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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또로 역대급 재벌!-226화 (226/250)

226. 내 말 들어서 손해 본 적이 있어?

“어차피 중국 시장은 당분간 급속도로 줄어들다가 전쟁이 일어나면 사실상 단절될 겁니다. 수출 시장으로서의 중국뿐만이 아니라 수입도 마찬가지예요. 수입 의존도 높은 원자재 등은 최대한 대책을 마련하세요.”

“휴우! 이거 손실이 어마어마할 겁니다.”

“맞습니다. 아무리 그동안 산업 생태계에서 중국을 제외한다고 노력했지만, 안 되는 것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만, 중국 의존도가 높은 중견이나 중소기업은 정말 사정이 어려워질 겁니다.”

다들 막막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는데, 솔직히 이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같이 무역 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 이제는 국경까지 접하는 인구 14억의 시장을 잃어버리는 것이니 답답할 수밖에.

사드 사태 이후로 중국 시장을 줄인다고 줄였는데도 아직 우리나라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포지션이 15%에 가까우니 말이다.

“그래도 방법이 없어요. 어떻게든 위기를 극복해야 합니다. 할 말은 아니지만, 1990년대 초반까지 중국이 없었어도 살아왔잖아요?”

“그게 어디 그 시절하고 같습니까?”

“다행히 러시아 시장이 다시 열렸습니다. 나비올리나가 중국을 극도로 경계하기 때문에 중국 제품들도 속속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고요. 어쩔 수 없습니다. 새로운 시장을 찾아 개척하고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어요.”

“후우….”

“이런 말이 있잖습니까? 이 또한 지나가리라…. 버티다 보면 다시 좋은 시절이 올 겁니다. 일단 통일이 되어서 인구 2,500만의 내수 시장도 생겼습니다. 어느 정도 소비력이 올라올 때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말입니다. 게다가 미얀마도 점점 경제력이 올라갈 것이고요.”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우리만 중국 시장을 잃어버리는 것도 아니니, 어떻게든 버텨봐야지요. 어떻게 보면 그나마 우리는 나은 편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회장님 말씀처럼 몇 년만 버티면 북한 지역의 소비력도 올라갈 것이고, 미얀마 등의 새로운 시장도 생길 겁니다.”

그래도 이정룡 회장이 맏형이라고 의젓하게 결의를 다졌다.

“정룡이 형님 말씀이 맞습니다. 여기에 모인 기업들은 솔직히 형편이 나은 편이잖아요? 너무 죽는소리는 하지 맙시다. 우리 현도도 중국 시장 생각하지 않은 지 한참 되었어요. 일부 중국에 생산 공장을 둔 협력업체만 잘 제어하면 별 탈 없이 지나갈 겁니다.”

“장 회장님 말처럼 여러분은 확실히 형편이 나은 편입니다. 앞으로 2년 정도 남았는데, 그동안이라도 잘 대비합시다. 중국 시장이 영원히 닫힐 것도 아니고, 언젠가는 다시 개방될 것이고요.”

“우리야 그렇다 치지만, 중소나 중견기업은 어떻게 합니까? 많이 무너질 겁니다. 그렇게 되면 그 파장도 엄청날 것이고요.”

“일단 정부와 상의해서 조만간 대책을 내놓을 생각입니다.”

“그럼 또 카르마에서?”

“쩝, 어쩔 수 없지요. 정부도 돈이 없어요.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지역을 개발하기 위하여 매년 50조를 쓰는 형편입니다. 기획재정부 부총리를 만났더니 아주 많이 죽는소리를 하더라고요.”

정말 내가 봐도 정부는 돈이 없었다.

통일되어 남북 대치 상태가 끝났지만, 국방비는 중국의 위협을 대비하기 위하여 더 들어가고 있는 상태다.

거기다가 북한 지역 개발을 미룰 수는 없는 노릇이니 아마 내가 없었으면 정말 곤란했을 거다.

“우선 200조 정도를 내놓을 생각이에요. 그걸로 어떻게든 경쟁력이 있는 회사들은 구제할 것입니다.”

“오오! 200조씩이나?”

“200조도 모자라면 더 내놓을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여력이 되는 한 협력업체에 신경 좀 써주세요. 갑질하지 마시고요.”

“알겠습니다. 우리도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존에게 연락하여 분기별로 500억 달러를 보내라고 지시했다.

한꺼번에 2,000억 달러가 들어오면 그건 그거대로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북한 개발과 방위력 증강사업 때문에 계속 달러가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했고.

그렇다고 내가 마냥 손해를 보는 일은 아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내가 돈을 지원하는 방식은 유상증자를 통하여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방식인데,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이젠 한국에서 우리 카르마가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은 회사가 드물 정도가 되어버렸다.

결국, 언젠가 경제 사정이 좋아지면 예전처럼 큰 수익을 내기는 어렵더라도 손해는 보지 않을 것 같았다.

내가 거기까지 생각해서 투자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

3월 말이 되었을 때, 대통령이 뜻밖의 제안을 했다.

“네? 아버지에게 행정 총장관을 제안하신다고요?”

“그렇습니다. 강만수 사무총장께서는 정화 재단을 사실상 이끌면서 많은 경륜이 쌓이신 것으로 압니다. 우리가 생각하기로 북한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최고 적임자로 생각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글쎄요, 너무 뜻밖이라서요.”

“하하하! 너무 깊이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최고의 실력을 갖춘 공무원들이 파견되었으니, 그저 방향만 올바르게 잡아주시고 북한 수복지역 발전의 기틀만 든든하게 해주시면 됩니다.”

“흐음….”

아무래도 제안의 배경이 의심스러운데….

북한 지역 행정 총장관은 국무총리급으로 사실상 북한 지역의 총독과도 같은 지위다.

그런 자리를 우리 아버지에게 준다고?

대통령이 머리 굴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솔직히 내 돈을 더 뽑아내자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으니까.

“일단 아버지에게 물어보겠습니다.”

“하하하! 긍정적인 답변을 기대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저녁에 집에서 아버지에게 대통령의 제안을 말씀드렸다.

“뭐? 나보고 행정 총장관을 하라고? 그게 무슨 소리야?”

“정부가 좀 쫄리다 보니 잔머릴 굴리는 것 같아요.”

“결국은 네 돈이 더 필요하다는 소리 같은데?”

“그거지요, 뭐.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그리 나쁜 제안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왜 그런 생각을 한 거냐?”

“어차피 북한 지역 개발은 지금도 내 돈이 들어가고 있잖아요. 이왕 우리가 돈을 쓰는 거, 차라리 아버지가 맡아서 하면 더 효율적일 수 있지 않겠어요?”

“그건 그렇다만, 내가 자격이 되나?”

“에이, 아버지가 자격이 안 되면 누가 되겠어요? 정화 재단 사이즈가 이젠 100조가 넘는데 그걸 여지까지 잡음 없이 끌고 오셨잖아요.”

“글쎄다, 그래도 좀….”

“난 찬성이에요. 정부에서 4년 임기도 확실하게 보장해 준다고 하고, 어차피 돈줄을 우리가 쥐고 있는 이상 바지사장이 될 염려도 없고요.”

“흐음….”

“엄마 생각은 어때요?”

“그렇게 되면 네 아빠가 평양 공관으로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니니?”

“당연히 그래야지요.”

“그건 좀 그런데….”

“주말에는 집으로 오셔도 되고요. 여기서 평양이 먼가? 전용 헬기를 타면 1시간이면 온다고요.”

“일단 생각을 해보자.”

“네, 아버지.”

이틀 후, 아버지는 결국 승낙을 하셨다.

“집을 떠나는 것이 좀 그런데, 주말에 왔다 갔다 하지. 그거 내가 하마.”

“그러실래요?”

“그래, 나도 더 늙기 전에 제대로 일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

“하하하! 잘 생각하셨어요. 그럼 정화 재단 후임 사무총장은 누구로 하실 거예요?”

“박홍렬 변호사님이 제격 같은데?”

“박 변호사님이요?”

“응, 김기동 실장도 생각해 봤는데, 아직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야. 그러면 박홍렬 변호사 말고 누가 또 있나?”

“그렇게 하시죠.”

“그래, 거기다가 김기동 실장을 부사무총장으로 임명하면 둘이 잘 할 거다.”

“흐흐흐! 알았어요.”

결국, 아버지는 행정 총장관이 되어 북한 평양에 있는 공관에서 지내기로 했다.

엄마는 판교의 집과 평양 집을 왔다 갔다 하시기로 했고.

아버지는 4월 1일 자로 임명을 받아서 평양 공관에 입주하여 일을 시작했다.

지금 북한 지역은 그야말로 돈을 끝도 없이 빨아들이는 곳인데, 아버지는 워낙 정화 재단에서 비슷한 일을 많이 하셨기에 당분간은 무리 없이 이끌 수 있을 터였다.

더군다나 부정부패가 개입할 여지도 없을 것이고 말이다.

***

“오랜만이다, 일런.”

“그래 알렉스. 오랜만이다.”

2025년 11월 12일.

오랜만에 머스크를 만나서 술을 마시기로 했는데, 간만에 본 머스크는 많이 지친 모습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트위터를 인수한 후 머스크는 계속 내리막길이다.

트위터를 개혁한답시고 닥치는 대로 직원을 해고한 여파는 곧장 부메랑으로 돌아와 툭하면 사고가 터졌고, 머스크는 머스크대로 그 위상이 바닥을 모르고 떨어졌다.

그리고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나 할까?

트위터에 질려버린 머스크가 다시 테슬라에 집중했지만, 테슬라도 내리막길에서 좀처럼 벗어나질 못했다.

분할 후 10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190달러대까지 회복하나 싶더니 2024년부터는 다시 추락세로 돌아서서 이제는 80달러에서 90달러 오가는 신세가 되었다.

내가 팔아치웠던 정점에서 무려 5배가 떨어진 거다.

이러니 머스크 놈의 표정이 좋을 리가 있나.

“피곤한 것 같다?”

“휴우! 요즘 아주 죽겠다, 죽겠어.”

“쯧쯧! 그러니 트위터 손대지 말라고 할 때 말 좀 듣지 그랬어?”

“지나간 일을 후회하면 뭐하냐? 잊어버려야지….”

“그건 그렇지. 그럼 테슬라는?”

“말도 마라. 이전 같지가 않아. 10대 중 4대 가까이 팔아주던 중국 시장은 중국산 저가 전기차에 밀려서 지금은 시장 점유율이 10%도 안 돼.”

“허어! 벌써 그렇게나 밀렸어?”

“응, 정말 반값도 안 되는 차가 쏟아져 나오는데 할 말이 없더라고.”

“난 솔직히 시장보다 중국 공장이 더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왜?”

“정부에서 압력 안 들어오냐? 중국에서 발 빼라고?”

“왜 안 들어오겠냐?”

“그런데?”

“그냥 버티는 중이야. 인제 와서 공장을 어떻게 빼라는 건지….”

“허어….”

이놈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

전쟁이 나면 그나마도 못 건질 텐데 아까워서 못 빼겠다고 하는 거잖아?

“일론.”

“응, 말해.”

“너, 지금까지 내 말 들어서 손해 본 적이 있어?”

“아니,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지.”

“그럼 내 말 안 들어서 손해 본 적은?”

“그야 당연히….”

없을 리가 있나.

당장 트위터도 그렇게나 뜯어 말렸던 것인데…….

“그럼 내 말 들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해라. 시장이고 생산 공장이고 모두 말이야.”

“아니 왜?”

“바보냐? 중국과의 전쟁 분위기가 계속 심해지는 것 몰라?”

“에이, 설마….”

“내가 항상 말했지? 설마가 사람 잡는 법이라고!”

“정말 그 정도야?”

“내 말이 틀린 적 있었냐?”

“없지….”

“그럼 말 들어. 그나마 지금은 몇 푼이라도 받을 수 있는 거, 계속 아끼다간 나중에는 한 푼도 못 받고 쫓겨날 거다.”

“아으! 정말 미치겠네!”

머스크가 답답한지 머리를 박박 긁어대었다.

잠시 후, 아무 말 없이 술을 마시던 일론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알았다. 정리하도록 하지.”

“잘 생각했다.”

“그건 그렇고, 알렉스!”

“왜 불러?”

“트위터 좀 인수해 주라.”

“뭐? 트위터를?”

이게 미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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