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204화 (204/250)

204. 오빠 나 피곤해.

“아잉, 오빠 나 피곤해.”

“어, 어? 피곤해?”

아니 얘가 뭘 했다고 피곤하지?

“오늘은 그냥 자자.”

“그, 그래….”

오늘이 벌써 3일째다.

3일째 제인이 나와의 사랑을 거부하자 당황스러웠다.

제인과 결혼한 이후 특별한 상황이 아닌 이상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사랑했고, 그게 당연한 일상이었다.

마치 밥 먹고 똥 싸고 자는 것처럼.

그런데 갑자기 제인이 3일째 잠자리를 거부하자 환장할 것 같았다.

어쩌냐?

피곤하다는데?

불끈 성이 난 소중이를 달래면서 그냥 자는 수밖에.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여느 때처럼 제니가 차려준 아침을 먹으려 할 때다.

오늘도 제니표 된장찌개는 구수한 냄새를 풍기면서 내 식욕을 자극했다.

“우욱!”

“엉? 우욱?”

갑자기 제인이 오바이트를 하려고 했다.

아니 제인이 왜 저러지?

된장찌개는 나보다 더 좋아하는데?

“자기야 왜 그래? 응?”

“아이, 속이 안 좋아. 나 그냥 좀 누워 있을게.”

“어디 아픈 거 아니야? 병원에 가자.”

“아냐 오빠. 조금 누워 있으면 괜찮을 거야.”

“아니라니까? 너 요즘 나랑 사랑도 안 해주고 좀 이상해. 바로 병원에 가자.”

“아니라니까?”

그때 제니가 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끼어들었다.

“제인.”

“웅, 제니 이모.”

“너 혹시?”

“혹시 뭐요?”

“그거 아니야?”

“그게 뭔데요?”

“참 나, 얘 좀 봐라. 그냥 아직도 아기네? 너 마지막으로 한 것이 언제야?”

“예? 대체 뭘…. 아!”

나도 도대체 제니가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인지 모르겠는데, 제인은 바로 알아들은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열흘 전에 그냥 지나갔는데,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설마?”

“진짜 어이없네. 알렉스!”

“어, 어? 제니 뭔데?”

“밥은 나중에 먹고, 바로 병원에 데리고 가.”

“응? 그렇지 않아도 가긴 가려는데 무슨 소리야?”

“이봐요, 강 회장님. 그렇게 기다리던 소식이 온 것 같은데도 모르겠어?”

“기다리던 소식? 내가 기다리던 소식이라니…. 어? 억!”

“쯧쯧! 돈이 아무리 많으면 뭐하나? 저렇게 무식해서야….”

“…….”

제니가 타박했지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다.

내 정신은 이미 혼미한 상태다.

내가 아빠가 된다니?

아빠가 된다니….

“차 대기 시켜! 어서! 아니다! 헬기! 헬기 대기시켜!”

우리 집에서 LA에서 시더스 사이나이 병원과 최고 병원을 다투는 병원이자, 전미 병원 순위에서도 거의 모든 분야에서 탑텐 안에 들어가는 UCLA 메디컬 센터까지는 대략 차로 40여 분이 넘게 걸린다.

지금은 출근 시간이라 더 걸릴 것이고.

긴급 상황에서 차 따위를 타고 갈 시간은 없다.

“해리! 해리! 아직 출근 안 했나!”

우당탕탕!

“저 출근했습니다, 회장님! 무슨 일입니까!”

“긴급 상황이다! 헬기 얼른 대기 시켜!”

“예? 무슨 일인데….”

“제인이 아기를 가진 것 같아! 어서!”

“아! 비상이다! 비상! 헬기 대기시켜! 5분 이내로 출발한다! 아론, 이 자식아! 꾸물댈래!”

황당해하는 제인을 꽁꽁 싸매서 납치하듯이 헬리패드로 데리고 갔다.

다행히 뒤에서 제니가 중얼거리는 소리는 듣지 못했고.

“정말 미쳤어. 웬 호들갑이람?”

헬리콥터가 비상 이륙을 하여 북쪽으로 10여 분 정도 비행하자 병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제인! 괜찮아! 조금만 참아!”

“오빠.”

“응!”

“누가 보면 내가 총이라도 맞은 줄 알겠다. 고만 좀 해. 쪽팔리게 정말 왜 이래?”

“…….”

제인의 냉혹한 일침에 그제야 정신줄을 잡기 시작했다.

내가 너무 오버했나?

병원 핼리패드에 내리자 병원 진이 대기하고 있었는데, 그중에는 나도 얼굴을 아는 존 마지오타 병원장도 있었다.

나는 미국에서 성공했으니 미국에 내가 번 돈의 일부를 환원한다는 취지로 제프리 형이 재단을 만들기 전부터 막대한 돈을 기부하고 있는데, 특히나 내가 사는 LA와 캘리포니아에는 더 관심을 가지고 여기저기 기부금을 투척했다.

UCLA 메디컬 센터에만 지금까지 기부한 돈은 각종 연구비용 시설자금, 그리고 저소득층의 의료비 지원 명목으로 10억 달러가 넘고 매년 1억 달러 이상을 주고 있다.

지금도 3만 평이 넘는 병원 부지 곳곳에서 올라가고 있는 건물의 태반은 아마도 내 돈으로 짓고 있을 거였다.

그러니 병원장이 직접 나올 수밖에.

“회장님! 이야기 들었습니다. 최고의 의료진이 대기 중입니다.”

“존, 잘 좀 부탁해요. 내가 처음이라 경황이 없어서….”

“하하하!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 의료진은 최고입니다!”

“그래요, 잘해 주면 알지요? 제프리 형이 방문할 겁니다.”

제프리 형이 방문한다는 말은 추가로 기부할 것이라는 소리다.

“오오오! 이봐들! 최대한 신속하게, 편안하게 모신다!”

병원에 온 지 1시간 정도가 지났다.

나는 VIP실에서 서성이면서 온갖 생각을 다 했다.

진짜 임신일까?

아니면 혹시 무슨 병이라도?

오만가지 잡생각으로 머리털을 쥐어뜯고 있을 때, 마지오타 병원장이 중년의 여자 의사 두 명과 함께 들어왔다.

“회장님, 우리 병원 산부인과 의장인 메릴랜드 데보라 크라코프 박사와 부의장 제닌 라히미안 박사입니다.”

“아, 예. 반갑습니다. 우리 제인은요?”

이 아줌마들이 누군지는 내가 알 바 아니다.

중요한 것은 제인의 상태지.

그런데 의장(Chair)?

여긴 과장을 의장이라고 하나?

에이, 모르겠다.

사장이든 부장이든 뭐라고 부르든 상관없다.

내 심장이 벌렁거리고 있었다.

“축하합니다, 회장님. 사모님은 현대 임신 5주가 좀 넘었습니다.”

“으아아아!”

“하하하!”

“호호호!”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드디어 아버지가 된다!

내가 아버지가 된다고 전 세계에 알리고 싶을 정도였다.

“제인은요?”

“이쪽으로 오세요. 옷을 갈아입는 중입니다.”

아줌마들을 따라가자 제인이 옷매무새를 바로잡고 있었다.

“제인!”

“오빠!”

“크흐흑! 우리 아기가….”

“오빠”

“응?”

“적당히 좀 해.”

“…….”

어쨌든 제인을 부둥켜안고서 헬기장으로 이동했다.

“사모님이 워낙 건강하셔서 특별히 조심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임신 초기니 12주까지는 격렬한 운동은 삼가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성관계는….”

“성관계는?”

나는 나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중요한 대목이었으니까.

“호호호! 너무 아크로바틱한 체위나 역시 지나치게 격렬하게만 하지 않으시면 상관없습니다.”

“아! 해도 돼요?”

“임신 초기만 조심하셔서 하시면, 그 이후로는 상관이 없어요.”

“가,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고마웠다.

그렇게 헬기에 오르는데, 원장을 비롯한 의료진들이 웃으면서 열심히 손을 흔들어 주는 것이 너무 고마웠다.

그래, 좋은 날이다.

나는 헬기에 오르려다 말고 의료진을 향하여 발걸음을 돌렸다.

“어? 회장님, 뭐 잊으신 거라도?”

“존, 2억 달러를 드릴 테니까 1억 달러는 연구비용으로 쓰시고, 1억 달러는 저소득층 의료비를 지원하세요.”

“우와아아!”

“그리고 우리 아기가 태어나면, 우리 아기 이름을 딴 건물을 지어드리겠습니다, 의료 장비도 모두! 그러니 지금부터 준비하고 계세요. 아! 원장님과 의료진에게는 별도로 사례할 겁니다. 그럼….”

“와아아아아!”

“열 명은 낳으셔야 합니다!”

“하하하하!”

이렇게 좋은 날에는 좀 베푸는 것이 좋지.

특히 나는 세계에서 최고로 돈이 많은 사람이니까.

집에 도착하니 존과 에이미가 와서 기다리다가 축하해 주었다.

그런데 아까 병원장도 존, 우리 장인도 존.

존이 너무 많구나.

“하하하! 우리 딸이 엄마가 된다니!”

“존, 제인만 엄마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나도 아빠가 되는 거라고요?”

“으하하하! 그게 그거 아닙니까?”

“…….”

어째서 그게 그건지 모르겠다.

하여간 기쁘다,

곧 한국을 화상으로 연결했다.

우리 아버지와 엄마가 얼마나 좋아할지는 상상도 안 갔다.

강 씨 집안의 맏손주가 생긴 것이니까.

“으하하하!”

“호호호호!”

아이고, 귀 따가워.

역시나 엄마와 아버지는 그냥 뒤집어지셨다.

“드디어 강 씨 집안의 맏손자가 생겼구나! 으하하하!”

“아직 성별은 모릅니다만?”

“손자야, 손자! 이건 틀림없어!”

“이 양반이 미쳤어? 요즘 세상에 아들이고 딸이고 무슨 상관이래?”

내 말이.

“그래? 그럼 딸이면 오히려 좋아! 으하하하!”

“…….”

뭐냐, 우리 아버지.

아무래도 아버지도 지금 온전하지가 않은 것 같다.

“한국에는 언제 오냐?”

“5월이요. 정훈이가 그때 결혼하는데 맞춰서 가려고요.”

“그래? 그럼 우리가 간다. 내일 중으로 도착하마.”

“네, 공항으로 사람 보낼게요.”

이렇게 좋으실까?

하긴, 괜찮다고 하셨지만 내 나이가 있으니 말은 안 해도 엄청나게 기다리셨을 거다.

***

다음 날, 엄마와 아버지가 우리 집에 모처럼 오셨다.

그리고 제인을 본 후, 아버지는 존과 마주 앉아 밤새 술을 푸셨다.

“사돈! 한잔 받으세요. 으하하하!”

“감사합니다, 사돈. 으하하하!”

둘이 똑같았다.

며칠을 회사도 나가지 않고 집에서 기쁨을 만끽한 후, 모처럼 출근하여 밀린 일을 하고 있을 때다.

“회장님, 젤롄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회장님과 통화하고 싶어 하십니다.”

“음? 젤롄스키 대통령이?”

무슨 일이지?

러시아가 대공세 비슷한 것으로 하는 중이지만, 여전히 꼴값들을 떠다가 애먼 젊은이들만 죽이고 있었다.

심지어는 악질 범죄자 출신의 용병대장인 바그너 그룹 프리고진과 러시아 국방부가 알력 싸움이나 하고 있었고.

우크라이나는 라스푸티차가 끝날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잃어버린 땅을 수복하는 작전을 진행할 예정이라 지금은 별 이슈도 없었다.

혹시 우리 아이가 생긴 것을 알고 축하해 주려고?

에이, 이건 너무 나갔다.

그럴 리가 있나.

“연결하세요.”

“네, 회장님.”

잠시 후 전화가 연결되었다.

“아, 젤롄스키 대통령님.”

-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젤롄스키입니다.

“네, 젤렌스키 대통령님, 고생이 많으십니다.”

- 아닙니다. 고생은 우리 국민 모두가 하는데요.

“후유! 이거 참,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그래요, 무슨 일로 연락을 하셨습니까?”

- 저기, 번번이 죄송합니다만 부탁드릴 것이 있어서 전화드렸습니다.

당연히 아쉬운 것이 있으니 연락했겠지.

“무슨 일입니까? 편하게 말씀하세요.”

- 다른 일이 아니라 일론 머스크 회장 좀 말려주십사 하고 전화드렸습니다.

“예? 머스크요? 아니 머스크가 왜요?”

- 계속하여 스타링크의 군사적 이용을 막겠다고 협박을 해대는 통에 정말 너무 힘이 듭니다.

“네? 그게 무슨 말입니까?”

- 애초부터 스타링크를 군사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고 하면서 끊어버리겠다고 하는데, 잘 아시겠지만 우리 우크라이나는 지금 상태에 스타링크마저 끊어진다면 정말 힘들어집니다. 회장님께서 스페이스 X의 대주주이자 머스크와도 친분이 있으신 겁으로 압니다. 제발 좀 말려주셨으면 해서요.“

”이게 무슨 소리야? 그게 정말입니까?“

- 네, 정말입니다.

아니 이 미친놈이 대체 왜 그래?

한동안 잠잠하나 싶었는데, 이젠 우크라이나를 건드려?  내가 관심 있어 하는 나라라는 것을 알면서?

이게 진짜 죽을려고.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겁니다.“

- 네, 감사합니다.

아니 정말 머스크 이놈이 미친 것 아니야?

감히 내가 하는 일을 훼방을 놓아?

두고 보자, 망할 놈의 자식 같으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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