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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164화 (164/250)

164. 기승전 장사인가?

전차 30여 대와 보병전투차 70여 대는 1개 기갑여단을 만들 수 있는 막강한 전력이다.

이러니 우크라이나는 정말 욕심이 나겠지.

“저도 개인적으로는 우크라이나를 정말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할 수 없습니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러시아를 적대한다면, 러시아도 북한을 지원할 테니까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불곰사업으로 우리가 들여온 무기들을 탐내는데, 그 무기들은 버리면 버렸지 절대로 러시아의 동의 없이 해외에 공여할 수 없습니다. 1997년에 협정이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러시아연방 정부 간의 군사기술 분야·방산 및 군수 협력에 관한 협정이라는 것인데, 그 협정의 제8조에 명확하게 규정했습니다.”

“저도 이번 일로 좀 찾아봐서 알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러시아연방 정부 간의 군사기술 분야·방산 및 군수 협력에 관한 협정.

제8조에 재수출 시 의무에 대하여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었다.

각 당사국은 제공된 무기 및 군사 장비를 타방 당사국의 서면 동의 없이 제3국에 재수출할 수 없으며, 또한 무기 및 군사 장비 분야에 있어서 요청되고 공동으로 수행된 연구와 개발의 결과를 타방 당사국의 서면 동의 없이 제3국에 제공할 수 없다고.

“대체 푸틴이 무슨 생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전쟁에서 이기든 지든 간에 러시아는 적어도 수십 년을 서방의 경제 제재에 시달려야 할 터인데 말입니다.”

“아마도 중국을 믿고서 저러는 것 같습니다.”

“허허! 중국이요? 강 회장님도 알고 있겠지만, 중국은 야심을 너무 일찍 드러냈습니다. 그들은 미국이 얼마나 무서운 나라인지를 모르고 있어요. 야심을 드러내는 것이 최소 20년은 빨랐습니다. 지금도 미국이 반도체를 비롯한 산업 생태계에서 중국을 도려내는 작업을 진행 중인데, 조만간 그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겁니다. 그런데, 그런 중국을 믿어요? 푸틴이 정신이 나갔나 봅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러시아는 전쟁의 승패와 관련 없이 대가를 치를 겁니다. 그리고 그 피해는 온전히 러시아 국민이 받겠지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사람이 잘나갈수록 겸손해야 하는 것처럼, 국가도 마찬가지다.

러시아는 그 잘난 석유와 가스를 너무 믿고 설친 것이다.

이제 모래알 같던 유럽이 단결할 거다.

미국 또한 작심하고 지원할 것이고.

“문제는 우리나라입니다. 러시아야 설친 대가를 당연히 받겠지만, 우리나라도 그 영향이 작지 않을 겁니다. 벌써 그 여파가 곳곳에서 나오기 시작했고요. 회장님이 경고한 덕분에 미리미리 대비한다고는 했지만, 이게 우리나라 역량으로는 아직 한계가 많습니다. 정말 고민이 많아요.”

“현명하게 잘 대처하시기 바랍니다.”

“회장님께는 이 전쟁이 어디까지 갈 것 같습니까?”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장기적으로 보셔야 합니다. 이미 3일 컷이라던 전쟁에서 러시아가 고전하는 증거가 나오기 시작했잖습니까? 특히 그 의문의 64km는 정말….”

“그 64km를 보고서 저도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그 대단한 러시아군이 저렇게 어처구니없는 짓을 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러시아가 너무 오만했습니다.”

무슨 귀성길 차량정체도 아니고, 대체 러시아 정도 되는 나라에서 진군 행렬이 64km나 돈좌되어 있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그것도 일렬로 말이다.

만약에 우크라이나가 제대로 된 미사일 전력이라도 있었으면 싸워보지도 못하고 그냥 갈려 나갈 뻔했다.

물론 우크라이나로선 러시아의 저런 병신 짓이 반갑겠지만 말이다.

“여하튼 우리도 계속 긴장하면서 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셔야 할 겁니다. 에너지 시장도 지금 미쳐서 가고 있으니, 충분히 준비하셔야 할 것이고요.”

“에너지 시장은 지금 전쟁이에요, 전쟁. 우린 그나마 작년부터 대비해서 다행인데, 다른 나라들은 말도 마세요. 부르는 것이 값입니다. 특히 유럽에서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LNG 쟁탈전에 뛰어들고부터 아수라장입니다.”

“계속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부족하다면 제가 좀 도와드리겠습니다.”

“하하하! 이거 든든합니다. 그나저나 카르마가 이번에 엄청난 수익을 올렸겠군요?”

“좀 벌었습니다. 앞으로 조금 더 벌 것 같고요.”

나도 실감이 안 날 정도지만, 그렇게 말할 수는 없지.

“정말 대단하십니다. 아, 우크라이나도 지원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보호 장비와 구호물자, 그리고 재건물자 위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지원할 생각이고요.”

“구호와 재건물자라면 우리나라 제품을 구매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만?”

“…….”

기승전 장사인가?

“가능하면 한국제품을 구매하라고 했습니다. 앞으로 굴착기나 불도저 같은 중장비나 발전기 같은 제품을 한국산으로 구입할 겁니다.”

“하하하! 이거 남의 나라 불행으로 장사를 하는 것 같아서 좀 민망합니다만, 이왕이면 국산으로 구매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다른 이야기인데요, 회장님 신변을 항상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미얀마 건으로 중국에서 굉장히 불쾌하게 여기고 있다는 정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비공식 외교라인으로 항의까지 들어왔어요.”

“네? 우리 정부에요?”

미친놈들인가?

중국이 좀 치사스럽게 나올 것은 예상했지만, 설마 우리 정부에까지 항의할지는 몰랐다.

“네, 그렇습니다. 그것도 아주 강력한 항의가 들어왔습니다.”

“뭐라고요?”

“간단하게 내용을 말하면, 왜 강 회장님이 날뛰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냐는 거였습니다. 단속 안 하냐는 말이지요.”

“미친놈들이네요? 내가 무슨 불법을 저지르는 것도 아닌데, 우리 정부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그래서 뭐라고 하셨어요?”

“사실 그대로 전달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법치주의를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아무리 자국민이라도 미국에서 미국 법인을 통하여서 하는 합법적인 일을 가지고 단속할 수 없다고요. 뭐, 말 그대로 그게 사실이잖습니까?”

“…….”

누가 아니랍니까?

일부러 한국 카르마 홀딩스는 인도적인 지원 외에는 어떤 지원도 하지 않는 상황인데 말이다.

“하여간 중국 당국이 굉장히 불편해하고 있습니다. 듣기로는 습근평 주석이 대로했다고 하더군요.”

“미친….”

“지금도 충분히 조심하시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더 조심하세요. 중국이 몹시 불편해하고, 이젠 러시아까지 불쾌하게 생각할 겁니다.”

나는 착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왜 이렇게 적이 늘어나는지 모르겠다.

이젠 푸틴이 보내는 특제 방사능 홍차까지 마시게 생겼으니.

“네, 좀 더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번에 미얀마 건으로 회장님 경호원들의 총기 소유를 허가했습니다. 그땐 권총만 승인했는데, 경호에 필요한 총기류는 전부 승인할 생각입니다. 물론 오직 회장님과 가족분들의 경호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만 사용한다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감사합니다만,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을 텐데요.”

“하하하! 그건 염려하지 마세요. 회장님 경호에 필요한 일인데요? 그 누구도 시비 거는 자는 없을 겁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간에 말입니다.”

“하여간 고맙습니다.”

돈이 많으면 이런 것은 참 좋다.

어느새 나는 정치적인 입장을 떠나서 누구도 터치할 수 없는 위치에 오른 것이다.

세간에 알려진 내 자금력만으로도 나는 누구도 박살을 내버릴 수 있으니까.

“아! 그리고 6월에 결혼하시지요?”

“네, 늦게나마 하게 되었습니다.”

“하하하!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청첩장은 제게도 주시겠지요?”

“네?”

“하하! 저도 꼭 집사람과 함께 참석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어? 저는 참석 못 하는 거였습니까? 이거 아주 섭섭하네요.”

“아, 아닙니다. 청첩장이 나오는 대로 꼭 보내드릴 테니 자리를 빛내주시지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꼭! 참석하겠습니다.”

“네….”

환장하겠다.

미국 대통령에 이어서 우리 대통령까지 참석한다고 하니.

이젠 간소한 결혼식 같은 것은 포기해야 할 것 같았다.

***

“어제 정부로부터 전달을 받았네. 총기 소유를 상향해서 승인한다고 말이야.”

“아, 그랬습니까?”

“그래, 대신에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외부에 노출이 되지 않도록 신경 써달라고 신신당부하더군. 우리가 보유하는 총기에 대하여도 신고해 달라고 하고.”

다음 날, 이상철 대표에게 어제 청와대에서 있었던 일을 알려주자 그쪽도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정부 말대로 해주세요. 그리고 총기 사고가 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단속하시고요.”

“걱정하지 말게. 아, 혹시 보고 받았나?”

“뭐 말입니까?”

“자네 판교 집 주변을 모두 사들였네. 주변 블록 전체를 말이야.”

“네? 못 들었는데요?”

“혹시라도 만약의 사태가 있을 시에 자네 집 주변의 이웃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고, 경호상으로도 문제가 많아. 그래서 전부 부르는 대로 주고 사들였고, 전부 허물어 시야를 확보할 거야. 그러니 그리 알고 있게.”

“헐, 대체 얼마나 사들인 겁니까?”

“합해서 1만 평 정도? 남정원 부회장에게 말했더니 두말없이 돈을 내놓더군. 4,000억이 좀 넘게 들었다던가?”

“…….”

내가 못 살아.

그런데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나와 우리 가족의 안전을 위하여 썼다는데 뭐라고 할 거냐?

“전부 밀어버리고 잔디밭을 조성할 생각이네. 그렇게 해서 집 주변을 제외하고는 낮에 공원 비슷하게 개방하고 밤에는 출입을 금지하면 유사시에도 확실하게 대처할 수가 있지.

“주변 이웃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해주세요. 괜히 말이 나오는 것은 싫습니다.”

“으하하! 걱정하지 말라니까? 내가 확실하게 철옹성으로 만들 테니 기대하여도 좋아.

“적당히 하셨으면 좋겠….”

“어허! 경호에는 원래 ‘적당히’가 없는 법이야. 자네도 잘 알잖아?”

“네….”

포기다.

***

며칠 후, 나는 내 사무실에서 한 남자를 마주했다.

“주한 우크라이나 특명전권대사 드미트로 포노마렌코입니다.”

“반갑습니다. 카르마 인베스트먼트를 운영하고 있는 알렉스 강입니다.”

50대에 막 들어선 듯한 중년의 신사가 내게 한국식으로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전쟁이 발발한 지 이젠 보름도 안 되었는데, 눈이 충혈될 정도로 많이 초췌해 보였다.

하긴, 조국이 불길에 타들어 가고 있는데 정상이면 이상한 거지.

“회장님께서 우리 우크라이나에 이미 많은 지원을 해주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우크라이나를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별말씀을. 더 많은 지원을 못 해드려서 미안합니다. 그리고, 하루빨리 귀국에 평화가 깃들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께서 지원하는 규모가 미국과 유럽 전체를 제외하고는 이미 최고 수준입니다. 겸양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우리 우크라이나는 회장님의 호의와 지원에 대하여 영원히 잊지 않을 겁니다.”

“고마운 말이네요.”

“그리고 여기에는 암호화된 영상 통신 장비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것을 사용할 수가 있겠습니까?”

“예? 사용할 수는 있습니다만, 그건 왜?”

“우리 우크라이나 대통령이신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께서 회장님과 영상 통화하기를 희망하십니다.”

“네? 젤렌스키 대통령이요?”

“네, 그렇습니다.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기다리고 있으십니다.”

“허….”

부담스럽게 왜 이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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