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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216화 (216/250)

216. 과거 청산은 이렇게 하는 것이지.

한 5분이나 지났을까?

교주 강병기가 하는 개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다.

어떻게 저런 놈을 떠받들 수 있는지 모르겠다.

하긴, 예전에 가끔 TV에서 나오던 사이비 교주들의 설교 장면을 보면 하나같이 공통점이 있었다.

일단 말은 반말이 기본에 가끔은 상소리도 섞어 넣는다.

상식적으로 보면 대단히 천박하고 논리도 없는 개소린데, 그걸 대학생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대학 총장 같은 지성을 대표하는 인사들조차 빠져든다는 것이다.

과거에 모 방송국을 기습하여 방송이 중지되는 초유의 사태가 있었는데, 그 일행 중에 서울 소재의 모 대학교 총장이 있어서 황당했던 기억이 있었으니까.

결론은 사이비 종교에는 의외로 논리적인 부분들이 필요 없다는 거지.

신비주의에 머리통이 돌아버려서 지성이나 논리 따위는 개나 줘버린다는 것이다.

뭐, 정말로 극렬 신자들은 학력이 높은 놈들이 더 많다는 말도 있으니까.

그렇게 어찌어찌 놈이 하는 똥 같은 소릴 참고 듣는데, 더 황당한 소릴 지껄이는 것을 보고 내 정신은 안드로메다로 향했다.

“너희들 지금 세계 최고 부자가 누군지 알아?”

“알렉스 강입니다!”

“으하하! 맞다! 현재 세계 최고 부자는 카르마 인베스트먼트의 알렉스 강이지!”

응? 내가 거기서 왜 나오는 건데?

너무 놀라서 눈알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저 새끼 진짜로 뭐가 있는 놈인가?

혹시라도 내가 여기 있는 것을 아는 것 아니야?

“그런 그 알렉스 강이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알아?”

“모릅니다, 주님!”

“그래 모를 것이야. 세상 사람들은 아는 사람이 없지. 이제야 내가 너희에게 특별히 말한다만, 알렉스 강은 사실 내 6촌 동생이다.”

“오오! 주님!”

무슨 개소리냐?

내가 왜 너 같은 놈의 6촌 동생이냐고?

경호원들마저 놀라서 황당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마라.

난 저 빌어먹을 놈하고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하여간 그래요. 우리 알렉스가 10여 년 전에 내게 와서 묻더라고. 형님,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요, 하고 말이야. 그래서 내가 그래도 착 보니까, 이놈은 물을 건너가야 할 놈이더라고?”

“아멘!”

“내가 말했다. 너는 미국에 가야지 성공한다고 말이지. 그리고 당시에는 거금인 100억을 주면서 이 돈으로 투자를 하여라. 그리하면 너와 너희 집안에 재물이 쏟아질지니!”

“오오오! 주님!”

“그러면서 내가 중간중간 테슬라에 투자해라, 저기다 투자해라 하는 식으로 조언을 해주었더니 아, 글쎄 이놈이 세계 최고 부자가 떡 하니 되지 않았겠어? 진주 강씨 집안에 나 말고도 인물이 나온 거야.”

“우와아아아!”

“어제도 놈이 전화해서 내게 그러더군. 형님, 제가 한 100조 정도 드릴 테니까 이젠 좀 편하게 사세요, 라고. 그래서 내가 뭐라고 말했겠어? 내가 돌봐야 할 어린 양들이 있어서 그건 안 된다고 했지. 내겐 너희들이 있지 않으냐?”

“우와아아! 주님! 주님!”

환장하겠네.

저 빌어먹을 놈이 왜 나까지 팔아먹는 거냐.

하필이면 왜 나랑 같은 진주 강씨이고.

아니, 진주 강씨가 맞기는 한 거야?

정말 소수이기는 하지만, 신천 강(康)씨도 있었다.

에이, 이렇게 말하니 신천 강씨는 또 무슨 죄냐.

이렇게 내 정신이 붕괴하기 일보 직전에 드디어 놈의 설교가 끝이 나고 간택식이 시작되었다.

이제 스물이나 갓 넘었을 것 같은 여자아이들이 속이 훤히 내비치는 옷을 입고 강병기 앞에 섰다.

그 여자아이들을 강병기는 마치 품평이라도 하듯이 쳐다보다가 손으로 두 명을 지정하자, 간택 당한 여자들은 엉엉 울면서 너무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이윽고, 간택식이 끝나자 강병기는 간택 당한 여자들을 데리고 퇴장했다.

“회장님은 이만 나가보시지요. 센터 아이들은 우리가 찾겠습니다.”

요원 하나가 귓속말로 내게 이만 자리를 피할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흔들며 입을 열었다.

“아니, 끝까지 같이 간다.”

“회장님!”

“됐어. 이미 결정했으니까 그만해. 강력범죄수사대는 언제 오기로 했지?”

“30분 정도 걸릴 겁니다.”

“흐음….”

원래는 강력범죄수사대를 기다렸다가 그들에게 놈을 체포하게 하는 것이었는데, 30분이면 방금 따라 들어간 아이들이 몸을 버리고도 남을 시간이다.

지금이야 제정신이 아니라 좋다고 난리지만, 나중에 정신을 차리면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지도 모르는 일인 것이다.

“아니, 지금 들어간다. 아까 그 아이들이 위험하잖아.”

“회장님! 위험합니다. 그놈 주변에는 항상 호위대가 따르고 있습니다.”

강병기 주변에는 남자 신도 중에서 운동 좀 하고 격투기를 배운 젊은 남자들 20여 명이 항상 그놈을 호위하고 있었다.

“괜찮아. 자네들에게 부담될 수준은 아니잖아? 그리고 나도 내 몸 정도는 지킬 수 있어.”

“…….”

내가 우기면 이들은 어쩔 수 없다.

내가 말려도 나중에 혼이 좀 나겠지만, 따로 적절한 보상을 해주면 될 것이다.

그렇게 어수선한 틈을 타서 강병기가 여자애들을 데리고 간 쪽으로 슬그머니 들어서서 복도를 한참 걸어갔는데, 건장한 사내들 대여섯 명이 우리를 막아섰다.

“형제님들, 어디 가세요. 이쪽은 주님께서 성스러운 일을 행하는 곳이 출입이 통제됩니다.”

“…….”

성스럽다니.

성(性)스럽겠지.

휘익! 퍽! 퍽! 빡!

“윽!”

“컥!”

우리 요원들은 최고 중의 최고다.

한두 놈이 제법 격투기를 한 태가 났지만, 우리 요원들에게는 간식거리다.

놈들을 잠재우고 코너를 돌아 문을 열고 가니 또 다른 놈들이 보였는데, 이번에는 제법 수가 많고 손에도 연장을 들고 있었다.

아무래도 CCTV를 보고 우리의 침입을 안 것 같았다.

“누구냐! 네놈들은! 감히 주님께서 계시는 성전에 침입하다니!”

“시끄러워!”

내 말을 신호로 우리 요원들이 놈들을 해치우기 시작했다.

그때, 뒤쪽에 있던 놈이 테이저건을 우리 요원의 등을 향하여 조준하는 것이 보이자 나는 그대로 몸을 날려서 놈의 면상을 날려버렸다.

퍽! 퍽! 팍! 뻑!

잠시의 투덕거림 끝에 놈들을 역시 잠재우고 다른 문을 열고 들어가자, 화려한 응접실이 나왔다.

도저히 종교단체에서는 보기 힘든 화려함이라 세계 최고 부자인 나도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내실로 향하는 문이 보였다.

벌컥!

“누, 누구야? 내가 사랑을 베풀 때는 아무도….”

“닥쳐 새끼야!”

놈은 이미 거사를 치르려고 하던 참이었다.

조금만 늦었으면 두 명의 여자애들이 또 희생될 뻔한 것이다.

망할 새끼가 나이도 적지 않은데 한 번에 두 명을?

“너는 누구냐?”

“형, 섭섭하게 왜 이래? 날 잘 안다면서?”

“혀, 형? 어린놈이 감히 내게 형이라니?”

“육촌 형이라면서? 내가 형에게 돈을 벌려 성공했다면서?”

“무슨 소리야! 육촌 형이라…. 뭐? 육촌 형?”

“그래, 내가 알렉스 강이다! 이 쓰레기야! 감히 날 팔아먹어?”

“마, 말도 안 돼….”

“그 소린 하도 들어서 이젠 좀 지겹다. 심 팀장! 여자애들 데리고 나가고, 다른 여자애들도 좀 찾아봐요.”

“알겠습니다, 회장님.”

“진짜 네놈이 알렉스 강이냐?”

“그럼 가짜냐? 내가 너 같은 놈인지 알아?”

“이, 이런….”

“또 마음껏 수작 부려봐라. 대법원장 출신을 변호사로 고용해도 죽을 때까지 감방에서 못 나오게 해줄 테니까.”

“회장님, 저기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어? 이놈이 반항하네?”

“예?”

퍽! 퍽!

“죽어! 죽어! 이 쓰레기야!”

“커억!”

하도 성질이 나서 놈을 지근지근 밟아주었더니, 몇 대 처맞지도 않았는데 정신을 잃었다.

“회장님, 그만하시지요.”

“에이, 나쁜 새끼.”

내가 여전히 씩씩대고 있는데, 요원 하나가 놈의 경호원에게서 뺏은 사시미를 슬그머니 놈의 손에 쥐여주었다.

“…….”

“이 정도는 되어야 뒤탈이 없습니다.”

“수고했어요.”

우리 센터 아이들을 찾고 난 후에야 강력범죄수사대가 쳐들어왔다.

이제 끝인 것이다.

이후 박홍렬 변호사가 슬그머니 소문을 퍼뜨렸다.

강병기의 마수에 걸린 여자 중에서 사다리 센터 출신 아이들이 다수 있었다는 것, 그래서 내가 대로하여 이번 사건을 주시하고 있다는 소문이었다.

거기에 덧붙여서 여기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놈의 변호를 맡는 법무 법인이나 변호사는 카르마에서 작심하고 매장해 버릴 예정이라는 것까지.

내 분노는 검찰과 경찰, 그리고 법원에까지 전달되었고 정치권에도 은근히 경고했다.

제대로 안 하면 역시 골로 간다는 것을 말이다.

이렇게까지 했으니 이번에는 제대로 처벌받을 것이다.

그리고 놈에게 거린 여자들은 모두 내가 비용을 부담하여 최고의 정신과 의사와 상담할 수 있게 했다.

트라우마가 없어지진 않겠지만, 그들도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으니 감수하면서 살아야 할 것이다.

***

미국으로 돌아와서 한창 바쁘게 지내던 7월 초.

낭보가 날아들었다.

“회장님, 미얀마 수도 네피도를 점령했습니다. 이제 전쟁은 끝이 났습니다.”

“아아! 정말 잘했어요, 헨리! 하하하!”

드디어 전쟁이 끝났다.

미얀마 군부 그 망할 놈들은 결국 죽거나 연방군에 잡히는 신세가 되었다.

TV에서는 외신들이 연신 속보로 기쁨에 찬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주권을 되찾은 것에 대하여 환호성을 지르는 것을 보여주었다.

잘됐다.

정말 잘 된 것이다.

7월 11일.

나는 미얀마로 향했다.

“오셨습니다, 회장님.”

“이쪽으로 모셔요.”

잠시 후, 내 호텔의 숙소 응접실로 깡마르고 초췌한 여인 한 명이 들어섰다.

감옥에서 석방된 아웅 산 수 치 여사였다.

“어서 오세요, 여사님. 카르마 인베스트먼트의 알렉스 강입니다.”

“아웅 산 수 치가 은인께 인사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러지 마시고 앉으시지요.”

우리 부모님보다도 한참 연배가 위인 할머니가 고개를 조아리는 것을 받는 취미 따위는 없었다.

잠시 건강 상태를 물어보는 등 환담을 나눈 후, 본격적으로 전후 처리에 대하여 논의했다.

“아시다시피 제게는 전후 처리에 대하여 발언권이 있습니다. 인정하십니까?”

“네, 무엇이든 말씀하세요.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철저한 과거 청산입니다. 어설픈 화해 따위는 하지 마세요. 불씨를 남겨 두면 언젠가는 다시 발화할 겁니다.”

“그거야 당연한 일입니다. 말씀처럼 철저하게 처리하겠습니다.”

“두 번째로, 이제 친중 따위는 하지 마세요. 이전에는 상당히 중국에 우호적이었던 것으로 아는데, 이젠 아시겠지요? 그놈들이 얼마나 못 믿을 놈들이라는 것을? 친중해서 거덜 나지 않은 나라가 없습니다.”

“그것 또한 당연합니다. 중국은 철저하게 군부 놈들의 편을 들었습니다. 우리 미얀마는 앞으로 철저한 반중 국가가 될 것입니다. 외교 관계 단절도 할 생각입니다.”

“세 번째로, 소수민족과 평화롭게 지내세요.”

“알겠습니다.”

“로힝야족 포함입니다.”

“그, 그건….”

역시 로힝야 이야기만 나오면 버마족이고 카친족이고 샨족이건 간에 대동단결하여 이를 가는 미얀마 사람들이다.

“그렇게 하세요, 여사님. 언제까지 서로 죽고 죽이면서 살 겁니까? 차라리 귀퉁이 땅을 조금 내주고 따로 살게 하시든가요. 또다시 피를 부르는 것은 제가 절대로 용납하지 않습니다.”

“후우! 알겠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건 제 말이라도 들을지….”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연방군을 조직할 때부터 우리의 조건이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나라 재건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카르마를 비롯한 많은 한국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투자할 겁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따로 제가 무이자로 차관도 제공할 터이니 필요한 만큼 가져다 쓰세요. 이게 전부입니다.”

“네? 조건은요?”

“방금 말했잖습니까? 제 조건은 이게 전부입니다.”

“세, 세상에나….”

수 치 여사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일어나 내게 합장을 했다.

“세존께서 회장님을 항상 보우하시기를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며칠 후, 민 아웅 훌라잉을 비롯한 군부 인사 수백 명이 네피도 중앙로에 설치된 임시 교수대에 목이 걸렸다.

그래, 과거 청산은 이렇게 하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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