물량 받아줄 곳이 뻔하지 않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지?”

“역시 거기냐?”

“뭐, 너만 동의한다면 정리할 생각이다. 이제 2년이 지났으니까, 우리가 합의한 대로 10% 이상은 팔 수 있으니까.”

“…….”

일론은 대답하지 않고 나를 노려보다가 술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내가 아무리 저놈에게 지기 싫어도 저런 건 경쟁하기 싫다.

혼자 처마시렴.

“왜 안 마시냐?”

“너나 많이 마셔.”

“후유, 알았다. 사우디라면 나도 찬성이다. 대신 의결권에 대해서는 2년이라도 조건을 달아 줘. 나에게 위임하도록 말이야. 나도 따로 사우디에 요청할 테니까.”

“그쪽에서 받아준다면 그렇게 하지.”

“받아줄 거다. 사우디 놈들은 나를 신뢰하니까. 그래서 나도 꾸준히 접촉했던 것이고.”

“알았다.”

“그리고, 이참에 10%도 남기지 말고 전부 정리하지? 상전이 둘이나 생기는 건 싫거든?”

“응? 그렇게 해도 돼?”

“그렇게 해. 동의해 줄 테니까. 정리하려면 깔끔하게 정리하자고.”

“허어….”

뜻밖의 제안이지만 나야 좋다.

이놈이 제안하지 않았더라면 앞으로 2년이 더 지나야 처분할 수 있었을 테니까.

불감청 고소원이다.

“알았다. 그렇게 하마.”

“원한다면 스페이스 X 지분도 빼줄 수 있는데?”

미친놈 아닌가?

“내가 박은 액수 그대로?”

“그렇지. 150억 달러 그대로.”

“네가 술이 많이 약해졌나 보다. 네놈 같으면 응하겠냐?”

“그럼 500억 달러를 주지.”

“꺼져.”

“700억 달러!”

“닥치세요”

“1,000억 달러!”

“집에나 가라.”

“크하하!”

“응?”

이 자식이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하다가 왜 처웃는 거지?

“좋아! 아주 좋아!”

“뭐야? 뭐가 좋은 거야?”

“고맙다, 알렉스.”

“너 미쳤냐? 갑자기 뭐가 고마워?”

“덕분에 스페이스X에 대하여 확신을 가졌다. 투자의 신이 1,000억 달러 준다고 하여도 일언지하에 거절한다면, 우리 스페이스X가 그 이상의 가치를 가졌다는 소리가 아니겠어?”

“끄으응….”

당했다.

이 여우 같은 놈이 감정적으로 정리하라는 식으로 말하면서, 사실은 내 반응을 보는 거였다.

나는 내가 어떻게 해서 획득한 지분인데, 그걸 인제 와서 싸게 내놓으라고 하니 발끈했던 것이고.

빌어먹을 놈.

“하아, 그래. 스페이스X는 좋은 회사지. 적어도 10년 이내로는 팔 생각이 없으니까 그리 알아”

“크크큭!”

“처웃기는…. 나 간다.”

짜증이 나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알렉스!”

“왜?”

“우리…. 아직 친구냐?”

“…….”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

이상하게 밉살스러운 놈이다.

관종짓 하는 것도 꼴 보기 싫었고.

그런데, 이놈하고 막상 담쌓고 살기는 싫었다.

“그래, 우린 아직 친구다.”

“고맙다. 내가 세상에 무서운 것이 없는 사람이지만, 너 하나만큼은 정말 무섭거든? 테슬라 주식도 정리하기로 했으니까, 앞으로 종종 편하게 보자.”

“그러지. 간다, 일론.”

“잘 가라, 알렉스. 아! 너 참 결혼한다면서? 그것도 엄청난 미녀와?”

제인과 만나는 것이 이놈 귀에까지 들어갔네.

“응, 나 내년 6월에 결혼한다.”

“그냥 혼자 살지?”

“뭐 임마?”

“워워! 이건 정말 우정으로서 말하는 거다. 내가 결혼해 봤잖아? 그거 정말 무덤 파는 거라고?”

“시끄러워!”

망할 놈이 끝까지 재를 뿌리고 있네.

일론이 동의하자 테슬라 지분 매각은 급물살을 탔다.

속으로 일론이 말한 의결권 위임에 대하여 걱정을 했는데, 일론의 말처럼 사우디 측에서도 시원하게 2년간 전적으로 위임하겠다고 한다.

아마도 이미 일론 녀석과 이야기가 된 듯싶었다.

문제는 주당 얼마로 할 것이냐인데, 돈도 많은 놈들이 더럽게 박하게 굴었다.

결국, 내가 나서서 11월 첫째 주 종가의 평균으로 결정하자고 제안했더니 사우디에서도 좋다고 했다.

막말로 11월 첫째 주에 죽을 쑤면 내가 손해를 보는 것이고, 오르면 사우디가 손해를 보는 것이지.

물론 나야 11월 첫째 주에 테슬라 주가가 정점을 찍는 것을 알았으니까 제안한 것이었지만.

거기다가 대주주 프리미엄으로 무조건 100달러를 붙여 주는 것으로 했고.

서로 장난치기 없기로 하여, 나는 부모님의 이름을 걸었고 그놈들은 알라에게 맹세했다.

알라에게 맹세하면 안심이다.

알라 후 아크바르!

***

그렇게 11월 1일 월요일이 되었다.

금요일인 10월 29일 종가는 1,114달러.

시간이 흘러 첫날 종가가 나왔다.

“종가가 나왔습니다. 1,209달러! 무려 8.5% 상승!”

“우와아아아!”

“만세!”

다음 날 화요일.

“마이너스 3.03%! 1,172달러!”

“에이….”

수요일이다.

“1,214달러! 3.57% 상승!”

“오예에!”

이젠 이틀만 더 잘 나오면 끝이다.

“1,229.91달러! 1.32% 상승!”

“크하하하!”

마지막, 11월 5일 금요일이다.

“금요일 종가가 나왔습니다. 종가는 1,222.08달러!”

“우워어어어어!”

“이번 주 평균 종가 1,209.29달러!”

“만세! 만만세!”

“이겼다!”

“오 마이 갓!”

“알라 후 아크바르!”

“푸하하하!”

이걸 이겼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이겼다.

염주를 철석같이 믿고 있기는 했지만, 워낙 천문학적인 돈이 걸려 있다 보니 은근히 쫄았는데 말이다.

우리 사옥은 그야말로 월드컵 결승전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역전 골을 넣은 것처럼 열광에 도가니에 빠졌다.

“건배!”

“위하여!”

짠!

즉석에서 내방에서 따로 존과 제프리와 함께 건배를 했다.

“하하하! 이거 정말 최고입니다! 사우디에 대한 최종 주당 매각가는 최대 주주 프리미엄을 붙여서 1,309.29달러가 되었습니다! 4,000억 달러가 들어온다고요!”

“진짜 대단하다! 대단해! 알렉스 네가 이 세상의 돈이란 돈은 모두 쓸어 담으려는 모양이구나!”

존은 물론이고 웬만해서는 이런 것으로 흥분하지 않는 제프리 형까지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흐흐흐! 다다익선 아니요?”

“그건 그렇지만….”

“아시다시피 전 할 일이 많아요. 그래서 여전히 배고프다고요.”

“미친놈….”

“하하하!”

“하하하!”

***

다음 날, 토요일이지만 존과 제프리와 함께 사우디 애들을 만나서 매각 작업을 마무리했다.

표정들이 어찌나 좋지 않던지 내가 다 불쌍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옆에서 지켜보던 일론이 나에게 조용히 한마디 했다.

“저놈들이 네 제안을 얼씨구나 받아들이는 것을 보고서 한마디 하려다 말았다.”

“뭐라고?”

“대체 내기할 상대가 없어서 투자의 신을 상대로 내기를 하냐고? 미친 것 아니야?”

“푸하하!”

내기? 게임?

뭐라 불러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이겨서 정말 좋다.

이거 짜릿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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