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190화 (190/250)

190. 왜 가슴이 답답하지?

“존, 일론에게 이자를 얼마에 빌려주었는데 죽는소릴 해요?”

돈을 빌려주라고만 했지, 얼마에 주라는 지시는 하지 않았기에 옆에 같이 있던 존에게 물었다.

“보스가 저렴하게 해주라고 하셔서 기준금리에 1%만 더 받는 것으로 했습니다. 따라서 현재는 5%인데, 이거 대단히 좋은 조건입니다. 미국 어디에 가도 이런 조건은 없어요. 지금 주택담보 대출 금리가 최소한 7%가 훨씬 넘는 상황입니다.”

“이렇다는데 왜 이리 난리야?”

“5%가 싸냐? 게다가 연말에 자이언트 스텝이 한 번 더 있다는데?”

“미국 전체가 그러는 것을 나보고 어쩌라고? 억울하면 연방준비제도 가서 따져야지.”

“야! 알렉스! 고정금리로 했으면 이런 일이 없잖아?”

“이 자식아! 누가 제발 돈 좀 빌려 가라고 떠밀었냐? 떠밀었냐고!”

“그, 그건 아니지만….”

“쓸데없는 짓 좀 하지 말라고 그렇게나 말렸는데 빌려 가놓고서는 인제 와서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어?”

정말 뜯어말렸다.

친구로서 진심으로.

“그러지 말고 알렉스….”

“주식을 팔면 간단히 해결되잖아?”

“야! 지금 시기에 어떻게 팔아?”

“파는 게 좋을 텐데? 너, 혹시 지금이 바닥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에이, 설마….”

“이 미친놈아! 내가 하는 말이야! 바닥 밑에 지하 1층이 있고, 지하 2층도 있는 법이라고!”

꼭 염주의 반응을 보지 않더라도 알 수 있는 일이다.

테슬라는 더 떨어질 것이다.

물론 언젠가는 반등을 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봐도 결코 전망이 밝은 것이 아니란 말이다.

“…….”

“450억 달러? 나 같으면 차라리 그 돈으로 닛산 자동차 같은 전통 있는 자동차 회사에 투자했겠다. 뚱딴지같이 트위터가 뭐야? 트위터가?”

“다른 자동차 회사라니?”

“정말 몰라서 묻는 말이야? 테슬라가 가장 부족한 것이 뭐냐? 자동차 회사로서 말이야.”

“그거야 회사 업력이 짧다 보니 아무래도 조립 품질이….”

“그래 인마! 내가 테슬라에서 왜 손을 털었겠냐? 아무리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자율주행이 뛰어나면 뭐해? 자동차로서 기본이 전통적인 자동차들보다 떨어지는데!”

“…….”

“게다가 그런 자동차는 중국 놈들이 무섭게 쫓아오고 있어! 그렇다고 품질로는 독일 회사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이나 한국의 자동차들보다 한참 떨어지잖아.”

“그래서?”

“자동차 품질? 그거 하루아침에 잡히는 거 아니다. 현도 자동차가 여기까지 올라오는 데 수십 년이 걸렸어, 인마. 그렇다면 길은 하나밖에 없는 것 아니야? 한창 잘나갈 때 기술력이 좋은 일본 회사라도 인수했으면 얼마나 좋아?”

“그게 닛산이다?”

“예를 들어서 하는 말이야. 닛산이 한때는 그래도 기술의 닛산이라 불리던 회사였고, 또 회사가 어려운 데다가 최대 주주인 프랑스와도 관계가 안 좋으니까.”

닛산은 지분 대부분이 외국인 소유인데, 최대 주주는 역시 프랑스 정부와 르노 자동차다.

그런데 카를로스 곤 이후로 관계가 영 좋지 않다 보니, 지난달에는 43%에 달하던 르노 지분을 15%까지 줄이기로 했다.

한마디로 기회가 좋았다는 말이다.

450억 달러를 가지고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충분히 최대 주주 정도는 올라설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트위터에서 손 떼고 본업이나 충실하지? 친구?”

“…….”

그래도 여전히 입을 꾹 다물고 있다.

하여간 고집 하나는 천하제일이라니까.

“네 마음대로 해라, 쯧쯧!”

“이자는?”

“어떻게 해달라는 거야?”

“2%로 해줘!”

“이게 미쳤나?”

“해줘!”

이놈 혹시 한국 사이트에 들어가는 것 아니야?

해줘가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줄은 어떻게 알고서 해줘질이야?

하여간 이놈하고 오래 실랑이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쨌든 여전히 친구이기도 하고.

그래도 2%는 말도 안 되는 개소리지.

“4%!”

“3%로 해줘! 고정으로!”

“알았으니까 꺼져 줄래?”

“흐흐흐! 고맙다, 알렉스!”

“얼른 나가주세요.”

쿵!

머스크 놈이 나가자 존이 뚱한 표정으로 내게 입을 열었다.

“너무 깎아 주신 것 아닙니까? 요즘 세상에 3%가 어디 있다고요?”

“그냥 그렇게 해주세요. 어쨌든 친구고, 저놈 덕분에 많이 벌었잖아요?”

“뭐, 그야 그렇지만요. 알겠습니다.”

“요즘 테슬라는 얼마나 해요?”

“3대 1로 분할한 가격으로 주당 180달러 수준에서 놀고 있습니다. 우리가 팔았던 가격에서 반 토막이 더 났습니다.”

“으이구! 회사가 그 모양인데 트위터에나 신경 쓰고 있고….”

“얼마나 더 떨어질 것 같습니까?”

“글쎄요, 일단은 100달러 인근까지 가지 않겠어요?”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응?”

이젠 존과 나는 척하면 척이다.

“왜요? 들어갔다 나오시게요?”

“하하하!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머스크 저놈이 생떼를 부려서 손해가 났으니, 당연히 메꿔야지요?”

테슬라로 깎아 먹는 거, 테슬라로 벌충하겠다는 심보다.

그런데, 이젠 우리 사이즈에서 예전과 똑같이 하기는 좀 그런데.

“하하하! 존도 참…. 적당히 하세요. 이젠 우리 수준에서 너무 해 먹으면 욕먹습니다.”

“적당한 수준에서 알아서 하겠습니다.”

“네, 그러세요.”

알아서 하겠지.

***

미얀마 양곤의 특급 호텔 중의 하나인 로체 호텔 양곤.

“미스터 후안?”

“내가 후안이요.”

“반갑소. 마웅이요.”

“이쪽으로 앉으시오.”

“고맙소.”

두 사람은 티테이블을 가운데에 두고서 마주 앉았다.

“설명은 이미 모두 들었을 거요. 어떻게 생각하시오?”

“중개인에게 듣고서 정보를 수집했소. 그런데, 상대가 생각보다 훨씬 거물이더군.”

“그래 봐야 돈 많은 부자일 뿐이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오? 그렇다면 실망이오.”

“대단히 어려운 목표라는 것은 인정하오. 그래서 최고라는 당신을 부른 것이고.”

“그냥 어려운 목표 정도가 아니오. 이미 일개 개인이라고는 볼 수 없더군. 아니, 웬만한 국가는 물론이고 G7 정상급이요. 알겠소? 이 일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역대급으로 파장을 불러올 거요.”

“그래서 가능하다는 거요? 뭐요?”

“세상에 불가능한 목표는 없소. 뒷감당이 문제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최대 후원자요. 바이든이 길길이 날뛸 거란 말이지.”

“그래봤자 한동안이요. 태풍이 오면 잠시 피하면 그만인 법이고. 할 거요? 말 거요? 못하겠다면 여긴 왜 온 것이고?”

“10억 달러!”

“뭐, 뭐요? 10억 달러?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요? 사람 하나 없애는 것에? 우리를 뭐로 보시오?”

10억 달러면 공식적인 미얀마 국방예산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거액이다.

그런 이자는 그런 터무니 없는 금액을 천연덕스럽게 부르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쉬워 보이면 직접 하시지 않고서?”

“쉽다는 것이 아니잖소? 하지만 10억 달러는 너무 과하오.”

“절대로 과하지 않소.”

“어째서 그렇게 터무니없는 금액이 과하지 않다는 거요?”

“바람잡이를 할 놈들을 고용하는 데에만 3억 달러는 들어가오. 그놈들도 바보는 아니니, 조직의 명줄이 달릴지도 모를 일에 그 정도 돈이 아니면 안 하라고 할 테니까.”

“대체 누구를 고용하는데 바람 잡는 것에만 3억 달러가 든다는 거요?”

“마리 살바트루차! MS-13이라고도 하오.”

“마리 살바트루차?”

“북중미에서는 최고의 조직이요. 특히 목표가 사는 LA와 캘리포니아가 주요 기반이고 잔인하고 겁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오.”

“그런 자들을 쓰겠다는 거요?”

“어디까지나 바람잡이요. LA 정도의 대도시에서 시선을 끌어주려면 그놈들 정도는 되어야 하오.”

“그럼 나머지 8억 달러는?”

“2억 달러는 진행 비용이요. 돈을 먹여야 하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오. 그리고, 3억 달러는 직접 타격할 요원들의 몸값이요. 일이 성공한다고 해도 태반은 죽거나 체포당할 각오를 해야 하고, 탈출에 성공해도 평생을 쫓겨 다닐 거요. 미국 정부는 물론이고, 그 말도 안 되는 재력을 가진 유족이 복수하려고 할 테니까. 따라서 내 몫은 불과 2억 달러요. 나 역시 내가 이 바닥에서 이룬 모든 기반을 버리고 평생을 도망쳐야 할 것이고.”

“…….”

마웅은 반박할 수가 없었다.

상대가 너무 거물이다 보니 후안이 하는 말이 모두 맞았기 때문이다.

특히 유족은 10억 달러가 문제가 아니다.

아마 100억 달러, 200억 달러를 범인들 현상금으로 걸 것이고, 전 세계의 난다 긴다고 하는 조직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거다.

한마디로 10억 달러는 절대로 과하지 않은 액수였다.

“휴우! 알겠소. 돌아가서 보고하고 어떻게 할지 알려드리겠소. 10억 달러는 내가 결정할 수 없는 금액이라….”

“시간은 내일까지 드리겠소.”

“내일까지? 그건 너무 촉박하오.”

“올해 안에 처리해 달라고 한 것은 그대들이요. 그리고, 솔직히 나도 시간이 지나면 흔들릴 것 같소. 지금도 여기에 온 것을 후회하니까.”

“아….”

“잘 생각해야 할 거요. 허튼수작도 하지 마시오. 목표에 비하면 당신들 정도 처리하는 것은 일도 아니요.”

“협박이요?”

“충고요. 솔직히 당신들 사령관 정도라면 1억 달러면 가능하오. 사령관 목을 따도 다른 이로 바로 대체가 될 터이니 그만한 가치도 없겠지만….”

“알겠소. 내일까지 연락하겠소.”

다음 날, 오후 9시.

마웅이 다시 후안을 찾아왔다.

“어떻게 되었소?”

“승인이 났소. 진행하는 것으로 합시다.”

“알았소.”

“조건은 올해가 지나가기 전에 처리할 것! 그리고 선금으로 5억 달러, 나머지는 성공하면 지급하겠소.”

“약속을 꼭 지키시오. 내가 어제 한 말을 명심하시고.”

“그쪽이나 약속을 지키시오. 혹시라도 선금을 먹고 도망친다면, 잔금은 바로 그대의 목에 대한 현상금으로 바뀔 것이오.”

“후후후! 염려 마시오. 내가 이 바닥에서 쌓은 명성을 알 텐데?”

“그런 명성에 집착하기에는 5억 달러는 너무 거금이요.”

“약속대로 그자는 올해를 넘기지 못할 거요. 정보나 제대로 넘기시오.”

“알았소.”

2022년 11월 초, 미얀마 양곤의 로체 호텔에서 있었던 일이다.

***

12월 중순이 되자, 모처럼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코로나로 크리스마스가 다가와도 썰렁했는데.

“존.”

“네, 보스.”

“올해는 직원들 보너스를 일찍 지급하세요. 특별한 한 해였잖아요?”

“하하하! 그렇기는 하지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정말 특별한 한 해였다.

에너지로 대박이 나서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돈을 쓸어 담았으니까.

“금액도 넉넉히 챙기고, 올해는 그냥 크리스마스부터 쭉 쉬는 것으로 하지요?”

“흐음,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우리도 크리스마스 좀 제대로 즐겨보지요. 하하하!”

“그래요.”

“보스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혹시 서울로?”

“제인과 상의했는데, 그냥 내년 연초까지는 집에 있을 거예요.”

“어디 놀러라도 가시지요?”

“하하! 올해는 하도 비행기 타고서 돌아다녔더니 집이 최고더라고요. 제인도 동감했고요.”

“하하! 알겠습니다.”

올해는 그냥 제인하고 집에서 뒹굴 생각이다.

음? 그런데 체했나?

왜 가슴이 답답하지?

콜라라도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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