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158화 (158/250)

158. 미국식은 이게 좋아.

원래 치사스러운 것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게 벌써 습근평의 귀에 들어갔다니?

그리고 또 그걸 가지고 화를 내?

14억이라는 인간을 다스리는 놈이?

에라이, 밴댕이 소갈딱지만도 못한 인간아.

“어처구니가 없네요.”

“그만큼 미얀마를 지원하는 것이 중국의 심사를 불편하게 만든 모양이지.”

“예상은 했지만 좀 심하네요.”

“하여간 조심해라. 상대는 중국이야, 중국. 언제 어디서 어떤 식으로 보복을 할지 모르는 것이니까, 네 안전도 철저하게 챙기고. 너에게 중국이 경제적으로는 보복할 수단이 없어서 그게 더 걱정이야. 그 말은 곧 직접적으로 위해를 가할지도 모른다는 말이거든….”

“그러지 않아도 헨리가 저와 제 주변의 경호를 강화한다고 난리 치고 있어요.”

“다행이구나. 나도 최대한 정보도 공유하고 협조해 주마.”

바이든 대통령이 내 안위를 걱정해 주는 것은 진심이었다.

그간에 친분이 쌓인 것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나는 그의 최대 후원자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내 돈 만큼 쓰기 좋고 뒤탈이 없는 돈이 어딨냐?

거기다가 크게 요구하는 것도 없고 말이다.

그것만 있나?

가끔씩 내가 하는 조언은 바이든에게 복음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니 내 안전에 진심일 수밖에 없는 거였다.

그리고 그것은 그가 재선을 생각한다는 뜻인데, 그건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고령으로 정신이 가끔 혼미한 것 같지만, 본인이 다시 나온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니까.

아무래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김칫국을 먼저 마시고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구먼.

어쨌든 간에 나의 의지가 상당히 개입되었지만, 염주의 계시로 시작된 미얀마 지원이 점점 점입가경으로 가고 있었다.

환장하겠네.

“참 나, 선업을 쌓는 것도 힘드네….”

“그게 무슨 말이야?”

“에효, 그런 것이 있어요. 하여간 알겠습니다. 최대한 주의하지요.”

“그래, 그러는 것이 좋을 거야. 경호에 필요한데 민간 소유가 금지되거나 하는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그 정도는 언제든지 승인해 주라고 말해놓을 테니까. 아, 혹시 우크라이나 쪽에 뭔가를 하려면 그것도 말이다.”

“네, 헨리에게 그렇게 전달할게요.”

“그건 그렇고 네 결혼은 언제 한다고 했지?”

“내년 6월에 한국에서 하려고요.”

“왜? 미국에서 하지?”

“에이, 그래도 내 뿌리가 한국에 있는데, 그냥 한국에서 조용히 하려고요. 미국의 지인들은 비행기로 나르면 되는 것이고요.”

“흐음, 미국에서 하면 나하고 질도 참석하려고 했는데….”

“네? 아휴! 큰일 날 말씀은 하지도 마세요. 전 그저 조용히 살고 싶으니까, 그리 아세요. 마음만 받겠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결혼식?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일거수일투족이 전 세계 언론의 추적 대상인 양반이 어딜 오려고 해?

“조용히 참석만 하면 되잖아? 이거 섭섭한데?”

“아니 됐다니까 그러시네요? 저 좀 조용히 살게 내버려 두세요.”

“그런 놈이 미얀마를 지원해? 그리고 내가 보아하니 우크라이나도 그냥 안 지나칠 것 같은데?”

“해도 조용히 할 겁니다! 조용히요!”

푸틴이 주는 특제 홍차를 마시는 것은 절대 사양이다.

***

바이든과 만난 후 곧장 LA로 와서는 조지 녀석을 불렀다.

“조지야.”

“왜?”

“너, 내가 내준 숙제는 잘하고 있지?”

“틈틈이 보고했잖아?”

“그러니까 자식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냐고?”

“뭐, 어려운 일도 아닌데, 차질이 있을 리가 있나. 네 말대로 군수품들 최대한 확보하는 중이야. 방탄복과 방탄모, 그리고 야간투시경하고 군화까지 아주 풀세트로 수배하고 있어. 그밖에 재난 대비용 물자들도 대량으로 확보하고 있고.”

“그거, 내년 1월까지는 확보해야 하는 거야.”

“1월까지라면 무난하게 될 거다. 다만 야간투시경은 일부가 좀 늦어질 수 있어.”

“야간투시경은 왜?”

“왜긴 왜야? 승인이 늦게 떨어져서 그렇지. 그거 수출 통제 품목이잖아.”

“아, 맞다.”

야간투시경은 3세대 제품부터 미국 국제 무기거래규정 ITAR(International Traffic in Arms Regulations) 적용 대상이라, 아마존 같은 곳에 올라와 있다고 덜컥 구매했다가는 큰일 날 수 있다.

한마디로 미국 국내에서는 민간인도 구매가 가능하지만, 미국 정부의 승인 없이는 해외로 팔지 못한다는 말로, 조지는 이거 승인받느라 늦어졌다고 하는 거다.

물론 방탄복에 삽입하는 방탄 플레이트도 ITAR 규제 대상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순수한 방어용으로 살상력을 극대화해주는 야간투시경에 비해서는 덜 까다롭다고 한다.

“그거 말고도 레이저 표적지시기, 홀로 도트 사이트 같은 것도 최대한 확보하는 중이다.”

“앞으로 그런 거 승인은 헨리를 통해서 해. 바이든 대통령이 웬만한 것은 전부 풀어주기로 했으니까.”

“오, 그래? 그럼 진작 말했으면 편했잖아?”

“내가 지금 어디서 오냐? 워싱턴을 왜 다녀왔겠냐고? 나도 이번에 들었으니까, 그런 소리 하지 마. 어쨌든 돈 아끼지 말고 최대한 수배해. 우크라이나 말고도 미얀마에서도 계속 필요할 거니까.”

“알았다.”

“무인기는?”

“최대한 쓸어 담는 중인데, 너도 이건 알지? 민간용 무인기는 중국 빼고는 말도 못 꺼낸다는 거?”

“제기랄, 알고 있어.”

빌어먹게도 민간용 무인기는 그야말로 중국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저가든 고가든 가리지 않고 말이다.

아무래도 무인기는 내가 회사를 따로 차리든지 해야 할 것 같다.

“DJI든 뭐든 간에 중국이 시장에 내놓은 것은 사람들 풀어서 소리소문없이 쓸고 있어. 그래서 요즘 난리라더라. 출시는 되었다는데 왜 제품 사기가 이렇게 힘드냐고 말이야.”

“잘했다. 소문 안 나게 주의해서 계속 확보해.”

“그래, 알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더라도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뻔하다.

직접적인 살상 무기야 미국을 비롯한 나토 등에서 알아서 할 것이지만, 다른 군수 물자들도 엄청나게 소요될 것이기에 그것을 미리 확보하라고 여름부터 조지에게 지시해 놓은 것이다.

이번 전쟁으로 나는 차원이 다른 부자가 될 것이기에, 꼭 선업을 쌓아야 한다는 이유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상도의(?) 차원에서도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젠장, 사정 모르는 사람이 보면 무슨 죽음의 상인인 줄 알겠네.

***

“보스, 좀 떨리는데요?”

“에이, 떨리기는 뭐가 떨려요? 존이 장가가는 것도 아닌데?”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나는 지금 존과 에이미, 그리고 제인과 함께 우리 집으로 가는 중이다.

상견례를 하러.

보통 상견례는 호텔이나 그럴듯한 고급 음식점 같은 곳에서 하겠지만, 번거롭기도 하고 경호상의 문제도 있어서 그냥 우리 집에서 보는 것으로 했다.

그런데 존이 이상할 정도로 긴장하여 실소를 자아냈다.

귀한 딸자식을 주는 입장인데 대체 왜?

“하하하! 그야 그렇지만 이렇게 어르신들을 뵈려니 좀 그러네요.”

“우리 부모님 처음 보는 것도 아니잖아요? 영상으로 아버지는 자주 봤으면서 그래요. 그리고 부모님이 얼마나 좋아하시는데요?”

“다행입니다.”

“다행은 뭐가 다행이에요. 내가 다행이지….”

“하하하! 알겠습니다.”

항상 나와 연관이 되면 작아지는 존이다.

아니, 장인어른이시다.

“으허허! 미스터 스미스! 아니 사돈!”

“이거 영상으로만 뵙다가 이제야 인사드립니다.”

“아니 왜 이리 긴장하세요? 이제 한 식구인데? 으허허!”

“어머나! 제인이 누굴 닮아서 그리 이쁜가 했었는데, 인제 보니 엄마를 똑 닮았네? 어서 와요, 제가 철식이 엄마예요.”

“호호호! 감사합니다. 에이미 스미스예요.”

“들어들 오세요, 어서!”

연신 신이 나서 웃는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다.

저렇게들 좋으실까?

“귀한 딸을 우리 철식이에게 주셔서, 뭐라고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닙니다. 제 딸이 보스와 부부가 된다니 우리 부부도 정말 좋았습니다.”

“응? 보스? 아니 아직도 보스라고 해요? 장인어른인데?”

“한 번 보스는 영원한 보스십니다.”

“혹시 해병대 출신이우?”

“아, 아닌데요. 군대 근처도 안 가봤습니다.”

“그런데 왜?”

“…….”

하아, 이건 존의 고집이라 나도 뭐라고 못한다.

죽어도 보스라고 부른다는데, 대체 뭐라고 하냐고.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사업에 크게 실패하여 방황한 적이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몹쓸 약에도 취해서 살았었고요.”

“아….”

“저런….”

“미국이라고 해서 약쟁이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지는 않습니다. 전에 무엇을 했든 간에,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왜냐면 한 번 약쟁이는 영원한 약쟁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고, 또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진짜 해병대 출신이 아니신가?”

“아버지!”

“알았다, 이 녀석아. 왜 소릴 지르고 그래?”

“…….”

존이 한창 진지하게 말하는데, 왜 자꾸 해병대는 꺼내고 저러시냐고.

그런데, 듣다 보니 존의 말버릇이 ‘한번 어쩌고는 영원히 어쩌고’가 많기는 하네.

“하여간 그때 제게 유일하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분이 바로 보스십니다. 그리고 저는 그때 결심했지요. 보스는 내게 영원한 보스라고 말입니다.”

“그, 그렇군요.”

“가, 감동적이네여….”

우리 부모님은 그다지 감동을 한 표정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애써 감동을 자아내는 표정을 짓느라 애를 쓰셨다.

이게 우리 집안 가풍인데, 우리 강씨 집안은 뭔가 이런 신파나 감격, 감동 실화스러운 이야기에는 이상할 정도로 추워하는 것이 있었다.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존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그래서 우리 회사에서도 여전히 보스라고 부르는 사람은 저밖에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회장님이라고 하거나, 가까운 사람들은 차라리 이름을 부르지요.”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이제 식사를 하시면서 말씀을 나눌까요?”

“네? 그, 그러시지요.”

역시나 감동파괴범인 우리 아버지.

얼른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밥 먹는 쪽으로 바로 유도하셨다.

존은 당연히 ‘오 마이 갓!’이나 ‘그레이트!’ 같은 반응을 예상하다가 바로 밥 먹자는 말씀에 당황하는 것 같았고.

어쨌든 밥이나 먹자.

주방 이모들이 한껏 솜씨를 부린 식탁은 그야말로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푸짐했다.

“자, 사돈! 한잔합시다!”

“캬!”

“캬!”

“으하하하! 소주 마시는 법을 제대로 배우셨네요?”

“하하하! 보스가 늘 절 잡고서 마셔서요.”

“…….”

장모님이 되실 에이미의 눈이 살짝 가늘어졌다.

“에이미, 이젠 제인하고 마실 거니까, 그만 좀 째려봐요.”

“알렉스, 진짜지?”

“그렇다니까 그러시네?”

“호호호!”

“흐흐흐!”

에이미와 이야기하다 보니 뭔가 족보가 마구 꼬이는 느낌이다.

에이미는 나와 나이 차도 많이 나지 않았고, 나와는 회사 일로 엮인 관계도 아니어서 서로 이름을 부르면 친구처럼 지냈다.

그런데, 이젠 내 장모님이 되니까 호칭을 다르게 불러야 하는데, 이것도 서로 고민하다가 그냥 편하게 지내던 대로 지내기로 했다.

미국식은 이게 좋아.

장인과 장모와도 편하게 서로 이름을 부른다니까.

물론 뼈대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면 상놈의 집구석이라고 욕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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