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224화 (224/250)

224.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5년 3월 3일.

“보스, 현재 우리 회사의 현황 요약입니다. 지난달 말일 자 기준으로 10조 달러가 넘었습니다.”

“허어….”

내가 그렇게나 돈을 뿌리고 다녔는데도 결국 10조 달러가 넘어섰단다.

개인으로서는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일.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그룹의 운용 자산이 8조 달러 대에 머물고 있는 것에 비하면 엄청난 것이다.

사실 블랙록과 비교하는 것은 좀 억지이지만.

블랙록은 수많은 펀드를 조성하여 자금을 끌어들이는 것이고, 게다가 운용 자산에는 부채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 카르마 인베스트먼트는 글자 그대로 순순 내 개인 자산만을 가지고 투자하는 회사이고, 부채는 한 푼도 없다.

실질적으로는 비교 대상 자체가 아닌 것이다.

그저 비교할 거리가 없으니 호사가들이 그나마 비슷한 블랙록을 가져다 붙였을 뿐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막말로 우리 카르마가 재채기만 해도 세계 경제가 들썩여서 이젠 말도 함부로 못 할 정도다.

농담이라도 지나가는 식으로 했다가는 다음 날 세계 증시가 자기들 멋대로 해석하여 요동을 치니까.

그날 저녁.

오랜만에 제프리 형과 술자리를 가졌다.

“정말 네가 이렇게나 클 줄은 몰랐다.”

“흐흐흐! 그건 나도 몰랐어요.”

“불과 10년 전에 파워볼에 당첨되어 얼빵하게 미국에 온 것이 엊그제 같은데 말이야.”

“그러게요. 그땐 참 불안했어요. 당첨금을 정말 줄지부터 시작해서 막상 당첨금을 받고 나니까 참 막막하더라고요. 이걸 어디다 쓰지? 혹시 누가 알고서 강탈하러 오는 것이 아닐까? 내 신상이 털려서 사람들이 졸부라고 손가락질하면 어떻게 하지? 등등 말입니다.”

“하하하! 넌 유난히 신상에 민감했었어.”

“그때나 지금이나 그건 마찬가지예요. 우리나라 사람들 성격 아시잖아요?”

“하긴, 한국 사람들 성격이 좀 유난하기는 하지. 자신들도 일확천금을 원하면서도 막상 남들이 일확천금하면 손가락질을 하니까.”

“그러니까요. 그래서 내가 그렇게나 비밀을 요구한 거였어요. 어차피 난 한국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이니까.”

“미국 시민으로 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잖아?”

“에이, 형. 10년 전에도 내 나이가 서른이 넘었어요. 그 나이에 국적을 바꿔서 뭐합니까? 머릿속이 한국인으로 굳어버렸는데?”

“하긴,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이민 온 나도 완전히는 섞이지 못했으니….”

“그냥 나는 한국인으로 살다가 갈 겁니다.”

“그럼 유진이는 어떻게 할 거냐? 걔는 현재 이중국적이잖아?”

“그건 유진이 인생이니 내가 이래라저래라할 것은 아니잖아요?”

“그래도 생각이 있을 거 아니야?”

“아직은 깊이 생각한 적은 없어요. 그냥 단순하게 내가 한국 사람이니까 유진이도 한국 사람으로 살았으면 좋겠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요. 강요할 생각은 전혀 없어요.”

“뭐, 그냥 이중국적으로 사는 것은 어떠냐? 한국도 국적법이 개정되어서 군대만 다녀오면 이중국적이 가능해졌거든.”

“그것도 나쁘지는 않겠죠. 에이, 하여간 너무 훗날 이야기잖아요.”

“훗날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시간 금방 간다. 어, 어 하다 보면 유진이도 성인이 되어있을 거다.”

“흐흐흐! 그건 그래요. 나도 요즘 세월이 왜 이렇게 빨리 가는지 모르겠으니까.”

“지랄하세요. 세월이란 것이 원래 나이에 비례해서 빨리 가는 법이야. 진짜 내 나이 정도 되면 그냥 막 지나가더라.”

제프리 형 말처럼 정말 세월이 빨리 지나간다.

내가 파워볼에 당첨되어 미국에 온 것이 2015년이니까 벌써 11년 가까이 지난 셈이니까.

“한국은 요즘 어때?”

“통일 후라 아주 버라이어티합니다.”

“그래?”

“네, 지금 북한 지역 전체가 공사판이에요. 철도와 도로는 물론이고 상하수도에 전력과 통신, 게다가 대규모 공단 조성까지 말이지요. 그러다 보니 대한민국 건설사란 건설사는 전부 북한 지역으로 뛰어드는 모양이에요. 한마디로 호황이지요.”

“법으로 북한 주민들을 80% 이상 써야 한다면서?”

“그것도 많이 낮춘 거예요. 원래는 90% 이상이었다고요.”

“그런데?”

“건설사들이 난리를 쳤어요. 삽질하고 곡괭이질만 할 줄 아는 북한 지역 주민들을 데리고 어떻게 공사를 하냐면서요.”

“하긴, 그것도 그러네.”

“그래서 올해와 내년은 80%, 그리고 이후에는 90% 이하로 줄이는 것으로 타협을 본 겁니다. 일단 공사는 진행되어야 하니까요.”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겠군.”

“당분간은 어쩔 수 없잖아요. 제대로 된 산업이 하나도 없으니까.”

“이번에 또 1,000억 달러를 박았다면서? 대체 한국은 너 없었으면 어쩔 뻔했는지 모르겠다.”

“흐흐흐! 손해는 보지 않을 겁니다.”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1,000억 달러를 2월에 추가로 투자했는데, 이번에는 조성되고 있는 공단 10여 개를 대신 받기로 한 거기 때문에 손해는 보지 않을 듯싶었다.

공단이 조성되면 입주 기업에 팔기로 했으니까.

물론 입주할 기업은 줄을 선 상태고.

기업들 처지에서는 1국 2 체제로 저렴한 인건비 혜택을 누리면서도 사실상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러니 아무리 해외에서 좋은 조건을 내밀더라도 북한 지역 공단이 더 경쟁력이 있었다.

중국 대신 우리나라 기업들이 생산기지로 선택한 베트남조차도 현재는 인건비가 많이 올라서 단순 생산직이 월급으로 최소 500달러 이상은 줘야 하는 상황인데, 북한 지역은 최저 임금으로 월 400달러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물류비용과 관리비용, 그리고 월등한 생산성 등을 고려하면 상대가 되지 않는 것이다.

어쨌든 간에 공단을 팔고 나면 투자금액 이상은 건질 듯싶었다.

좀 손해 봐도 상관은 없었고.

“그건 그렇고, 중국은 정말 전쟁을 일으킬까?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켰다가 결딴이 나는 꼴을 봤는데?”

“분명히 중국은 대만을 침공할 거예요. 그놈들에게는 러시아가 어찌 되었든 간에 상관없는 일이니까요.”

“허 참, 러시아 전쟁이 끝난 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그리고 중국이 세계 경제서 차지하는 비중은 러시아와는 비교는 안 돼. 파장이 엄청날 거다.”

“그래도 그놈들은 침공합니다. 무조건요.”

“제길, 네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겠지.”

“미국 의원들은 관리 잘하고 계시죠?”

“물론이지. 공화당이고 민주당이고 간에 우리 돈 안 먹은 놈은 없을 거다. 그리고 그렇지 않더라도 의회는 적어도 대중국 정책에 대해서는 대동단결이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다.”

“혹시라도 불법 시비에 걸리지 않게 조심하시고요.”

“알았다. 그건 걱정하지 마. 다 알아서 하고 있으니까.”

“넵, 믿습니다.”

***

5월이 시작되는 날, 헨리가 찾아왔다.

미얀마 해방전쟁 이후에 좀 여유가 있는지 살이 제법 붙어서 오히려 보기가 좋았다.

“아, 헨리. 보기 좋아졌네요?”

“하하하! 전쟁 이후에 쉬웠더니 살이 좀 쪘습니다.”

“하하하! 보기 좋다니까 그러네요.”

“아닙니다. 다시 운동하면서 군살은 쳐낼 생각입니다.”

“그래, 무슨 일 있어요?”

“다름이 아니라 구르카 용병들 때문에 상의를 드리려고요.”

“구르카 용병들이요? 그 친구들은 아직 미얀마에 주둔하고 있지 않나?”

“네, 혹시 몰라서 계속 주둔 중인데, 이제 조만간 철군을 해야 합니다. 미얀마 상황도 많이 안정되었고, 연방군도 자리를 잡았으니까요.”

“흐음, 그럼 그 친구들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해요? 일시에 모조리 해고할 수도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회장님을 찾아온 겁니다.”

“응?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혹시 그 친구들을 한국에서 고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예? 우리나라에서요?”

한국에서 용병을 고용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아서 당황스러웠다.

“회장님께서는 중국이 조만간 대만을 침공할 것이라 하셨잖습니까?”

“네, 그건 확실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한국도 말려 들어갈 것이라 말씀하셨고요.”

“그것도 맞아요. 지정학적인 위치로 보나, 우리나라 정치적인 상황으로 봐서도 틀림없이 우리나라는 양안 전쟁에 말려들어 갈 겁니다.”

염주가 예언한 것이니 틀림없이 우리 한국도 전쟁에 말려들어 간다.

“그래서 말입니다만, 이 친구들을 한국에서 고용하는 겁니다. 다들 훈련도 잘되어 있는 데다가, 실전 경험도 넘쳐요. 이런 고급 전투병 집단을 찾기는 어려울 겁니다. 게다가 충성심은 말할 것도 없고요. 구르카 아닙니까?”

“흐음….”

생각해 보니 나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고용하면 유사시 큰 전력이 될 겁니다. 인제 와서 그냥 버리기는 너무 아깝기도 하고요. 그런 집단을 다시 키우려면 적어도 5년 이상은 걸린다고 봐야 합니다. 또한, 한국으로서도 위험한 임무에 부담 없이 투입할 수 있을 것이고 말입니다.”

“몇 명이나 되지요?”

“5만이 약간 넘습니다.”

“그들하고는 이야기가 된 거예요?”

“물론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조건을 걸었습니다.”

“음? 조건이라니?”

“한국에서의 영주권을 요구하더군요.”

“엉? 영주권이요?”

“네, 전쟁이 끝날 때마다 버려지는 것에 질렸다고 하더라고요.”

“아니 고국인 네팔로 돌아가면 되지 않나? 돈도 제법 벌었으니, 그 돈이면 네팔에서 떵떵거리고 살 텐데?”

“저도 같은 말을 물었는데, 한마디로 정리하더군요.”

“뭐라고요?”

“그 척박한 산골짜기에서 떵떵거리면 뭐할 거냐고 반문하더라고요.”

“아….”

헨리의 말을 들으니 반박할 수가 없었다.

이거 나라가 어느 정도는 되어야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 떵떵거릴 맛이 나는 법인데, 솔직히 네팔은 빈말로도 그렇다고 할 수 없었다.

돈이 있어도 돈 쓸 곳이 없는 나라가 네팔이란 나라니까.

“게다가 자신들의 자식들이 또다시 용병이 되어 세계 이곳저곳을 떠도는 악순환을 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만약에 한국에서 기회를 준다면, 정말 애국심을 가지고서 충성을 다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구르카라….”

“제가 백인 입장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들에게도 물어봤는데요, 구르카족은 다른 네팔인과는 달리 인도 아리안 민족이 아니라 몽골리안이 다수라 동아시아 사람들과도 그리 이질적이지 않다고 합니다. 종교도 대부분 불교를 믿고요.”

“확실히 피부가 약간 어둡기는 하지만 이질적이지는 않지요.”

“네, 그래서 정착하는 것에도 크게 어려움이 없을 듯싶습니다.”

“음….”

나쁘지 않았다.

전투 민족으로 유명한 구르카이고, 충성심이야 이미 오래전부터 입증된 사람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통일 한국군은 북이든 남이든 실전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인데, 이들은 미얀마 해방전쟁을 거치면서 베테랑이 되었다.

훈련이야 원래도 영국군 등에서 받았고, 거기서 이지스 요원들에게 추가로 단련되면서 보수적으로 봐도 개개인이 한국의 특전사 정도의 기량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 고급 병력 5만이라면?

다가오는 전쟁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요구하는 영주권은 어디까지예요?”

“본인들과 직계까지입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20만 이상이 한국으로 이주한다는 말인데….”

“네, 그 정도는 생각하셔야 할 겁니다.”

“알겠어요. 나는 긍정적인데 한국 정부와 협의해야 합니다. 한국에 다녀와서 결과를 알려드릴게요.”

“네, 회장님.”

며칠 후, 전용기를 타고서 한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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