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173화 (173/250)

173. 저희 왔어요!

“솔직히 우리도 고민이 많았습니다만, 지금은 비상시입니다. 우리 국내에서도 반발이 있을 것을 알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그게 무슨?”

“우리가 생산하는 AHS 크라프 자주포가 있습니다만, 생산 속도가 너무 느립니다. 게다가 우크라이나에 지원까지 해주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방법이 없더군요.”

“그거 의외인데요?”

“문제는 포탑입니다. 영국의 AS90 자주포 포탑을 가져온 것인데, 영국이나 우리 폴란드 업체나 생산 속도가 너무 느려요. 전쟁이 일어났다고 빨리 생산하고 싶어도 그게 안 되더란 말입니다. 이미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18대를 지원했는데 말입니다. 더군다나 AS90 자주포는 영국에서 단종한 상태로 추가로 발전할 가능성도 없습니다.”

“아….”

“결국에는 아예 K9자주포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K9자주포는 가격도 저렴한 데다가, 한국의 양산 속도가 빠르고 장기적으로 K9a2, K9a3로 이어지는 발전 프로그램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지금의 우리에게는 최적이었습니다.”

“그럼 AHS 크라프 자주포는 그만 만들 생각인가요?”

“아닙니다. 이건 아직 대외비입니다만, 결국에는 전량 우크라이나로 이전될 것입니다.”

“허어….”

결론적으로 자신들이 만드는 AHS 크라프 자주포는 만드는 데로 족족 우크라이나로 보낸다는 말이었다.

폴란드는 K9자주포로 갈아타고.

“그럼 FA-50은 어떻게 된 겁니까? 폴란드는 몇 년 전에 이탈리아의 M-346을 선택했잖습니까?”

“맞습니다.”

“그런데 왜?”

“M-346이 생각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네? 그래요?”

“먼저 이번에 우리가 도입하는 전투기 사업은 고등훈련기 사업이 아닙니다. 명백히 MIG-29 대체 사업이지요. 단순한 고등훈련기가 아닌 경전투기 용도로는 M-346이 FA-50에 당할 수가 없습니다. 사실상 반 등급 정도 다른 기체니까요.”

브와슈차크 국방부 장관의 말처럼, M-346과 우리 FA-50은 체급이 살짝 다르다.

최대이륙중량(MTOW)부터가 4톤이나 차이가 나는 데다가, 최고 속도도 우리 오공이는 초음속인 마하 1.5 이상이지만 M-346은 천음속 훈련기다.

이러니 우리 T-50은 훈련기로는 과잉 성능이지만, 경전투기 겸 고등훈련기로는 안성맞춤이었던 것이고.

“하지만 M-346도 경전투기 버전을 들이밀지 않았습니까? 성능이 좀 떨어지더라도 유지·보수 측면으로 보면 M-346도 나쁘지 않을 텐데요?”

“그 정도 성능으로는 MIG-29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M-346은 우리와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습니다. 납기도 제대로 지키지 못했고 강점으로 내세우던 훈련용 시뮬레이터도 엉망이었습니다. 그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오….”

“더군다나 우리 폴란드는 F-16과 F-35를 도입합니다. FA-50까지 모두 록히드 마틴사의 설계로 나온 전투기들이지요. 그래서, 좀 과장하여 말하면 FA-50으로 훈련을 받으면 딱 6시간만 추가로 훈련하면 F-16에 적응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단좌기만 생산하는 F-35는 말할 것도 없고 말입니다.”

“그렇군요. 이제야 이해가 갔습니다.”

M-346은 기본 설계가 러시아의 야코블레프사의 YAK-130으로부터 가져온 놈이다.

이러니 전환 훈련을 하는 것에 있어서는 FA-50이 비교할 수도 없는 우월한 지위를 가지는 것이다.

“이런 것 저런 것을 모두 떠나서, 우리 폴란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납기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우크라이나가 패전이라도 한다면 우리 폴란드가 대러시아 최전선에 서게 되지요. 신속한 생산과 빠른 납품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납기라면 걱정하실 필요가 없을 겁니다. 우리 한국인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약속한 납기는 철저하게 지키니까요.”

미안하다, 공돌이들아.

너희의 희생으로 우리도 무기 좀 팔아보자꾸나.

두둑한 시간 외 수당으로 보상해주마.

“물론입니다. 그래서 한국을 파트너로 선택한 것입니다. 무기도 중요하지만, 우리 폴란드는 전방위적으로 한국을 우리 산업 파트너로 정한 것입니다.”

“그 결정을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우리 안제이 두다 대통령께서는 회장님을 뵙고 싶어 합니다.”

“네? 저를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대통령으로서 감사도 직접 드리고 싶어 하시고, 무엇보다 한국과의 협력 방안에 대하여 추가로 논의를 드렸으면 하는 것이지요.”

“미안하지만 그건 우리 정부와 하셔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저는 일개 투자가일 뿐입니다.”

“그 ‘일개’ 투자가가 강 회장님이라면 다른 이야기지요. 일개 투자가가 우리 폴란드 연간 총 GDP의 몇 배를 주무르고 있으니까요.”

“어험….”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

내가 미국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을 상대하는 것도 어쩔 수 없이 최소한으로 하고 싶어 하는데, 이제 폴란드 대통령까지?

“회장님께서는 정치인들을 만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시면서 왜….”

“그래도 우리로서는 한국과 협력함에 있어서 회장님이라는 강력한 존재가 살펴봐 주시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결정하는 것에 도움이 되시라고 첨언을 드리면, 회장님의 적극성에 따라서 무기 도입이나 원전과 절차 등 현재 현안인 협력 사업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아….”

젠장, 어쩔 수가 없네.

이번에 폴란드가 구입하는 무기의 대금은 20조가 넘어서고, 여기에 추가로 앞으로 관심 있어 하는 것들까지 합하면 40조까지도 늘어날 수 있었다.

물론 이 정도 액수라도 지금의 내게는 그리 크다고 볼 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걸려 있는 기업들이 대부분 한국 카르마 홀딩스가 소유하고 있거나 지분이라도 가지고 있는 회사들이다.

쩝, 이 정도 번거로움은 감수해 주어야지.

특히, KF -21은 인도네시아가 징그럽게 속을 썩이고 있는데, 국기의 상하면 바꾸면 폴란드가 되어 버린다.

“휴우, 알겠습니다. 조만간 제가 폴란드로 가지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회장님!”

“끄응….”

***

드디어 내 결혼식 날이 밝았다.

“에이, 진짜 안 오셔도 된다고 하니까는….”

“으허허허! 이거 왜 이래? 난 어디까지나 한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김에 들른 거라고?”

“그럼 정상회담만 하고 가시든가….”

“어? 뭐야? 내가 온 것이 싫은 거야?”

“그럴 리가 있겠어요? 에휴! 하여간 감사드려요, 조. 그리고 질도 고마워요.”

“호호호! 축하해 알렉스.”

기어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내 결혼식에 참석했다.

어거지로 우리 대통령과 회담 일정을 만들어 가면서까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에게 밀려서 못 온 거였다.

미국의 대통령과 부통령이 한꺼번에 움직일 수 있는 명분을 만들 방법이 없었으니까.

한마디로 조에게 밀린 거지.

“하하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대통령님.”

“덕분에 뜻밖에 바이든 대통령과도 회담할 수 있었습니다. 하하하!”

“…….”

우리 대통령은 정말 좋아했다.

임기 중에 한 번이나 방한할까 말까 한 미국 대통령이 어쨌든 와준 것이니까.

이어서 이정룡 사성 부회장을 비롯한 나와 안면이 있는 재계 인사들이 줄줄이 인사했다.

“축하합니다, 회장님.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결혼은 한 번만 하시고요.”

“에이, 왜 이래요?”

“하하하!”

이 양반이 자기가 이혼했다고 정말.

이어서는 미국에서 온 영식이를 비롯한 친구들이 나를 축하해 주었다.

“결혼식 한번 요란하네. 무슨 결혼식이 검색대를 몇 번이나 통과해야 하냐?”

“시끄럽다! 형님이 어디 보통 사람이냐?”

“잘났다.”

“닥치고 밥이나 맛있게 먹고들 가라.”

“뒤풀이는?”

“무슨 뒤풀이?”

“신부 친구들이 장난 아니게 이쁘던데, 이대로 황금 같은 기회를 보내려는 것은 아니겠지?”

“헐….”

이쁜 것들은 이쁜 것들끼리 어울린다는 말이 미국에서도 통하는 모양이었다.

미국에서 공수한 제인의 친구들은 하나같이 미녀들이어서 나도 놀랐었는데, 아직 결혼하지 못한 친구 놈들이 그걸 보고서 눈이 뒤집힌 거였다.

“이 미친놈들아! 걔들 다 어려! 우리보다 열댓 살씩은 전부 어리다고!”

“지랄한다. 그럼 너는?”

“나? 나야 뭐….”

제길, 할 말이 없네.

“나는 피로연 끝나면 바로 신혼여행을 갈 거니까, 알아서들 해.”

“야! 그런 것이 어딨어?”

“됐고, 제인에게도 따로 말해놓을 테니까 알아서들 해. 비서실에도 말해서 따로 장소를 잡아서 챙기라고 하고. 그럼 되었냐?”

“흐흐흐! 당연히 이래야지. 고맙다! 복 받을 거다.”

“너희들 나중에 이상한 소리만 나와봐라? 깔끔하게들 놀아?”

“걱정하지 말고, 신혼여행이나 잘 다녀와.”

“에휴….”

이윽고 식이 시작되었다.

“신부! 입장!”

사회를 보는 정훈이의 힘찬 음성에 따라서 제인이 존의 손을 잡고서 입장했다.

세상에 이보다 더 이쁜 신부가 있을까?

정말 천사가 이 세상에 강림한 것 같았다.

“보스, 우리 제인을 잘 부탁합니다.”

존이 내게 제인을 건네면서 당부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장인어른. 세상의 그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해주겠습니다.”

“믿습니다, 보스.”

이어서 장영동 이사장님이 주례를 진행했다.

첫 주례가 무려 미국과 우리나라 대통령을 앞에 두고서 하는 거였다.

긴장한 표정이 하도 역력하여 실수라도 하지 않으실까 걱정이 되었는데, 생각보다 깔끔하게 끝내신 것 같았다.

주례사가 길었는지 짧았는지는 생각도 나지 않았다.

나는 그저 제인을 정신없이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내 결혼식은 끝이 났고, 제인과 나는 피로연 직후에 곧장 전용기를 타고 하와이의 내 별장으로 향했다.

20일간의 신혼여행의 첫 목적지였다.

그리고, 첫날 밤.

사실 첫날 밤은 아니지.

그간 1년 가까이 같이 살았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첫날 밤은 첫날 밤이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제인의 나신을 안고서 속삭였다.

“제인.”

“웅, 오빠.”

“이제 우리 진짜 부부가 된 거지?”

“웅.”

“고마워, 제인.”

“뭐가?”

“내 신부가 되어주어서.”

“나도 고마워요. 내 사랑을 받아주어서.”

“우리 평생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자. 아이들도 많이 낳고 말이야.”

“그래요, 우리. 가능하면 많이 낳자.”

“엉? 몇 명이나 낳으려고?”

“그래도 다섯은 낳아야 하지 않겠어?”

“다, 다섯?”

그건 좀 많지 않나?

“나, 엄마와 아빠에게는 말은 안 했지만 혼자 자라서 형제가 많은 집 애들이 그렇게 부러웠거든.”

“그, 그랬구나.”

“일단 다섯으로 정하고, 가능하면 더 낳자.”

“그, 그래.”

제인이 원하면 그래야지.

그럼 지금부터 힘을 써야 한다.

“그럼 시작해 볼까?”

“아잉, 오빠도 참?”

“어흥!”

그렇게 첫날 밤부터 아이 다섯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밤을 꼴딱 새우고 아침 해가 뜰 때까지.

허리가 부서지는 줄 알았다.

오랫동안 제인과 행복하게 살려면 운동을 좀 더 해야겠더라.

***

하와이에서 며칠을 보낸 후, 지중해로 날아갔다.

그렇게 마음이 가는 대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20여 일의 신혼여행을 마친 후, 다시 한국으로 입국했다.

그래도 우리 집은 들렀다 가야 하니까.

“저희 왔어요!”

“어서들 오너라!”

엄마와 아빠, 그리고 소미는 환하게 웃으면서 우리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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