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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161화 (161/250)

161. 감사합니다, 고객님!

“미친놈이잖아?”

“그러니까 말이요. 병력을 20만이나 동원해서 옆 나라를 침공해 놓고서는 특수 군사작전이라고 말해요?”

“특수 군사작전 두 번 했다가는 세상이 남아나지 않겠네.”

“…….”

러시아 현지 시각 2월 24일 05시 50분.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시하면서 이것을 ‘특수 군사작전’이라고 우겨대었다.

무려 20만 명의 병력과 온갖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와 하리코프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주요 대도시를 폭격하면서 말이다.

인구 4,000만 명에 한반도의 3배에 달하는 나라를 조지면서 이게 할 소린가?

하도 어이가 없어서 같이 TV를 지켜보던 제프리 형과 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나저나 네 말처럼 우크라이나 잘 버터야 할 텐데 걱정이다.”

“잘 버틸 거예요. 러시아는 물론이고 전 세계가 오판하고 있는 겁니다. 우크라이나인들의 항전 의지를 말이죠.”

“그랬음 좋겠다. 이 전쟁이 러시아의 승리로 쉽게 끝나면, 중국도 오판하여 조만간 대만을 침공할 거다. 그러면 너도 알다시피 우리 한국도….”

“주한미군이 있는 판국에 전쟁에 휘말리지 않기는 쉬운 일이 아니죠.”

“그러니까 하는 말이지.”

제프리 형은 은근히 국제 정세에 밝았는데, 형의 말처럼 이번 전쟁은 단순히 멀리 떨어진 유럽과 미국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전쟁 전부터 중국과 러시아는 사실상, 마치 세계대전의 추축국처럼 동맹을 맺은 상태다.

심지어는 러시아가 악명 높은 우크라이나 라스푸티차 시기가 도래함을 감수하면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 전쟁을 개시할 정도로 말이다.

물론 러시아 놈들은 모든 것이 뻘로 변하여 움직일 수 없는 라스푸티차가 오기 전에 우크라이나를 끝장내버릴 수 있다는 자신이 있어서 개전 시기를 늦추었겠지만, 조만간 이 결정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마더 로씨야 자식들의 피로써 말이다.

하여간 러시아는 그런 위협을 감수하면서까지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나기를 기다려 주었다.

한마디로 습근평의 체면을 세워준 것인데, 이 정도면 서로 밀약을 맺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먹을 테니까, 중국은 대만을 먹겠다는 밀약 말이다.

따라서, 만약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손쉽게 먹어치워 버리고 미국과 유럽이 무력하게 지켜만 본다면?

이건 중국에 좋지 않은 신호를 주는 것이다.

자신들이 대만을 먹어 치우더라도 역시 서방은 무력하게 지켜만 볼 것이라는 신호.

그리된다면 우리나라에도 역시 영 좋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어쨌든 바이든이 생각보다도 강경하고 신속하게 움직여서 다행이네.”

“예상하였으니까요.”

“휴우! 세상이 정말 어찌 되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 그건 그렇고 리엄 녀석 단속 좀 해. 아주 입이 찢어져 있더라.”

“하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였다는 소식에 리엄의 입은 찢어지다 못해서 뒤로 한 바퀴를 돌 태세였다.

가뜩이나 전쟁의 위협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던 모든 에너지 가격지표다.

그런 에너지 가격이 겨울이 지나감에 따라서 잠시 주춤하다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본격적으로 침공하였다는 소식에 다시 빅뱅을 할 기세다.

천연가스는 물론이고 원유 등의 모든 에너지 가격이 말이다.

뉴욕 상업거래소(NYMEX) 천연가스, 유럽연합의 천연가스 지표인 네덜란드 TTF, 한국과 일본향 LNG 가격지표인 JKM, 두바이유, 브렌트유,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 WTI 등등.

현물이고 선물이고 간에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다.

이미 겨울을 거치면서 천문학이 왜 천문학인지를 알려주듯이 상상할 수 없는 이익을 얻었음에도 본 게임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됨으로써 랠리에 다시 불이 붙은 것이다.

그러니 리엄의 입이 찢어지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그래도 표정 관리는 좀 하자.

우리가 안 먹으면 남이 먹을 거였으니 도덕적으로 우리가 꺼릴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수많은 사람이 피를 흘려서 생기는 일인데 대놓고 즐거워하는 것은 좀 아니지.

“크하하하!”

“…….”

“크하하하하하!”

이렇게 말이다.

남의 이목이 무섭기 이전에 내가 시끄러워서 못 살겠다.

“크하하하하하하!”

“아 좀 시끄러워요!”

“크하하…. 네?”

“투자가로서 리엄이 기뻐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좀 적당히 하라고요!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1,000만에 가까운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피난하러 가는 상황인데 그렇잖아요?”

“…….”

“리엄.”

“네, 회장님.”

“될수록 표정 관리 잘하세요. 직원들 단속도 철저하게 하고.”

“네, 회장님. 제가 좀 경솔하였습니다.”

“휴우, 그래요. 그리고 조지!”

“응.”

“재난 구호물자들은?”

“이미 대서양을 건너고 있거나 선적 중이야. 진작에 보내려고 했는데, 네가 그렇게는 하지 말라고 해서.”

당연하지.

전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구호물자부터 도착해 있으면 세상이 어떻게 생각하겠냐고?

“캠프는?”

“폴란드에서 우리 직원들이 대기 중이야.”

“잘했다. 이제 전쟁이 터졌으니까, 눈치 보지 말고 신속하게 보내. 급한 것이라면 항공으로도 보내고.”

“알았다.”

2월 25일이 되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가 함락 위기에 빠졌다는 외신이 속속 뉴스를 타고 전해졌다.

잘 버텨야 할 텐데….

그렇게 격렬한 전투가 이어지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도피하였다는 확인할 수 없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할 무렵, 내가 꿈에서 봤던 그 장면이 영상을 타고 퍼지기 시작하였다.

“좋은 저녁입니다, 여러분! 교섭단체 대표가 여기에 있습니다……. 중략…. 대통령이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의 군이 여기에 있고 시민들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우리 국가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럴 것입니다.

우리의 수호자들에게 영광을! 우리의 영웅들에게 영광을!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이 영상 하나가 모든 것을 바꾸었다.

총성과 포성, 그리고 수도 키예프를 배경으로 대통령과 의회지도자, 그리고 정부 고위 관료들이 모여서 결사 항전을 다짐하였다.

대통령이 도망가지 않았다.

죽음을 무릅쓰고 항전을 외쳤다.

이 영상 하나로 먼저 우크라이나 민심이 돌아섰다.

우크라이나 국민이 사제 화염병을 만들고 공장에서는 바리케이드를 제작하였다.

그리고 해외에 있던 수많은 우크라이나 국민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총을 들기 위하여 귀국 러시가 벌어졌다.

또한, 키예프 함락의 위기를 넘긴 우크라이나군은 놀라울 정도로 선전을 펼치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2014년의 그 무력하였던 군대가 아닌 것이다.

부패 강병(?)을 외치며 놀라울 정도로 우크라이나 군대를 효율적으로 만든 전임 대통령 애국노 페트로 포로셴코의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심지어 그는 지난달에 구속의 위험에도 귀국하였고, 전쟁이 터지자 도망가지 않고 개인재산을 털어서 사병들을 모아서 결사 항전을 외치는 중이었다.

이렇게 현직 대통령은 물론이고 전임 대통령까지 나서서 항전을 외치고 우크라이나 국민이 단합하자, 그 효과는 정말 놀라웠다.

누구나 쉽게 예상하던 3일 컷이 아니라 정말 우크라이나 군대는 러시아군에 맞서서 놀라울 정도로 잘 싸웠다.

특히나 포로셴코 대통령 시절부터 비축하기 시작한 미국의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의 활약이 두드러졌는데, 러시아의 기갑 군대를 족족 터트려 화려한 불꽃놀이를 선사하는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은 성(聖) 재블린(St. Javelin)으로 추앙받기에 이르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역시 3일 컷이라 생각되어 지원을 꺼렸던 서방 국가들의 여론도 돌아섰고 지원이 밀물이 밀려오듯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가장 먼저 우크라이나가 썰리면 자신들도 위험해지는 폴란드를 위시하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발트 3국이 앞장을 서서 지원을 시작하였고, 러시아에는 언제나 진심인 영국이 따랐다.

그리고 나토 국가들이 그 대열에 합류하였다.

만약에 대통령이 도망갔다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었을까?

어림도 없는 일이다.

지도자가 국민을 팽개치고 도망갔는데, 누가 나라를 지킬 것인가?

어쨌든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국민은 훌륭하게 자신들을 입증하였다.

지원받을 자격이 있음을 말이다.

오늘 총은 손에 쥐여주면 내일은 적의 손에 들어가 있는 아프가니스탄과는 달리.

이 와중에 우크라이나의 미하일 페도로프 부총리가 스페이스X의 CEO인 머스크 놈에게 스타링크를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을 하였다는 소릴 듣고서 나는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제일 중요한 통신 수단을 내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가 가지고 있었는데 그 생각을 못 하였다니.

즉시 머스크 놈에게 달려갔다.

“야, 일론!”

“음? 알렉스? 느닷없이 무슨 일이냐? 연락도 없이?”

“내가 꼭 연락하고 널 만나야 하냐?”

“아니 뭐, 그건 아니지만….”

“시끄럽고, 너 우크라이나로부터 스타링크를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엉? 그런데 왜?”

“어떻게 할 생각이냐?”

“뭐, 일단은 좀 지원할까 생각 중이야. 이거 스타링크 홍보에 엄청나게 도움이 될 것이니까.”

“…….”

하여간 이 자식은 생각하는 것이 이렇다.

“그런 돈 받고 팔겠다는 거야?”

“아니, 일부는 무상으로 줄 생각이야. 정부와 협의 중인데, 정부에서도 일부 대금을 치르겠다고 하고. 하지만 언제까지 무상으로 퍼줄 수는 없어. 우리 정부에서 주문하는 것은 요금도 받을 생각이다. 그런데 갑자기 그건 왜?”

“닥치고, 그거 최대한 빨리, 그리고 최대한 많이 우크라이나로 보내. 돈은 내가 낼 테니까.”

“뭐? 네가 돈을 낸다고? 너 정말 진심이냐?”

“진심이다. 시간 없으니까 빨리 보내기나 하셔.”

“허어! 알렉스, 넌 정말 특이한 놈이구나….”

“…….”

머스크 놈이 나를 오묘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뭐야?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거야?”

“너, 진짜지? 네가 제품 대금하고 요금까지 돈을 낸다고 한 거다?”

“이 자식아! 내가 언제 너에게 거짓말한 적이 있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얼른 보내!”

“흐흐흐! 오케이!”

“최대한 많이! 최대한 빨리!”

“알았다니까? 그럼 파워월은 어떠냐?”

“응?”

파워월은 또 뭐야?

“파, 파워월? 그건 뭐야?”

“이 자식이 정말? 얼마 전까지 우리 테슬라 대주주였던 놈이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도 몰랐어?”

“아! 몰라!”

“파워월(Powerwall)은 쉽게 말해서 가정용 배터리야. 낮시간에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을 저장해 주는 장치지. 그뿐만 아니라 일반 전선에도 연결하여 저장할 수 있기도 하고.”

“오오!”

“후후후! 만약에 이것이 우크라이나에 뿌려지면? 전쟁으로 초토화되는 우크라이나는 이제 전력망이 조금씩 붕괴할 거다. 그러면 이게 죽여주는 아이템이 되는 거지. 태양광으로 충전하여 최소한의 전기는 쓸 수 있을 것이고, 아니면 잠깐씩 들어오는 전기를 저장해 놓았다가 쓸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오오오!”

머스크 이 자식은 정말 천재다.

언제 이런 짓을 하고 있었지?

“전부 산다! 내가 전부 살 테니까 싸그리 긁어모아서 보내!”

“7kWh짜리는 3,000달러, 그리고 10kWh는 3,500달러다. 또 지금 출시 예정인 파워월 2는 13.5kWh짜리는 6,500달러고.”

“상관없어! 모두 긁어서 보내!”

“오케이! 그럼 태양광 솔라패널 등을 세트로?”

“보내라고!”

이 빌어먹을 자식은 이 와중에도 내게 장사질이다.

그런데 지금은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알겠습니다, 고객님! 최대한 빨리 긁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아! 기업과 공공용으로 파워팩도 있습니다만?”

“보내라니까? 또 뭐 없어?”

“메가팩도….”

“보내!”

“크하하하! 감사합니다, 고객님!”

빌어먹을 자식 같으니라고.

“스타링크와 파워월은 싸그리 모아서 보내라.”

“알았다. 나도 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싫으니까 최선을 다해주지.”

“나 간다.”

“살펴 가라.”

가려는데 살짝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이 나쁜 놈은 파워월의 전직 대주주와 스타링크의 현직 대주주에게 장사하는 것이다.

“야! 일론!”

“응? 왜?”

“전직 대주주나 현직 대주주 할인은 없는 거냐? 하다못해 우수고객 할인이라도?”

“헐….”

“해주지?”

“10%! 더는 안 돼!”

“나쁜 새끼….”

역시 머스크는 나쁜 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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