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179화 (179/250)

179. 돈이 많아도 너무 많아.

“어, 얼마요?”

“5조 3,000억 달러가 좀 넘습니다. 물론 100억 달러 단위는 절삭하였습니다.”

“허억….”

8월 중순.

8월 초에 미국으로 돌아온 나는 리엄 골드만 에너지 부문 사장의 정산 보고에 할 말을 잃었다.

예상은 하였지만, 돈 단위가 너무 컸다.

억 달러도 아니고, 무려 조 달러다.

처음 5,000억 달러에 작년 연말에 테슬라를 정리하면서 2,000억 달러, 그리고 AMD와 엔비디아를 정리하면서 1,000억 달러를 추가하여 총 8,000억 달러를 에너지 분야에 투자하였는데, 이것이 1년 반도 되지 않는 사이에 5조 달러가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돌아온 것이다.

무려 5조 3,000억 달러!

한국 돈으로 따지면 얼마지?

지금 달러 대 원화 환율이 1,300원 정도니까, 6,900조 원?

6,900조 원이라니?

내가 따로 가지고 있는 돈을 합치면 내 재산이 7,000조 원이 훨씬 넘는다는 소리다.

2022년도 한국 정부 예산이 600조이니 그것에 10배가 넘고, 2021년도 한국 총 GDP인 1조 8,000억 달러보다도 거의 3배나 되는 황당한 금액.

아니,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인 일본의 총 GDP 4조 9,000억 달러보다도 많다.

이 현실감이 없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제프리 형도 눈의 초점을 상실한 것으로 보였다.

“어, 어마어마하구나….”

“그, 그러게요….”

나도 솔직히 그나마 중간에 보고를 받았어도 이 정도까지 나올 줄은 몰랐는데, 대외 협력 분야와 재단을 맡은 제프리 형은 얼마나 놀랐을까?

“뉴욕 상업거래소(NYMEX) 천연가스, 유럽연합의 천연가스 지표인 네덜란드 TTF, 한국과 일본향 LNG 가격지표인 JKM, 두바이유, 브렌트유,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 WTI에 연관되는 모든 현물과 선물을 정리하였습니다. 그밖에 소소하지만 에너지 산업으로 파생되는 산업 관련 종목들도 대부분 정리하였고요.”

“생각보다 많군요.”

“회장님의 정보가 상상 이상으로 정확하였기 때문입니다. 모든 투자의 초점을 원유는 올해 3월 초, 그리고 가스는 이번 달 초와 중반으로 고점을 잡고 움직인 것이 주효하였습니다. 그나마 우리 투자금액이 너무 커서 이 정도이지, 적은 금액으로 굴렸으면 수십 배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을 겁니다. 대부분 수익은 초기 5,000억 달러에서 나온 것이고요.”

리엄의 말이 맞는다.

우리 투자금이 너무 커서 이젠 예전처럼 몇십 배의 수익률을 올리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어졌다.

무려 8,000억 달러를 투자하였는데 거기 어떻게 몇십 배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나?

그렇게 되면 몇십조 달러인데, 이건 지구상의 모든 돈을 쓸어 담아야지 가능하다.

에너지 시장이 그 정도가 되지도 않고.

한마디로 현실적인 세계에서 올릴 수 있는 최대치를 이번에 뽑아낸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허어! 하여간 많네요. 중간에 보고를 받기는 하였지만 말입니다.”

“그나마 회장님께서 바이든 대통령의 경고를 언급하시면서 적당히 하라고 하셨기에 이 정도입니다. 좀 더 치사하게….”

“치사하게?”

“험, 말이 잘못 나왔습니다. 하여간 좀 더 적극적으로 긁었으면 최소한 2조 달러 정도는 더 벌 수 있었습니다.”

“어유! 큰일 날 말씀! 이 정도도 과합니다. 에너지 시장에서만 이렇게 긁어모았으면 거의 전 세계의 에너지 관련 분야에서 창출된 부를 거의 우리가 쓸어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충분합니다.”

“뭐 그러시다면야….”

“…….”

2조 달러라도 남의 입에 들어간 것이 다행이었다.

전부 싹쓸이하였다면 큰일 났을 터였다.

“그나저나 너무 많이 벌어도 걱정이구나. 알렉스, 이 돈을 전부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 이거 단위가 너무 커서 웬만한 투자처에는 넣지도 못할 터인데?”

“같이 생각을 해봐야지요. 이제부터는 좀 보수적으로 투자할 생각입니다.”

“그게 좋을 것 같아. 지금도 너무 많거든….”

“흐흐흐! 형도 참, 돈이 많아서 걱정이에요?”

“농담이 아니야, 알렉스. 돈이 많아도 너무 많아. 이번 투자로 우리도 모르게 어딘가에는 적을 잔뜩 만들었을 것이고. 그리고 바이든의 경고를 무시하지 마. 넌 이방인이야. 미국이란 나라가 그리 호락호락한 나라가 아니다.”

“쩝, 알고 있어요.”

“안다니까 다행이다. 그럼 이제부터는 정말 자산 늘리는 것보다는 잘 쓰는 쪽으로 전환해야 할 거야. 시비 걸 만한 놈들에게도 적당히 기름칠해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었어요.”

솔직히 제프리 형의 말도 걱정이었지만, 나는 염주가 대체 무슨 일을 시키려고 이런 엄청난 돈을 내가 벌 수 있게 하였는지가 더 걱정되었다.

염주는 지금까지 내가 돈을 벌게 도와주고 그만한 대가를 요구하였으니까.

세상에 공짜는 없다.

“보스.”

“말해요, 존.”

“일단 국채에 넣으셔야 할 겁니다.”

“국채요?”

“네, 그렇습니다. 달러로 돈을 벌었으면, 미국 국채를 매입해야 합니다.”

“그래요?”

그게 국룰인가?

“네, 이젠 회장님은 개인으로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하나의 국가 단위, 그것도 G7에서도 독일이나 일본 같은 상위권 국가 정도의 경제력을 가진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아니, 다른 분야라면 몰라도 경제력으로는 그들조차도 이제 회장님의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현금으로 쥐고 있는 것이니까요.”

“그래서요?”

“그런 정도의 위상이라면, 이제는 우리 생각도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달러를 벌면 미국 국채를 매입한다, 이건 공식입니다. 깊게 들어가면 복잡한데, 하여간 미국의 달러 패권과 페트로 달러까지도 연결이 됩니다. 그래서 반드시 매입하여야 합니다.”

“흐음….”

“중국이 미국이 이뻐서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 사는 것이 아니니까요. 물론 그런 이유도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말입니다.”

“으음….”

나도 미국 국채를 매입할 생각이었는데, 존이 이렇게까지 말하니 더 겁이 났다.

그런데 내가 잠시 생각하는 것을 존은 주저하는 줄 알았는지 한마디를 더 하였다.

“보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숨은 이유 중의 하나가 사담 후세인이 페트로 달러를 건드려서였다는 말이 많습니다. 원유 대금의 유로화 결제를 시도하였으니까요. 그리고 요즘 중국이 컸다고 위안화로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데, 그거 실수하는 겁니다. 미국은 달러에 도전하는 국가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습니다.”

“아유! 존! 나도 알아요, 알아. 그렇지 않아도 미국 국채를 매입할 생각이었고요. 왜 자꾸 겁을 줘요?”

“아니 저는 주저하시는 것 같아서….”

“그저 잠시 생각한 거였습니다. 그리고, 내가 무슨 이번에 번 달러를 들고 어디 미국 밖으로 나간답니까? 비록 시민권자는 아니지만, 그럴 생각은 전혀 없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왜 이상한 소리를 해서 사람 겁을 주느냐고?

교수형에 처한 사담 후세인까지 들먹이면서.

“하하! 그럼 다행이고요. 마침 미국의 금리도 폭등하는 중이어서 타이밍도 참 좋습니다.”

“음? 국채가 금리 올라갈 때 사면 좋은 겁니까?”

“그렇습니다. 금리와 채권은 반대로 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니 지금 고금리 기조로 국채값이 똥값일 때 사들이면, 나중에 이자수익은 물론이고 자본수익까지도 짭짤하게 바라볼 수가 있습니다. 지금이야 인플레이션으로 이런 상황이지만, 언젠가는 경기 침체가 본격화될 때는 채권값이 급등할 테니까요.”

하아, 어렵다.

어차피 만기 전에 팔아서 자본수익까지 얻을 생각까지는 하지도 않았는데, 존은 거기까지 머리를 굴리고 있다.

“어느 정도나 박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미국 정부와 상의해야 합니다.”

“그건 또 왜요?”

“회장님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시는데요?”

“흐음, 한 1조 달러 이상?”

“그거 보세요. 그 정도 규모이면, 미국의 지금 경제 정책을 흔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정부와 상의해서 매입해야 합니다.”

“으아아! 복잡하다! 이건 존에게 일임할 테니까, 알아서 하세요. 아예 2조 달러를 맡길 테니까, 미국 국채든 유럽의 국채든 적절하게 매입하세요. 다만, 수익률보다는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시고요.”

“알겠습니다. 10년 물 위주로 하여 적절하게 매입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네.”

그래, 이젠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해서 가는 거다.

머스크 그 미친놈처럼 깝죽거리지 말고.

“회장님, 1조 달러는 에너지에 계속 투자하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네? 리엄, 에너지는 당분간 좋지 않을 것 같은데요?”

푸틴은 올겨울에 엄청 추워서 유럽이 손들기를 원하는 모양인데, 어림도 없는 소리다.

이번 겨울은 절대로 춥지 않다.

아니, 적어도 유럽은 유례가 없을 정도 날씨가 따뜻할 것이었다.

“하하! 좋지 않으면 좋지 않은 대로 투자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회장님이 지금처럼 기본 줄기만 알려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에너지 말고 광물 자원 쪽도 투자할 생각입니다.”

“흐음, 그렇다면야…. 알겠습니다. 1조는 리엄에게 맡기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다만, 너무 티가 나게는 하지 마세요.”

“물론입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도 모르게 하겠습니다.”

“뭐,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고요.”

“으하하! 알겠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벌써 3조 달러의 용처가 정해졌다.

“보스, 나머지도 제게 맡기시지요.”

“어떻게 할 생각인데요?”

“고금리 시절이니, 돈을 굴려야지요.”

“그렇게 하시게요?”

“하하하! 전부는 아니고요, 절반 정도는 그렇게 굴리겠습니다. 나머지 절반도 보수적으로 운용하고요.”

“당분간 증시가 영 좋지 않다고 말씀드렸죠?”

“물론입니다.”

“그럼 그렇게 하세요. 다만 내가 몇천억 달러 정도는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시고요.”

“그거야 항상 준비되어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믿어요, 장인어른.”

“믿으세요, 사위.”

“흐흐흐!”

“흐흐흐!”

이러다가 한 집안끼리 다 해 먹는다는 소리가 나오겠다.

“그리고, 음…. 제프리 형.”

“듣고 있다.”

“우리 재단 말이에요.”

“재단은 왜?”

“거기다가도 1,000억 달러 더 넣을 테니까, 제대로 홍보하면서 복지 사업을 하세요.”

“그래, 그거 좋은 생각이다. 번 만큼 사회에도 환원한다는 인식을 확실하게 심어주지!”

“흐흐! 바로 그겁니다. 그리고, 로비에도 좀 더 신경 써 주시고요.”

“그거야 당연한 말이고. 그래서 이참에 언론사 몇 개와 방송국도 인수할 생각인데, 어떻게 생각하냐?”

“아, 그거 좋은 생각인데요? 그건 따로 자금을 내어 드릴 테니까, 얼마든지 사용하세요.”

“흐흐, 알겠다.”

그럼 이젠 대충 정리가 되었나?

5조 달러 쓰기 참 쉽네.

아, 참.

이렇게 큰돈을 벌었는데, 직접 뛴 사람들을 홀대하면 꼭 사고가 난다.

같이 나누어 써야지.

“아, 리엄.”

“네, 회장님.”

“이거 연말까지 갈 필요도 없네요. 200억 달러를 성과급으로 드릴 테니까, 100억 달러는 리엄이 가지고, 나머지 100억 달러는 리엄이 알아서 에너지 팀원들에게 나누어 주세요.”

“으하하하! 역시! 손이 크십니다! 감사합니다!”

“하하하! 직원들 불만 안 나오게, 아시죠?”

“걱정하지 마세요. 대부분 제가 데려온 직원들입니다. 공정하게 잘 나누어 주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그리고, 존.”

“네, 보스.”

“100억 달러는 추가로 다른 직원들에게도 나누어 주세요. 에너지 팀 정도는 되지 않겠지만, 그래도 이런 돈을 벌고서 그냥 입씻기가 그러네요.”

“하하하! 미국식 사고방식으로는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만, 보스는 한국 사람이니까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 정도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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