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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222화 (222/250)

222. 이제부터 시작이다.

조용원의 말에 대통령과 국정원장이 약간은 민망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는 것이 느껴졌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대한민국 정도의 체급을 가진 나라에서 툭하면 내 신세를 지게 되니, 아무래도 나라를 통치하는 처지에서는 자괴감도 생길 것이고 좀 부끄럽기도 할 터였으니까.

하아, 어쩌냐?

우리나란데?

동족끼리 피 흘리지 않고서 통일이 된다면 1,000조가 아니라 2,000조라도 기쁜 마음으로 부담할 의향이 있었다.

하지만, 대체 왜 날 끌어들이는 이유는 물어보자.

뒤집어쓸 때는 쓰더라도.

“저기, 이유나 좀 물어봅시다. 멀쩡한 한국 정부를 놔두고서 왜 내게 이러시는 겁니까?”

“우리는 정부는 믿지 않습니다. 그게 남조선 정부든 미국이든 말입니다.”

“아니 왜요?”

“정부란 존재는 언제든 국익을 위해서 약속 따위는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깝게 예를 들어서 몇 년 전의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슬람국가(IS) 격퇴에 혁혁한 공을 세운 쿠르드족을 토사구팽하지 않았습니까?”

“…….”

역시나 이 망할 트럼프는 여기에도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구나.

빌어먹을 인간 같으니라고.

솔직히 반박도 못 하겠다.

트럼프가 IS 격퇴에 쿠르드족이 중심이 된 민병대 시리아민주군(SDF)의 공로를 찬양해 놓고서는 나중에 씹던 껌 버리듯이 버린 것은 사실이니까.

오죽하면 공화당마저 황당해서 우려를 표했고 당시 국방부가 격렬하게 반발했을까?

이 사건은 단순히 쿠르드족을 버리는 것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었다.

대체 앞으로 누가 미국을 믿고서 같이 싸울 것이냐는 거였지.

하여간 대단해요, 트럼프 영감.

“그럼 나는 믿을 만하다는 겁니까?”

“물론이지요. 우리 북조선 공화국이 외부와 문 닫고 산다고 해서 세상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고 사는 것은 아닙니다. 강 회장님께서는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것으로 누구나 인정하는 것으로 압니다. 여기 김 대통령께는 미안합니다만, 솔직히 우리는 한국 정부보다는 강 회장님을 더 믿습니다.”

“어험!”

“뭘 그렇게 대놓고 말할 것까지야….”

“…….”

“그게 사실 아닙니까?”

대통령과 국정원장이 불편해했지만, 조용원은 천연덕스럽게 대꾸했다.

“게다가 강 회장님께서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매우 절친한 사이로 알고 있습니다. 그 부분이 또한 중요하지요.”

“그건 또 어째서요?”

“생각해 보세요. 여사님과 자제분들이 계속 북조선에서 살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아! 그럼 미국으로?”

“네, 그렇습니다. 여사님과 자제분들 말고도 미국으로 이주하기를 원하는 간부들까지 영주권과 신변 보장을 요청합니다.”

“솔직히 그건 이해가 갑니다.”

소위 말해서 백두혈통과 그 측근들이 통일된 후의 한국에서 살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의 어느 도시에서 살다가 세월이 지나기를 바라는 것이 낫지.

“그래서 정착에 소요되는 비용도 남측과 회장님께서 부담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험험.”

“왜 이리 덥나?”

대통령과 국정원장이 딴전을 피워댔다.

이들이 요구하는 돈이 한두 푼이 아닐 터인데, 어떻게 해도 정부에서 만들기는 어려울 거였다.

아니, 만들어 주더라도 나중에 분명히 문제가 될 것이고.

결국은 내가 주는 수밖에.

“하아, 얼마면 됩니까?”

“북조선에서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는 겁니다. 인구 2,500만의 나라를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접수하는 것이고요. 그 부분에 대한 보상은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김씨 일가가 북한을 통치한 것이 몇십 년인데 그럴 돈도 없어요?”

“없을 리가 있나요? 여기저기 긁으면 몇십억 달러는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요? 그게 부족합니까?”

“부족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 각종 제재로 묶인 돈도 많고, 사실상 찾기 어렵거나 번거로운 성격의 돈도 많습니다. 찾으려다가 사고가 날 확률도 높고 말이지요. 그러니 그건 여기서 챙기시고 대신에 그 이상을 달라는 겁니다. 그리 무리한 요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래서 얼마면 되는데요?”

이게 무슨 시장에서 콩나물 흥정하는 것도 아니고, 어처구니가 없네.

“회장님 손이 꽤 넉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알아서 챙겨주시지요.”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그럼 100억 달러면 되겠습니까?”

“100억 달러씩이나요?”

“그 정도면 김씨 일가와 이번 일에 찬성한 당 간부나 군 장성이 나누어 가지기 충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무, 물론입니다. 충분하고 말고요.”

100억 달러가 아니라 1,000억 달러도 줄 수 있지만, 쓸데없이 더 주기는 싫었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100억 달러 중 50억 달러만 김씨 일가가 챙기더라도 자자손손 세계적인 부자로 살아가는 것에는 지장이 없을 터였다.

“좋습니다. 그럼 100억 달러를 드릴 테니까, 그걸로 끝내는 것으로 합시다. 100억 달러에다가 미국 영주권! 됐습니까?”

“하하하! 듣던 대로 역시 통이 크시군요! 네, 됐습니다. 충분합니다.”

“거기에다 별도로 카르마 그룹 차원에서 1,000억 달러를 북한 지역에 투자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그 정도면 북조선 인민들의 동요를 막는 것에 도움이 될 겁니다. 크게 홍보하세요.”

“천, 천억 달러 말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그렇게 발표하면 중국놈들이 후원하는 군부 놈들이 병력을 동원하여 소란을 일으키고 싶어도 병력을 움직이기 싶지 않을 겁니다.”

“무, 물론입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하하하! 이거 늘 회장님께 신세만 지는군요.”

“감사합니다, 회장님!”

대통령과 국정원장도 덩달아 내게 감사를 표했다.

“그럼 구체적인 통일 방법은 논의하시고 제게 알려만 주세요. 자금은 원하시는 대로 집행될 겁니다.”

“네, 회장님.”

먼저 나와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연락했다.

“일이 이렇게 되었어요.”

- 으허허허! 세상에 그렇게나 속 썩이던 북한 놈들이 드디어 없어지는구나! 잘했다! 잘했어!

바이든 대통령도 입이 찢어질 정도로 기뻐했다.

올해 11월에 재선에 나서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엄청난 호재이기 때문이다.

“우리 대통령에게 말해 놓을 테니까, 조도 적당히 숟가락 올리세요. 재선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 물론이지! 고맙다, 알렉스!

“에이, 우리 사이에 뭘요. 하여간 김씨 일가들과 간부들 미국 영주권이나 잘 좀 챙겨주세요. 신변이 노출되지 않게도 신경 좀 써주시고요.”

- 알았다. 그건 걱정하지 말아라.

***

2024년 9월 3일 오전 10시.

북한 조선중앙TV에 죽지도 않는 리춘희 할망구가 나와서 특유의 기백 있는 목소리로 김정은의 죽음을 발표했다.

“위대한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현지 지도 중 급병으로 서거하셨음을 가장 비통한 심정으로….”

대체 리춘희는 늙지도 않나?

흐느끼듯이 방송하는 목소리가 영 속을 거북하게 했다.

그리고 장례가 끝난 후인 9월 9일 오전 10시.

리설주와 김주애가 뒤에 앉아 있는 어느 장소에서 김여정이 방송을 하기 시작했다.

김정은의 유훈으로 남과 북이 다시 하나가 되기로 했다고 하면서, 남조선과는 이미 협의를 마쳤고 이에 따라서 통일 자금으로 1,000억 달러가 들어올 것이라는 사실을 먼저 발표했다.

아마 북한 사람들은 정신이 하나도 없을 거였다.

북한에는 100억 달러도 감이 안 잡히는 돈일 텐데, 뜬금없이 남조선에서 1,0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내놓겠다고 하니 말이다.

거기에 결정타를 날린 것이 통합을 위하여 우선적으로 남조선 국군의 일부가 들어오기로 했으니, 어떠한 적대적인 행동도 하지 말 것을 말했다.

그렇게 김여정이 발표하는 순간, 서해안을 따라서 수백여 대의 수리온과 UH-60 블랙호크, 그리고 치누크 헬기들이 제2 신속대응사단을 태우고 북진했다.

목표는 압록강 변을 장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서 독도함과 마라도함, 천왕봉급 상륙함 등으로 이루어진 상륙함대가 역시 서해를 따라서 북진했다.

해병 제1사단을 태우고,

이들의 목표는 역시 압록강 하구의 비단항으로 혹시 모르는 중국 북부전구 군을 차단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었다.

동시에 제7기동군단도 북진을 시작했는데, 북상하는 내내 긴장했지만, 다행히도 적대적인 행동은 없었다.

9월 9일 오후 5시.

제7기동군단이 평양 인근에 도착했다는 속보다 뜨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왔으면 이제 사실상 통일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어, 어 하다가 속수무책으로 당한 중국 후원을 받던 군부 세력은 임시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여정의 지시에 따라서 모두 체포되거나 사살이 되어 사라졌다.

10월 10일 오전 11시.

판문점 인근의 평화의 집.

우리 측 대통령과 김여정이 미리 작성해 놓은 통일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제 고통스러웠던 분단의 시절이 끝이 나고 드디어 통일이 된 것이다.

남북한의 합의에 의한 통일이라 중국은 손도 못 쓰고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우워어어어!”

“대~ 한민국!”

“통일이다! 통일!”

남북한 전체가 통일을 기뻐하는 인파로 들끓기 시작했다.

“휘유! 엄청나군요! 세상에 통일이 이렇게 다가올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내 집무실에서 통일의 장면을 TV로 같이 보던 남정원 회장이 입을 열었다.

“정말 다행입니다, 회장님. 하하하!”

“그렇고 말고요. 이젠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인구가 8,000만에 가까운 나라가 된 겁니다. 중국도 우리나라를 침공하려면 한참을 고민해야 할 겁니다.”

“맞습니다. 남북한 전체를 통틀어서 대체 군인이 몇 명이나 되는 겁니까?”

“우리 국군이 50만, 북한군이 100만이니 110만이니 하는 말을 다 믿지 않아도 70만은 잡아야 하니 합치면 120만은 될 겁니다. 예비군이야 말할 것도 없고요.”

“정말 기가 막힌 나라가 되었군요. 아, 참! 북한이 보유하던 핵은 전혀 언급이 없던데 어떻게 되는 겁니까?”

“공식적으로는 미국의 입회하에 해체하는 것으로 알려질 겁니다.”

“그럼 비공식적으로는요?”

“하하하! 깊이 알려고 하지 마세요.”

“흐흐흐! 대충 짐작이 갑니다. 회장님이 손을 쓰셨군요.”

“난 모른다니까 그러시네?”

“하하하!”

내가 그것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과 대판 싸우기까지 했다.

물론 결론은 내 의견대로 하는 것으로 했지.

이렇게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넘어가는 거다.

우리 정부의 북한 장악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애초에 당분간 휴전선을 유지하고 1국 2체제로 가면서 국방과 외교 부분을 먼저 통합하는 것으로 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북한 지역을 내버려 두는 것은 아니니까.

하루빨리 우리가 지원하여 북한 지역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했다.

다행히 북한 측의 협조로 빠른 속도로 북한 지역의 장악이 시작되었다.

2024년 11월 1일 순천 비행장.

내가 제공한 전용기로 리설주와 그의 자식들이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향했다.

당분간은 엄격한 보호를 받겠지만, 아이들이 크면서부터는 미국인으로 살아갈 것이다.

김여정은 당분간 남아서 인수를 돕다가 내년 상반기에 미국으로 가는 것으로 했다.

인구 8,000만에 가까운 대한민국.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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