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168화 (168/250)

168. 세상사 정말 알 수 없네.

“철수 작전이 순조롭게 끝났다, 알렉스. 네 조언을 들은 덕분에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깔끔하게 마무리 지었다는 여론이 대부분이야. 너에게는 정말 고맙구나.”

“별말씀을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무너지면서 어찌 되었든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막을 내렸다.

그러자 곧바로 바이든이 보자고 하여 워싱턴으로 날아왔는데, 바이든의 표정은 한 열흘 동안 변비로 고생하다가 후련하게 일을 본 사람 같았다.

20년 넘게 미국의 발목을 잡고 있던 전쟁이었는데 어련하려고.

“이제 탈레반 놈들하고 맺은 협약대로 90일 이내에 바그람 공군기지의 장비와 병력만 빼내면 정말 아프가니스탄은 굿바이야. 진짜 속이 다 후련하네.”

“하하하! 그러실 만도 하겠어요.”

“그럼! 무려 22년이다, 22년. 정말 어처구니없는 전쟁에 말려들어서 이게 대체 뭔지….”

“고생하셨어요.”

“나보다는 우리 미군이 고생하였지. 정말 별 거지 같은 전쟁에 엮여서 쏟아부은 인명과 자금을 생각하면 제기랄! 우리 미군의 역량을 깎아 먹은 1등 공신이다. 덕분에 빌어먹을 중국 놈들에게 뒤를 내주게 생겼고 말이야.”

“두들겨 패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이후가 영 아니었죠.”

“누가 아니라니? 하여간 우리가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에 공여해 준 장비의 상당수도 도로 건져냈는데, 일부는 미얀마 전선에 지원해 주마.”

“오! 정말이요?”

“너 아니었으면 전부 탈레반 놈들 손에 들어갔을 장비들이야. 마음 같아서는 다 가져가라고 하고 싶지만, 반 이상은 우크라이나에 보내야 해서 일부만 준다고 한 거다. 적당히 배분할 테니까, 헨리 그 친구보고 가져가라고 해.”

이게 웬 떡이냐?

생각도 못 하였는데.

“고마워요, 조.”

“고맙기는? 우리 사이에.”

“흐흐흐!”

“허허허!”

바이든 대통령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정말 친아들이나 친손주를 보는 것처럼 따뜻하기 그지없었다.

하긴, 엄청난 돈을 밀어줘서 대통령에 당선되게 해주었고, 이후로는 고비마다 조언하여 바이든 대통령이 실책을 저지르는 것을 방지하였다.

이만하면 업고 다닐 만하지.

그리고, 나도 자주 만나다 보니 은근히 정이 들었다.

의외로 나랑 잘 맞는 것도 있었고.

이거 더 친해지면 정치인과는 적당히 선을 유지한다는 내 원칙에 금이 가는데, 에라 모르겠다.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사는 거지.

“우크라이나는 어때요?”

“생각보다 우크라이나군이 훨씬 잘 싸우고 있어.”

“오! 그래요?”

“어, 너도 언론에서 듣고는 있겠지만, 우크라이나 애들 정말 잘 싸우더라. 일단 전임 대통령 시절부터 체질을 확 바꿔 놓은 데다가, 나라를 지키겠다는 항전 의지가 강해서 죽기 살기로 싸우는 것이 커. 오죽했으면 우리 군인들이 미국이 지금까지 무기를 지원하는 나라 중에서 이렇게 보람을 느껴 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야.”

“호오!”

“아프가니스탄 정부군 놈들 보다가 우크라이나 애들 보면 속이 다 시원해지고 천사로 보인다나?”

“…….”

우리나라 말로는 선녀로 보인다는 표현일 거다.

“하여간 이것도 네가 조언하여 작년부터 부지런히 무기를 지원해 준 영향도 정말 크다. 젤렌스키와는 통화하였다고 하였지?”

“네, 얼마 전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내게 네 이야기를 많이 했어.”

“그래요?”

“응, 엄청난 물자를 지원해 주는 것만 해도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는데, 거기다가 돈까지 100억 달러를 주었다면서?”

“뭐, 우리나라가 무기를 지원해 주지 못하니까, 그게 정말 미안하더라고요.”

“잘했다, 알렉스. 나도 부지런히 지원하고는 있기는 한데, 우리는 알다시피 의회 동의도 받아야 하고 걸리는 것이 너무 많아. 그런 와중에 네가 100억 달러나 지원하는 것은 정말 큰 힘이 될 거야.”

“일단 100억 달러를 주었는데, 상황 봐서 계속 지원할 생각이에요.”

“그래, 너 이번에 돈 많이 벌었잖아? 지금도 벌고 있고? 내가 젤렌스키에게도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잘 싸우면 네가 계속 지원할 거라고 말이야. 계속 징징 짜면서 매달리라고도 했지. 으허허허!”

“…….”

아니 이 양반이 잘나가다 왜….

“그건 그렇고 너 이번에 대체 얼마나 버는 거야?”

“좀 법니다.”

“우리 정보로는 좀이 아니던데? 벌써 이미 역사상 전무후무한 수준이더구먼? 두 달 전에 보고받기로는 그 당시에 이미….”

“에이, 대통령이 뭐 그런 것을 다 보고받아요?”

“어디 한두 푼이야 말이지? 그 돈의 향방에 따라서는 이젠 우리 미국 경제도 영향을 받을 정도인데, 보고 안 받게 생겼냐?”

“헐….”

내가 벌긴 너무 벌었나 보다.

이거 조심해야겠는데?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 역시 표정을 진중하게 바꾸면서 입을 열었다.

“알렉스.”

“네, 조.”

“내 말 고깝게 생각하지 말고 잘 들어라. 이건 정말 너의 친구로서 하는 말이니까.”

“말씀하세요.”

“지금까지는 정말 잘하고 있어. 돈이 많다고 나대지도 않았고, 적당히 여기저기 잘 찔러주었고 말이야. 게다가 보통 부자라면 관심도 안 줄 곳에까지 신경을 쓰고 있으니 나무랄 곳이 없지.”

“…….”

“그런데 말이다, 이번에는 너무 벌었더구나. 지나치게 많이 말이다.”

“아니 뭐 그런 정도까지는….”

아마도 내가 우려하던 부분을 지적하려는 것 같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많이 버는 것이 무슨 죄냐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그 답은 너도 잘 알 거다. 한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을 가지면 적이 많이 생기는 법이지. 특히나 그 사람이 이방인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고.”

“알고 있어요, 조.”

“그래, 너는 항상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행동하는 것 같았어. 그런데도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더 조심하라는 말이야. 제프리라고 했던가?”

“네, 제프리요.”

“그 친구에게 더 세심하게, 그리고 더 많이, 더 광범위로 풀라고 해. 아예 찍소리도 못 나올 정도로 말이다.”

“허어….”

지금 미국 대통령이 나에게 더 적극적으로, 그리고 더 빡세게 로비하라고 충고를 하는 거다.

살다 보니 별일을 다 보네.

“그 친구 능력이라면 어떻게 합법적으로 해야 할지 알 거다. 합법적인 한도 내에서는 최대한 풀라고 해.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혹시? 무슨 말이 나오고 있는 건가요?”

“꼬투리 잡을 것이 없으니까 대놓고는 아니지만, 여기저기서 말이 나오고 있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런 불만을 품은 놈들이 어떤 계기가 생기면 무섭게 폭발하는 법이란다.”

“그렇겠지요.”

“그래서 더 조심하라는 것이야. 그리고 네가 남들 모르게 여러 방면으로 좋은 일을 많이 하는데, 네가 무슨 예수님이냐?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게?”

“그건 제가 시끄러운 것은 딱 질색이라서….”

“그럴 생각이었으면 돈을 벌지 말았어야지. 좀 적당히 벌든가. 이미 너는 너 자체가 세계 경제의 한 축이면서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좀 우습지 않니? 네 재산이 영국과 프랑스 GDP를 뛰어넘은 상태인데?”

“…….”

“정 조금이라도 조용하게 살고 싶으면, 너는 관두더라도 카르마라도 전면에 나서게 하란 말이다.”

바이든의 말이 맞는 말이다.

알면서도 워낙 내 성격이 번잡스러운 것을 싫어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암약? 비슷하게 행동한 것 같다.

이런 식으로 계속하다 보면 뒷말도 무성할 것이고, 나중에는 무슨 로스차일드 일가의 음모론 같은 것도 나올지 몰랐다.

아니, 아마도 그렇게 되겠지.

결국은 바이든의 말처럼 카르마라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정답이었다.

“알았어요, 조. 앞으로 좀 더 신경을 쓸게요.”

“허허! 그래, 그렇게 하는 거다.”

바이든의 인자한 미소가 다시 그의 얼굴에서 번져나갔다.

***

“휘유? 이거 엄청난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정말 크게 인심을 썼습니다. 하하하!”

아프가니스탄에서 나오는 물자를 협상하기 위하여 잠시 미국에 입국한 헨리가 그야말로 좋아서 죽는 표정을 지었다.

그만큼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에게 공여하였던 물자와 미군이 사용하던 물자는 엄청나게 나왔다.

“그래요? 얼마나 되는데 그렇게 좋아해요?”

“정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엄청나게 들이부었나 봅니다. 이건 뭐 지상 장비는 3분의 2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데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대체 이런 무기를 가지고 어떻게 탈레반 놈들에게 밀렸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예요. 아프가니스탄에 여러 번 파병을 나갔던 제가 이렇게 생각할 정도인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거 참….”

“하여간 이번에 지상 장비 외에 공군 장비도 꽤 받습니다. 이게 절 기쁘게 하는군요.”

“오! 헬기나 비행기도 있어요?”

“네, MD -530F 경전투 헬기가 40여 대에 UH-60 블랙호크 헬기도 30여 대가 넘습니다. 그리고 MI-17 헬기 32대, A-29 수퍼투카노 경공격기 23대, 세스나 208 카라반 경비행기가 30여 대, 그리고 C-130 수송기도 3대나 있습니다.”

“헐….”

대체 어떻게 질 수가 있었지?

일부러 질려고 해도 질 수가 없겠는데?

“그래서 배분은 어떻게 하기로 했어요?”

“일단 C-130 수송기는 전부 미군에서 회수하기로 하였습니다. 그건 우리나 우크라이나에 줘도 필요 없고 쓸 수도 없습니다.”

“그렇지요.”

“그리고 MI-17 헬기는 32대 전량 우크라이나가 가져갑니다. 그쪽은 과거 공산권 물자를 무조건 우선하여 주는 것으로 하였다더군요. 원래 운용하던 장비들이라 바로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흐음, 그것도 일리가 있네요.”

“네, 맞습니다.”

“그럼 우리는?”

“대신에 우리는 MD -530F 경전투 헬기 40여 대전량을 가져가기로 하였고, A-29 수퍼투카노 경공격기 23대 중 12대, 그리고 세스나 C-208 카라반 경비행기 20대, UH-60 블랙호크 헬기는 33대 중에서 12대를 가지기로 하였습니다.”

“오오! 상당한데요?”

“하하하! 미얀마 군부 버러지들이 당황 좀 할 거 같습니다.”

“하하하!”

정말 상당한 전력이다.

이 정도면 미얀마 국민 연방군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조종사나 정비사는 수급이 되겠어요?”

“물론입니다. 우리가 고용하기로 한 아프가니스탄 정부군 중에서 이미 조종사와 정비사들이 준비 중입니다.”

“어떻게 잘 고용했네요?”

“파키스탄 등지로 미리 대피시킨 가족들을 미국에서 받아주는 조건이니까요. 그들로서는 거절할 수가 없지요.”

“잘하셨어요. 그리고 그 아프가니스탄 코만도 여단은 괜찮겠어요? 어째 믿음이….”

아무리 아프가니스탄 특수부대라고는 하지만, 내 뇌리에는 유튜브 동영상으로 세간에 화제를 모았던 PT 6번 발 벌려 뛰기를 하던 모습만 남아 있었다.

아니 우리나라 초딩도 하는 그걸 하나 못 맞추냐고?

“일반적인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이 워낙 개판이라서 그러시는 것 같은데, 코만도 여단 애들은 사실상 다른 군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린베레와 CIA가 주동하여 키운 놈들이고, 그 전투력이 일반적인 정부군 놈들하고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의지도 강한 데다가 실전 경험도 많아서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나마 다행이군요.”

“그 친구들도 제대로 잘 싸우면 가족들을 모두 미국에서 받아주기로 하였으니, 죽기 살기로 싸울 겁니다. 연봉도 제대로 쳐주기로 했고요.”

“잘했어요, 헨리.”

“하하하! 이제는 정말 해볼 만합니다. 그 이름 높은 구르카 용병이 있고, 아프가니스탄 코만도 여단이 있으니 말입니다.”

“하하하!”

아프가니스탄 국민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들의 불행이 우크라이나와 미얀마에는 행운이 되었다.

세상사 정말 알 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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