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196화 (196/250)

196. 무시당하고 살 수는 없잖아요?

미국은 난리가 났다.

언론마다 ‘블러디 크리스마스’라고 하여 LA로 몰려들어 취재하느라 전쟁이 벌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어 아메리카 최대의 갱단인 마라 살바트루차가 사실상 미국에서는 종말을 고했다고 선언했고, 이것은 미국에 최대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샌호아퀸에서 벌어진 작은 전쟁에 대하여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물론 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

만약에 놈들의 목표가 나라는 것이 알려졌으면 미국의 여론도 절대 곱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쨌거나 외국인이 쓸데없이 오지랖 피우다가 테러의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볼 테니까.

바이든 대통령이 치매기가 있어서 좀 불안하기는 하지만, 다음 대선에서도 적극적으로 밀어줘야겠다.

나랑은 이젠 완벽한 콤비 플레이를 하는 상황인데, 괜히 카멀라나 다른 사람이 되면 골치 아프다.

그리고 이번 사태의 여파는 미얀마도 피해갈 수는 없었다.

확실히 이번 일에 대하여 알고 있는 미국의 고위층들은 이번 공격을 미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것 같았다.

지독스러울 정도로 미국 본토에 대해서는 예민하게 반응을 보여서 나도 놀랄 정도였는데, 어쩐지 헨리를 비롯한 이지스 대원들도 전에 없이 강경하더라.

이건 미국인의 종특 같았다.

***

12월 26일.

집에서 쉬고 있던 내게 헨리가 찾아왔다.

“쉬지 않고서요?”

“하하! 이거 회장님 쉬시는데 왜 집까지 찾아왔냐는 말로 들리는데요?”

“에이, 왜 이래요? 그래, 무슨 일이에요?”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오스틴 국방부 장관 쪽에서 보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음? 왜요?”

“왜라니요? 다행히 피해가 거의 없었고 오히려 골칫거리였던 마라 살바트루차 놈들을 소탕할 수 있었지만, 미국이 공격받은 겁니다. 회장님과의 관계 등으로 대놓고 대외적으로 떠벌릴 일은 아니지만, 미국은 반드시 미얀마를 응징할 겁니다. 그게 우리 미국의 방식입니다. 공격받으면 그 이상으로 돌려주는 것이지요.”

“…….”

무슨 사천당가냐?

은혜는 열 배, 원한은 백 배야?

“따라서 당연히 현재 미얀마 국민 통합정부 연방군을 이끌고 있는 저를 보자고 하는 거지요.”

“그렇군요.”

“네, 생각보다 미얀마 전쟁은 빨리 끝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정부가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니까요. 이번 일로 중국도 대놓고 반발하지는 못할 것이고요. 막말로 반발하면 이번 일을 까버릴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잘 되었네요. 그래, 헨리 생각에는 미얀마 군부 놈들을 언제쯤 쫓아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내년 내로는 정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리 미국 정부가 도와준다면 좀 더 빨라질 수도 있고요.”

“미얀마 국민의 고통이 극심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나도 따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말해 놓을 테니까, 최대한 빨리 끝내는 것으로 하자고요. 그리고 요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무기 씨가 마른 것은 아는데, 돈을 더 주더라도 최대한 사들이세요. 러시아 눈치를 보느라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거부하는 나라를 대상으로 하면 구매할 수 있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네, 전선에서 고생스럽겠지만 좀 더 수고해줘요. 내가 입 씻고 지나가지는 않을 테니까.”

“흐흐흐! 이거 기대됩니다.”

“하하! 기대해도 좋아요. 헨리뿐만 아니라, 미얀마에 파견된 우리 요원들 모두 말입니다.”

미얀마 일이 아니더라도, 내게는 진심으로 충성하는 사람들이다.

그 충성심을 이번에 입증했고.

아주 거하게 주머니를 채워줄 생각이었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마치고 돌아가려던 헨리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라도 난 것처럼 돌아섰다.

“저기, 지금 생각이 난 건데요.”

“응? 뭔데요?”

“이번에 한국 정부도 꽤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중국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미얀마에 대해서 말입니다.”

“당연한 것 아니겠어요? 남의 나라 안에서 감히 테러를 저지르려고 했는데?”

“그럼 말입니다, 한국에서 무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한국만큼 재래식 무기를 많이 보유한 나라는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아….”

생각해 보니 그러네?

러시아와는 나중을 생각하더라도 우크라이나에는 죽었다가 깨도 직접 무기 지원을 할 수 없다.

하지만, 미얀마라면 다른 문제지.

그나마 지금까지는 중국 눈치가 보이는 일이었지만, 이미 명분은 우리 손에 있다.

막말로 탈출선까지 잡히지 않았던가?

이제는 중국이 지랄하더라도 너희 같으면 너희 나라에 테러를 저지르려고 한 나라를 가만두겠냐고 하면 그만이다.

더군다나 중국은 공범이니 더 할 말이 없을 것이고.

“흐흐흐! 내가 미처 그 생각을 못 했네요? 이젠 지원할 명분도 충분한데 말이죠!”

“그럼 가능하겠습니까?”

“알잖아요? 내가 우리나라 국방을 얼마나 밀어주고 있는지. 내가 알아서 사들이든지 해서 보내줄게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이틀 후, 연말을 미국에서 보내기로 한 일정을 취소하고 제인과 함께 한국으로 향했다.

생각난 김에 일도 처리하고, 이번에 놀라셨을 부모님과 소미를 위로하기 위해서였다.

“아들!”

“엄마!”

집에 도착하니 엄마가 전에 없이 나를 격하게 반겨주었다.

화상으로 봤을 때는 괜찮았는데, 아무래도 이번 일로 많이 놀라셨던 것 같다.

일정을 변경하여 한국에 온 것이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녀석아, 괜찮아?”

“그럼 엄마, 아무렇지도 않다고.”

“어이구, 그러니까 왜 그렇게 여기저기에 일을 벌이고 다녀?”

“에이, 엄마. 우리 집안 전통이잖아? 남들 어려운 거 잘 못 보는 거?”

“어흠!”

아버지가 옆에서 민망한 표정을 지었지만, 사실은 사실이니까.

“하여간 누가 강 씨 아니랄까 봐!”

“흐흐흐! 내가 한 씨는 확실히 아니지.”

“조심해, 알았지?”

“네, 엄마. 걱정하지 마요.”

엄마를 안심시켜준 후, 그날은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집에서 가족과 함께 지냈다.

미얀마고 우크라이나고 간에 우리 가족이 먼저다.

***

드디어 정말 다사다난했던 2022년이 지나가고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월요일인 2일까지 쉬고 난 후, 마곡 사옥으로 출근했다.

“남 부회장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하하! 회장님도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흐흐흐! 여기서 더 복을 받으면 남들한테 좀 미안하지요.”

“푸하하! 그건 그렇네요.”

진짜 그건 좀 아니지.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내가 여기서 더 복을 받는다는 것은.

“연초까지는 미국에서 계시는 것으로 알았는데,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뭐 겸사겸사지요. 그래도 집에 가니까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부모님이 지난번 일로 많이 놀라셨으니까요.”

“아! 사무총장님하고는 늘 대화하니까 잘 몰랐는데, 어머니께서는 많이 놀라셨을 겁니다. 제가 그 생각을 못 했습니다. 정말 잘하셨습니다.”

“네, 더 연세가 드시기 전에 잘해드리려고 해요. 지금이야 기력이 젊은 사람들 못지않지만, 기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어디 잘 가시지도 못할 거잖아요.”

“맞습니다, 회장님. 아직 10여 년 정도는 괜찮으시겠지만, 어떻게 해도 팔순 정도 되면은 기력이 떨어지더군요.”

“네.”

“그건 그렇고, 국방 관련 장관들을 오늘 오라고 하셨다면서요?”

“원래 오래 끌 일도 아니지만, 이참에 미얀마는 아예 끝을 보려고요.”

“끝장을요?”

“네.”

나는 이번에 국방 관련 고위 당국자들을 부른 이유에 대하여 남정원 부회장에게 설명했다.

“호오! 그거 괜찮은 생각인데요? 확실히 미얀마 군부는 이번에 우리와 확실하게 척을 졌습니다. 정부에서도 곧 미얀마 군부 정권을 공식적으로 부정하고 미얀마 국민 통합정부를 인정하려고 한답니다.”

“아, 그래요?”

“네, 내부적으로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압니다. 다만, 미얀마 현지의 교민들 문제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합니다.”

“흐음, 교민들이 문제군.”

“네, 포스코 인터내셔날에도 조만간 상황이 이리될 것이니 대비하라고 언질을 주었다고 하고요.”

“잘했네요. 가뜩이나 포스코 인터내셔날은 말이 많았는데.”

“네, 맞습니다. 하여간 정부 측에서도 반대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뭐, 회장님이 그냥 달라고 하실 분도 아니고요.”

“…….”

이 양반, 이젠 나에 대해서 너무 잘 안다.

오후가 되자, 관계 장관 등과 합참의장을 비롯한 고위 장성들이 속속 우리 사옥으로 도착했다.

누가 부르는데 안 오랴?

원래는 어제 부르려다가 시무식 하는 날에 부르는 것은 그래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오늘 부른 것이다.

“다들 안녕하셨습니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처음 뵙는 분들에게는 인사드리겠습니다. 카르마 그룹 회장인 강철식입니다.”

“회장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반갑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국방부 장관, 국정원장, 외교부 장관, 방위사업청장과 합참의장 등을 군 고위 장성들이 참석했다.

그러고 보니 청와대 인사와 국무총리를 제외하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구성원 중 대다수가 참여한 것 같았다.

“먼저 지난 연말에 우리 가족을 위하여 많은 도움을 주신 것으로 압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국정원장님이 많이 도와주신 것으로 아는데, 고맙습니다.”

“하하하!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정보도 먼저 주셨잖습니까? 그저 우리는 맡은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소소하지만, 약간의 사례를 하려고 합니다.”

“네, 사례요? 아니 그러지 않으셔도….”

“아닙니다. 제 성의입니다. 별것은 아니고, 국정원에서 순직하신 분들의 유족 생계를 앞으로는 우리 정화재단에서 책임지고 돌보기로 했습니다. 회의 끝나고 실무진을 보내주시면 재단에서 상담할 겁니다.”

“오오! 그건 사양하지 못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하하하!”

“추가로 국정원 직원들 자제들의 장학금도 지급될 겁니다.”

“하하하! 이거 새해부터 반가운 소식입니다. 고맙습니다.”

“부, 부럽다….”

“정말 부럽군.”

주변에서 부러움의 시선이 쇄도했지만, 그냥 무시했다.

내가 전부를 책임질 수는 없으니까.

“그건 그렇고, 오늘 바쁘신 여러분들을 이렇게 뵙자고 한 이유는 향후 대책에 대하여 논의하기 위해서입니다.”

“어떤 대책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미얀마 군부 놈들이 우리 가족을 해치려고 우리나라에 군인 놈들을 침투시켰습니다. 사전에 정보가 없었다면 큰일 날 뻔했고요. 저야 그렇다고 치지만, 주권 국가로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습니까?”

“아….”

“참고로 말씀드리면, 미국에서는 대외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행정부에서는 제2의 9.11 테러로 인식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미국 본토를 대상으로 테러를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미국의 역린을 건드린 것 같았습니다. 아! 여기 계신 분들은 내용을 알고 계시지요?”

“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우리도 보복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마적떼 무리 같은 미얀마 군부 놈들이 감히 대한민국을 우습게 보고 일을 벌였는데요?”

“예? 보복이요?”

“네, 보복 말입니다. 백번 양보해서 중국이야 관련되었어도 당장은 어쩔 수 없지만, 그런 놈들에게까지 무시당하고 살 수는 없잖아요? 안 그렇습니까?”

“…….”

“…….”

왜들 조용한 거야?

섭섭하게 말이지.

미국도 광분하고 있는 판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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